"익산에 찜질방 있을 건가?"
혼자 가는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숙소에요. 숙박비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따라 여행의 질이 크게 달라져요. 숙박비를 잘 해결하면 여행 경비가 상당히 절약되기 때문에 보다 여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어요. 하지만 숙박비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숙박비에서 돈이 왕창 깨지기 때문에 그 외 경비에서 지출을 크게 줄여야 해요. 그런데 교통비나 관람비는 어떻게 손댈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결국 식비에서 지출을 줄여야 하고, 이러면 먹는 게 부실해지니 여행 만족도는 엄청나게 떨어지고 여행 피로도는 크게 상승해요.
충청남도 서산시와 홍성군 여행은 다행히 홍성군에 찜질방이 있어서 숙박비를 잘 해결했어요. 서산시에서 해미면을 가서 해미를 구경한 후, 홍성으로 버스 타고 넘어가서 홍성에 있는 찜질방에서 하룻밤 잔 후에 홍성역으로 가면 되었어요. 서산 시내와 홍성 읍내 사이에 해미가 있기 때문에 해미는 홍성이랑 묶어서 여행 가면 즐겁게 잘 다녀올 수 있어요.
중요한 건 홍성군 이후의 일정이었어요. 홍성군 읍내 동쪽 외곽에는 홍성 터미널과 홍성역이 있어요. 홍성 읍내에서 걸어서 갈 만한 거리에요. 홍성역으로 간다면 장항선 기차를 타고 전라북도 익산까지 환승 없이 한 번에 갈 수 있어요. 홍성역에서 익산역까지는 무궁화호 열차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요. 홍성역에서 익산역까지 무궁화호 열차 요금은 6300원이에요. 이 정도면 홍성까지 여행한 후 무난하게 하루 일정 추가해서 익산까지 갈 만해요.
과연 익산에 24시간 찜질방이 있을 것인가?
만약 전라북도 익산시에 24시간 찜질방이 있다면 익산까지 다녀올 생각이었어요. 홍성 구경을 마친 후 오후에 기차 타고 익산 가서 익산 역전 구시가지 구경한 후에 역전할머니맥주 원조집인 OB베어엘베강 가서 생맥주 500cc 한 잔 마시고 찜질방 가서 자고 다음날 돌아오면 될 거였어요. 하지만 만약 익산시에 24시간 찜질방이 없다면 익산시 여행은 나중에 가야 할 거였어요. 전주시에는 24시간 찜질방이 있을 거니까 익산을 전주와 묶어야 했어요.
'있을 건가?'
전라북도 전주시는 24시간 찜질방이 확실히 있을 거였어요. 전주시는 전라북도에서 가장 큰 도시니까요. 그리고 관광객이 한둘 가는 곳도 아니고 전국적으로 관광객이 많이 가는 도시이기 때문에 24시간 찜질방이 분명히 있을 거였어요. 이건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되었어요. 하지만 익산시는 우리나라에서 관광지로 그렇게 유명한 곳이 아니에요. 익산시 양 옆에 있는 군산시와 전주시는 관광으로 유명하지만, 익산시는 관광으로 유명한 지역은 아니에요. 익산도 전라북도에서는 큰 도시이지만요.
'찾아봐야겠다.'
전라북도 익산시에 24시간 찜질방이 있는지 찾아보기로 했어요. 만약 전라북도 익산시에 24시간 찜질방이 있다면 충청남도 서산과 홍성 여행 가는 김에 익산도 같이 다녀오기로 했어요. 없다면 익산은 나중에 전주나 군산 여행 갈 때 묶어서 가구요.
"있네?"
전라북도 익산시에 24시간 찜질방이 한 곳 있다고 나왔어요. '스파랜드'라는 곳이었어요. 익산역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인지 봤어요. 익산역에서 도보로 1.7km 떨어진 곳이라고 나왔어요. 도보로 1.7km면 걸어서 갈 만한 거리에요. 한여름 뙤약볕 아래만 아니라면 1.7km 정도는 걸어갈 만해요. 카카오맵에서는 도보 소요 시간이 27분이라고 나와 있었어요. 완전히 익산역 역전에 있는 것은 아니고 조금 떨어져 있었지만, 걸어서 27분이면 도착한다고 나와 있었으니 익산역 찜질방이라고 해도 되는 정도의 거리였어요. 길이 익숙하다면 아마 27분도 안 걸릴 거에요.
"여기 진짜 24시간 하나?"
기본적으로 심야시간에 이용할 곳이라면 낮에 미리 전화해서 심야시간에 영업하는지 문의해봐야 해요. 예전부터 그랬고, 2020년부터 2022년 초까지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로 인해 많은 24시간 카페와 찜질방이 사라졌어요. 이렇게 크게 변한 영업시간이 아직도 카카오맵, 네이버지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어요. 심야시간은 가뜩이나 영업중인 곳이 별로 없기 때문에 만약 틀린 정보 믿고 가면 제대로 크게 낭패를 봐요. 다른 선택지가 없으니까요.
특히 찜질방은 더욱 특히 미리 전화해서 24시간 영업하는지 문의해봐야 해요. 왜냐하면 24시간 영업이라고 하지만 손님 받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24시간 찜질방도 여럿 있어요. 예를 들면 저녁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는 손님을 받지 않고, 그 전에 찜질방 들어온 손님은 하룻밤 자고 갈 수 있는 곳들이 있어요. 그리고 이렇게 손님 받는 시간이 정해진 찜질방 중에는 밤새 사우나를 이용할 수 있는 찜질방도 있고, 사우나는 아예 닫아버리는 찜질방도 있어요. 이건 찜질방마다 제각각이기 때문에 전화로 미리 물어봐야 해요.
익산 스파랜드에 전화했어요.
"거기 24시간 영업하나요?"
"예, 24시간 영업해요."
"사우나는 몇 시까지 영업해요?"
"사우나도 24시간 영업해요."
"그러면 찜질방도 밤 늦은 시각에 아무 때나 가도 이용할 수 있나요?"
"예."
전라북도 익산시 인화동에 있는 익산 스파랜드는 사우나, 찜질방 모두 24시간 언제든 입장 가능한 찜질방이었어요.
"익산 가자!"
전라북도 익산시에 24시간 찜질방이 있기 때문에 충청남도 서산과 홍성 여행 가는 길에 익산도 같이 가기로 했어요. 스파랜드가 익산역에서 남동쪽에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익산시 역전 및 남동쪽을 돌아다니기로 했어요. 참고로 익산역을 기준으로 원광대학교는 북쪽에 있고, 스파랜드는 남동쪽에 있어요. 방향이 반대에요.
홍성 여행을 마친 후 기차를 타고 익산시로 넘어갔어요. 익산시에서 익산역 역전 구시가지를 돌아다니며 구경한 후, OB베어엘베강으로 가서 생맥주를 마셨어요.
"찜질방 가서 자야지."
OB베어엘베강에서 생맥주를 한 잔 마시고 나서 할 것이 없었어요. 익산역 역전 번화가는 저녁이 되자 정말로 컴컴했어요. 밤 늦게까지 돌아다니며 놀 만한 곳은 아니었어요. 밤에 놀려면 아마 원광대학교 쪽으로 가야 할 거였어요. 하지만 원광대학교는 익산 스파랜드에서 완전히 반대쪽으로 한참 가야 했어요. 그래서 찜질방에 일찍 가서 사우나를 즐긴 후 일찍 잠을 자기로 했어요.
익산 스파랜드로 걸어갔어요. 카카오맵으로 지도를 보며 갔어요. 카카오맵에서 빠른 길이라고 알려준 길로 갔더니 골목길에 정말로 깜깜한 길로 계속 들어갔어요. 카카오맵을 따라가고 있었기 때문에 길을 잃어버릴 일은 없었지만, 정말로 많이 어두웠어요.
전라북도 익산시 24시간 찜질방인 익산 스파랜드에 도착했어요.
익산 스파랜드는 요금이 밤 9시를 기준으로 밤 9시 전에 입실하면 9천원, 밤 9시 이후에 입실하면 1만원이에요.
계산을 하고 옷을 받은 후 사우나로 갔어요.
옷장이 조금 오래된 옷장이었어요.
사우나를 즐기고 찜질방으로 올라갔어요.
'여기 과거에는 꽤 컸었구나.'
익산 스파랜드는 찜질방, 사우나 모두 과거에는 규모가 꽤 크고 시설이 좋았던 곳이었어요. 그런데 많이 노후화되었어요.
저 구조물 뒤로 수면칸이 있었어요. 사람들 대부분 저 구조물 뒤에서 자고 있었어요.
찜질방 구내 식당은 식당이라기 보다는 조그마한 가게에 가까웠어요. 음료와 컵라면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스마트폰과 보조 배터리를 충전할 만한 곳을 찾아봤어요. 벽에 콘센트는 여러 개 있었지만, 제대로 작동하는 콘센트가 없었어요. 모두 작동하지 않았어요. 콘센트가 제대로 작동하는 곳은 딱 한 곳 있었어요. 간신히 찾아서 충전하며 잠을 잤어요.
잠을 푹 자고 일어나서 사우나를 즐긴 후 나왔어요.
노장의 투혼
익산 스파랜드는 시설이 매우 노후화되기는 했어요. 과거에는 상당히 큰 찜질방이었던 것 같지만, 시설이 오래되기는 했어요. 그리고 찜질방 내부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콘센트가 딱 한 곳 있었어요. 찜질방 안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콘센트 찾느라 한참 돌아다니다 간신히 찾아내었어요. 거기 외에는 콘센트가 여기저기 있기는 했지만 전부 작동하지 않았어요. 스마트폰 충전 문제가 있었어요. 콘센트가 몇 곳 없는 찜질방이야 많지만, 작동하는 콘센트가 딱 한 곳인 찜질방은 처음이었어요. 제 추측으로는 이것도 아마 시설 노후화 때문일 거에요. 익산 스파랜드에 갈 거라면 보조 배터리는 반드시 챙겨서 가야 해요.
시설이 노후화되기는 했지만, 관리를 최대한 하며 유지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찜질방 자체는 깔끔했어요. 사우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잘 유지하려고 하고 있었어요. 노장의 투혼, 노장의 마지막 불꽃 같은 느낌이었어요.
있어줘서 감사합니다.
다른 건 노후화되도 다 괜찮았지만, 제대로 작동하는 콘센트가 넓은 찜질방에 딱 한 곳 있다는 건 정말 불편했어요. 만약 콘센트만 멀쩡했다면 상당히 괜찮았을 거에요. 노후화되기는 했지만, 관리는 열심히 하고 있는 게 보였기 때문에 찜질방에서 하룻밤 자고 사우나 이용하는 데에 불편한 건 딱히 없었거든요. 콘센트 - 정확히는 스마트폰 충전이 문제였어요. 과거와 달리 요즘은 모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스마트폰에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충전이 안 된다고 봐야 하는 점은 너무나 큰 단점이에요. 스마트폰 충전 안 되는 게 심각한 단점인 이유는 스마트폰 충전은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에요. 즉, 돈만 내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시간도 같이 써야 해결되는 문제라 그래요.
하지만 그래도 익산 스파랜드는 존재하고 영업을 계속 해주는 것만으로 감사한 곳이었어요. 솔직히 9천원에 하룻밤 숙박과 사우나까지 다 이용할 수 있는데, 시설 노후화 같은 건 별 문제 안 되요. 잠 자는 것은 딱히 불편하지 않았고, 오히려 조용했어요. 사우나도 24시간 내내 이용할 수 있었구요.
익산 스파랜드가 없었다면 익산 여행은 아예 계획하지도 않았을 거고, 가더라도 언젠가 나중에 전주로 여행 갈 때 익산역에서 잠깐 내려서 OB베어엘베강만 가보고 떠나버렸을 거에요. 하지만 9천원에 숙박을 해결하고 무려 사우나까지 같이 이용할 수 있는 찜질방인 익산 스파랜드가 있기 때문에 나중에 익산 여행을 또 가보고 싶어요. 이번 익산 여행에서 제가 본 거라고는 익산역 역전 구시가지와 남부시장 정도라서요. 심지어 익산이 먹을 거리가 여럿 있는데 먹은 거라고는 OB베어엘베강 생맥주와 오징어입 뿐이에요. 그러니 익산은 다시 갈 거에요. 익산 스파랜드가 계속 24시간 영업을 한다면요.
전라북도 익산시 인화동 남부시장 24시간 찜질방이자 익산역 찜질방이라 할 수 있는 익산 스파랜드는 시설이 오래되기는 했지만, 직원분들도 친절했고, 가격도 저렴했어요. 9천원~1만원에 1박에 사우나라면 엄청난 가성비에요. 위치도 남부시장 근처라서 아침에 나와서 남부시장 구경하고 익산의 명물 솜리치킨 본점 가서 솜리치킨 사서 들고 가기에도 좋은 곳이에요. 익산역, 익산시외고속버스터미널도 걸어서 갈 만한 거리에 있구요. 익산 여행 갈 때 저렴한 숙소로 충분히 추천할 만한 곳이었어요. 단, 찜질방 내부에 있는 콘센트가 다 먹통이라 스마트폰 및 배터리 충전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반드시 알고 가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