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서산시 해미면과 홍성군 여행을 마치고 기차를 타고 전라북도 익산시로 넘어갔어요. 전라북도 익산시로 넘어간 이유는 홍성군에서 기차 타고 익산시로 넘어가기 좋기도 하고, 익산역 주변 구시가지를 구경하기 위해서였어요. 익산은 외곽에 여러 관광명소가 있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익산 외곽이 아니라 익산역 주변에서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놀 계획이었어요.
익산역 주변을 돌아다니며 구경 잘 했고, 역전할머니맥주 원조집인 OB베어 엘베강 가서 즐겁게 혼자 맥주를 마셨어요. 그리고 익산에 있는 찜질방으로 갔어요. 여기까지는 매우 좋았어요.
끄에에엑
술 마시고 체했다
충청남도 서산시부터 정신줄 놓고 먹어대기 시작해서 홍성군 가서 더호봉에서 모처럼 빵을 엄청 먹었어요. 저녁에 많이 먹었고, 다음날 점심에 가서 또 많이 먹었어요. 이게 화근이었어요. 제대로 소화가 되지 않았는데 익산시 가서 OB베어 엘베강으로 갔어요. 원래는 생맥주 500cc 한 잔에 오징어입 한 그릇만 먹고 나올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생맥주가 너무 달았어요. 무슨 사카린 집어넣은 줄 알았어요. 너무 달고 맛있어서 생맥주 500cc를 한 잔 더 주문했고, 오징어입 한 그릇도 또 주문했어요. 그래도 술값이 많이 안 나왔어요. 오징어입 한 그릇은 8천원이었고, 생맥주 500cc 한 잔은 4천원이었어요. 혼자 24,000원어치 마시고 먹고 나왔어요.
문제는 이미 폭식해서 배가 꽉 차 있는 상황에서 맥주 1000cc에 오징어입 두 그릇 먹었다는 점이었어요. 얹힌 것이 아니라 제가 먹을 수 있는 양을 엄청나게 초과했어요. 위가 음식물로 꽉 차서 누웠다 앉을 때마다 배가 너무 빵빵해져서 아플 정도였어요. 급하게 먹어서 체한 게 아니라 정말로 너무 많이 먹어서 체했어요.
원래 익산 여행은 구시가지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이것저것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돌아오는 것이 목표였어요. 익산이 물가가 저렴해서 먹고 마시며 놀기 좋다고 들었거든요. 특히 전국적으로 매우 유명해진 관광지가 된 옆 동네 전주시에 비해 익산이 물가가 저렴해서 먹고 마시며 놀기 좋다고 했어요. 그래서 익산시 여행은 적당히 역전 구시가지 구경하고 실컷 먹고 마시다가 돌아오는 길에 기차에서 호남평야나 구경하는 게 목표였어요.
하지만 너무 많이 먹어서 체했기 때문에 걷는 것도 무리였고, 더 먹는 건 정말로 무모한 짓이었어요. 고대 로마인들이 음식을 맛만 보고 뱉었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로 음식을 맛만 보고 뱉을 게 아니라면 더 먹을 수 없었어요. 체해서 속 안 좋은데 맥주도 나름 술이라고 술 마셔서 속 안 좋으니 두 배로 정신을 못 차렸어요. 아침이 되어서 어느 정도 진정되기는 했지만, 저녁이 되기까지 굶어야 했어요. 저녁이 된 후에 몸 상태를 봐야 했어요. 이러면 익산 온 주요 목적 중 하나인 실컷 먹고 마시는 건 못 할 거였어요.
솜리치킨이고 풍성제과고 우리분식이고 태백칼국수고 나발이고 다 포기해야 했어요. 알아가기는 많이 알아갔지만, 하나만 골라서 가는 게 아니라 하나도 가면 안 되는 몸 상태였어요.
"군산 넘어갈까?"
전날 익산 구시가지는 대충 둘러봤기 때문에 군산으로 넘어가서 해신동이나 구경하고 가는 게 나아 보였어요. 익산에서 서울로 기차 타고 올라갈 때 군산역을 거쳐가요. 익산에서 장항선을 타면 군산역을 거쳐 장항역, 서천역 등을 지나 용산역까지 가요. 군산시는 익산에서 서울 돌아가는 길에 있었어요.
익산 시외고속터미널은 익산 구시가지에서 운동 삼아서 갈 만한 거리였어요. 익산시 24시간 찜질방에서 걸어가면 1.3km 걸어가야 했어요. 익산 시외고속터미널은 익산역에서 남쪽으로 1.2km 떨어져 있어서 생각 없이 걸어가면 가는 정도에요. 서울 기준 지하철 한 정거장 쯤 되는 수준이에요.
군산역은 군산시에서 외진 곳으로 이전했지만, 익산역은 익산시에서 원래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어요. 그리고 군산시외버스터미널은 역시 군산시 시내에 있어요. 군산 시내를 갈 거라면 익산에서 기차 타고 가는 것보다 버스 타고 가는 게 훨씬 더 나았어요.
원래 계획했던 익산 여행을 도저히 진행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군산으로 넘어가기로 했어요. 익산시로 여행 올 때 계획한 걸 제대로 다 완수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너무 아쉬워할 건 없었어요. 익산시는 전라북도의 관문 역할을 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후에 전북여행을 또 갈 때 익산시를 한 번 또 들리면 되었기 때문이었어요. 전주를 가더라도 익산 일정을 하루 정도 집어넣는 건 매우 쉬운 일이었어요. 전주 역시 군산과 마찬가지로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기차를 타고 가는 것보다 여행할 때 훨씬 더 좋거든요. 익산에서 전주 가는 버스는 많기 때문에 전주 가는 길에 익산 들려서 먹고 놀은 후 전주로 넘어가거나, 반대로 전주에서 돌아갈 때 버스 타고 익산으로 넘어가서 익산에서 먹고 놀은 후 기차 타고 돌아가면 되었어요.
그래서 군산으로 넘어가기로 했어요. 익산 시외고속터미널까지 걸어갔어요. 걷기 참 좋은 길이었어요. 호남평야의 도시답게 길이 참 평평했어요. 익산 시외고속터미널에 도착하자 군산시로 가는 버스를 탔어요. 군산시로 가는 동안 호남평야 구경도 잘 했어요.
전라북도 군산시 도착하자 버스를 타고 해신동으로 넘어갔어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
똑같이 안 하더라도 이건 다르지.
월요일에는 군산 가지 말 것.
진짜 싹 다 문 닫음.
뭔가 먹을 생각은 없었지만, 내가 안 먹고 싶어서 안 먹는 것과 식당이 모두 문 닫아서 못 먹는 건 달라요. 그리고 카페 정도라면 괜찮아요. 음료 한 잔 시켜서 홀짝거리며 앉아서 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월요일 군산 해신동은 거의 전멸 수준이었어요.
전라북도 군산시 해신동을 돌아다니며 골목길 영상을 촬영했어요. 다행히 속이 좋아졌어요. 슬슬 저녁 먹고 군산역으로 가야 할 시간이 되어가고 있었어요. 군산짬뽕특화거리로 갔어요.
"여기도 거의 다 닫았네?"
군산짬뽕특화거리에 있는 식당들도 거의 다 문을 닫았어요. 문이 열려 있는 식당을 찾았어요. 중화짬뽕이 문이 열려 있었어요. 여기는 식당 이름이 두 개였어요. 하나는 군산짬뽕이고, 하나는 중화짬뽕이었어요.
중화짬뽕 안으로 들어갔어요. 식사시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손님이 없었어요.
"지금 영업하나요?"
"예."
영업을 하는지 물어보자 영업중이라고 했어요.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메뉴를 봤어요. 무난하게 군산원조해물짬뽕을 선택했어요.
짬뽕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식당 내부를 둘러봤어요. 벽에는 술병들이 장식되어 있었어요.
조금 기다리자 제가 주문한 짬뽕이 나왔어요.
'이거 양 많은데?'
짬뽕은 원래 국물이 있어서 짜장면에 비해 양이 더 많아요. 그런데 군산 중화짬뽕의 양은 서울 및 경기도에서 먹던 짬뽕보다 양이 더 많았어요.
'이거 국물은 남겨야겠다.'
평소라면 국물까지 깔끔히 다 먹겠지만, 이때는 전날 체한 것이 간신히 가라앉은 상태였어요. 무리해서 먹으면 안 되었어요. 건더기만 다 건져먹어도 많이 먹는 거라 살짝 무리해서 먹는 거였어요. 건더기까지는 어떻게 다 먹겠지만, 국물까지 다 마시면 또 탈날 거였어요.
제일 먼저 조개를 하나씩 집어서 살을 발라내었어요.
그릇에 조개 껍질이 수북히 쌓였어요. 수도권에서는 짬뽕에 홍합을 넣어주는데, 여기는 홍합이 아니라 다른 조개가 들어가 있었어요. 짬뽕에 들어간 조개는 동죽이었어요.
짬뽕을 먹기 시작했어요.
'군산 인심 좋네?'
먼저 양. 양이 참 많았어요. 면과 건더기 모두 푸짐하게 들어가 있었어요. 조개도 많이 들어 있었구요. 건더기를 먹기 바빴어요. 속이 안 좋아서 더 많이 느껴진 것이 아니라, 양 자체가 상당히 많은 편이었어요.
어렸을 때 먹었던 짬뽕 맛.
전라북도 군산시 장미동 군산짬뽕특화거리 짬뽕 맛집 중화짬뽕의 군산원조해물짬뽕 맛은 제가 어렸을 적에 먹었던 짬뽕 맛이었어요. 요즘 짬뽕 맛이 아니었어요. 상당히 고전적인 짬뽕 맛이었어요.
군산원조해물짬뽕은 국물 맛이 고소했어요. 국물이 얼큰하기는 했지만 자극적이지 않았어요. 불 향이 강하지는 않은 편이었어요. 이런 짬뽕 맛은 꽤 오래 전에 먹던 짬뽕 맛이었어요. 덜 자극적이고 추억을 부르는 맛이었어요. 크게 맛있다기 보다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서 좋은 맛이었어요.
전라북도 군산시 장미동 군산짬뽕특화거리 짬뽕 맛집 중화짬뽕의 군산원조해물짬뽕은 군산 놀러가면 한 번 먹어볼 만한 맛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