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마셔본 스타벅스 음료는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에요.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는 스타벅스에서 2024년 1월 1일에 2024 NEW YEAR 프로모션 음료로 출시한 신메뉴 음료에요.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는 커피가 들어간 음료에요.
"스타벅스는 1월 1일에 신메뉴 출시하네?"
인스타그램을 보니 스타벅스에서 2024년 1월 1일에 신메뉴 출시한다는 게시물이 있었어요. 이런 건 정말 부지런한 스타벅스에요. 1월 1일 되자마자 바로 신메뉴 출시하니까요. 지난 해에도 그랬던 것으로 기억해요.
"스타벅스에서 올해는 뭐 출시할 건가?"
스타벅스에서 어떤 음료를 2024년 1월 1일 음료로 출시하는지 궁금했어요. 스타벅스 인스타그램을 봤어요. 2024년 1월 1일에 새로 출시하는 음료는 푸른 용 클래식 밀크 티,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 핑크 폼 딸기 라떼였어요.
스타벅스 밀크티는 한 번이면 충분해.
지난 번에 스타벅스에서 신메뉴로 출시한 밀크티 마시고 맛 없어서 매우 짜증났어요. 그게 별로 오래되지 않은 일이었고, 스타벅스 밀크티가 맛없는 이유는 단순히 못 만들어서가 아니라 시스템적 문제에서 기원하기 때문에 기대가 안 되었어요. 갑자기 이번부터 밀크티 만들겠다고 진한 원액을 따로 준비할 리도 없을 거고, 홍차 시럽 듬뿍 뿌려서 홍차향 가득 나게 할 거 같지도 않았어요.
소거법으로 접근했어요. 푸른 용 클래식 밀크 티는 당연히 제일 첫 번째로 제외. 신년부터 마시고 짜증날 필요 없잖아요. 핑크 폼 딸기 라떼는 맛은 있을 거에요. 겨울 하우스 딸기 시즌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딸기 음료는 매우 안전한 선택지이지만 한편으로는 크게 기대할 만한 것이 별로 없는 음료에요. 딸기는 딸기니까요. 다른 과일, 다른 재료와 섞었다면 궁금하겠지만, 그렇게 완전히 다른 재료들을 섞어서 만든 음료는 아니었어요. 그러므로 제외.
남는 것은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였어요.
"스타벅스니까 이건 잘 만들었겠지."
스타벅스가 커피 들어간 음료는 맛있게 잘 만들어요.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는 커피가 들어간 음료였어요. 그래서 기대되었어요. 얼 그레이 폼을 올렸다고 하니 궁금하기도 했구요.
'이거 맛 꽤 괜찮을 건가?'
설명을 보면 밀크티 크림라떼 계열의 음료였어요. 밀크티 크림라떼를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생겼어요. 단순히 스타벅스에서 신메뉴 출시해서 마셔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요즘 매우 보기 어려운 밀크티 크림라떼라서 정말로 궁금했어요. 한때는 할리스에서 밀크티 크림라떼를 판매해서 매우 열심히 가서 마셨지만, 할리스에서 밀크티 크림라떼가 사라진 후부터 밀크티 크림라떼를 못 마셨거든요. 만약 스타벅스에서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를 밀크티 크림라떼로 잘 만들었다면 한동안은 스타벅스를 매우 사랑할 거였어요.
과연 스타벅스가?
한편, 스타벅스가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를 얼마나 잘 만들었을지 그 자체가 궁금하기도 했어요. 한국 스타벅스는 지금 위기 상황이에요. 신세계가 한국 스타벅스를 완전 인수한 후부터 점점 여론이 나빠지고 있어요. 매출이 확실히 크고 급격히 곤두박질치지 않아서 숫자로는 잘 안 보일 뿐, 이미 위기 상황에 빠졌다고 봐야 해요.
먼저 스타벅스의 포지션이 상당히 애매해요. 고급화를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저가형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에요. 매우 대중화되기는 했지만 고급화도 아니고 저가형도 아니고 매우 어정쩡한 포지션에 위치해 있어요. 아직까지는 이 문제가 별로 크게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어느 순간 갑자기 장부에 찍히는 숫자에서 갑자기 확 고꾸라지는 순간이 찍힐 수 있어요. '대중적인'이라는 수식어가 '흔해빠진', '식상한'으로 바뀌는 순간 순식간에 인기가 떨어져요. 그런데 '대중적인', '흔해빠진', '식상한'은 서로 꽤 비슷한 단어에요. 즉, 언제든지 바뀔 수 있어요. 아직 스타벅스 매장이 전국적으로 엄청나게 많지는 않지만, 스타벅스 매장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에서 스타벅스는 현재 매우 애매한 포지션에 위치해 있고, 이는 어느 순간 고객들이 대거 이탈할 수도 있음을 의미해요. 뭐든지 올라갈 때는 힘겹게 천천히 올라가지만 내려오는 건 순식간이에요.
또한 음료 및 MD상품에 대한 평도 나날이 안 좋아지고 있어요. 질이 과거에 비해 질이 떨어진다는 말도 꽤 많구요. 가장 최근의 사례라면 해마다 인기 있던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쿠폰이 빠지면서 인기가 많이 줄고 중고가 거래 가격도 많이 낮아졌다는 말이 있었어요. 실제 스타벅스 다이어리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은 언론사 기사로 보도된 내용이기도 하구요.
생각해보면 저도 스타벅스에서 제조음료가 크게 맛있고 또 마시고 싶다고 생각해서 진짜 몇 번씩 사먹은 적은 근래에 없어요. 근래에 너무 맛있어서 몇 번 더 마신 음료는 스타벅스 음료가 아니라 커피빈 윈트리 머루 뱅쇼였어요. 커피빈 뱅쇼와 스타벅스 뱅쇼는 가격부터 차이가 있지만, 어차피 맨날 마시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가서 마시는 음료인데 얼마 더 내고 훨씬 맛있는 거 마시고 말죠.
그렇다고 스타벅스 음료가 가격이 저렴해서 저가 커피들과 경쟁할 것도 아니구요. 맛이 특별한 것도 아니고, 가격이 특별한 것도 아니고 참 애매해요. 스타벅스에 가야 할 이유를 떠올려본다면 음료의 맛이나 가격경쟁력이 아니라 공간 소비에서 찾아야할 거 같은데, 스타벅스 매장은 영업시간이 너무 일찍 끝나요. 지인과 저녁 먹고 스타벅스 가려고 하면 그때부터 이미 문 닫을 시각 걱정해야 해요. 이것도 어정쩡, 저것도 어정쩡, 이도 저도 어정쩡이에요.
그래서 한국 스타벅스가 2024년에 어떤 정책을 펼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참 궁금해요. 한국 스타벅스도 스타벅스가 점점 무색무취해져가는 상황에 대해 인식은 하고 있을 거에요.
스타벅스로 갔어요.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를 Tall 사이즈로 주문했어요.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는 이렇게 생겼어요.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는 위에 푸른 얼그레이 폼이 올라가 있었어요. 그 아래에는 커피가 층을 이루고 있었고, 맨 아래에는 우유가 층을 이루고 있었어요.
"진짜 푸른색이다."
올해는 청룡의 해라서 청색 크림이 올라가 있었어요.
스타벅스에서는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에 대해 '2024년 새해 기운을 가득 담은 음료! 매력적인 푸른 빛을 담은 진한 헤이즐넛 라떼. 진한 커피 풍미와 고소하고 달콤한 헤이즐넛의 조화가 좋은 음료'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 영문명은 Blue Dragon Hazelnut Latte 에요.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 가격은 Tall 사이즈 6300원, Grande 사이즈 6800원, Venti 사이즈 7300원이에요.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를 마시기 시작했어요.
먼저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의 푸른색 얼그레이 폼부터 빨대로 마셔봤어요. 얼그레이 폼에서는 얼그레이 홍차 향이 느껴졌어요. 그런데 아쉽게도 강하지 않았어요. 얼그레이 폼만 마신다면 홍차맛 잘 난다고 '우리 스타벅스가 달라졌어요'라고 했겠지만, 아쉽게도 이 음료는 얼그레이 폼만 있는 음료가 아니라 커피와 우유도 들어 있는 음료였어요. 얼그레이 폼만 먹으면 맛이 괜찮았지만, 우유와 커피를 이겨내기에는 많이 약했어요.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를 잘 섞었어요. 열심히 저어서 완전히 잘 섞었어요.
나쁘지는 않은데요.
맛이 괜찮기는 한데요.
그냥 홍차시럽으로 갑시다, 예?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를 잘 섞은 후 마셨어요. 역시 스타벅스라서 커피 들어간 음료는 잘 만들었어요. 제일 먼저 느껴지는 맛은 고소한 커피맛이었어요. 스타벅스는 커피 들어간 음료는 충분히 기대해도 된다는 것을 이번에도 증명했어요.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는 믿고 마셔도 되는 음료였어요.
더 놀라운 것은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에서는 얼그레이 홍차향이 느껴졌어요. 음료와 폼을 완전히 잘 섞어서 마셨는데 얼그레이 홍차향이 느껴졌어요. 진작에 밀크티를 이렇게 만들었으면 얼마나 좋아요. 얼그레이 홍차향이 강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느껴졌어요. 고소한 커피 향과 맛 속에 얼그레이 홍차향이 가볍고 부드럽게 섞여 있었어요. 홍차향이 살짝 가미된 고소한 커피 맛이었어요.
재미있는 점은 홍차향이 일정하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처음 음료가 입에 들어온 순간에는 홍차향이 안 느껴졌어요. 그러다 중간에 홍차향이 가볍게 느껴졌고, 삼킬 때는 다시 홍차향이 사라졌다가 다 삼키면 홍차향이 다시 살짝 느껴졌어요. 마지막으로 입 안에 남은 잔향에서는 매우 불규칙하게 홍차향이 느껴졌다 안 느껴졌다 했어요.
더욱 재미있는 점은 이건 어디까지나 커피에요. 얼그레이 폼을 올린 커피에요. 그런데 정작 밀크티보다 이게 더 밀크티스러웠어요. 이건 밀크티가 아닌데 스타벅스 밀크티보다 더 밀크티스러운 음료였어요. 밍밍한 스타벅스 밀크티보다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가 훨씬 더 밀크티에 가깝게 맛있었어요.
'얼그레이 시럽 조금만 넣어줬으면 정말 맛있었을텐데.'
아주 맛있다고 하기에는 역시 얼그레이 향이 많이 약했어요. 얼그레이 폼을 올려서 얼그레이 향이 살아있게 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확 피어오르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아주 가볍게 스쳐지나가는 느낌이었어요. 이 문제는 사실 해결이 간단해요. 얼그레이 시럽 쭉쭉 짜넣고 섞어주면 되요. 스타벅스가 자체적으로 항상 밀크티만을 위해 진한 차 원액을 만들어놓을 수는 없으니 얼그레이 시럽을 넣어서 해결하면 되요.
스타벅스는 현재 카페 시장에서 애매한 것처럼 밀크티도 어정쩡하게 있지 말고 하나를 결정했으면 좋겠어요. 얼그레이 시럽을 도입해서 팍팍 넣거나, 밀크티는 남들 하라고 하고 원래 잘 하던 커피 음료로 쭉 밀고 가든가요. 스타벅스가 밀크티 쪽으로 계속 영역을 확장하고 싶어하는 것 같기는 한데, 빨리 만들어야 하고 많이 팔아야 하는 특성상 포기할 건 포기해야죠. 손님들 대기하고 있고 주문 밀리는데 '오직 최고의 한 잔!' 이러면서 밀크티 한 잔만 만들고 있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밀크티 전문점들처럼 아예 원액을 항상 따로 많이 만들어놓을 것도 아니라면 답은 결국 얼그레이 시럽 도입해서 팍팍 넣는 거에요. 어째서 한국 스타벅스가 밀크티에 꽂혔는지는 모르겠지만, 양립할 수 없는 거라면 하나는 포기해야 해요.
이번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 역시 홍차를 우려서 넣지 않고 얼그레이 폼을 올렸기 때문에 '밀크티 기준으로 봐도' 스타벅스 밀크티보다 나았어요. 이 점이 참 재미있었어요.
한 가지 확실해진 것은, 스타벅스는 '커피'를 기준으로 음료를 만들면 잘 만들어요. 하지만 완전히 커피가 아닌 음료를 만들려고 하면 이상하게 헤메는 게 있어요. 이런 경향이 예전에도 있기는 했지만, 나날이 더 심해지는 거 같아요.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는 얼그레이 향 살짝 나는 커피였어요. 그리고 스타벅스는 역시 커피가 들어간 음료를 마셔야 해요. 이건 심지어 밀크티에서조차 마찬가지였어요. 밀크티보다 얼그레이 향 가미된 스타벅스 푸른 용 헤이즐넛 라떼가 더 밀크티 기준으로 봐도 맛있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