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

서울 핫플레이스 힙당동 신당동 신당역 황학동 서울중앙시장

좀좀이 2023. 9. 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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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밤에 어디 돌아다니면서 영상 찍지?"

 

동영상 촬영을 새로운 취미로 삼은 후, 다시 간간이 밤에 나가서 심야시간 풍경을 영상으로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이날도 밤에 나가서 밤새 서울을 걸어다니며 영상을 촬영하고 싶었어요. 날이 시원해져서 밤에 돌아다니기 좋아졌어요. 전에는 너무 더워서 밤새 돌아다니려고 하면 너무 금방 지치고 의욕도 사라졌지만, 이제는 시원해졌기 때문에 대중교통이 다시 다니기 시작할 때까지 충분히 다닐 수 있었어요.

 

"신당역 가볼까?"

 

요즘 서울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신당동이 떠올랐어요. 신당동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며 힙당동 소리를 듣고 있다는 기사와 글이 꽤 보였어요. 재미있는 점은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신당동은 행정구역상 신당동이 아니에요. 행정구역 신당동과 핫플레이스 신당동은 다른 동네에요. 서울 핫플레이스 신당동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은 정확히는 황학동이에요.

 

아마 과거에는 신당동, 황학동 모두 다 신당동이었을 거에요. 신당동은 현대 들어와서 생긴 동네도 아니고 현대에 지어진 지명도 아니에요. 무려 조선시대부터 신당동이 있었어요. 오늘날 광희문 - 시구문이 있는 지역이 바로 신당동이에요. 신당동은 서울에서 역사적으로 꽤 오래된 동네 중 하나에요. 심지어 조선시대의 신당동 동네 성격조차 어느 정도 꽤 많이 이어지고 있는 동네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중요한 건 현재 신당동과 황학동은 완전히 다른 동네에요. 상권 자체가 달라요. 신당동에서 유명한 곳은 떡볶이 거리가 있는 곳이고, 황학동은 황학동 벼룩시장이 유명해요. 황학동 벼룩시장을 신당동 상권이라고 하지는 않아요. 황학동 벼룩시장은 전국적으로 엄청나게 유명한 곳이에요. 자영업자 문제 및 경기 관련해서 뉴스 나올 때 기자들이 제일 먼저 가는 곳이 바로 황학동 벼룩시장이니까요. 일반인들도 황학동과 신당동은 웬만해서는 다 구분해요. 서울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황학동, 신당동 모두 매우 유명하고 신당동은 떡볶이로 유명하고 황학동은 뉴스에 곧잘 등장하는 곳이라 지명은 알고 있어요.

 

힙당동이라고 불리는 신당동 지역은 정확히는 신당역 상권이에요. 그러니까 원래는 '힙당동'이 아니라 '힙당역'이라고 해야 맞아요. 신당역으로 가면 힙당동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신당동이라고 해서 신당동 떡볶이 거리 가면 거기가 왜 힙당동인지 전혀 감을 못 잡을 거에요.

 

"신당동 가서 영상 촬영해야지."

 

개인적으로 신당동, 황학동은 잘 가는 동네가 아니에요. 동대문은 자주 가고 동대문 일대에서 놀곤 하지만 신당동, 황학동 쪽으로 가며 노는 것이 아니라 보통 동대문에서 종로나 을지로로 가면서 놀거든요. 특히 황학동은 아주 오래 전에 가본 후 한 번도 안 가본 곳이었어요.

 

"신당동 어떻게 가야 하지?"

 

늦은 밤이었어요. 의정부에서 신당동을 갈 방법을 찾아봤어요. 버스를 타고 도봉산역으로 간 후 도봉산역에서 N16번 심야버스를 타고 가야 했어요. N16번 심야버스를 타고 광희문 정류장에서 내린 후, 광희문에서 신당역까지 걸어가야 했어요.

 

자정이 넘어서 의정부역으로 갔어요. 기찻길을 건너야했기 때문에 의정부역을 통과해야 했어요. 의정부역은 막차가 끊긴 시간이었어요. 그런데 이날은 이상하게 0시 30분인데 아직 막차가 하나 남아 있다고 나오고 있었어요.

 

'뭐야? 지금은 전철 끊겼을 시간인데...'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개찰구를 통과해 승강장으로 내려갔어요. 진짜로 조금 기다리자 광운대행 막차가 왔어요. 전철을 타고 도봉산역으로 갔어요. 도봉산역에서 내려서 N16번 버스를 타고 광희문으로 갔어요. 광희문에서 신당역으로 걸어간 후, 신당역에서 신당동 싸전거리로 갔어요. 신당동 싸전거리 영상을 촬영한 후, 다음 목적지인 바로 옆 서울중앙시장으로 갔어요.

 

 

신당동 싸전거리에서 나와서 서울중앙시장 입구로 갔어요.

 

 

영상을 촬영하기 전에 서울중앙시장을 걸어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어떻게 생긴 시장인지 구경했어요. 서울중앙시장은 올해 봄에 처음 가봤고, 이번이 두 번째였어요. 그래서 잘 모르기 때문에 먼저 사진을 찍으며 한 번 둘러봤어요.

 

 

 

 

1946년, 현재 서울중앙시장 자리에 성동시장이 형성되었어요. 1946년에 형성된 성동시장이 오늘날 서울중앙시장의 시초에요. 이 당시 성동시장은 성동구였어요. 그래서 시장 이름도 성동시장이었어요.

 

 

 

 

성동시장이 규모가 급격히 커진 것은 한국전쟁 이후에요. 한국전쟁 이후에 서울중앙시장 및 일대에 피난민들이 몰려왔고, 피난민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근처 청계천변에 판잣집을 지고 거주하면서 거주하고 이런 저런 물건을 가져와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오늘날 황학동에 거대한 상권이 형성되었어요. 현재 신당동 싸전거리에 위치한 카페인 카페 아포테케리가 과거 양곡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카페에요.

 

한국전쟁 이후, 성동시장은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과 더불어 서울 3대 시장으로 성장했어요. 1960년대에는 성동시장의 점포수는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보다 더 많았다고 해요.

 

성동시장이 전성기였을 때, 성동시장은 서울에서 가장 큰 곡물시장이었어요. 1960년대에는 서울에서 소비되는 양곡의 80%가 서울중앙시장에서 거래되었다고 해요. 심지어 기업까지도 빙과와 과자 등 가공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원재료로 구입하는 곡물도 서울중앙시장에서 구입했다고 해요. 이와 관련있는 곳이 바로 현재 서울중앙시장 바로 옆 신당동 싸전거리에요.

 

서울 3대 시장이자 서울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양곡시장인 성동시장은 행정구역이 성동구에서 중구로 편입되면서 시장 이름도 성동시장에서 서울중앙시장으로 바뀌었어요.

 

또한 서울중앙시장이 크게 발전하자 서울중앙시장 지하에는 신당지하상가가 조성되었어요. 신당지하상가는 서울중앙시장과 연결되어서 여러 가지 품목의 상품들이 거래되었어요.

 

 

 

 

 

하지만 서울중앙시장은 1980년대 이후 전성기가 끝났어요. 서울중앙시장이 전성기가 끝나고 쇠락하게 된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 번째는 신당동 싸전거리의 쇠락이이에요. 대한민국 정부는 1986년 12월에 제2차 유통근대화 기본계획을 발표했어요. 제2차 유통근대화 기본계획에 의하면 도매시장의 시설 확충과 그 운영 정상화를 기본 목표로 하여 도매 시장을 공정하고 중추적인 가격 형성 기능을 담당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것이었어요. 여기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 건설을 위한 시책 방향을 들여다 보면, 도심지의 협소한 자리에 위치한 유사도매시장 등 모든 도매시장을 장기적인 유통량, 도시계획 및 수송망 등을 고려하여 외곽지대에 충분한 넓이의 대지를 확보하여 종합도매시장을 건설, 이전하는 내용이 있어요.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정부에 의해 투자된 시장이 없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도매시장은 민간 소유의 대지 위에 일부 시설을 갖춰서 도매업을 하는 수준이었어요. 그러나 1980년대부터 대한민국 정부는 도매시장을 건설하고 정비하는 사업에 나섰어요.

 

이로 인해 서울중앙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고 규모가 컸던 양곡 시장이 쇠퇴했어요. 서울중앙시장에 한때는 미곡상이 800곳이 넘었다고 하지만 현재는 13곳 정도만 남아 있어요.

 

두 번째로 1990년대 들어서 백화점, 대형마트가 증가하며 사람들이 재래시장을 잘 가지 않기 시작했어요. 이로 인해 서울중앙시장도 위축되기 시작했어요.

 

 

 

 

서울중앙시장은 2009년에 신당지하상가 빈 점포를 리모델링해서 신당창작아케이드로 조성했어요. 신당창작아케이드는 주로 공예를 중심으로 한 공방이 모여 있는 예술인들의 집단창작촌이에요. 그리고 서울중앙시장에도 시장 지붕에 아케이드가 설치되었어요.

 

전국적으로 재래시장 지붕 아케이드 설치는 재래시장에 매우 큰 도움이 되었어요. 과거 재래시장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비가 오면 가뜩이나 좁은 거리에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다니니 더욱 정신없고 혼란스러웠어요. 그래서 날씨에 따라 재래시장 찾는 사람들이 크게 들쭉날쭉했어요. 그런데 지붕에 아케이드를 설치하자 이번에는 반대로 비 오는 날에 잠시 비를 피하려고 오는 사람들이 생겨났어요. 이런 사람들이 시장을 지나가며 온 김에 장도 보고 간단히 군것질도 하면서 시장에 활력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재래시장 문제를 지적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이 지붕과 주차장 문제였는데, 지붕 문제를 해결하자 진짜로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어요.

 

현재 서울중앙시장에는 농수산물, 정육, 잡화, 식료품, 식당 등 152개 점포가 있어요.

 

 

 

 

서울중앙시장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몇 년 안 되었어요. 약 2년 전부터 서울중앙시장 일대로 최신 트렌드와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청년 가게 10여 곳이 생기며 힙당동 소리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어요.

 

이런 변화가 이루어진 배경은 바로 왕십리, 상왕십리 등에 대형 아파트가 들어섰기 때문이었어요. 왕십리 거주자들이 놀러갈 만한 곳을 찾았고, 이런 수요가 존재했기 때문에 서울중앙시장 일대가 새로운 상권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힙당동'이라는 이름에 비해 변화가 그렇게 크게 일어나지는 않았어요. 왜냐하면 계속 주목받고 있는 곳이기는 하지만 이쪽은 오랫동안 장사해온 상인들이 많은 지역이에요. 또한 신당동 자체가 원래부터 사람들 거주하던 지역이었구요. 그러다 보니 빈 상가가 잘 나오지 않는 편이에요. 신당동이 뜨고 있다는 글을 보면 한결같이 이쪽에 상점을 내고 싶어하는 청년들이 가게가 나오지 않아서 못 들어오고 있다는 말이 있어요.

 

서울중앙시장 일대는 연남동, 익선동 같은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기는 쉽지 않은 지역이에요. 변화가 이뤄지기는 하겠지만 그 속도는 매우 천천히 이뤄질 거에요. 아무리 주목받는 상권이라 해도 상권이 뻗어나가려면 황학동 벼룩시장 쪽으로 뻗어나가야 하는데 황학동 벼룩시장은 원체 유명하고 크고 나름 유서 있는 시장이에요. 게다가 전국구 시장이구요. 수도권에서 식당 개업, 폐업할 때 식당 집기류가 여기에서 나오고 들어가는 일이 많아요.

 

만약 서울중앙시장이 많이 변하고 진짜 사람들 엄청 몰리는 지역이 된다면 동묘앞과 이어질 수도 있어요. 동묘 구제시장에서 황학동 벼룩시장, 서울중앙시장이 멀지 않고 가는 길도 쉽거든요. 동묘앞역 1호선 3번출구로 나와서 동묘 벼룩시장을 따라 쭉 가면 청계천이 나오고, 청계천을 지나가면 황학동 벼룩시장이 나오고, 황학동 벼룩시장은 서울중앙시장, 신당동 싸전거리와 이어져 있어요.

 

조금 더 넓게 본다면 동대문 상권과 이어지는 것도 가능하기는 해요. 동대문 시장도 가깝거든요. 실제로 동대문 야시장 주변을 돌아다녀보면 신당동 쪽에 숙소를 잡고 동대문 야시장 왔다가 신당동 쪽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간간이 있어요. 서울중앙시장 상권이 더 발전한다면 저녁에 광장시장 야시장에서 놀고 밤에 동대문 야시장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녁에 서울중앙시장 일대에서 놀다가 밤에 동대문 야시장 가는 것도 가능할 거에요. 동대문 상권과 묶어서 한 덩어리의 상권이 될 리는 없지만 여행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둘을 묶어서 같이 가는 건 충분히 가능해요.

 

 

'여기는 앞으로 어떻게 될 건가?'

 

시장을 둘러보면서 매우 궁금했어요. 요즘 서울 핫플레이스 조건을 보면 이쪽도 충분히 진짜 힙당동 되는 것도 가능한 곳이었어요. 서울에서 유명한 재래시장인 망원시장과 비교해보면 솔직히 여기가 더 좋은 점도 있었어요. 먼저 황학동 벼룩시장 때문에 특색이 확실하고, 주변에 내국인 외국인 가리지 않고 유명하며 서울에서 밤에 사람들이 매우 많이 몰리는 지역인 동대문 야시장이 있으니까요.

 

시장을 다 둘러본 후 영상을 촬영했어요. 서울중앙시장은 경사가 거의 없지만 오르막 구간과 내리막 구간이 있었어요. 심야시간에 서울중앙시장 구경을 재미있게 잘 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말하지만 현재 힙당동 소리 듣는 지역은 신당역 일대에요. 신당동이 핫하다고 해서 신당동 떡볶이 거리 가면 실망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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