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한 번 가볼까?"
강원도 속초시는 매우 좋은 기억이 있는 도시에요. 아주 오래 전에 강원도 속초시를 두 번 여행간 적 있었어요. 한 번은 중학교 동창과 같이 다녀왔고, 다른 한 번은 고등학교 동창과 같이 다녀왔어요. 두 번 모두 매우 재미있고 많은 추억을 만들고 왔어요. 그리고 두 번 모두 설악산을 올라갔다가 왔어요. 중학교 동창과 갔을 때는 울산바위를 올라갔고, 고등학교 동창과 갔을 때는 대청봉을 올라갔어요.
제가 속초 여행을 갔을 때 매우 인상적이었던 점은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배낭여행 스타일로 여행하기 좋은 도시라는 점이었어요. 웬만한 볼거리는 도보와 버스로 다닐 수 있었어요. 심지어 설악산조차 속초 시내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갈 수 있었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속초시가 분명히 여행으로 크게 뜰 거라 봤어요. 참고로 이 당시만 해도 속초시는 주로 설악산 가는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었고, 강릉시보다 조용한 해안을 찾아서 가는 곳이었어요. 38번 이북 지역 여행가는 성격도 상당히 강했구요. 그래서 아는 사람은 계속 가는데 모르는 사람은 별로 안 가는 곳이었어요.
"속초는 여행 도장 엄청 많잖아."
속초시 면적은 작아요. 해안선 길이도 짧아요. 강원도에서 매우 작은 면적을 자랑하는 시에요. 남쪽의 동해시와 북쪽의 속초시가 강원도 영동지방에서 면적이 매우 작은 지자체에요. 그렇지만 여행 도장은 지자체 면적과 꼭 비례하지는 않아요.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속초시에요. 속초시에는 여행 도장이 매우 많아요. 속초시에는 기차역이 없기 때문에 한국철도100주년 기념 스탬프는 없어요. 그렇지만 관광우편날짜도장은 있어요. 여기에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스탬프가 있고, 속초사잇길 스탬프가 있어요.
속초시 여행 도장 정보는 전에 알아보기는 했지만 정리는 해놓지 않았어요. 제대로 잘 정리해놓지 않은 이유는 속초로 여행 스탬프 수집 여행을 당장 갈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속초보다는 운탄고도1330 4,5,6길을 걷고 도장을 모으는 게 먼저였고, 동해시 여행 도장 중 모을 수 있는 것을 모으고 싶었어요.
장마 전에 못 가면 여름 끝나고서야 갈 수 있다.
차일피일 미루던 속초 여행을 드디어 가기로 결심했어요. 장마 전에 속초를 못 다녀오면 장마 끝나고서가 아니라 여름 다 끝나고서야 갈 수 있었어요. 한여름에 스탬프 수집하겠다고 걸어다니고 싶지 않았어요. 더워서 힘든 것은 둘째치고 여름 여행 자체를 그렇게 즐기지 않는 편이에요. 빨래 부담이 심해서요. 아무리 코인 세탁방에서 빨래 돌리고 돌아다닌다고 해도 옷을 여러 벌 챙겨가야 하니 짐을 메고 돌아다니면 옷이 금방 땀에 푹 젖어버리고, 옷이 땀에 푹 젖어버릴 걸 계산하면 옷을 그만큼 더 챙겨가야 하는 무한 악순환이었어요. 그래서 여름에는 원래 여행 자체를 잘 안 가는 편이에요.
장마 전에 안 가면 그 다음에는 가을이 되어서야 여행을 갈 수 있을 거였어요. 여름에는 원래 여행을 잘 안 다니니까 어쩌면 이게 가을 오기 전 마지막 여행이 될 수도 있었어요. 더 미루면 안 되었어요.
"언제 가지?"
속초 오일장을 찾아봤어요. 속초는 오일장이 없었어요. 대신에 양양 읍내에 오일장이 열렸어요. 양양 오일장은 규모가 꽤 큰 편이라고 나와 있었어요. 동해시 북평장에 비해서는 크기가 작지만 양양장도 꽤 큰 장이었어요.
날짜는 정해졌습니다.
2023년 6월 19일.
장마 직전 양양 5일장이 D-Day입니다.
장마 직전 양양 5일장인 2023년 6월 19일에 속초로 여행가기로 했어요. 양양 오일장도 들릴 거였기 때문에 양양군 여행 도장도 모을 수 있는 것은 모아서 오기로 했어요.
"엄청 일찍 가야겠다."
오전에 양양 오일장을 가고 양양 여행 도장도 모을 수 있는 것을 모은 후 오후에 속초를 돌아다니며 속초 구경하고 모을 수 있는 도장은 모으기로 했어요. 이러려면 매우 일찍 출발해야 했어요. 점심을 양양 오일장에서 먹어야 했어요. 양양 도장 중 대중교통으로 모으러 가기 고약한 곳이 하나 있었어요. 여기 도장은 양양 읍내를 가는 이상 무조건 가서 구해와야 했어요. 버스 시간 놓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 속초로 갈 수 있는 한 최대로 일찍 가야 했어요.
"건대 24시간 카페에서 밤 새고 동서울에서 첫 차 타고 갈까?"
속초로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동서울터미널에서 첫 차 타고 가는 방법이었어요. 의정부에서 출발한다면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속초행 버스 첫 차를 탈 수 없었어요.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속초행 버스 첫 차를 타려면 무조건 서울에서 밤을 새야 했어요. 서울에서 밤을 새려면 24시간 카페를 가야 했어요.
"동서울 쪽에 24시간 카페 있을 건가?"
이왕이면 건대입구보다 동서울터미널 근처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가고 싶었어요. 동서울터미널 근처 24시간 카페를 찾아봤어요.
"구의역에 있다!"
구의역에 탐앤탐스 블랙그레이트점이 있었어요. 탐앤탐스 블랙그레이트점은 24시간 카페였어요. 탐앤탐스 블랙그레이트점이 있는 구의역과 동서울터미널이 있는 강변역은 가까워요. 충분히 걸어가고도 남는 거리에요. 구의역 24시간 카페인 탐앤탐스 블랙그레이트점에서 밤을 새고 강변역 동서울터미널로 가면 속초행 버스 첫 차를 탈 수 있었어요. 게다가 탐앤탐스 블랙그레이트점은 제가 안 가본 24시간 카페였어요. 오직 속초에 가기 위해 24시간 카페에서 밤을 새는 것이 아니라 원래 취미가 심야시간에 24시간 카페 가보는 것인데 안 가본 24시간 카페 가보는 거였어요.
"가자!"
결심했어요. 무조건 2023년 6월 19일에 속초로 가기로 했어요.
2023년 6월 18일 밤 11시 47분, 의정부역으로 갔어요.
일부러 매우 늦게 갔어요. 의정부역에서 거의 막차를 타고 도봉산역으로 간 후, 심야버스를 타고 동대문 근처로 가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다시 심야버스를 타고 건대입구역으로 갈 계획이었어요. 구의역은 심야버스가 안 가는 지역이기 때문에 심야버스로 건대입구역으로 간 후 건대입구에서 구의역까지 걸어가야 했어요.
2023년 6월 19일 0시 15분, 도봉산역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어요. N16 심야버스가 오자 버스를 탔어요.
2023년 6월 19일 새벽 1시 23분,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어요.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버스정류장에 내린 김에 잠시 동대문 야시장을 둘러봤어요.
동대문야시장을 가볍게 둘러본 후 다시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버스정류장으로 갔어요. 심야버스가 오자 심야버스를 타고 건대입구로 갔어요. 건대입구에서 내린 후 구의역으로 걸어갔어요. 구의역에 있는 탐앤탐스 블랙그레이트점에 도착했을 때는 새벽 2시 47분이었어요.
카페 안에서 부지런히 글을 썼어요. 티스토리 블로그에 예약 발행을 걸어놨어요. 어느덧 새벽 5시 반이 되어가고 있었어요.
2023년 6월 19일 오전 5시 24분, 탐앤탐스 블랙그레이트점에서 나왔어요. 구의역에서 강변역으로 걸어가는 길은 매우 쉬웠어요. 길도 쉽고 거리도 가까웠어요. 중학교 동창과 속초 여행 갔을 때가 떠올랐어요. 그때 속초에서 거의 자정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동서울터미널로 왔어요. 당시 동서울터미널은 심야시간에 택시를 타면 바가지 요금도 심했고 일부러 뱅뱅 돌아가는 일이 잦기로 악명 높았어요. 그래서 동서울터미널을 벗어나서 택시를 잡으려고 걸어갔어요. 그때 구의역으로 걸어갔었어요. 이번에는 반대로 구의역에서 동서울터미널로 걸어가고 있었어요.
"오늘 덥긴 덥겠다."
해가 뜨고 태양의 상승과 비례해서 기온이 올라가는 게 체감되었어요. 속초가 바닷가라고 해도 매우 뜨거울 거였어요. 벌써부터 이렇게 더운데 점심때는 말도 못할 거였어요.
2023년 6월 19일 새벽 5시 30분, 강변역에 도착했어요.
동서울터미널 안으로 들어갔어요.
동서울터미널 내부는 매우 한산했어요.
속초 가는 버스는 4번 플랫폼이었어요.
새벽 6시에 다시 나가보니 제가 타고 갈 금강고속 프리미엄 버스가 들어와 있었어요.
버스를 탔어요. 프리미엄 버스는 처음이었어요.
"이거 너무 고급 아니야?"
속초까지 엄청나게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고 2시간 조금 더 걸리는 정도인데 버스가 너무 좋았어요. 기차, 비행기보다 훨씬 편하고 쾌적했어요. 거의 완전히 드러누워서 가도 되었어요.
버스에서 푹 쉬었어요. 아주 편하게 있었어요.
2023년 6월 19일 오전 8시 16분, 속초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어요.
속초 여행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왔기 때문에 먼저 속초 관광지도를 사진으로 찍었어요. 이따 이걸 보면서 오후에 어디를 갈지 결정하기로 했어요.
"이게 속초야, 부산이야?"
속초 시내버스 7번을 타러 가며 주변을 둘러봤어요. 속초시는 예전에 제가 왔을 때와 완전히 다른 도시가 되어 있었어요. 엄청나게 많이 발전해 있었어요. 이게 속초인지 부산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였어요.
버스 정류장으로 갔어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할머니께서 오셨어요. 할머니께 인사드렸어요.
"속초 엄청 변했네요! 이거 완전 부산이에요?"
"응. 아파트가 엄청 들어서서 나도 어디에 어느 아파트가 있는지 몰라."
할머니께서는 속초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해서 자기도 어디에 어느 아파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셨어요.
"속초 사람들은 양양 오일장 잘 가나요?"
"가기는 하는데 잘 가지는 않아. 굳이 갈 필요가 없어서...놀러는 조금 가요."
할머니께서는 속초시민들이 양양 오일장에 놀러가기는 하지만 장 보러 양양 오일장 가는 일은 별로 없다고 하셨어요. 굳이 거기까지 가지는 않는다고 하셨어요.
7번 버스가 왔어요. 버스를 탔어요.
2023년 6월 19일 9시 2분, 설악산 입구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어요. 버스에서 내렸어요.
"여기에서 설악산 엄청 멀 건데?"
버스 정류장 이름은 설악산 입구. 제 기억으로 여기에서 설악산 소공원까지는 한참 가야 했어요. 설악산 입구라고 하면 보통 설악산소공원을 떠올릴 텐데 해안가에 있는 버스정류장 이름이 설악산 입구였어요.
"설마 설악산 등산한다고 여기에서부터 걸어올라가는 사람은 없겠지."
설악산 입구 정류장을 뒤로 하고 길을 건넜어요. 설악해맞이공원으로 갔어요.
평화로운 아침이었어요. 벌써 더웠어요.
설악해맞이공원 공영주차장 입구로 갔어요.
설악해맞이공원 공영주차장 입구 왼편에는 해파랑길 44-45코스 안내표지판이 있었어요. 해파랑길 44-45코스 안내표지판 기둥에 강원도 속초시 대포동 설악항 여행 도장인 해파랑길 45코스 도장이 들어 있는 스탬프함이 매달려 있었어요.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45코스 스탬프 스탬프함은 이렇게 생겼어요.
스탬프함을 열었어요.
스탬프함에는 스탬프가 2개 들어 있었어요. 아래에 있는 것은 상자에 고정되어 있고 종이를 밀어넣고 버튼 누르듯 도장을 눌러서 도장을 받는 스탬프였어요. 위에 있는 것은 사람이 들어서 종이에 찍는 도장이었어요. 아래에 있는 도장에는 매직으로 손으로 들어서 종이에 찍는 도장으로 도장을 찍으라고 적혀 있었어요.
강원도 속초시 대포동 설악항 관광 도장인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45코스 스탬프 인면은 위 사진과 같아요.
준비해간 엽서에 잘 찍었어요.
강원도 속초시 대포동 설악항 관광 도장인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45코스 스탬프 디자인은 갯배였어요. 해파랑길 45코스는 속초시 청호동에 있는 갯배선착장을 지나가요. 해파랑길 45코스에 어울리는 디자인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