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석탄의 길 (2022)

석탄의 길 2부 21 - 강원도 삼척 도보 여행 미로면 지명 유래, 28번 지방도 대내기재, 하거노리 미로중학교

좀좀이 2023. 3. 3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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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길로 가지?"

 

카카오맵을 봤어요. 카카오맵 지도로 상거노교에서 미로역으로 가기 위한 도보 이동 경로는 28번 지방도 대내기재를 넘어서 가라고 나와 있었어요. 운탄고도1330 9길 지도는 워낙 간략히 나와 있기 때문에 어느 길로 가야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어요. 그러나 지도에 나와 있는 경로를 보면 상거노교에서 미로역까지 계속 오십천 따라서 걸어가도록 되어 있었어요.

 

'이거 길이 너무 반대인데?'

 

카카오맵에서 안내하는 경로와 운탄고도1330 9길 지도에 나와 있는 경로는 완전히 반대였어요. 운탄고도1330 9길은 동쪽으로 가도록 나와 있었어요. 카카오맵에 나와 있는 경로는 서쪽으로 가도록 나와 있었어요. 하나는 동쪽, 하나는 서쪽. 목적지는 둘 다 똑같이 미로역이었지만 미로역까지 가는 길은 정반대였어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걸어가야 했어요.

 

'어차피 도경리역 갈 거잖아.'

 

운탄고도1330 9길에는 도경리역 가는 코스가 없었어요. 마평교에서 오십천을 따라 삼척시내로 들어가도록 설정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마평교에서 도경리역까지 걸어갔다 올 거였어요. 다시 상거노교에서 미로역까지 가는 길을 봤어요. 운탄고도1330 9길 지도에 나와 있는 오십천 곡류 따라서 걸어가는 길이 훨씬 멀었어요.

 

'꼭 운탄고도 정식 루트 안 따라가도 되니까.'

 

운탄고도1330 9길을 걷고 있기는 하지만 운탄고도 9길 지도에 나온 길을 완벽히 그대로 따라갈 생각은 없었어요. 운탄고도 9길 지도에 나온 길만 졸졸 따라갈 거라면 도경리역은 계획에 안 넣었을 거에요. 애초에 이런 걷기 여행 코스는 무조건 그 길만 따라가라고 하지는 않아요. 산이라면 당연히 등산로를 따라가야겠지만, 이런 들판에 마을길이라면 적당히 가고 싶은 곳으로 가도 되요. 그렇게 사람들이 여기저기 퍼지는 것을 이런 걷기 여행 코스 만드는 사람들이 내심 원하기도 하구요.

 

 

상거노교에서 미로역까지는 운탄고도1330 9길이 아니라 카카오맵 추천 도보 이동 경로로 이동하기로 했어요.

 

 

"진짜 예쁘다."

 

오십천은 하늘의 새파란 빛이 오십천 물에 그대로 반사되어 시퍼런 물감으로 칠해놓은 색이었어요.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은 한자로 未老面이에요. 미로면은 1662년 부사 허목이 쓴 척주지에 기록되어 있다고 해요. 1759년 여지도서에 의하면 미로면의 당시 한자 지명은 眉老面이었어요. 미로면의 어원에 대해서는 오십천 다리를 나무 판대기 한 개씩 연결해서 길게 가설한 곳이 여러 곳 있어서 미늘근다리라 불렸던 거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또는 오십천을 여러 번 건너다녀야 하는 동네라고 미는 늘창 나드리라고 불리던 것이 와전된 것이라고 해요. 이후 언제부턴가 미로면은 한자가 眉老面에서 未老面으로 바뀌었어요.

 

'길이 미로 같아서 미로 아냐?'

 

신기방기한 동네 신기면

길이 미로인 동네 미로면

 

왠지 그럴싸했어요. 미로면은 길이 복잡하지는 않은 편이지만 오십천 곡류와 철도 때문에 걸어서 다니려고 하면 길이 돌아가는 구간들이 몇 곳 있어요. 당장 상거노교 오기까지 국수재를 넘어야 했고, 상거노교에서 미로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서쪽 28번 지방도 따라 걸으며 대내기재를 넘거나 동쪽 오십천 곡류를 따라 걸어야 했어요.

 

 

강원도 자연의 신비가 펼쳐졌어요. 왼쪽은 오십천에 반사된 하늘색 때문에 오십천이 새파랬고, 오른쪽은 하늘색이 반사되지 않아 청색과 흙색이 섞인 어두운 빛이었어요. 반사되는 색이 없다면 오십천 물은 맑았지만 수심이 깊지 않아서 강바닥 색이 그대로 비쳐서 청색과 흙색이 섞인 것 같은 빛이었어요.

 

 

상거노2리로 들어갔어요.

 

 

 

28번 지방도를 따라 걷기 시작했어요.

 

 

산 속에 가옥이 여러 채 있었어요.

 

 

 

길은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이었어요. 대내기재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자 땀이 살짝 나려고 했어요.

 

 

28번 지방도를 따라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승용차 한 대가 제 옆에 멈춰섰어요.

 

"어디 가세요?"

"미로역이요."

 

승용차 조수석에 탑승한 사람이 제게 어디 가냐고 물어봤어요. 그래서 미로역 간다고 했어요. 눈빛이 뭔가 이상한 사람 보는 눈빛이었어요.

 

"도보 여행중이에요. 강원도에서 운탄고도 만들었다고 하길래 9길 개통 전에 한 번 걸어보려구요."

"아, 그랬군요. 혹시 무슨 일 있으셔서 그런 줄 알았어요."

"예."

 

서로 웃었어요. 28번 지방도는 차량만 다니고 사람이 걸어다니지 않는 길이에요. 사람이 걸어갈 공간이 있기는 했지만 보통 이쪽으로 걸어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에요.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도 아니고, 상거노2리에서 미로역까지 가는 대내기재 오르막길에는 아무 것도 없어요.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니에요. 그런 길을 걸어가고 있으니 무슨 잘못된 일 있어서 걸어가나 싶어서 걱정되어서 차를 세우고 어디 가냐고 물어본 거였어요.

 

"여행 잘 하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서로 웃으며 인사한 후 대내기재를 계속 올라갔어요.

 

 

대내기제 정상에 올라왔어요. 이제부터는 미로역까지 계속 내리막길이었어요.

 

 

경치를 감상하며 걸었어요. 머리 속에는 생각이 없었어요. 그저 이 순간을 즐기고 이 경치를 감상하며 즐겁게 걷기만 했어요.

 

 

 

2022년 10월 21일 아침 9시 3분, 하거노3리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어요.

 

 

여전히 산골 마을 풍경이었어요.

 

 

미로중학교가 나왔어요.

 

 

강원도 삼척시 하거노리 미로중학교는 1971년에 개교한 중학교에요. 1970년 12월 31일에 6학급 설립인가가 났고, 1971년 4월 21일에 개교기념식을 진행했어요.

 

 

 

하천에 동심원이 여러 개 그려져 있었어요.

 

 

평화로운 풍경이 이어졌어요.

 

 

 

"빨리 미로역 가자."

 

발걸음을 재촉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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