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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필운동 사직로 맛집 서촌 전통 순대국

좀좀이 2023. 2. 2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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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놀러와서 길을 걸어가며 구경하던 중이었어요.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에서 인사동으로 들어가서 안국역으로 올라갔어요. 안국역에서 경복궁이 있는 서쪽 방향으로 쭉 걸어갔어요.

 

'오랜만에 서촌이나 가볼까?'

 

경복궁을 기준으로 서쪽에는 서촌이 있어요. 북촌 한옥마을은 경복궁을 기준으로 동쪽에 있기 때문에 동촌이라고 불러야할 것 같지만 북촌이구요. 북촌 한옥마을이 관광지로 유명해진 후 서촌도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서촌은 원래 관광지가 아니었고, 한옥마을이라고 하지만 북촌 한옥마을처럼 한옥이 매우 밀집해 있고 한옥이 잘 보이는 곳까지는 아니에요. 또한 서촌은 청와대로 진입하는 길이라서 개발이 쉽지 않았었어요.

 

북촌 한옥마을이 뜨면서 서촌도 같이 뜨기 시작했어요. 이때 통인시장에서 엽전 도시락을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통인시장에서 엽전을 사면 1회용 플라스틱 도시락통을 주었고, 시장 상점에서 반찬 같은 것을 엽전으로 사서 플라스틱 도시락통에 받아서 본인 취향에 맞는 도시락을 만들어 먹는 상품이었어요. 이 엽전 도시락이 상당히 크게 인기를 끌었어요. 이와 더불어 통인시장 기름 떡볶이와 효자베이커리도 유명해졌어요.

 

그래서 한때 서촌으로 사람들이 많이 놀러갔었어요. 관광객도 많이 왔구요. 하지만 역병 사태로 인해 타격을 꽤 입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당장 엽전 도시락은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그동안 밖에서 마스크 벗고 다니면 눈총을 엄청나게 줬으니까요.

 

서촌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한 번 가서 보고 오기로 했어요. 한때는 정말 많이 갔던 서촌이었지만 언젠가부터 거의 가는 일이 없었어요. 서촌 가도 그렇게 크게 재미있지 않았고 딱히 볼 것이 없었거든요.

 

율곡로를 따라 쭉 걸어갔어요. 안국동 사거리를 지나 경복궁 교차로로 갔어요. 경복궁 앞을 지나서 계속 쭉 걸어갔어요. 경복궁역도 지나갔어요. 길을 계속 걸어갔어요. 사직동 주민센터가 나왔어요.

 

"잠깐 여기 둘러보고 갈까?"

 

필운대로를 따라 올라가기로 했어요. 필운대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효자베이커리가 나오고 통인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어요. 서촌 가기로 했으니 이쯤에서 필운대로를 따라 올라가기로 했어요.

 

필운대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을 때였어요.

 

"여기 깡 좋은데?"

 

 

매우 허름한 한옥이 한 채 있었어요. '서촌 전통 순대국'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어요.

 

 

서촌 전통 순대국을 보자마자 '여기 깡 좋은데'라는 말이 나온 이유는 건물이 엄청나게 낡았기 때문이었어요. 이 정도 낡은 건물이면 리모델링이 아니라 아예 허물고 재건축해야 하게 생겼어요. 그런데 낡은 건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장사하고 있었어요. 이건 엔틱, 레트로를 뛰어넘었어요. 건물만 보면 섣불리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기고 모험심 가득한 사람만 안으로 들어가게 생겼어요.

 

건물을 한 바퀴 둘러봤어요.

 

 

진짜 낡은 한옥 건물이었어요.

 

 

화장실 문도 골동품점에 팔려가게 생겼어요.

 

 

예전에 일반 가정집에서 김장할 때 쓰던 빨간 고무 대야 2개가 벽에 걸려 있었어요.

 

'맛에 얼마나 자신있길래 건물이 이런 모습인데 가만히 놔두고 있지?'

 

호기심이 발동했어요. 음식 맛에 얼마나 자신있으면 이런 건물 상태를 그대로 두고 장사하는지 궁금했어요. 용기있는 자만이 들어와서 맛있는 순대국을 먹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식당 건물이었어요.

 

식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메뉴는 순대국, 뼈해장국, 모듬순대가 있었어요. 저는 무난하게 순대국을 주문했어요.

 

 

서촌 전통 순대국 반찬은 정구지, 쌈장, 깍두기, 생양파였어요. 여기에 순대국에 넣어 먹으라고 잘게 자른 풋고추가 나왔어요.

 

 

 

순대국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식당 내부를 둘러봤어요. 식당 내부는 외부와 달리 깨끗하고 멀쩡했어요.

 

조금 기다리자 순대국이 나왔어요.

 

 

순대와 여러 부속 부위가 들어가 있었어요.

 

 

순대국 국물 맛을 봤어요.

 

"진하고 구수한데?"

 

서울 종로구 필운동 사직로 서촌 전통 순대국 국물맛은 매우 구수하고 진했어요. 돼지고기 잡내가 안 났어요. 진한 국물이 부드러워서 따스하고 뜨뜻한 겨울 이불 같은 맛이었어요.

 

서촌 전통 순대국 국물은 기본적인 간이 하나도 안 되어 있었어요.

 

'이건 잘못 하면 호불호 갈리겠다.'

 

국물의 기본적인 맛은 매우 좋았지만 국물에 간이 하나도 안 되어 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알아서 맛을 맞춰야 했어요. 식당 벽에는 순대국 맛을 맞추는 방법이 나와 있었어요. 저는 벽에 붙어 있는대로 맛을 맞췄어요. 벽에 붙어 있는 순대국 맛 맞추는 방법대로 맛을 맞추자 더욱 맛있어졌어요. 웬만하면 식당에서 추천하는 맛 맞추는 방법대로 가는 게 좋거든요. 단, 깍두기 국물은 안 넣었어요. 국밥 먹을 때 깨끗한 국물로 먹는 것을 좋아해서요. 깍두기 국물, 새우젓 넣는 것을 안 좋아해서 깍두기 국물은 안 넣었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었어요.

 

"여기는 진짜 맛에 자신있는 집이구나."

 

순대국을 매우 맛있게 먹었어요. 다른 사람을 순대국 맛집이라고 데려가도 좋은 식당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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