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석탄의 길 (2022)

석탄의 길 1부 31 - 강원도 동해시 묵호 발한동 향로마을 재래시장 향로시장

좀좀이 2023. 2. 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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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6일 17시 51분, 강원도 동해시 묵호 발한동 향로마을에 있는 재래시장인 향로시장 입구로 돌아왔어요.

 

향로시장 입구

 

다시 향로시장 안으로 들어갔어요.

 

향로시장

 

향로시장에는 식당이 있었어요. 제대로 영업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불이 켜져 있는 식당이 있기는 했어요.

 

'저녁 먹을까?'

 

오후 6시까지 10분도 채 안 남았어요. 강원도 동해시 묵호 지역 여행할 때는 오후 6시가 상당히 의미있고 중요한 시각이에요. 강원도 동해시 묵호 지역 여행 계획 짤 때 오후 6시는 반드시 기억해놔야 해요.

 

동해시 묵호 지역은 오후 6시 이후에는 영업중인 식당이 거의 없소

회 먹을 거 아니면 6시 이전에 저녁 먹어야 하오

 

2022년 7월에 강원도 동해시 여행을 갔었어요. 제 인생 최초의 강원도 동해시 방문이었어요. 그때 강원도 동해시 묵호 지역도 돌아다녔어요. 이쪽에서 1박도 했어요. 그 당시 묵호 지역을 돌아다니며 알게 된 사실이 있었어요. 강원도 동해시 묵호 지역은 횟집 말고는 밤 늦게까지 영업하는 식당이 거의 없어요. 묵호 지역은 카페도 별로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회를 먹을 게 아니라면 저녁 6시 전에 저녁을 먹어야 선택지가 많아요. 저녁 6시 이후에 저녁을 먹으려고 하면 선택지가 엄청 줄어들어요. 먹고 싶은 음식 판매하는 식당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문 열고 영업중인 식당을 찾아다녀야 해요.

 

'저 식당들 괜찮을 건가?'

 

향로시장은 엄청 썰렁했어요. 향로시장에 사람이 조금 있어도 시간이 시간인지라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 있을지 고민할 시간인데 사람도 없었어요. 제대로 영업하는 식당인지 의문이었어요. 제대로 영업하는 식당이라고 해도 이 시각이 되면 슬슬 문 닫을 준비를 하고 있을 거였어요. 향로시장이 아니라 동쪽바다중앙시장 쪽 식당들도 이 시각에는 정리 슬슬 하려고 할 때였으니까요.

 

'지금 밥을 먹어, 말아?'

 

강원도 동해시 묵호 지역에서 가보고 싶은 식당이 한 곳 있었어요. 거기는 네이버지도에 영업시간이 저녁 9시까지라고 나와 있었어요. 네이버지도에 나와 있는 영업시간이니 신뢰할 만 하기는 했지만 뭔가 느낌이 안 좋았어요. 그런 느낌 있잖아요. 이거 왠지 탈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느낌이요. 이거 다음에는 두 번 다시 기회가 안 주어질 거 같은 느낌이요. 그런 찝찝한 느낌이 들었어요.

 

직감에 의존해서 판단한다면 지금 제대로 영업하는지 의문인 식당이라도 들어가서 영업하냐고 물어봐야 했어요. 영업중이라고 하면 저녁밥을 사먹어야 했어요. 찝찝한 느낌이 맞아떨어진다면 여기를 벗어나는 순간 저녁 먹을 길이 사실상 없어질 거였어요. 묵호역 근처에 24시간 영업한다는 국밥집이 하나 있어서 정 안 되면 거기 가서 밥을 먹는 방법이 있기는 했지만요. 이것도 정확히 24시간 영업하는지는 몰랐어요. 지난 번 동해시 여행왔을 때 심야시간에 영업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한 것이 아니었거든요.

 

"몰라, 계획대로 가자."

 

내키지도 않는데 밥을 먹는다? 어차피 일정 얼마 안 남았어요. 여행 오기 전에 계획한 대로 동해시 묵호 지역 돌아다니다 숙소 가는 것이 남은 일정의 전부였어요. 아까 운탄고도1330 8길 걸을 때라면 중간에 식당이 있었다면 밥을 먹었을 거에요. 지금은 아니었어요. 일정 끝이 슬슬 보이기 시작하는데 굳이 내키지도 않는데 남은 여정을 위해 체력 보충하기 위해 밥을 먹을 필요가 없었어요.

 

"식당 열었겠지."

 

제가 가려고 한 식당이 네이버지도에 나와 있는 대로 9시까지 영업할 거라 믿기로 했어요.

 

강원도 전통 재래시장

 

시장을 천천히 걸으며 구경했어요.

 

'재래시장 지붕 만들어놓은 건 정말 신의 한 수야.'

 

그동안 있었던 무수히 많았던 재래시장 살리기 사업들. 솔직히 거의 다 실패했어요. 하지만 하나 성공한 것이 있어요. 바로 재래시장에 지붕 만들어놓은 거였어요. 재래시장에 지붕 만들어놓으니까 갑자기 비 내릴 때 주변에 시장 있으면 비 피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요. 그렇게 시장 오게 되면 그냥 비만 피하다 갈 수도 있지만 이왕 온 김에 간단히 장도 보고 군것질거리 사먹기도 해요. 실제로 재래시장에 지붕 만들어놓고 사람들의 재래시장 이용 만족도가 매우 크게 상승했다고 해요.

 

석탄의 길 1부 31 - 강원도 동해시 묵호 발한동 향로마을 재래시장 향로시장

 

향로시장 지붕은 누런색이었어요. 원래 누런빛이었는지는 모르겠어요. 오래되어서 변색되고 먼지가 쌓여서 누런색 아케이드가 된 것일 수도 있었어요.

 

향로시장 천장 누런빛은 조명을 받아 밝게 빛났어요. 천장 누런빛이 땅으로 떨어졌고, 땅을 축축히 덮고 있는 빗물이 누런빛을 허공으로 반사했어요. 황금의 시장이었어요. 이제는 잊혀지고 문 닫은 시장이라고 하지만 누런 금빛 시장이었어요.

 

발과 다리가 아파서 천천히 걸었어요.

 

강원도 재래시장 여행

 

아까 잠시 앉아서 쉬었던 벤치가 있는 곳까지 왔어요. 집 아래에 토끼굴이 뚫린 신기한 장소도 앞에 있었어요.

 

"아냐, 저건 지금 못 가."

 

토끼굴이 어서 굴 속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 토끼굴 너머에 뭐가 있는지 보러 갔다오는 건 아니었어요. 그렇게 크게 궁금하지 않았어요. 저건 토끼굴에 들어가서 그 너머를 구경하는 것보다 토끼굴 앞에서 세상에 집 아래에 토끼굴 뚫려 있는 신기한 장면 구경하는 것이 더 가치있고 재미있었어요. 저 굴 너머에 특별한 것이 있을 거 같지 않았어요.

 

강원도 동해시 재래시장 향로시장

 

강원도 동해시 발한동 향로마을에 위치한 재래시장인 향로시장은 1960년에 조성된 시장이에요. 60년이 넘은 재래시장이에요.

 

향로시장 근처에 있는 다른 시장인 동쪽바다중앙시장은 1943년 묵호항 개항과 함께 자연스럽게 형성된 시장이라고 하고, 묵호시장은 1970년대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시장이라고 해요. 묵호역은 1961년 5월 5일에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했어요.

 

동해시 향로시장

 

동해시 여행

 

향로시장은 완전히 잊혀진 시장이었어요. 네이버지도에서는 향로시장이 검색되지만 카카오맵에서는 검색되지 않았어요. 생긴 지 하루 이틀 된 재래시장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있었던 재래시장인데 카카오맵에 등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꽤 의외였어요.

 

카카오맵이 네이버지도보다 역사가 길어요. 카카오맵은 Daum 지도부터 시작하니까요. 게다가 Daum이 모든 서비스 다 관리 제대로 못 하고 말아먹고 있을 때도 Daum 지도만큼은 엄청나게 신경쓰고 관리 엄청 했어요. 카카오가 Daum을 인수하면서 Daum 지도는 카카오맵으로 바뀌었어요. 카카오는 다음 시절에 비해 지도 서비스 관리 및 투자를 상당히 소홀히 하는 경향이 보이지만 동해시 발한동 향로시장은 Daum 등장 이전부터 존재했기 때문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것이 놀라웠어요.

 

강원도 동해시 묵호 지역에 있는 재래시장인 동쪽바다중앙시장 - 과거 묵호 중앙시장과 묵호시장은 인터넷 뒤져보면 자료가 조금 있어요. 최소한 동쪽바다중앙시장이 묵호항 개항과 더불어 자연발생한 시장이고, 묵호시장이 1970년대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시장이라는 것 정도는 인터넷 검색으로 찾을 수 있어요. 반면 향로시장은 1960년에 생긴 시장이라는 것 외에는 그 어떤 정보도 찾을 수 없었어요.

 

동해시 여행 사진

 

 

향로시장 안에 있는 동해 쌀 상회는 불이 켜져 있었어요.

 

강원도 동해시 향로시장 상점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어요.

 

강원도 동해시 발한동 향로시장 사진

 

기둥에 붓글씨로 '통천방앗간'이라고 적은 종이가 붙어 있었어요. 붓글씨로 가게명을 써놓은 모습은 요즘 정말 보기 드문 모습이었어요.

 

강원도 동해시 발한동 향로시장 통천 방앗간

 

'여기가 아까 슈퍼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방앗간인가?'

 

통천방앗간은 불이 켜져 있었어요. 아까 제일슈퍼 할아버지께서 향로시장은 없어졌지만 방앗간 같은 것은 남아 있다고 하셨어요.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방앗간이 이 방앗간 같았어요.

 

 

통천방앗간 밖에서 내부를 들여다봤어요.

 

강원도 방앗간

 

강원도 동해시 방앗간

 

비록 인기척은 역시나 안 느껴졌어요. 사람이 안 보였어요. 그러나 폐업한 방앗간은 분명히 아니었어요.

 

향로시장 식육점

 

향로식육점이 나왔어요.

 

동해 여행

 

향로식육점 앞에는 색이 어두워져서 한두 해 된 게 아닌 것으로 추정되는 통나무가 있었어요. 비를 맞아서 더 검어졌어요. 이 통나무는 아마 커다란 고깃덩어리를 토막낼 때 사용하는 도마 역할을 하는 통나무 같았어요. 아주 예전에 정육점 가면 이런 통나무 위에 커다란 고깃덩어리를 올려놓고 커다란 작두칼로 고기를 내리쳐서 자르는 장면을 볼 수 있었어요.

 

동해시 여행 사진

 

강원도 동해시 발한동 향로마을에 있는 잊혀져가고 있는 재래시장인 향로시장을 다 보고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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