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사마르칸트

우즈베키스탄 배낭여행 가이드 - 사마르칸트

좀좀이 2013. 1. 2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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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주요 도시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도시는 아마 사마르칸트일 거에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서울 동대문에 있는 우즈베키스탄 식당인 '사마르칸트' 때문이기도 할 거에요.


사실 우리가 상상하는 우즈베키스탄 유적지의 대부분이 사마르칸트에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어서 인터넷 검색하면 금방 찾게 되는 거대한 건물 세 곳이 모여있는 광장이 바로 사마르칸트의 대표적인 유적인 레기스탄 광장이죠. 더욱이 여기는 수도인 타슈켄트에서 당일치기로 빨리 다녀올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짧은 일정으로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잘 찾아가시는 곳이기도 합니다.


사마르칸트는 역사적으로 아미르 티무르 제국의 수도였어요. 아미르 티무르 제국이 멸망한 후에도 실크로드 교통의 요지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으나, 지진으로 인해 도시의 상당 부분이 파괴되었습니다. 그 후, 부하라 칸국이 사마르칸트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 작업은 소련 시대에 들어가서 완료되었죠.


사마르칸트는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롬 카리모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타슈켄트에서 당일치기 관광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많은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찾아오는 도시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정비가 가장 잘 되어 있는 도시라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1. 타슈켄트에서 사마르칸트 가기

타슈켄트에서 사마르칸트로 가는 방법은 크게 기차와 택시 - 이렇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기차로 이동을 하시고 싶다면 타슈켄트 기차역 매표소에 가세요. 당일치기로 사마르칸트를 볼 것이라면 아침 일찍 있는 기차를 타고 이동하시면 됩니다. 급행 열차인 아프로시욥을 이용할 경우, 오전 11시 경에 사마르칸트에 도착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필히 사마르칸트행 기차표 및 돌아오는 기차표를 같이 사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은 기차 이용이 많다 보니 기차표 사기 어려운 편입니다. 그러므로 표를 살 수 있다면 미리 다 사놓는 것이 좋습니다. 흥정에 자신이 있다면 택시를 타고 가는 것도 괜찮지만, 흥정에 자신이 없다면 기차를 타고 가는 것이 좋죠.


택시로 이동할 경우 지하철 올마조르 Olmazor 나 이포드롬 시장을 가시면 됩니다. 타슈켄트에서 동부로 가는 장거리 택시는 쿠일룩 바자르, 서부로 가는 장거리 택시는 올마조르나 이포드롬 시장에서 탑니다. 이포드롬 시장은 지하철 칠론조르, 또는 올마조르에서 마슈르트카를 타시고 이동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현지인들은 사마르칸트의 경우, 일반 열차나 택시나 가격 및 시간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택시로도 많이 갑니다.


참고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장거리 택시는 '차를 빌린다'는 개념입니다. 일반적으로 4명을 모아서 가지만, 혼자 타고 갈 수도 있습니다. 몇 명이 타고 가느냐에 따라 차 한 대 빌리는 값을 나누어 가는 것이지요. 급하면 혼자 4인분 요금을 다 내고 바로 출발할 수도 있고, 급하지 않다면 1인분 요금만 내고 4명이 다 찰 때까지 택시에서 기다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단, 이렇게 할 경우에는 택시가 언제 출발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4명이 빨리 차면 빨리 출발하는 것이고, 4명이 안 차면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택시에서 죽치고 다른 사람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지요.


2. 타지역에서 사마르칸트 가기

사마르칸트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실질적인 교통의 요지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도 사마르칸트로 가기 쉽습니다. 기차로는 서쪽으로 히바, 부하라, 남쪽으로는 카르쉬, 테르미즈까지 기차가 이어지죠. 만약 기차로 이동하며 여행할 계획이라면 사마르칸트는 어짜피 거쳐가는 곳이기 때문에 반드시 '타슈켄트-사마르칸트' 순서로 여행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게 좋습니다. 타슈켄트-사마르칸트 구간은 이동방법도 많고 이동도 쉽지만, 나머지 주요 구간인 타슈켄트-부하라, 타슈켄트-히바, 부하라-히바 구간은 선택지가 많지 않거든요. 그리고 이 가운데에서 가장 이동이 어려운 구간은 바로 부하라-히바 구간입니다. 그러므로 여행 계획 짜실 때 가장 먼저 부하라-히바 구간을 어떻게 해결할지 결정하신 후, 사마르칸트를 먼저 볼지, 나중에 볼지 결정하시면 됩니다.


단, 주의점! 현재 사마르칸트 근처에 있는 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 국경인 펜지켄트 국경은 폐쇄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즈베키스탄에서 타지키스탄 갈 때, 또는 그 반대로 타지키스탄에서 우즈베키스탄 갈 때 사마르칸트로 넘어갈 계획은 절대 짜시면 안 됩니다. 이쪽 국경을 폐쇄한 이유는 양국 관계 악화, 역사적 배경, 마약 문제 등 여러 복잡한 이유가 겹쳐 있기 때문에 쉽게 다시 열릴 거라 보이지는 않습니다.


3. 기차역에서 관광지로 이동


사마르칸트 기차역


사마르칸트 기차역은 관광지가 몰려 있는 곳에서 약간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걸어서 관광지가 몰려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에는 먼 거리이죠. 기차역에서 관광지로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방법입니다.


- 기차역에서 나와 길을 따라가다보면 버스 종점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3번 버스를 타면 레기스탄 광장으로 이동합니다.

-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경우 레기스탄 광장까지 5000숨이라고 하는데 그보다 더 아래 가격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단, 기차역 앞에서 택시기사들은 1만숨을 부릅니다. (2012년 10월 기준)


숙소는 구르 이 아미르 (아미르 티무르 묘소) 및 레기스탄 광장 주변에 몰려 있습니다. 정 어디로 가야할지 감이 안 오시면 버스든 택시든 잡고 '레기스탄!' 이라고 하시면 됩니다.


4. 사마르칸트 논

사마르칸트의 대표적 음식은 '논'이라 부르는 빵입니다. '논' (리뾰슈카) 은 우즈벡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밥을 먹듯 먹는 빵인데, 사마르칸트 논을 최고로 칩니다. 그 이유는 논의 조직이 매우 치밀하기 때문이죠. 우즈베크인들은 사마르칸트의 논을 한 입 베어물면 입안에 향기가 진동한다고 하며, 온갖 찬양을 늘어놓습니다. 다른 음식들의 경우는 서로 자기 지역 음식이 최고라고 하지만, 이 '논' 만큼은 사마르칸트 논이 최고라고 한결같이 말합니다.


단, 이 사마르칸트 논은 한국인이 먹기에 어려울 수 있어요. 조직이 매우 치밀하기 때문에 뻣뻣한 바게트 빵을 잘 못 드시는 분이라면 조금 드시기 힘들 수 있답니다. 게다가 이 논이 작지가 않기 때문에 혼자 하나를 사면 다 먹기 어려워요.


5. 관광 방법

먼저 사마르칸트 관광지는 아래와 같이 되어 있어요. 정말 간단하고, 주요 지표가 되는 것들만 그려넣었습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 아미르 티무르 묘소에서 비비하늠 모스크까지 사실상 한 길로 이어져있다시피 해요. 일단 아미르 티무르 묘소 근처에 아미르 티무르 동상이 있는 큰 길이 있는데, 그 길을 따라 쭉 내려가면 레기스탄 광장이 나오고, 레기스탄 광장에서 오른편으로 가면 잘 포장된 길이 나오는데, 그 길을 따라가면 비비하늠 모스크가 나와요. 여기까지는 한 번에 걸어갈 수 있는 길이며, 그렇게 멀지도 않기 때문에 천천히 걸어가셔도 충분해요. 문제는 비비하늠 모스크 옆에 시욥 바자르가 있고, 이 시욥 바자르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두 길 모두 주요 관광지가 위치한 곳이구요. 참고로 기차역 가는 길은 레기스탄 광장에서 아미르 티무르 묘소로 가는 길 방향이랍니다. 만약 이쪽에서 기차역으로 이동하실 생각이라면 참고하세요. 유턴을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택시 기사들이 부르는 요금이 달라집니다.


사마르칸트 관광에서 가장 이상적인 동선은 울루그벡 천문대에서 시작해 아미르 티무르 묘소로 끝내는 것이랍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기는 어려워요. 일단 숙소라든지 기차역이 울루그벡 천문대 반대 방향에 있거든요. 차선책이 아미르 티무르 묘소에서 시작하는 것이죠. 이러면 구르 이 아미르에서부터 비비하늠 모스크까지 쭉 걸어가며 구경한 후, 쇼히 진다를 본 후, 울루그벡 천문대로 이동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도 아닐 경우, 즉 대부분 관광객들이 그리 하듯 레기스탄 광장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할 경우, 먼저 레기스탄 광장을 구경하시고, 비비하늠 모스크로 가세요. 비비하늠 모스크에서 시욥 바자르를 거쳐 쇼히 진다를 가서 구경하신 후, 택시를 잡아서 울루그벡 천문대로 이동하세요. 쇼히 진다에서 울루그벡 천문대까지는 걸어서 이동하기에는 살짝 힘들어요. 그 후, 울루그벡 천문대에서 레기스탄 광장으로 돌아오며 호자 도니요르 묘소, 아프로시욥 박물관, 하즈라티 히즈르 모스크를 구경하고, 그냥 쭉 걸어가서 아미르 티무르 묘소를 구경하는 방법이 있어요. 또는 반대로 쇼히 진다를 가서 구경하신 후, 하즈라티 히즈르 모스크, 아프로시욥 박물관, 호자 도니요르 묘소를 구경하고, 울루그벡 천문대에 갔다가 거기서 택시타고 바로 아미르 티무르 묘소로 가는 방법도 있어요.


6. 여행 Tip

- 레기스탄 광장에 있는 탑에 올라가는 방법은 이제는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 버린 방법이 있습니다. 레기스탄 광장을 지키고 있는 경찰 (청록색 제복과 모자를 쓰고 있습니다)에게 가서 탑을 올라갈 수 있냐고 물어보면 돈을 받고 허락해 줍니다. 요금은 5달러입니다. (2012년 10월 기준)


- 입장료가 다른 지역 관광지에 비해 비싼 편이며, 사진촬영비를 따로 받는 곳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만약 둘 이상이라면 한 명만 찍는다고 하시고 한 명은 눈치껏 살금살금 찍는 방법도 있습니다.


- 환율은 타슈켄트보다 조금 낮습니다. 시욥 바자르에서 환전을 할 수 있기는 하지만, 숙소를 잡으신다면 먼저 숙소에 환전 및 환율을 문의해보세요. 제일 좋은 것은 그냥 타슈켄트에서 넉넉히 환전해서 다른 지역에서는 환전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 만약 시간에 쫓겨서 사마르칸트에 있는 유적들을 보기에 시간이 너무나 부족하다면 하즈라티 히즈르 모스크~울루그벡 천문대쪽을 포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구간에 있는 것들은 잘 알고 보면 흥미로울지 모르나, 잘 모르고 보면 큰 감흥을 느끼기 어려운 것들이기 때문이지요.


- 사마르칸트가 잘 알려졌고, 우즈베키스탄 관광을 대표하는 도시라 하기는 하지만, 여행 일정 짤 때 너무 많은 시간을 사마르칸트에 할애하시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사마르칸트는 아무리 천천히, 널널하게 보아도 한나절이면 충분합니다. 게다가 관광객이 매우 많이 오는데다 분산도 잘 안 되기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속도 조절하기도 어렵습니다. 빨리 보기도 어렵지만 오래 보기도 어렵다는 이야기이지요.


- 사마르칸트에서 아미르 티무르 대제의 고향인 샤흐리사브즈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샤흐리사브즈는 그렇게 크게 볼 것이 많은 곳은 아니기 때문에 일정이 널널하다면 사마르칸트 가신 김에 다녀오세요.


7. 관광

사마르칸트 관광은 크게 어려울 것은 없습니다. 단지 관광객들이 매우 북적이는 곳이라는 것을 제외하면요. 우즈베키스탄 관광에서 난이도가 가장 낮은 곳이 바로 사마르칸트입니다.


참고로 우즈베키스탄 관광의 4대 도시인 타슈켄트, 사마르칸트, 부하라, 히바 가운데에서 순전히 돌아다니며 관광하는 것의 난이도를 가장 낮은 순에서 높은 순으로 정리하면 사마르칸트-히바-타슈켄트-부하라입니다. 사마르칸트가 가장 쉽고, 부하라가 가장 어렵습니다.


사마르칸트 관광은 위의 약도에서 다룬 것처럼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1. 아미르 티무르 묘소~시욥 보조르

이 구역에는 아미르 티무르 묘소, 레기스탄 광장, 비비하늠 모스크, 시욥 보조르가 있습니다. 특징은 바로 '사마르칸트 관광의 핵심이자 심장'이라는 것이죠.


아미르 티무르 묘소


아미르 티무르 묘소 (구르 이 아미르)

내부는 매우 화려합니다. 또한 이 주변에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유명한 아미르 티무르 동상 3기 중 하나가 있습니다. 나머지 2기는 샤흐리사브즈와 타슈켄트에 있지요.


레기스탄 광장


레기스탄 광장

레기스탄 광장은 세 마드라사 입장료를 한 번에 받습니다. 레기스탄 광장 입장권을 구입하면 저 세 마드라사를 모두 들어갈 수 있지요.

왼편에 보이는 울루그벡 마드라사에는 경찰에 뒷돈을 쥐어주고 탑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시간을 잘 맞추어서 가면 사마르칸트의 일출이나 일몰도 볼 수 있지요.

가운데 보이는 마드라사는 틸라코르 마드라사인데, 이름부터 우즈베크어로 황금인 tilla에서 왔습니다. 이 내부는 눈부시게 화려하므로 만약 단체 관광객이 없다면, 또는 단체 관광객이 아직 틸라코르 마드라사로 가지 않고 다른 마드라사에 몰려있다 싶으면 냅다 달려서 틸라코르 마드라사로 가서 먼저 보고 사진도 실컷 찍고 그러세요.



비비하늠 모스크

여기는 큰 기대를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외부와 달리 내부는 아직도 복구가 제대로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시욥 보조르

- 이 시장에서 우즈베키스탄 전통 음식을 쉽게 맛볼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사마르칸트 사람들이 이용하는 식당이라 저렴한 비용에 음식을 맛볼 수 있죠. 참고로 오쉬를 파는 식당은 비비하늠 모스크에서 시욥 보조르 들어가서 왼쪽으로 쭉 가서 나가면 골목길에 조그맣게 있습니다. 사마르칸트의 오쉬는 타슈켄트의 오쉬와 다르므로 둘을 비교해보며 드시는 것도 재미있으실 거에요.


2. 쇼히 진다


쇼히 진다는 웅장한 레기스탄과 달리 아기자기하면서 화려한 맛이 있습니다. 사진 찍기 좋죠. 단, 좁고 다닥다닥 붙어 있기 때문에 시원하게 한 번에 사진 속에 다 넣기에는 조금 불편합니다. 하지만 여기는 타일로 장식된 매우 아름다운 건물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기 떄문에 아름다운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면 꼭 가시기를 추천합니다.


3. 하즈라티 히즈르 모스크~울루그벡 천문대

이 구역은 알고 보면 그나마 감흥이 있고, 그렇지 않으면 한없이 지루할 수 있는 구간입니다.



하즈라티 히즈르 모스크

쇼히 진다가 생긴 전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입니다. 모스크 자체보다는 모스크에서 비비하늠 모스크쪽을 바라보는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사진 촬영료 별도입니다.



아프로시욥 박물관

고구려 사신이 그려진 오래된 벽화가 전시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곳입니다.



호자 도니요르 묘소

이곳은 20m가 넘는 묘석 (저 돌 자체가 관이 아니라 저 돌은 시신을 덮은 돌입니다)이 있는 곳입니다. 이 정도로 크게 묘석을 만드는 일은 없기 때문에 볼 가치는 있어요.


울루그벡 천문대

맞은편에 있는 작은 박물관부터 보시고 천문대를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이 천문대가 왜 천문대이고, 어떻게 천문대로 사용했는지 알 수 있지, 그냥 보면 알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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