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잊혀진 어머니의 돌 (2022)

잊혀진 어머니의 돌 - 18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예미천주교회 가톨릭 성당

좀좀이 2022. 11. 26.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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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항천 보고 가자."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에 영선이네 밥집 맞은편에 있는 석항천 사진을 한 장 찍고 가자고 했어요. 여기에서 출발하면 이쪽으로 되돌아올 일은 없을 거였어요. 여행 왔는데 같은 식당에서 밥을 2번 먹는 것은 웬만하면 지양하는 편이에요. 아무리 여기가 시골이라서 밥 먹으러 식당 갈 때 여러 식당 중에서 가장 좋아보이는 곳을 선택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식당을 찾는 것이 우선이기는 해도 저녁 먹을 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어요. 돌아갈 때는 쏘카 반납 때문에 무조건 영월역으로 가야 했어요. 영월역 근처에는 식당이 여러 곳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영선이네 밥집이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저녁까지 여기에서 먹고 돌아갈 일은 없었어요. 저녁을 여기에서 먹을 게 아니라면 여기에 다시 올 일이 없었어요.

 

 

"예미 조금 둘러보고 갈까?"

 

우산을 안 써도 돌아다닐 만 해졌어요. 아무리 봐도 예미리는 딱히 볼 것이 없는 동네였어요.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어요. 아무 것도 없는 동네였어요. 그래도 이왕 왔는데 벌써 아무 것도 없다고 다른 곳으로 가기에는 많이 아쉬웠어요. 멀리서 일부러 예미리까지 왔는데 볼 것이 뭐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어요. 볼 것이 없더라도 동네 돌아다니며 구경이나 조금 하고 다음 목적지로 가기로 했어요.

 

자동차에 올라탔어요.

 

"어디로 가지?"

"예미천주교회."

 

친구가 어디로 가냐고 물어봤어요. 예미천주교회로 가보자고 했어요. 예미리에도 성당이 있었어요. 예미천주교회였어요. 예미천주교회 근처에는 신동우체국이 있었어요. 예미천주교회와 신동우체국을 보고 그 근처에서 조금 걷다가 다음 목적지인 '함백'이라는 곳으로 넘어가기로 했어요.

 

네비게이션에 '예미천주교회'라고 입력했어요. 가까운 곳에 있었어요. 친구가 차를 운전해서 예미천주교회 쪽으로 갔어요. 차를 공터에 주차시켜놓고 차에서 내렸어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예미천주교회로 갔어요.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예미천주교회는 매우 작은 건물이었어요. 가톨릭 성당이기는 하지만 제대로 된 성당보다는 조그마한 예배당에 가까웠어요. 나름대로 작고 예쁘게 생겼어요. 소박한 동네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리는 외관이었어요.

 

"들어가서 기도하고 가?"

"그러자."

 

예미천주교회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어요. 문이 잠겨 있었어요.

 

"성당이 문 잠가놨네?"

"다른 곳에 다른 문 있을 건가?"

"한 번 둘러봐?"

"어. 한 번 둘러보자."

 

삼척시 도계성당에 이어서 정선군 예미천주교회도 문이 잠겨 있었어요. 본당 안에 들어갈 방법이 없었어요. 성당 보면 미사가 없을 때 문을 안 잠가놓은 곳이 많아요. 가톨릭 신자들이 꼭 미사 드릴 때만 성당에 가지는 않아요. 개인적으로 기도하고 싶을 때 성당에 들려서 기도하고 가기도 해요. 그래서 보통 성당은 외부에서 보면 문이 잠겨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문이 안 잠겨 있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도계성당에 이어서 예미천주교회도 문이 굳게 잠겨 있었어요.

 

친구와 예미천주교회 옆 샛갈로 들어갔어요.

 

 

좁은 샛길을 따라 걸으며 예미천주교회를 바라봤어요.

 

입구는 잠긴 입구 거기 하나 뿐입니다.

 

다른 입구가 있는지 살펴봤지만 다른 입구는 보이지 않았어요.

 

 

예미천주교회 주변 민가에는 담벼락에 옥수수가 걸려 있었어요.

 

 

예미천주교회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밖으로 나왔어요. 예미천주교회로 이어지는 입구는 굳게 잠긴 건물 앞 입구 외에는 없었어요.

 

 

이번에는 신동우체국 맞은편 하천을 따라 걸어보기로 했어요.

 

 

길을 건너자마자 맞이해준 것은 폐가였어요.

 

 

"여기는 다 허물고 뭐 새로 지을 건가?"

"모르겠는데?"

 

친구와 무너진 건물을 구경했어요.

 

 

"여기에서 귀신 나오는 거 아냐?"

"에이, 설마."

 

친구가 이 집에 귀신 사는 거 아니냐고 말했어요. 친구에게 그럴 리 있겠냐고 대답했어요.

 

 

"여기는 뭐 지을 건가?"

 

건물을 허물고 다른 건물을 올리려고 하는 건지, 아니면 철거하다가 만 건지 분간이 안 갔어요. 뭔가 다른 건물을 지으려고 하는 것 같기도 했지만, 철거하다가 방치해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폐가이기는 했지만 흉가 같지는 않았어요. 이 상태로 매우 오래 방치된다면 폐가에서 흉가로 전락하겠지만, 심령 관련된 사람들이 이거 하나 보자고 예미리까지 와서 여기를 흉가라고 낙인찍어놓을 것 같지 않았어요.

 

심령 관련된 사람들이 갈 곳은 예미리가 아니라 사북일 거에요. 사북이 카지노 관련해서 여러 괴담이 많으니까요. 게다가 사북은 꼭 심령 관련 괴담이 아니더라도 강원랜드 때문에 주기적으로 때가 되면 언론사에 등장해요. 도박의 폐해 같은 것 때문에요. 심령 관련 콘텐츠 만드는 사람들도 당연히 보다 인지도 있고 유명한 곳으로 몰려가요. 아무 것도 없는 예미로 오는 게 아니라 꼭 심령 관련된 것이 아니더라도 도박의 폐해 같은 것으로 때 되면 언론에 보도되고 사람들의 주목받는 사북으로 갈 거에요. 그래야 '사북' 찾아보다가 얻어걸리기도 하니까요.

 

 

 

철거된 건축 자재 위에는 보라색 나팔꽃이 활짝 피어 있었어요.

 

 

대추나무에는 풋대추가 많이 열려 있었어요.

 

 

"여기 뭐 없네."

"가자."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예미리는 정말 아무 것도 없는 시골 마을이었어요. 우리나라 도처에 널려 있는 평범한 시골 마을 중 한 곳이었어요.

 

 

여기에 아파트가 있다는 것이 더 놀랍다.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예미리 와서 가장 놀란 것은 폐가가 있는 것이 아니었어요. 시골 가보면 폐가 한두 채는 있기 마련이에요. 오히려 여기 와서 놀란 것은 무려 아파트가 있다는 점이었어요. '여미솔 아파트'라는 아파트가 있었어요. 이름만 아파트가 아니라 정말로 제대로 지은 아파트였어요.

 

'여기에 사람들이 얼마나 산다고 아파트가 있지?'

 

예미역이 무궁화호 탑승 가능한 기차역이기 때문에 나름 '역세권'이기는 했어요. 이 일대에서는 예미역 근방이 교통적으로 제일 좋은 곳일 거에요. 무궁화호 열차 타면 동쪽으로는 사북, 태백, 동해, 강릉까지 갈 수 있고, 서쪽으로는 영월, 제천, 더 나아가 서울까지 갈 수 있어요. 그렇지만 이 동네는 거주하는 사람 자체가 별로 없는 곳이었어요. 예미 중심가라고 할 만한 곳은 안 가봤지만 거기라고 딱히 다르지 않을 거였어요. 매우 한적한 시골 마을인데 높은 아파트 건물이 있다는 게 엄청나게 인상적이었어요.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다시 차를 주차한 곳으로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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