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이제 얼마 안 남았네?"
지난 주 금요일이었어요. 달력을 보니 라마단이 얼마 안 남았어요.
"모스크 한 번 가기는 해야 하는데..."
매해 라마단이 되면 모스크를 가곤 했었어요. 라마단은 이슬람에서 상당히 중요한 기간이고, 문화적 특징도 있는 기간이에요.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라마단이라고 해서 특별할 것이 없어요. 한국에는 무슬림이 적을 뿐더러, 라마단에 맞춰서 돌아가는 사회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한국에 체류중인 무슬림들이 라마단 기간 동안 라마단 금식을 지킨다고 해서 특별할 것이 전혀 없어요.
그나마 한국에서 라마단을 실감하는 방법은 커다란 모스크로 가서 이프타르 예배를 직접 보는 것 뿐이에요. 라마단 기간이라고 해서 모스크 주변에서 라마단 느낌이 들지는 않아요. 사실 낮 시간 금식하는 동안은 일반적인 모습과 그렇게 다를 게 없거든요. 단지 물을 안 마시고 식사를 안 하고 담배를 안 태울 뿐이에요. 그것만으로는 딱히 다른 모습이 보일 리 없어요.
라마단 때가 되면 무슬림들이 이프타르 예배 시각에 맞춰서 모스크에 와서 예배를 보곤 해요. 마그리브 예배 시간 때 모스크로 와서 함께 기도를 드려요. 라마단 기간이 되면 평상시보다 저녁 예배 시간에 더 많은 무슬림들이 모스크로 찾아오곤 해요. 바로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라마단 풍경이에요. 저녁 예배 시간이야 매일 있는 것이지만, 라마단 기간이 되면 많은 무슬림들이 모스크로 와서 예배를 드리거든요. 그래서 저녁 시간에 맞춰서 큰 모스크로 가야 라마단 풍경을 볼 수 있어요. 음식도 나눠주고, 무슬림들이 금식을 마치고 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거든요.
"이번이 라마단 마지막 주말이네?"
2026년 3월 14일 토요일과 3월 15일 일요일이 이번 라마단의 마지막 주말이었어요. 라마단은 3월 19일까지였어요. 3월 19일은 목요일이었어요. 그러니 3월 14일은 2026년 라마단의 마지막 토요일, 3월 15일은 2026년 라마단의 마지막 일요일이었어요.
"이번에는 꼭 가야겠다."
사실 2026년 라마단이 시작되었을 때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모스크인 이슬람 서울중앙성원을 다녀오기는 했어요. 그런데 이때는 전철이 엄청나게 연착하고 지연되면서 분명히 시간에 맞춰 갔는데 오히려 엄청 늦어버렸어요. 모스크에 도착했을 때는 라마단 마그리브 예배가 끝나고도 10분이나 지난 때라서 무슬림들이 식사까지 다 마치고 모스크 밖으로 나오고 있었어요.
한 번 가기는 갔지만, 그때는 너무 늦게 가서 이프타르 예배 장면을 못 봤어요. 그래서 다시 가기는 해야 했어요.
"이번엔 무조건 일찍 가야지."
수도권 전철 1호선을 믿은 내가 바보였어요. 수도권 전철 1호선은 절대 믿어서는 안 되요. 언제 어떻게 연착하고 지연될 지 알 수가 없어요. 한 번 제대로 당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예상 시간보다 더 일찍 모스크로 가기로 했어요.
2026년 3월 14일 오후였어요. 할 것을 마치고 씻고 집에서 나왔어요. 전철을 타러 갔어요. 이번에도 역시 이태원에 있는 서울 이슬람 중앙성원으로 갈 거였어요. 동묘앞역에 도착하자 6호선으로 환승했어요.
"너무 일찍 왔네?"
라마단 이프타르 예배 시각까지 30분 정도 남아 있었어요. 전에는 너무 늦었는데 이번에는 너무 빨랐어요. 그래도 30분 정도라면 적당히 돌아다니며 시간 때우면 금방 지나갈 거였어요.

우사단로10길 중 모스크에서 한강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재건축을 위해 막혀 있었어요.

철제 펜스로 막아놓은 곳 너머는 이렇게 철거 작업이 한창이었어요. 철거 작업이 진행되는 장면은 모스크 앞마당에서 볼 수 있었어요.
모스크 주변을 계속 돌아다녔어요. 예전이었다면 한강 쪽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오면 시간이 딱 맞았을 거였어요. 그러나 이제는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모스크 주변을 서성이며 시간을 보냈어요.
그렇게 무의미하게 이프타르 예배 시각이 되기를 기다리며 돌아다녔어요. 무슬림들이 하나 둘 모스크로 오고 있었어요.
"이제 시간 되었네."
모스크로 갔어요.

무슬림들이 모스크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어요.


모스크 옆 창문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 무슬림들은 미흐랍을 향해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어요.
"예전 같은 풍경은 아니야."
예전에는 모스크에 남성 기도실이 2층 뿐이었어요. 그래서 모든 남성 무슬림들이 전부 2층 기도실로 가서 기도를 드렸어요. 그래서 라마단 기간에 이프타르 예배 시각이 되면 모스크 내부가 무슬림으로 꽉 차고, 건물 바깥까지 무슬림들이 나와서 예배를 드리곤 했어요.
그렇지만 이제는 1층에도 기도실이 생겼어요. 이 때문에 무슬림들이 1층 기도실과 2층 기도실 중 아무 곳이나 가서 기도를 드리고 있어요. 1층 기도실과 2층 기도실의 분리 이유는 딱히 종파 등을 구분하기 위한 거 같지는 않아요. 그냥 자기가 원하는 기도실 들어가서 기도하는 것 같았어요. 처음 1층 기도실과 2층 기도실을 봤을 때는 종파나 국적에 따라 자연스럽게 갈라지는 줄 알았지만, 몇 번 가서 보니 꼭 그렇지도 않았어요. 다 섞여 있고, 개인이 들어가고 싶은 기도실로 들어가서 예배를 드리는 것 같았어요.
모스크 2층 기도실 입구로 갔어요.


'오늘은 주말인데 사람들이 적네?'
아무리 예배실이 1층과 2층에 있다고 해도 라마단 주말에는 무슬림들이 많았었어요. 이날은 무슬림들이 유난히 적었어요.

모스크 기도실 입구에는 대추 야자가 놓여 있었어요. 이것은 금식 시간이 끝날 때 집어먹어요. 무슬림들은 금식을 끝내고 대추야자와 물 등을 간단히 먹고 이프타르 기도를 드리곤 해요. 이것은 꼭 무슬림 뿐만 아니라 이때 방문한 일반인들도 집어먹어도 되요. 매우 넉넉하게 제공해서 항상 남거든요. 무슬림들도 와서 대추야자 집어먹으라고 권하구요.
"올해도 라마단 이프타르 예배 봤다."
이제부터 한동안은 계속 겨울의 라마단이에요. 내년 라마단은 더욱 추울 때이구요. 한동안은 계속 저녁 6시대에 이프타르 예배 시각이 있을 거에요. 그래서 주말에 간다면 이프타르 예배를 구경하고, 그 후 식사하기 좋아요.
제가 서울 이태원 라마단을 처음 봤을 때와는 계절이 완전히 반대로 바뀌었고, 모스크 정문 맞은편 길도 완전히 막혔어요. 내년, 내후년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요. 한남3구역 재개발이 완료된 후의 모스크 풍경이 어떨지 기대되기도 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