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거 하면서 스마트폰 MTS로 한국 증시 상황을 켜놨어요. 오늘의 핫한 주식들의 호가창을 TV처럼 켜놓고 구경하고 있었어요. 직접 매수와 매도는 하지 않지만 주식 호가창 켜놓고 구경하면 나름 재미있어요. 주식 경험이 조금 쌓이면 이제 그 호가창 이면에 있는 사람들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아주 선명히 그려지거든요. 또한 부수적으로 여러 이야야기를 알게 되구요.
최근 가장 핫한 주식은?
코스피 005930 삼성전자
"삼성전자 장난 아닌데?"
연일 하락중인 한국 증시. 그 중에서도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드는 주식이 있었어요. 바로 삼성전자 주식이었어요. 삼성전자는 2024년 7월 11일에 고점 88800원을 찍은 후 숨도 안 쉬고 주구장창 하락하고 있어요. 반도체 투자한다는 사람들, 애국 투자한다는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가서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담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거침없는 하락세는 막을 수가 없었어요.
"이제 아주 쭉쭉 잘 빠지는데?"
삼성전자 주가는 이틀 연속 3% 넘게 하락했고, 2024년 11월 13일에는 무려 4.53% 하락했어요. 이날 코스피가 2.64% 하락했어요. 삼성전자가 코스피 멱살 잡고 계속 끌어내리고 있었어요.
"삼성전자 매수한 사람들 정신 하나도 없겠다."
온갖 투자 커뮤니티에 삼성전자 주가 싸다고 덥썩 잡은 사람들이 드글거리고 있어요. 이들은 주가 싸다고 좋다고 잡았다가 제대로 싸다구 맞고 있어요.
'덩치 큰 놈의 펀더멘탈 훼손은 절대 잡으면 안 되는데...'
덩치가 클 수록 원웨이로 쭉 밀어버리는 경향이 커요. 소형주 개잡주는 사소한 호재 하나만 나와도 바로 추세 바뀌며 폭등할 수 있어요. 대기업이 푼돈 투자했다고 해도 바로 상한가 가고 난리날 수 있어요. 정 안 되면 사외이사로 대선 후보자와 관련 있는 사람 데려와서 대선 테마주로 올라갈 수도 있구요. 반면 덩치가 크면 클 수록 이런 호재 하나에 반응하기 어려워지고, 그 이전에 큰 덩치를 개선하려면 막대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엄청난 갈등을 해결해야 해요.
다른 것은 몰라도 펀더멘탈 훼손은 주식 시장에서 절대 손 대면 안 되는 주식이에요. 차트고 나발이고 무너지니까요. 아무리 국장이 엉터리 시장 소리 들어도 펀더멘탈 훼손만큼은 아주 귀신같이 잘 반영해요.
"채권이나 볼까?"
증권사 어플을 하나씩 돌아가며 들어가봤어요.
"먹을 만한 게 안 보이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로 인해 채권이 먹을 만한 것이 없었어요. 보통 3%대 주는데, 이 정도라면 자유적금 최대한 만들어서 거기에 넣어도 그 정도는 받을 수 있거든요. 그래도 4%는 보여야 채권 투자하는 보람이 있는데 4%대는 진짜 잘 안 보였어요.
"NH투자증권 들어가봐야겠다."
NH투자증권에 들어가보기로 했어요. NH투자증권은 채권 상품이 딱히 크게 좋은 건 잘 안 나오는 증권사에요. 그래도 이왕 증권사 장외채권 상품을 쭉 둘러보고 있었기 때문에 NH투자증권도 들어가보기로 했어요.
"이거 뭐야? 5%? 게다가 월이자지급식?"
NH투자증권은 장외채권 상품으로 롯데건설149-1 채권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투자를 강하게 유혹하는 맛있게 생긴 채권은 진짜 오랜만이었어요.
"이거 너무 좋은데?"
NH투자증권이 판매중인 장외채권 중 롯데건설149-1 채권은 잔존기간이 1년 11개월이었어요. 잔존기간을 보면 2년 들고 있어야 하는 채권이었어요. 그런데 이 채권이 너무 퍼펙트했어요.
1. 세전은행환산금리 5.145%
요즘 이런 채권 찾기 쉽기 않아요. 아무리 잔존기간이 1년 11개월이라고 해도 증권사 장외채권 상품 중에는 잘 안 보여요.
2. 월이자지급식 채권
월이자지급식 채권은 정말로 귀한 상품이에요. 월이자지급식 채권은 프리미엄이 붙어요. 매달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연금처럼 이자를 받고 싶은 사람들이 매우 크게 선호하고, 매달 이자를 받기 때문에 심리적 안정감도 더욱 좋아요.
3. 단가
NH투자증권 장외채권 롯데건설149-1 채권은 단가가 10064원이었어요. 만기 상환 받으면 만기에 액면가로 상환받기 때문에 10매당 64원씩 매매차손이 발생해요. 금투세 폐지 법안이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가 10064원이라 만기 상환 받을 때 매매차손이 찍힌다는 점은 괜찮은 점이었어요. 금투세 이슈와 아예 상관 없거든요. 미국 주식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만에 하나 국회에서 금투세 폐지 법안이 부결되어 금투세가 시행되는 대참사가 발생했을 때 이 채권은 매매차손이 발생해서 미국 주식 수익에 대한 세금 공제가 미세하게나마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해요.
4. 롯데
롯데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게 큰 대기업이에요. 여전히 롯데 과자와 껌, 롯데월드, 롯데마트가 사람들에게 가장 유명하지만, 롯데는 실제 보면 오히려 대규모 화학회사에요. 식품회사가 화학회사도 같이 운영하는 경우는 꽤 흔해요. 왜냐하면 현대 식품공업은 사실상 화학의 영역이거든요. 그래서 식품회사들에게 화학은 친숙한 존재라 화학공업도 같이 운영하는 회사들이 꽤 있어요. 여기에 롯데는 건설, 유통 등 다른 분야도 상당히 크구요.
하지만 조금 찜찜한 건 롯데 중에서도 '롯데건설'이라는 점이었어요. 몇 년째 부동산 PF위기설이 계속 시장에서 떠돌아다니고 있고, 실제로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과정에 돌입했다가 최근에야 거래정지가 풀렸어요. 이와 더불어서 롯데의 주력 사업인 화학, 건설 등이 실적이 좋지 않고 차입 경영을 크게 한 것도 있구요.
"이건 진짜 탐나기는 하는데..."
부동산 PF 이슈 때문에 건설회사 채권이 불안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작은 회사도 아니고 롯데그룹의 계열사 롯데건설이었어요. 게다가 위에서 말한 1,2,3번이 너무 좋았어요. 솔직히 지금 시장에서 건설사 채권이 워낙 인기가 없으니까 이렇게 나온 거지, 그렇지 않았다면 NH투자증권이 뭐가 아쉬워서 저렇게 높은 이율로 팔겠어요. 건설사 채권 아니었으면 아마 잘 줘야 3% 후반이나 되었을 거에요. 지금까지 제가 봐온 NH투자증권 장외채권 수익률은 후한 편이 아니었거든요.
"일단 10매만 사고 내일 또 생각해봐야지."
마음 같아서는 왕창 사고 싶은 채권이었어요. 너무 조건이 좋았어요. 2년간 연리 5% 넘는 데다 월이자 지급식. 게다가 단가도 1만원이 넘기 때문에 만기 상환 받으면 매매차손이 발생하는 채권. 놓치면 꽤 후회할 거 같은데 부동산 PF 이슈 때문에 망설여졌어요. 그래서 일단 10매를 매수한 후 다음날 또 고민해보기로 했어요.
NH투자증권 장외채권 롯데건설149-1 채권을 매수하기 전에 상세 정보부터 다시 자세히 봤어요.
NH투자증권 장외채권 롯데건설149-1 채권의 상세 정보는 위와 같아요.
투자 계산기를 돌려본 결과는 위와 같아요. 액면가 기준 1만원어치인 10매를 매수하면 만기때까지 매달 세전 45원씩 이자를 받아요.
"요즘 증권사들이 왜 이렇게 장외채권 판매에 친절해졌지?"
제가 처음 채권 투자할 때만 해도 장외채권은 엄청나게 소외된 상품이었어요. 증권사에서 딱히 홍보하는 일도 없었고, 메뉴도 어디 구석에 처박아놨다고 해도 될 정도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채권 처음 투자하는 채린이들도 알기 쉽게 다 바꿔놨어요. 심지어 민평금리까지 아주 상세히 써주고 있어요. 예전에는 이런 거 알려면 일일이 다 찾아봐야 했거든요.
NH투자증권 장외채권 롯데건설149-1 채권은 민평가격과 매수가격 차이가 31원이라고 나와 있었어요. 여기에서 민평가격은 도매가, 산지가격이라고 보면 되요. 매수가격은 증권사를 통해 구입하는 가격이구요. 민평가격과 매수가격 차이가 31원이라는 것은 여러 시장 상황에 대한 가치 변화 및 증권사 수수료 등이 포함된 가격을 의미해요.
만기예상수령액은 위와 같았어요. 10매 매수하면 연 세전은행환산금리가 무려 6.119%라고 나왔어요. 이런 건 진짜 보기 어려워요.
NH투자증권 장외채권 롯데건설149-1 채권 10매 매수를 완료했어요.
'롯데그룹 계열사니까 괜찮겠지?'
롯데건설149-1 채권은 상품은 매우 예쁘게 잘 나왔어요. 장외채권 투자해본 사람이라면 정말로 혹 하게 생긴 채권이에요. 3%대만 흔해빠진 요즘 5%짜리만으로도 눈이 확 가는데 무려 월이자지급식 채권이거든요.
'2022년에는 오케이캐피탈 채권으로 크게 재미봤는데.'
2022년 여름에 삼성증권에서 월이자지급식 채권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에 채권 투자 붐이 불기 시작했어요. 그때도 부동산 PF 이슈는 있었어요. 그 당시 오케이캐피탈도 월이자지급식 채권을 판매했고, 성황리에 불티나게 팔렸어요. 이때 월이자지급식 오케이캐피탈 채권을 매수한 사람들은 짭짤하게 재미봤어요. 왜냐하면 한국,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증시가 2022년 내내 폭락했거든요. 당시에 매월 이자 지급하는 오케이캐피탈 채권을 매수한 사람들은 매월 이자 따박따박 받아가며 강 건너 불구경했어요. 그러다 만기일에 만기 상환 받았을 때는 주식, 채권 등 다른 투자 상품에 투자하기 괜찮을 때였구요.
2년 동안 롯데건설이 안녕하시기만 하면 대박이다
한국은행이 2년 안에 기준금리를 막 4% 5% 올릴 확률? 글쎄요. 지금도 내려야 하는데 환율 때문에 못 내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부동산 PF 위기설 때문에 건설 쪽이 흉흉한 분위기이기는 하지만 정말 롯데건설이 2년 동안 멀쩡히 잘 있다면 매우 좋은 상품임에는 분명해요. 부동산 PF 위기설 때문에 이런 조건에 나왔지, 안 그랬으면 롯데건설이 채권을 월이자지급식으로 발행했을 리도 없을 테고, 만약 월이자지급식으로 발행했다면 증권사에서 프리미엄 크게 붙여서 팔았을 거에요. 똑같은 회사의 채권이라면 당연히 월이자지급식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 좋으니까요.
"더 살까, 말까?"
NH투자증권 장외채권 롯데건설 매월 이자 지급식 채권 롯데건설149-1 이표채를 일단 10매만 매수했지만, 모처럼 정말 탐나는 채권이었어요. 이건 이번주 내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