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외국 먹거리

라오스 다오 커피 에스프레소 믹스 커피 Dao Coffee Espresso 3 in 1

좀좀이 2020. 8. 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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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비가 진짜 많이 왔어요. 비가 그치는가 싶으면 다시 쏟아졌고, 그렇게 비가 엄청나게 퍼붓나 싶으면 빗줄기가 가늘어졌어요. 이제 비가 조금 멎나 싶으면 다시 또 크게 퍼붓기 시작했구요. 장마가 끝나야 할 8월인데 장마가 끝나기는 커녕 오히려 이제 장마가 시작된 거 아닌가 싶을 지경이에요. 이렇게 의정부에 쉬지 않고 며칠이고 비가 퍼붓는 것은 진짜 오랜만이에요. 예전 고향인 제주도에서 살 때는 7월에는 항상 이런 날씨였어요. 제주도는 장마철이 되면 장마 전선이 북상하면 장마 전선 남쪽 끄트머리에 걸려서 비오고, 장마전선이 남하하면 이번에는 장마 전선에 제대로 걸렸다고 비가 퍼부었거든요. 그러나 서울로 올라온 이후 이렇게 비가 쉬지 않고 퍼붓는 경우는 이번이 거의 처음이에요. 아마 딱 한 번 있었을 거에요. 2013년인가 그랬어요. 그때는 서울, 의정부 모두 진짜 쉬지 않고 좍좍 퍼부었었어요. 하도 습해서 방바닥이 매일 미끌거릴 정도였으니까요. 그때 말고는 없었던 거 같아요.


"와, 비 진짜 많이 오네!"


비가 좍좍 퍼붓는 소리에 잠이 깨었어요. 천둥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어난 게 아니었어요. 비가 워낙 강하게 쏟아지다 보니 빗방울이 창문을 때리는 소리가 엄청나게 컸어요. 비가 그냥 많이 오는 것이 아니라 세게 퍼붓고 있었어요. 비가 내리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무너져서 비구름이 땅으로 그냥 내리꽂는 것처럼 떨어지고 있었어요. 바람이 부는 것도 아닌데 소리가 엄청나게 컸어요.


비는 곧 그칠 비가 아닌 것 같았어요. 기상청에서는 아예 앞으로 2주일을 비가 내린다고 싹 도배해놨어요. 기상청이 하도 엉터리 예보해서 사람들이 열받았는데 이번에는 도를 넘어서서 완전히 틀려버리니까 아예 최악으로 싹 도배해버린 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요. 올해 여름은 사상 초유의 폭염이 온다고 했는데 폭염은 고사하고 7월에 열대야도 없었으니까요.


문득 예전 동남아시아 여행을 갔을 때가 떠올랐어요. 제가 동남아시아 여행을 갔던 2015년 6월은 동남아시아 지역이 우기일 때였어요.


'동남아시아 우기면 매일 비 쏟아질 건가?'


인도네시아, 태국, 라오스 여행을 가는데 하필 우기였어요. 동남아시아 국가는 우기가 왔을 때 날씨가 어떤지 찾아봤어요. 동남아시아 지역은 우기가 되면 비가 많이 온대요. 그렇지만 대체로 낮에는 맑고 밤에 비가 무섭게 쏟아진다고 했어요.


실제 동남아시아 여행을 갔을 때 날씨가 진짜 그랬어요. 낮에는 비가 안 왔어요. 비가 와서 일정을 망친 날은 한 번도 없었어요. 낮에는 맑아서 잘 돌아다녔어요. 그렇지만 밤이 되면 비가 무섭게 쏟아졌어요. 특히 기억나는 곳은 태국 방콕이었어요. 방콕에서는 밤까지는 별 거 없었어요. 그러다 자정 즈음이 되면 갑자기 우르릉 쾅쾅 천둥 번개가 치면서 비가 무섭게 쏟아졌어요. 아주 방콕이 떠내려갈 기세로 비가 퍼부었어요. 깜깜한 어둠 속에서 무섭게 쏟아지는 비를 보면서 다음날 일정 어떻게 하지 걱정하다 잠들곤 했어요. 그러다 아침에 눈을 떠보면 매우 맑은 하늘이 저를 맞이해주고 있었어요. 대신 빗물이 뜨거운 햇볕과 만나 증발하면서 도시 전체가 뜨끈뜨끈한 안개 사우나 한증막 같이 되었어요.


동남아시아 여행 중이었어요.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동독대를 갔던 적이 있었어요.


라오스 비엔티안 동독대 갔던 이야기 : https://zomzom.tistory.com/2334


그때 동독대 재학중인 라오스인과 친구가 되었어요. 이 에피소드도 엄청 황당했어요. 동독대 도서관에 갔다가 나오는데 일본어 책을 빌리는 라오스인이 있었어요. 그래서 일본어로 대화하다가 친구가 되었어요. 시간이 흐른 후, 그 라오스인 친구가 한국으로 놀러왔어요. 그 친구는 정말 한국에 많이 오고 싶어했어요. 한국을 엄청나게 많이 좋아했고, 국비장학생이 되어서 한국으로 유학오고 싶어하던 친구였어요.


라오인 친구가 한국으로 놀러왔을 때였어요. 라오인 친구를 맞이하러 인천국제공항으로 갔어요. 스마트폰 선불 심카드와 1만원 충전된 교통카드를 주었어요. 라오인 친구가 라오스에서 가져온 선물이라며 제게 커피를 주었어요.


그게 바로 라오스 다오 커피 에스프레소 Dao Coffee Espresso 였어요.


비가 좍좍 퍼붓자 방구석 한켠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라오스 다오 커피 에스프레소 Dao Coffee Espresso 를 드디어 마실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어요.


라오스 다오 커피 에스프레소 Dao Coffee Espresso 는 이렇게 생겼어요.


라오스 다오 커피 에스프레소 믹스 커피 Dao Coffee Espresso 3 in 1


진짜 라오스에서 온 커피이기 때문에 봉지에 라오어가 적혀 있었어요. 아래에는 영어가 적혀 있었어요. 동독대 에피소드를 떠올려보면 영어가 적혀 있다는 것이 매우 신기한 일이었어요.


라오스 다오 커피 에스프레소 믹스 커피 Dao Coffee Espresso 3 in 1 봉지 배경색은 초록색이었어요.


참고로 라오스도 커피를 생산해요. 라오스 커피도 품질이 좋다고 해요. 그러나 대규모로 생산되지 않아서 그렇게까지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고 해요.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커피로 많이 알려진 것에 비해 라오스가 커피를 생산한다는 사실은 별로 안 알려져 있어요.


사실 라오스 여행 갔을 때 라오스에서 먹거리 중 기념품으로 사올 거라고는 진짜 다오 커피 뿐이었어요. 그거 말고는 없었어요.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2015년에는 그랬어요. 라오스 낍을 다 떨기 위해 가게에 갔지만 베트남과 달리 자국 식품 공산품은 다오 커피가 사실상 전부였어요. 나머지는 전부 태국 아니면 베트남산이었어요.


라오스 다오 커피는 라오스에서 기념품으로 사올 만한, 솔직하게 말하면 기념품으로 사올 수 있는 유일한 라오스 식품 공산품이에요.


라오스 커피


이거 볼라벤 고원에서 생산되는 커피였어?


볼라벤.


한국인들에게 꽤 친숙한 단어에요. 라오스 볼라벤 고원이 유명해서가 아니에요. 우리나라를 제대로 강타했던 태풍 중 '볼라벤'이라는 이름을 가진 태풍이 있거든요. 라오스 커피 농업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 볼라벤 고원이라는 것을 이것을 보고 알았어요.


라오스 인스턴트 커피


라오스 다오 커피 에스프레소 믹스 커피 Dao Coffee Espresso 3 in 1 은 믹스 커피 형태에요.


라오스 믹스 커피


라오스 다오 커피 에스프레소 믹스 커피 Dao Coffee Espresso 3 in 1은 프림, 설탕이 섞여 있었어요.


'에스프레소면 원래 아무 것도 안 들어 있는 거 아닌가?'


에스프레소는 커피 원액 같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에스프레소에 물을 섞으면 아메리카노가 되거든요. 인스턴트 커피에서 에스프레소와 다른 커피를 구분할 것이 뭐가 있나 싶었어요. 그게 그것일 것 같았거든요. 어쨌든 에스프레소인데 설탕, 프림도 다 들어가 있었어요. 인스턴트 커피 공법에서 무슨 차이가 있나 봐요. 저도 이것은 몰라요.


파우더를 컵에 부었어요. 동남아시아 믹스 커피의 형태를 그대로 갖고 있었어요. 동남아시아 믹스 커피를 보면 가루가 매우 많아요. 한국 믹스 커피와는 비교도 안 되게 가루 양이 많아요. 그래서 가루가 많다고 물을 덩달아 많이 부으면 맛을 완전히 망쳐버려요. 라오스 다오 커피 에스프레소 믹스 커피 Dao Coffee Espresso 3 in 1도 가루 양이 다른 동남아시아 커피처럼 많았어요.


참고로 동남아시아 믹스 커피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밀크티도 가루가 유독 많아요. 가루 양을 기준으로 물을 부으면 100% 망해요. 오히려 물을 한국 기준에 딱 맞추거나 그보다 살짝 모자라게 부어야 제대로 된 맛이 나와요. 동남아시아 것이라면 커피든 밀크티든 파우더로 된 것은 물을 가루 양 보고 잡으면 안 되요.


커피 향은 조금 떨어져서 맡아보면 커피빵 냄새와 비슷했어요. 그러나 가까이에서 맡아보면 매우 평범한 인스턴트 커피 향이었어요. 향 자체는 그렇게까지 특별한 점이 존재하지 않았어요.


맛이 순박하네.


꽤 맛있었어요. 단맛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어요. 단맛이 당연히 있었지만 우리나라 믹스 커피와 비교해봐도 비슷하거나 살짝 덜 달았어요. 쓴맛도 별로 강하지 않았어요. 쓴맛도 분명히 존재했어요. 단맛이 약하다보니 쓴맛이 조금 더 부각되었어요. 그러나 쓴맛도 그렇게 쓰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쓴맛도 매우 부드러웠어요.


대신 미숫가루 같은 구수한 맛이 살살 느껴졌어요. 맛이 매우 부드러웠어요. 단맛, 쓴맛 모두 자극적이지 않으면 밍밍하다고 느껴질 수 있어요. 이런 부분을 미숫가루 같은 구수한 향이 완전히 잘 메워주고 있었어요.


라오스 다오 커피 에스프레소 믹스 커피 Dao Coffee Espresso 3 in 1 은 향은 약간 커피빵 냄새와 비슷했고, 맛은 미숫가루 향이 살짝 느껴지는 것 같으면서 매우 부드러운 맛이었어요. 부드럽고 평화로운 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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