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우즈베키스탄 음식

우즈베키스탄 양파, 토마토 샐러드 - 아츠축 achchuk, 아측-추축 Achchiq-chuchuk

좀좀이 2019. 9. 2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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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우즈베키스탄 음식은 우즈베키스탄의 양파와 토마토로 만든 샐러드인 Achchuk 이에요. 아츠축 샐러드는 우즈베키스탄에 가서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많이 볼 수 있는 샐러드에요. 어지간한 식당에 샐러드 메뉴로 다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되요. 일대일 대응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 거의 김치 같은 포지션에 해당하는 샐러드라고 해도 되요. 그만큼 우즈베키스탄에서 아츠축은 진짜 많이 먹는 샐러드이고, 별 생각 없이 샐러드 시키면 이게 나온다고 해도 될 정도에요. 김치처럼 야채 밑반찬을 담당하는 샐러드라고 할 수 있어요.


우즈베키스탄 여행을 갔다온 분이라면 아츠축은 한 번 먹어봤을 거에요. 샐러드 시켰다고 하면 거의 이게 나오거든요. 다른 샐러드 종류도 있지만, 아츠축은 기본 중에서도 기본 샐러드거든요. 그래서 우즈베키스탄 가서 식당에서 음식 먹은 사진들을 보면 구석에 아츠축 샐러드가 보이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아요. '샐러드를 시켰습니다'라는 글이 있다면 아츠축 샐러드일 확률이 매우 높아요.


'이거 이름 대체 왜 아츠축이지?'


우즈베키스탄에 있었을 때였어요. 당연히 이 샐러드는 여러 번 먹었어요. 제가 우즈베키스탄으로 어학연수 갔을 때 초기에 많이 먹었어요. 후기에는 어떤 우즈베키스탄 음식을 주문해야 한식 느낌으로 먹을 수 있는지 감 잡아서 아츠축은 주문하지 않았지만요. 애초에 한국에서도 김치 별로 안 좋아해서 김치 없이 밥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아츠축 정도는 생략해도 무방했거든요. 한식 느낌으로 먹으려면 기름밥인 오쉬 (플로브)에 수프인 쇼르바 시키면 밥과 국의 조합이 되어요. 여기에 김치 역할 하라고 아츠축 시키면 되기는 하는데 저야 김치 안 좋아해서 아츠축은 나중에 가면 생략해버렸어요. 어쨌든 이렇게 먹으면 매우 기름지기는 하지만 한국에서 밥 먹는 것과 비슷하게 먹을 수 있어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어학연수 간 초기에 아츠축을 많이 사먹었던 이유는 바로 이 샐러드 이름이 아주 중구난방이라는 것 때문이었어요.


제가 우즈베키스탄에 있었을 때 아츠축 샐러드 이름은 딱히 통일되어 있지 않았어요. 일단 정식 이름은 Achchiq-chuchuk, 키릴 문자로는 Аччиқ-чучук 이에요. 그러나 이렇게 적어놓은 식당은 오히려 별로 없었어요. 식당에 따라서 Achchuk (Аччук), Achuchu (Ачучу), Achuchuk (Ачучук) 등 아주 제각각으로 적어놨어요. 이때는 우즈베크어를 잘 몰랐기 때문에 Achchiq-chuchuk, Achchuk, Achuchu 이 전부 다른 음식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의도치 않게 아츠축을 여러 번 사먹었어요.


그래서 이 샐러드 이름을 보면 글에 따라 아측-추축, 아츠축, 아추추 등 이름이 아주 휘황찬란해요. 우즈베크어 읽는 법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아칙이라고 써놓기도 하구요. 정말 흔해빠진 샐러드이긴 한데, 이름 표기는 아주 제각각이에요.


대체 왜 이 샐러드 이름은 아츠축이고 아주 제멋대로 이름이 휘황찬란하냐?


이건 우즈베크어를 어느 정도 알게 된 후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아추추, 아츠축 이런 이름을 보며 대체 이건 왜 이렇게 이름이 휘황찬란한지 몰랐어요. 희안한 것은 이 샐러드 이름이 유래했을 우즈베크어 단어인 achchiq аччиқ 는 두 번째 모음이 i 인데, 이 샐러드 이름은 꼭 i 대신 u를 쓴다는 것이었어요.


'achchiq 에서 파생된 말이라 i를 u로 썼나?'


충분히 가능한 가설. 특정 단어에서 다른 단어가 파생될 때 발음이 살짝 바뀌는 경우가 있거든요.


'achchiq 에서 i는 우즈베크어에서 '으' 비슷하게 발음해서 u로 쓴 건가?'


이건 외국인 관점. 식당 주인이 러시아인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우즈베크인들이 하는 식당들도 아추추, 아츠축, 아추축이라고 써놨어요.


정답은 정식 명칭이 Achchiq-chuchuk 이라서 이 두 단어를 짧게 축약하다 보니 Achchiq 의 Ach와 chuchuk 의 chuk 이 합쳐진 것이었어요. Ach(chiq-chu)chuk 이렇게 된 거라 보면 되요.


우즈베크어 achchiq 의 뜻은 '맛이 괴로운'이라는 의미에요. '쓰다, 맵다, 지독하게 시다' 등등 여러 표현으로 사용해요. 보통 번역할 때는 '쓰다'로 많이 번역하지만 문맥 보면서 잘 골라 번역해야 하는 단어에요. 하여간 기본적으로 먹었을 때 맛이 괴로우면 achchiq 이에요. chuchuk 의 뜻은 achchiq과 정반대 뜻이에요. '달콤하다, 맛있다, 시지 않다, 맛이 고통스럽지 않다' 등등의 의미가 있어요.


아츠축 샐러드는 주요 재료가 양파와 토마토에요. 그러니 양파는 '고통스러운 맛'인 achchiq 이고, 토마토는 '달콤한 맛'인 chuchuk 이에요.


아츠축 샐러드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아요.


재료


토마토 500g

양파 2개

취향에 따라 바질, 소금, 검은 후추, 매운 고추


1. 양파 껍질을 벗긴 후, 매운맛을 제거하기 위해 찬물에 담가둡니다.


2. 날카롭고 잘 드는 칼로 토마토를 반으로 자른 후, 길게 세로로 썰어줍니다.


우즈베키스탄 샐러드


3. 양파도 토마토와 마찬가지로 잘 썰어줍니다.


우즈베키스탄 샐러드 아츠축


4. 토마토와 양파에 바질, 소금, 검은 후추를 뿌리고 잘 섞어줍니다.


5. 매운맛을 더해주고 싶으면 매운 고추도 같이 섞어줍니다.


우즈베키스탄 양파, 토마토 샐러드 - 아츠축 achchuk, 아측-추축 Achchiq-chuchuk


출처 : http://www.chustiy.uz/


만드는 방법이 엄청나게 간단해요. 양파 썰고, 토마토 썰은 후 소금과 후추 조금 쳐서 섞어주면 끝이에요. 이 재료들은 한국에도 흔하디 흔한 재료라서 전국민 누구나 엄청나게 쉽게 만들 수 있어요.


그리고 취향에 따라 약간의 식초를 치는 경우도 있기는 해요. 올리브유를 치는 경우도 있구요. 식당에 따라 여기에 오이를 섞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기본은 딱 위에 나와 있는 대로에요. 양파 썰고, 토마토 썰고, 소금과 후추 뿌리고 섞으면 끝이에요.


만드는 법이 참 간단하기 때문에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요. 바게트 같은 빵과 곁들여먹기도 좋고, 고기와 같이 먹기도 좋아요. 단순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음식과는 다 잘 어울려요. 빵과 같이 먹을 때에는 아래에 생긴 국물에 빵 찍어먹어도 맛 괜찮구요.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가장 만만하고 만들기 쉬운 우즈베키스탄 요리일 거라 봐요. 양파와 토마토가 주재료이니 아주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지는 않을 거에요. 그렇지만 현재 우즈베키스탄에서 이 샐러드는 정말 많이 먹어요. 워낙 단순한 요리라 세계적으로 비슷한 요리가 꽤 많을 거고, 자연발생적인 건지 다른 곳에서 유입된 건지 족보 따지기 상당히 어려운 음식이기도 해요. '야채를 썰어서 소금쳐서 먹는다'는 행위 자체는 족보 따지기 어렵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양파와 토마토가 중앙아시아로 전래될 때 같이 왔을 확률이 매우 높지 않을까 싶기는 하지만, 양파와 토마토만 들어왔다고 가정하고 봐도 자연스럽게 이런 식으로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고 해도 역시 여기에도 비약이나 오류가 존재하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정말 많이 먹는 샐러드라는 것이고, 거의 김치급 기본 반찬 포지션에 가까운 샐러드라는 점이에요. 우즈베키스탄에 가면 무조건 한 번은 먹게 된다고 해도 될 정도로요.


우즈베키스탄 아츠축 샐러드는 우리나라에 있는 우즈베크 음식을 파는 우즈베키스탄 식당에도 당연히 있어요. 그래서 이 샐러드 이름이 이런 데에서 유래한 거라는 것을 알면 보다 재미있게 먹을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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