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프랜차이즈카페 메뉴

이디야 커피 소보로 크림 티라미수

좀좀이 2018. 12. 14. 13:40
728x90

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커피는 이디야 커피 소보로 크림 티라미수에요.


"밖에 나가서 조금 돌아다녀야지."


갑자기 가고 싶은 곳이 생겼어요. 서울에 있는 곳이었어요. 특별히 약속이 있어서 나가는 것은 아니었어요. 갑자기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겼거든요. 올해는 여행을 단 한 곳도 가지 않았어요. 국내고 해외고 떠나서 여행 자체를 안 갔어요. 국내고 해외고 마땅히 가보고 싶은 곳이 없어서 안 돌아다녔더니 금방 1년이 다 흘러가게 생겼어요. 봄에 외국인 노동자들의 절을 찾아 돌아다니지 않았다면 올해는 정말 항상 다니던 곳, 또는 제가 이미 가보았던 곳만 가본 한 해가 될 뻔 했어요.


그런데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겼어. 내가 가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곳이야. 심지어 내가 그렇게 많이 다니던 곳 주변인데도 내가 안 가봤어.


24시간 카페를 여기저기 찾아다니면서 서울 여기저기를 많이 돌아다녔어요. 그런데 그렇게 돌아다녔음에도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제가 많이 다니던 길 주변에 있는 곳인데도 제가 안 가본 곳이 있었어요.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갑자기 화면에 시꺼먼 점이 나타나서 이상하게 보이는 것 같았어요. 거기가 특별한 곳은 아니지만 일단 가봐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거기가 특별한 곳이 아니란 것 안다. 하지만 나는 가야 한다. 왜냐하면 내가 안 가본 곳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오직 저것 뿐. 큰 기대를 하거나 할 곳이 전혀 아니었어요. 게다가 날씨는 무지 추웠어요. 영하 5도 아래로 뚝 떨어진 날씨였어요. 한파 뉴스가 인터넷 뉴스에 올라오고 있었어요. 이런 날은 멀쩡한 인간이라면 일 없이 밖에 나오지 않아요. 집에 있을 수 있다면 얌전히 집에 있죠. 어차피 그 장소는 앞으로 계속 있을 곳이기 때문에 이런 추위를 무릅쓰고 굳이 찾아가야 하는 곳이 아니었어요. 그러나 궁금증이 제 두 다리를 잡아세웠어요. 내일 가도 되고, 모레 가도 되고, 날이 풀려서 가도 되는데 궁금증이 어서 빨리 가보라고 등을 떠밀었어요.


갑니다. 그곳에 가겠습니다. 지금 가겠습니다.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왔어요.


"우왁, 추워!"


옷을 따뜻하게 입고 나왔지만 무지 추웠어요. 너무 추워서 괴로웠어요. 얌전히 집으로 돌아갈까 잠시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아니야, 이 정도에 포기해서는 안 돼. 머리 감고 샤워한 게 아깝잖아.


나의 피 같은 가스비. 가스비의 희생을 생각해야 해.


역으로 걸어갔어요. 진짜 추웠어요. 밖에 나온 게 후회되기 시작했어요. 그때 이디야 커피가 보였어요.


'아으, 저기서 뭐 따뜻한 거 하나 일단 마시고 가자.'


이것은 일단 추위를 잠시 피해야겠다는 본능 때문이었어요. 이디야 커피 안으로 들어갔어요. 카페에 들어왔으니 뭔가 주문해야 했어요. 무엇을 주문할까 살펴보았어요. 소보로 크림 티라미수 커피가 있었어요. 가격은 4500원이었어요.


'저건 떠먹는 컵케익도 아니고 무슨 이름이 티라미수야?'


이름이 '커피'도 아니고 '라떼'도 아니고 '티라미수'로 끝나는 커피라 주문했어요.


이디야 소보로 크림 티라미수 커피는 이렇게 생겼어요.


이디야 커피 소보로 크림 티라미수


커피 위를 보면 하얀 크림이 올라가 있고, 그 위에 초코시럽이 뿌려져 있어요. 맨 위에는 소보로 가루가 풍성하게 올라가 있어요. 뜨거운 것으로 주문했기 때문에 속을 볼 수 없는 머그잔에 나왔어요. 대체 왜 광고는 투명한 컵에 따스하게 음료를 집어넣어놓고는 정작 음료를 주문하면 맨날 투명한 컵은 아이스 전용이라고 불투명한 머그컵에 담아주는지 모르겠어요.


소보로 크림 티라미수


이디야 커피 홈페이지에서 소보로 크림 티라미수 커피에 대해 '소보로의 바삭한 식감과 부드러운 마스카포네 치즈, 깊은 풍미의 콜드브루가 더해져 소보로 티라미수 케이크의 맛을 구현한 커피음료'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소보로 크림 티라미수 뜨거운 것 열량은 425kcal 이에요. 영문명은 HOT Soboro Cream Tiramisu 에요.


이디야 소보로 크림 티라미수


달콤 씁쓸해서 맛있기는 한데 티라미수 같지는 않은데?


티라미수를 열광적으로 찾아먹거나 좋아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러나 저도 티라미수를 안 먹어본 것은 아니에요. 있으면 먹거든요. 그리고 먹을 기회도 간간이 있구요. 그래서 티라미수 맛은 어떤지 알고는 있어요.


커피 맛은 일단 달콤했어요. 크림을 섞어서 더 달아졌을 수도 있지만, 그 전에 커피만 빨아마셨을 때에도 커피는 달았어요. 원두는 신맛이 약한 원두를 사용한 것 같았어요. 사실 잘 몰라요. 그냥 신맛은 눈꼽만큼도 안 느껴졌기 때문에 신맛이 약한 원두를 쓴 거 아닌가 추측할 뿐이에요. 고소하고 달콤한 커피로, 우리 일상에서 매우 친숙한 맛 커피와 닮은 점이 많은 맛이었어요.


그러나 티라미수 맛과는 솔직히 거리가 멀었어요. 티라미수 비슷하게 생겼을 수도 있지만, 머그컵에 들어 있었기 때문에 모르겠어요. 차가운 것으로 마신다 해도 티라미수 비슷한 맛일 거 같지는 않았어요. 티라미수 비슷하게 만들 거라면 산미가 상당히 강한 원두를 써서 티라미스 특유의 그 촉감을 산미로 구현해보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차고 부드러운 맛과 신맛은 어느 정도 통하는 게 있으니까요. 물론 그렇게 했다가 망할 수도 있어요. 그냥 제 상상이에요.


이디야 커피 소보로 크림 티라미수는 달콤하고 맛있었어요. 그러나 '티라미수'와는 거리가 있는 커피였어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