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할리스커피에서 뭐 마시지?"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니기 위해 집에서 나왔어요. 이번에 간 곳은 할리스 커피. 할리스 커피는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닌다면 필연적으로 많이 갈 수 밖에 없는 프랜차이즈 카페 중 하나에요. 이렇게 할리스 커피를 자주 가게 되다보니 메뉴도 하나씩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닐 때에는 항상 아메리카노를 마셨어요. 그때만 해도 이렇게 할리스커피를 많이 갈 줄 몰랐거든요. 그러다 이제서야 갈 때마다 한 번 다른 것을 마셔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것을 마실지 메뉴를 바라보았어요. 커피가 아닌 것을 마실까 하고 메뉴를 보니 고구마 라떼가 보였어요. 솔직히 고구마 라떼를 마시고 싶었어요. 고구마가 구황작물이라 먹으면 속이 참 든든해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진짜 든든한 것이 아니라 든든한 것 같다는 착각이 들기는 하지만 어쨌든 맛도 있고 허기도 잊게 해주는 참 좋은 음료임에는 틀림없어요.
그래도 다른 거 마시자.
할리스커피에서 고구마라떼를 마셔본 적은 아직 없어요. 그렇지만 고구마 라떼 맛이 어떨지는 대충 알고 있어요. 다른 곳에서 마셔본 것과 극한으로 차이가 나서 '이건 이름만 고구마라떼고 아예 다른 거야!'라고 외칠 맛이 나지는 않을 거에요. 그리고 밤이라 잠들지 않게 커피 한 잔은 마셔야겠다고 생각했구요. 카페인이 듬뿍 들어간 커피를 마신다고 제가 잠을 이겨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안 마시는 것보다는 마시는 것이 낫더라구요.
어떤 커피 마시지?
메뉴를 천천히 살펴보았어요.
'저건 뭔데 이름이 저렇게 휘황찬란하지?'
리얼 벨지안 카페 모카가 보였어요. 이름이 참 휘황찬란했어요. 저는 벨기에 초콜렛을 먹어본 적이 없어요. 벨기에 초콜렛이 어떤 특징이 있고 어떤 맛이 나는지 몰라요. 그런데 카페 모카가 원래 초콜렛 들어간 커피 아니었던가? 리얼 벨지언 카페 모카면 벨기에 초콜렛을 뿌려주는 건가? 어쨌든 초콜렛과 관련이 아주 많은 커피라는 것만큼은 확실했어요.
저걸로 마셔야겠다.
할리스커피 와서 커피를 마실 생각이었는데 리얼 벨지안 카페 모카를 보자 저것을 먹어야겠다고 결정했어요. 그래서 이번에 마셔본 할리스커피의 커피는 리얼벨지안카페모카에요.
할리스커피 리얼 벨지안 카페 모카 레귤러 사이즈 가격은 6100원이에요.
컵은 뜨거운 음료가 담겨 나오는 컵이었어요.
뚜껑도 역시 검은색에 'hollys coffee'라고 음각으로 새겨진 플라스틱 뚜껑이었어요.
할리스커피 홈페이지에서 리얼 벨지안 카페 모카에 대해 '카카오 59.5%의 벨지안 다크초콜릿을 에스프레소와 함께 녹여 더욱 풍부하고 쌉싸름해진 카페모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리얼 벨지안 카페 모카 레귤러 사이즈 열량은 504 kcal, 카페인 함량은 172 mg 이에요.
직원이 휘핑 크림을 올려주냐고 물어보았어요. 올려달라고 했어요.
아, 쓰다!
카카오 59.5%의 벨지안 다크초콜릿을 에스프레소에 녹였다는데 카카오 80% 초콜렛 먹는 기분이었어요. 정확히 80%인지는 모르겠어요. 하여간 그 근방 수치인 다크카카오요. 홍보 문구가 '더욱 풍부하고 쌉싸름해진'인데 '더욱 풍부하게 쌉싸름해진'이 아닌가 몇 번을 다시 읽었어요. 참 씁쓰름했거든요.
커피라는 느낌은 거의 없었어요. 다크 초콜렛을 녹여서 마시는 기분이었어요. 단맛도 강하기는 했지만 쓴맛이 강해서 단맛이 강하다고 특별히 느끼지는 못했어요.
할리스커피 리얼 벨지안 카페 모카는 씁쓸한 다크 초콜렛을 마시고 싶다면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