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샌드위치 사서 먹어본 적이 없었나?"
지금까지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먹어본 적이 있나 없나 기억나지 않았어요. 분명히 먹어본 것 같기는 한데 확실히 기억나지 않았어요. 블로그에 혹시 글을 남긴 것이 있나 찾아보았어요. 편의점 샌드위치를 먹어본 적이 있다면 아마 글 하나 정도, 최소한 어디엔가 언급이라도 되어 있었을 테니까요. 그런데 없었어요. 그렇다면 최소한 몇 년동안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먹어본 일이 없다는 말.
그러고보니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안 사먹을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 편의점에서 제가 사먹던 것은 삼각김밥과 컵라면 뿐이었어요. 그 외의 것은 사먹는 일이 없었어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것들 가격이 비싸기도 하고, 가성비가 안 좋기로 악명 높은 것들이 많았거든요. 그나마 편의점 도시락은 갑자기 질이 확 좋아지면서 이것저것 사먹기 시작했지만 샌드위치는 여전히 보류하고 있었어요. 편의점 샌드위치 질이 많이 좋아졌다는 말은 거의 못 들어보았거든요.
"편의점 샌드위치 한 번 먹어볼까?"
등잔 밑이 어둡다고, 편의점은 종종 가는데 편의점 샌드위치는 안 먹어보았어요. 편의점 햄버거까지는 먹는데 정작 샌드위치만 안 먹어보았다는 것을 알자 갑자기 먹어보고 싶어졌어요. 예전에는 편의점 샌드위치가 정말 형편없다고 했었거든요. 지금도 그런지, 아니면 편의점 도시락처럼 장족의 발전을 이루어내었을지 정말 궁금했어요.
마침 거리를 돌아다니다 출출해졌어요. 주변에 편의점이 있나 둘러보았어요. 당연히 편의점이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 도시는 이제 편의점 찾는 것이 정말 쉬워요. 오히려 편의점 안 보이는 곳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지경.
어느 편의점을 갈까 고민하다 세븐일레븐으로 가기로 했어요. 평소에 세븐일레븐을 자주 가다보니 세븐일레븐으로 가기로 한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었어요. GS25, CU 편의점 모두 잘 가기는 하지만 의정부역 가는 길에 세븐일레븐이 있어서 거기를 자주 가다보니 세븐일레븐 가는 것이 가장 익숙해요.
한편으로는 편의점 도시락을 처음 먹어본 곳이 세븐일레븐이었어요. 저는 편의점 도시락을 게스트하우스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처음 먹어보았거든요. 그때 갔던 편의점이 바로 세븐일레븐이었어요. 그래서 샌드위치도 먼저 세븐일레븐 것부터 먹어보기로 했어요.
어떤 샌드위치를 먹을까 보았어요. 이것저것 있었어요.
"아무 거나 고르자. 뭐 거기서 거기겠지."
그래서 저렴한 가격을 기준으로 고르기로 했어요.
이렇게 해서 이번에 먹어본 편의점 샌드위치는 세븐일레븐의 케이준 치킨 & 햄 샌드 샌드위치에요. 가격은 1800원이에요.
세븐일레븐 케이준치킨&햄 샌드 중량은 167g 이에요. 열량은 370 kcal 이에요.
식빵 43.93% 래요. 식빵을 만드는 데에 들어간 밀은 미국산과 캐나다산이래요. 인도네시아산 쇼트닝이 들어갔고, 국산 돼지고기로 만든 혼합프레스햄이 9.15%래요. 이 외에 옥수수전분, 칠리소스, 닭고기 등이 들어갔대요.
제조원은 롯데푸드래요.
샌드위치는 이렇게 생겼어요.
역시나...
예전보다는 그래도 좋아진 것 같아요. 예전 편의점 샌드위치라고 사진 올라온 것 보면 뒷면은 아예 하얀 부분이었거든요. 이것은 햄이 아주 약삽하게 밖으로 보이는 부분에만 몰려있지만, 뒷면까지 속이 들어가 있기는 했어요.
가운데 부분은 맛있었어요. 햄도 들어 있고, 야채도 들어 있고, 닭고기도 들어 있었어요. 아주 풍성한 맛이 났어요. 하지만 가운데에 있는 햄을 다 먹자 아주 허전해졌어요. 비록 야채와 소스가 있기는 했지만 햄이 빠짐으로서 생겨버린 맛의 공백을 채워줄 수는 없었어요.
소스와 피클 맛이 잘 어우러졌어요. 맛 자체는 괜찮았어요.
외관이 별로라 해도 햄 펼쳐서 넣어주면 안 될까?
햄이 쫙 펼쳐져서 넓은 부분에 고르게 퍼져 있었다면 맛이 훨씬 괜찮았을 거에요. 끝까지 '이거 괜찮게 만든 샌드위치였는데?'라고 생각했을 거에요. 손 더럽힐 것을 각오하고 제가 펼쳐버리는 방법도 있기는 하지만 샌드위치를 다 해부하고 손에 소스 뭍혀가며 그렇게 햄을 펴야할까 싶었어요.
맛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가운데에 햄이 몰려 있다보니 햄을 먹을 때의 기쁨과 햄이 빠졌을 때의 허무함이 너무 극단적 대비를 이루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