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2017. 4. 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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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만리재 고개를 넘어가다보면 매우 오래된 목공소가 하나 있어요. 만리재 고개를 걸어서 넘어간 적 자체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지나다니며 '저런 목공소가 있구나'하고 지나다니던 곳이었어요.


그러다 걸어서 이 앞을 지나가는데, 흥미로운 팻말이 하나 보였어요.



서울시 무형문화제 제20호 소목장 심용식창호연구소에 '성심예공원'이라는 문패가 붙어 있었어요.


'여기가 이렇게 중요한 곳이었어?'


여기가 얼마나 오래된 곳인지는 잘 몰라요. 어렴풋 기억하기로는 지금은 261번으로 바뀐 48번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갈 때도 여기는 있었어요. 버스로 지나갈 때는 몰랐어요. 관심도 안 가졌어요. 목공소야 흔하디 흔한 것이니까요.


이날은 여행 기분 내보려고 일부러 스마트폰 지도를 전혀 보지 않고 길을 걷고 있었어요. 오직 길거리에 있는 이정표를 보고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길을 걷고 있는 중이었어요. 그렇게 걷다가 이 앞에 도착했을 때 이 표지판을 발견한 것이었어요.


성심예공원


간판에는 '고전문 사찰문 전문제작'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용산구 성심예공원


한자로 誠心藝工院 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흥미로운 것은 간판에 '팩시' 가 적혀 있었다는 것이었어요. 팩시밀리는 이제 정말 보기 어려운 것 중 하나죠. 가끔 팩스 보내야 할 때는 우체국 가야 하구요.


성심예공원 간판


이 나무 간판 자체가 적지 않은 시간 밖에 매달려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어요.


용산구 성심예공원 내부


입구에는 이렇게 나무와 목공 도구들이 쌓여 있었어요.


인사를 드리고,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여쭈어보았어요.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허락을 받은 후, 내부 사진을 찍었어요.






조용히 사진을 촬영한 후, 인사를 드리고 밖으로 나왔어요.


집으로 돌아와 성심예공원을 검색해 보았어요.


"왜 성심예공원이 삼청동에 있다고 나오지?"


제가 간 곳은 분명히 만리재 고갯길에 있는 곳이었어요. 그런데 검색해보니 성심예공원은 삼청동에 있었어요. 서울시 무형문화재 소목장인 심용식씨가 운영하는 성심예공원 청원산방은 삼청동에 있는 곳이라고 나왔어요.


조금 더 검색해보니 옛날 신문에 언급된 적이 있었어요.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를 보니 1990년 7월 11일자 매일경제에 이색 점포로 사찰문 제작 전문점이라고 성심예공원이 소개되었는데, 이 기사에서는 만리동 고갯길 초입이라고 나와 있었어요.


이로 미루어보아 제가 간 만리재 고갯길에 있는 성심예공원은 옛날 성심예공원이 있던 자리인데 지금도 계속 운영되고 있는 것이고, 현재 심용식씨의 창호연구소는 삼청동에 있는 청원산방이었어요. 만리재 고갯길의 성심예공원은 심용식씨의 제자인 손준호씨께서 계속 작업을 하고 계시구요. 정확한 관계는 모르겠지만 간판의 전화번호 같은 것으로 보아 둘 다 성심예공원이 맞기는 한데, 삼청동에 있는 성심예공원이 일종의 본점이고 여기는 작업장 같은 곳 아닐까 추측했어요.


여기는 관광지가 아니라 작업장이기 때문에 안에 들어가면 반드시 꼭 인사드리고 확실히 양해를 구하고 최대한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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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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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분 손이 모든 역사를 말해주시는듯 하네요...!!

    2017.04.06 00: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전 사진을 찍고 싶어도... 말을 쉽사리 걸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네요. ㅠㅠ

    2017.04.08 15: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용기내서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세요 ㅎㅎ 자기는 안 나오게 찍으라고 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몰래 찍는 거보다 허락받고 여유를 가지며 구도 생각하며 사진찍는 것이 더 좋은 사진을 찍는 방법이에요 ^^

      2017.04.09 18:31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