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외국 먹거리

베트남 인스턴트 젓갈 라면 Acecook - Bun Mam

좀좀이 2017. 1. 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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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끓여먹기 싫은데 라면을 끓여먹어야 하는 상황. 라면을 안 끓이고 라면을 먹을 방법이 없을까 찾아보다가 갑자기 떠오른 것이 있었어요.


내 방 어디엔가 베트남 라면 있었어!


친구가 먹으라고 준 베트남 라면이 방 어디엔가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어요. 방을 뒤져보니 친구가 준 라면이 나왔어요. 베트남 인스턴트 라면의 좋은 점은 끓여먹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에요. 사발에 라면을 넣고 포트로 뜨거운 물을 끓여서 부어준 후 가만히 기다리면 알아서 익어요. 냄비에 물을 팔팔 끓여야하는 우리나라 라면보다 방을 훨씬 덜 덥게 만들어요. 겨울에는 장점이 아니지만 뜨거운 여름에는 확실한 장점이에요.



베트남어로 mắm 은 젓갈이에요. 베트남 생선 소스로 잘 알려진 느억맘의 '맘'이 바로 이 맘이에요. 이것은 '젓갈 국수'라고 할 수 있어요.



이 라면은 스프가 무려 4개나 들어 있다고 나와 있어요. 그리고 물을 붓고 뚜껑을 덮고 기다렸다가 먹으라고 나와 있었어요.



실타래 같은 면발이었어요. 정말 가늘어서 실뭉치를 보는 것 같았어요. 이 면발은 쌀 면. 군대에서 보급으로 나왔던 인스턴트 쌀국수는 이것처럼 면이 가늘지 않고 굵어서 먹을 때마다 고역이었어요. 일단 면의 굵기가 상당히 가늘은 것을 보니 빠르게 익혀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프는 이렇게 4개 들어 있었어요. 상단 왼쪽은 젓갈 스프, 상단 오른쪽은 건더기 스프, 하단 왼쪽은 고추 기름 소스, 하단 오른쪽은 분말 스프였어요.


"왜 치즈 냄새가 나지?"


이 라면을 선물받을 때 이 라면이 무슨 라면인지 별로 신경쓰지 않았어요. 그냥 베트남 라면 준다니까 좋다고 받았어요. 그런데 이 라면이 젓갈 라면이라는 것을 알고 조금 흠찟 했고, 젓갈 스프를 붓자 치즈 냄새 비슷한 냄새가 스믈스믈 기어올라왔어요. 역한 발효향은 아니었지만, 왜 젓갈 스프에서 치즈 냄새 비슷한 냄새가 나는지 궁금했어요.



뚜껑 덮고 기다리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전기포트로 물을 팔팔 끓여서 붓고 기다렸다가 먹었어요. 뚜껑 덮으면 뚜껑도 설거지해야 하니까요.


역시 믿고 먹는 베트남 인스턴트 라면!


뭔지 몰라도 베트남 인스턴트 라면은 구입해도 된다고 해도 될 정도로 대체로 맛이 괜찮아요. 이것 또한 상당히 맛있었어요. 살짝살짝 향긋한 풀냄새가 혓바닥 위에 내려앉았다 사라졌어요. 치즈 같던 젓갈 냄새는 많이 약해졌어요. 해물라면을 치즈와 같이 먹는다고 생각하면 아마 비슷한 맛일 거에요.


하늘하늘한 면과 잘 어울리는 맛이었어요. 살짝 살짝 스쳐지나가는 풀냄새가 기름의 느끼함을 안고 날아갔고, 건더기도 괜찮았어요. 고추 기름 덕분에 매콤한 맛이 있었지만, 맵다고 말할 수준의 매운 맛은 아니었어요. 이 역시 그냥 혀 위를 지나가는 매운맛이었어요. 전반적으로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가볍게 후루룩 먹을 수 있는 라면이었어요.


야식으로 먹기에 참 좋은 라면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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