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외국 먹거리

베트남 쌀국수 라면 NIFON PHO GA

좀좀이 2015. 12. 16.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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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음식이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쌀국수에요.


그리고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정말 먹기 고약했던 부식이 바로 '쌀국수'였어요. 온수가 펄펄 끓는 것도 아닌데다 플라스틱 용기가 상당히 부실해서 면이 제대로 익는 꼴을 전역할 때까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부식. 맛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면이 워낙 설익고, 설익는 것 때문에 오래 놔두면 한쪽은 설익고 한쪽은 흐물흐물 불어터지고, 어쩔 수 없이 생라면으로 먹으려 해도 생라면으로는 아예 먹을 수 없는 그 문제의 부식.


베트남의 쌀국수가 인스턴트 라면으로 나와 있다면 그것은 어떤 맛일까?


베트남 여행 중 먹었던 쌀국수는 매우 맛있었어요. 그에 비해 군대에서 부식으로 나와서 먹던 인스턴트 쌀국수는 매우 맛없었어요. 이 둘의 조화일까?


호기심을 못 이기고 결국 구입해버렸어요. 베트남 NIFON 라면의 Pho Ga. 닭 쌀국수. 베트남 라틴 알파벳을 그대로 쓰면 네이버 검색 결과 등에서 나올 때 이상하게 나오는 현상이 있다보니 그냥 기본 라틴 알파벳으로 적었어요.



무언가 투박한 디자인. 솔직히 라면만 끓여서 저 정도 모습이 나온다면 만세를 부르겠지만, 당연히 저런 모습이 안 나올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예전 베트남 여행때 숙소에서 조식으로 라면을 먹을 수 있었는데, 라면을 먹겠다고 하면 이런저런 재료를 추가적으로 넣고 끓여주었었거든요. 그리고 저런 게 다 들어있다면 봉지가 저 크기일 리 없지요.



"이건 컵라면처럼 끓여먹으라고 되어 있네?"


그림만 보아도 대충 이해할 수 있었어요. 사발에 뜨거운 물을 붓고 3분간 덮어놓으면 됨.



일단 내용물은 이렇게 되어 있었어요.


전자렌지 돌리는 것조차 귀찮아서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 부었어요. 뚜껑을 덮으면 뚜껑도 설거지해야 하기 때문에 뚜껑 덮는 것도 생략했어요.


"이거 면 매우 빨리 풀어지는구나!"


정수기 물에 잠기자마자 면은 바로 풀어지기 시작했어요. 면발은 진짜로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푸드에 어울렸어요. 뜨거운 정수기 물에 닿자마자 벌써 풀어지기 시작했으니까요.



면을 뜨거운 물에 데치는 것처럼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주자 금방 면이 익었어요.


"과연 얼마나 맛있나 볼까?"


베트남에서 먹었던 그 쌀국수의 추억. 목욕탕 의자 같은 그 너무나 낮은 의자에 앉아서 후루룩 먹던 그 쌀국수. 과연 그 맛을 느낄 수 있을까?


베트남 또 가고 싶다. 왜? 쌀국수 먹으러...


맛있지 않았어요. 매우 빠르게 만들어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어요. 왠지 참기름을 부어서 먹고 싶어지는 맛이었어요. 참기름을 부어서 참기름 둥둥 떠다니는 국수로 만들어 먹으면 오히려 더 괜찮지 않을까 싶었어요. 아주 맛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베트남의 쌀국수 맛이라고 하기에는 맛이 너무 부족했어요. 그냥 빠르게 후다닥 먹어치우기에 딱 어울렸어요.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었고, 면은 입 속으로 홀홀 들어갔어요. 이것 자체만으로는 맛이 너무 부족했어요.


이건 그냥 '아...베트남 쌀국수 라면은 이런 맛이구나' 정도로 끝났어요. 특별히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점이라면 그냥 물을 붓자마자 풀어지기 시작하는 면발 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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