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정 하나 남았다."
강구역에서 나왔을 때 시각은 2023년 12월 6일 오후 1시 8분이었어요.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 강구역 설명문을 사진으로 찍었어요.

"시간 완전 널널한데?"
이날 일정이라고는 이제 영덕강구우체국 가서 엽서에 우편날짜도장을 받고, 경상북도 영덕군 강구항 강구대교 동광어시장 강구항 대게거리 관광도장인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를 획득하는 것 뿐이었어요. 이때 제가 영해면으로 돌아가기 위해 타야 하는 버스는 저녁 6시 50분 버스였어요. 강구버스터미널은 노선 버스가 잠시 정차하는 간이매표소에요. 그러니 버스가 약간 더 일찍 올 수도 있고, 더 늦게 올 수도 있는 곳이었어요.
그렇지만 이제 오후 1시인데 저녁 6시 50분 버스까지 무려 거의 5시간이나 남아 있었어요. 강구항은 처음 와보는 곳이라 얼마나 시간이 많이 걸릴 지 몰랐어요. 돌아다니며 영상 촬영할 만한 것들은 영상을 촬영하면서 돌아다닐 예정이었어요. 이렇게 영상을 촬영하며 돌아다니면 시간이 꽤 오래 걸릴 거였어요. 아무리 그래도 이곳을 5시간 동안 돌아다녔는데 다 못 보고 시간에 쫓길 것 같지는 않았어요.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몰라도 그 정도까지 걸릴 곳은 아닐 거였어요.
게다가 강구버스터미널은 강구대교 근처에 있었어요. 강구역으로 돌아와야 하는 일정이라면 강구역까지 걸어간다고 가정했을 때 소모되는 시간이 조금 길 거였어요. 그러나 저는 기차역으로 갈 것이 아예 아니었어요. 이 당시에는 영해면에 기차역이 없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강구역으로 가봐야 영해면으로 바로 갈 수 없었어요. 강구역 가봐야 영덕역으로 가는 기차 뿐이었고, 영덕역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영해면으로 돌아가야 했어요. 그런데 굳이 이렇게 가고 싶지는 않았어요. 처음 가보는 강구버스터미널에서 처음 타보는 노선의 버스를 타고 편하게 영해면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어요.
마음이 너무 편합니다
뭔 짓을 해도 이 일정은 무난히 끝날 예정입니다
시간은 많이 남아 있었고, 비가 내릴 하늘도 아니었어요. 이러면 이날 일정은 무조건 쉽게 끝날 거였어요. 그래서 즐겁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걷기 시작했어요.

'우체국 갔다가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 받고, 그 다음에 우체통에 엽서 집어넣고 돌아가면 되겠다.'
처음부터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까지 다 구한 후에 우체국으로 가는 방법도 있었어요. 이러면 진짜 첫 번째 목표이자 제일 중요한 강구항 관광도장 수집부터 끝내는 거였어요. 그 다음은 아무 부담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되었어요. 그렇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세상에는 귀신에 홀린 듯 실수할 때가 있다
아무 이유 없었어요. 상식적으로 보면 먼저 제일 중요한 관광 도장부터 다 모아야 했어요. 그렇지만 이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귀찮게 왜 그렇게 해? 실컷 놀다가 돌아오는 길에 모으면 되지.'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가 해파랑공원에 있는 줄 알았어요. 강구대교 기준으로 동쪽에 영덕강구우체국이 있었고, 거기에서 더 가야 해파랑공원이 있었어요. 이때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가 해파랑 공원 어딘가에 있는 줄 알았어요. 그렇다면 영덕강구우체국 가서 한국철도100주년 기념 스탬프 강구역 도장을 찍은 엽서에 날짜도장을 받은 후, 강구항 일대에서 놀다가 돌아갈 때 해파랑공원에서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를 획득한 후, 강구대교를 향해서 걸어가다가 영덕강구우체국 앞 우체통에 엽서를 넣는 게 나아 보였어요.
동선상으로 보면 아무 문제될 것이 없었어요. 바로 당일에 날짜도장을 전부 받지 못한다는 점이 안 좋기는 했지만, 딱 그것 뿐이었어요. 생각해보면 하나는 당일에 우체국 가서 날짜도장을 받고, 다른 하나는 우체통에 넣어서 나중에 제가 여행을 마친 후에 엽서를 받아보는 것도 꽤 좋아보였어요. 여행을 마친 후에 제가 제게 보낸 엽서를 받는 것도 꽤 재미있거든요.
그래서 아주 널널하게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강구역에서 여기저기 둘러보고 실컷 놀다가 강구대교로 걸어갔어요. 강구역에서 시간이 크게 지체되지는 않았어요. 강구역 자체는 그렇게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어요. 강구역 주변은 바닷가 동네 느낌이 전혀 없다는 것 정도였어요. 그리고 주차장 쪽으로 가면 역에서 빠져나가는 게 아니라 역에서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2023년 12월 6일 오후 2시, 강구대교에 도착했어요.
"여기는 시작부터 대게네?"
강구대교를 건넜어요. 본격적으로 대게의 메카 강구항이 시작되었어요.
"여기 엄청난데?"
강구대교를 다 건넜을 때였어요. 백주대낮인데 음주단속을 하고 있었어요. 백주대낮에 음주단속하는 동네는 처음 봤어요. 시작부터 강렬한 장면으로 시작되었어요.
"여기는 진짜 대게 테마파크다!"
강구항은 정말 대게 테마파크 같았어요. 대게 식당들이 제각각 커다란 대게 조형물을 가게에 설치해놨어요. 그래서 온통 대게 조형물이었어요. 대게가 특산물이라는 점이 확 느껴지는 곳이었어요. 대게 찌는 냄새, 대게 드시러 오라는 호객 소리 때문에 확 느껴지는 게 아니었어요. 진짜 지천에 거대한 대게 조형물이 있었어요. 여기는 그냥 구경하러 와도 재미있는 곳이었어요.
2023년 12월 6일 오후 2시 23분, 영덕강구우체국에 도착했어요.

영덕강구우체국 안으로 들어갔어요. 강구역 도장을 찍은 엽서에 일반날짜도장을 받고 싶다고 했어요. 직원분께서 친절하고 밝게 엽서에 도장을 찍어주셨어요.
"이따 우체국 앞에 있는 우체통에 엽서 넣으면 날짜도장 찍히고, 나중에 제가 받을 수 있나요?"
"당연하죠. 그런데 지금 가져오시면 바로 찍어드릴께요."
"아뇨, 이제 강구 도착해서요. 여기 돌아다니다 나중에, 이따 돌아갈 때 엽서 한 통 부치려구요."
"그러시면 우체국 앞 우체통에 넣으시면 되요. 매일 아침 확인하니까요."
우체국 직원분께서 우체국 문 닫으면 우체통에 엽서를 넣으면 된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연신 만약 우체국이 열려 있을 때 오면 바로 도장을 찍어주겠다고 하셨어요.
이후 강구항을 신나게 잘 돌아다니며 즐겁게 놀았어요.
"이제 슬슬 도장 모으러 가볼까?"
도장이 없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해파랑 공원으로 갔는데 도장이 안 보였어요. 지도에서 다시 잘 확인해봤어요.
님아 그 다리를 건너지 마오!
님아 영덕 오십천을 건너지 마오!
왠지 일이 잘 풀린다 했다!
"뭐야? 강구대교 서편에 있었어?"
동선이 완전히 망했어요.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는 강구대교 서편에 있었어요.
내가 왜 그렇게 착각했을까?
쉽기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대게들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내가 대체 왜 이랬지?"
지도를 보며 경악했어요. 거리가 상당히 멀었어요. 영덕 오십천을 건너면 안 되었어요. 강구역에서 나와서 강구항으로 걸어오는 길에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도 모아야 했어요. 강구역에서 강구항으로 걸어가는 길에 강구파출소가 있어요. 이 강구파출소 근처에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가 비치된 스탬프함이 있었어요.
즉, 강구대교 건너기 전에 - 정확히는 강구역에서 강구대교로 올 때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도 모아야 했고, 그렇게 모은 도장까지 합쳐서 엽서 2장을 들고 영덕강구우체국으로 가야 했어요. 만약 그랬다면 매우 쉽게 다 끝났을 거였어요. 강구역에서 도장 모으고, 강구대교로 걸어가는 중에 강구파출소 옆 스탬프함에서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 모으고, 그 다음 강구대교 건너서 영덕강구우체국 가서 일반날짜도장 받으면 끝날 일이었어요.
이건 진짜 엄청나게 쉬운 난이도였어요. 강구역에서 강구파출소까지 거리가 도보로 1.4~1.6km 정도 되는 거리이긴 한데, 이 정도야 별 생각없이 걸으면 쉽게 걸어갈 만한 거리구요. 하지만 지도를 보고 착각해서 강구대교를 건너버렸고, 그 순간 동선이 매우 안 좋아졌어요.
"강구대교 다시 넘어가야 하잖아!"
강구대교로 걸어갔어요. 오후 5시 53분, 강구대교를 다시 다 건넜어요.

대게가 번쩍이고 있었어요. 그리고 강구항으로 가는 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어요.

오후 6시, 강구파출소에 도착했어요.

"어디 있지?"
해파랑길 소개문에 나와 있는 곳으로 갔어요. 그러나 스탬프함이 안 보였어요. 강구파출소 근처를 계속 돌아다니며 스탬프함을 찾아봤지만 안 보였어요.
"분명히 여기 어딘가에 있을 건데?"
아무리 돌아다녀도 찾을 수 없었어요.
'아, 여기 영상 찍으신 분 있으셨지?'
동해시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유튜버 분이 계셨어요. 그분께서는 해파랑길을 쭉 걷고 계셨어요. 그분 유튜브에서 강구항에 있는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함 위치가 떠올랐어요. 그분도 스탬프함 찾느라 조금 헤메었던 것으로 기억했어요. 어쨌든 그분 영상에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가 있는 스탬프함 위치가 정확히 나와 있었던 것이 기억났어요.
"그 영상 보고 찾아야겠다."
강구파출소 근처에서 그분 영상을 돌려봤어요. 스탬프함 위치가 있었어요.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가 있는 스탬프함은 강구파출소 바로 왼편에 있었어요. 잘 보이지 않았어요.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가 있는 스탬프함은 파란 지붕이 있는 노란색 단층집 모양이었어요. 문은 파란색이었어요.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 인면은 이렇게 생겼어요.

준비해간 우편엽서에 예쁘게 찍었어요.

이것은 당시 강구교 모습이에요. 원래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는 강구교 입구에 있었어요. 그런데 이 당시 강구교가 공사에 들어가면서 스탬프함이 이전한 거 같았어요. 강구교 너머에는 대게 테마파크 같은 강구항 강구 대게거리가 번쩍이고 있었어요.
'강구우체국 또 가야겠네.'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는 구했어요.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어요. 이 엽서에 날짜도장도 받아야 했어요. 그러려면 다시 강구대교를 건너서 영덕강구우체국까지 가야 했어요.
"내가 대체 뭐에 홀렸지?"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그제서야 정확히 뭐에 홀렸는지 깨달았어요.
강구에는 강구파출소가 두 곳 있다!
경상북도 영덕군 강구면 강구항 일대에는 파출소가 두 곳 있어요. 하나는 일반 파출소인 강구파출소이고, 다른 하나는 해양경찰 파출소인 강구파출소에요. 둘 다 지도에서 검색하면 '강구파출소'라고 나와요. 먼저 일반 파출소인 강구파출소는 강구대교 및 강구교 서편에 있어요. 반면 울진해양경찰서 강구파출소는 강구대교 동편에 있는 해파랑 공원 근처에 있어요. 일반 파출소 강구파출소와 해양경찰 파출소 강구파출소 간의 거리는 안 가까워요. 1.3km쯤 되요.
그래서 '강구파출소'라고 하면 일반경찰 파출소인지 해양경찰 파출소인지 매우 잘 확인해야 해요. 하지만 저는 강구항이 처음이라 이 사실을 아예 몰랐어요. 그래서 '강구파출소'라고 검색해서 나온 두 곳 중 해파랑공원 근처에 있는 강구파출소가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가 있는 곳이라고 착각했던 것이었어요. 하지만 코리아둘레길 해파랑길 20코스 스탬프는 일반경찰 강구파출소 건물 왼편에 있었어요.
강구대교를 다시 건넜어요. 영덕강구우체국으로 다시 갔어요. 2023년 12월 6일 오후 6시 25분, 영덕강구우체국에 도착했어요.

영덕강구우체국 앞에 있는 우체통에 엽서를 넣었어요. 그리고 다시 강구대교를 건넜어요. 6시 50분에 있는 영해면 거쳐서 울진으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갔어요. 이 버스를 타고 영해면으로 돌아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