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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443

타이완 음식 蒼蠅頭 (창잉터우, 파리 머리)

예전 타이완 갔을 때였어요. 타이완에서의 첫 식사는 저녁식사였어요. 식당에 들어갔더니 이런 음식이 있었어요. "이건 무슨 밥에 비벼먹는 양념인가?" 파와 다진 고기, 방울토마토를 넣고 볶은 음식이었어요. 아무리 보아도 젓가락으로 먹는 음식 같아보이지는 않았어요. 젓가락으로 집어먹기에는 너무 잘아서 이 그릇을 다 비우려면 수 시간 걸릴 것 같았거든요. 밥에 한 숟갈 푹 퍼서 올린 후 비벼먹어보았어요. "이거 입에 잘 맞는데!" 짭쪼름하고 고소해서 밥 위에 올려서 비벼먹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타이완을 좋아하는 동생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물어보았어요. "이 음식 알아?""글쎄요? 한 번 타이완 친구들에게 물어볼께요." 며칠 후. 동생은 타이완 친구가 이 요리 이름이 蒼蠅頭 라고 알려주었다..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20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카우만 모스크 Kauman Great Mosque

"아우...더는 못 걷겠다." 나는 지금 덥다. 더워서 땀이 난다. 땀이 나서 덥다. 그래서 땀이 난다. 그래서 덥다. 그래서 땀이 난다. 그래서 덥다... 아주 안 좋은 현상의 무한 궤도였어요. 가뜩이나 덥고 습한데, 땀이 비오듯 쏟아지니 옷 속은 한증막. 정말 웃통을 홀라당 다 벗고 돌아다니고 싶었어요. 차마 웃통을 벗어버릴 수는 없어서 가끔 옷 속으로 바람을 불어넣는 수밖에 없었어요. 바람이라도 불면 좋을텐데 바람은 하나도 불지 않았어요. 몸은 딱 두 가지 상태 중 하나를 반복하고 있었어요. 땀 때문에 미끌거리거나, 아니면 땀이 말라서 찐득거리거나요. 이제 남은 것은 카우만 모스크 - 정식 명칭이 masjid gedhe kauman 이고, masjid besar 라고도 부르는 모스크였어요. 따만 사..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18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왕궁 Kraton Ngayogyakarta Hadiningrat

"이거 화산재 아니야?" 크라톤으로 가는 길. 바닥에는 고운 회색 모래가 깔려 있었어요. 이 빛깔을 가진 모래는 고향에서 간간이 보던 것이었어요. 순간 이것이 화산재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도네시아인 친구가 2010년 므라삐 화산 폭발때 족자카르타 시내 전체가 회색빛이 되어버렸다고 말해주었어요. 말 그대로 엄청난 양의 화산재가 족자카르타를 덮쳤다는 이야기에요. 그런데 이것은 눈이 아니니 쌓인 것이 자연적으로 모두 없어질 리도 없었고, 어딘가에는 분명 흔적이 남아있을 것이었어요. 그 흔적이 바로 이 고운 회색 모래가 아닌가 싶었어요. "어? 박물관에서 한 시간이나 있었잖아!" 카메라로 왕궁 입구를 멀찍이서 찍고 촬영 시각을 확인해보니 10시 반 조금 안 된 시각이었어요. 30분이면 충분히 다 볼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17 인도네시아 요그야카르타 소노부도요 박물관 sonobudoyo museum

'크라톤 다 보는 데에 2시간이면 충분하겠지?' 9시 조금 넘었는데 2시간이면 11시. 넉넉잡아 3시간이라고 해도 12시. 아직 시간이 널널했어요. 원래 숙소에서 출발하려고 했던 시각보다 늦게 출발하기는 했지만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오늘 일정 계획을 짤 때, 처음부터 중간에 쉬고 길 헤매고 늦장부릴 것을 다 집어넣어서 숙소에서 일찍 출발하려고 했던 것이었거든요. 최대한 일정이 꼬일 것이라고 가정해서 일정을 짠 것이었고, 아직까지 크게 일정이 꼬인다는 것은 없었기 때문에 그럭저럭 시간이 만회되어가고 있었어요. 길거리 표지판에는 자바어도 적혀 있었어요. '여기는 사람들이 진짜 자바어를 사용하나보구나.' 노란색 라틴 알파벳 아래 적혀 있는 글자가 바로 자바어 문자에요. 첫날 친구가 제 앞에서 가는 사람..

아쿠아플라넷 (전라남도 여수)

지난주 전남 여수시에 있는 한화 아쿠아플라넷을 다녀왔어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두 가지를 들라면 이것들이었어요. 먼저 박카스 광고판 이거 아이디어 너무 좋아! 박카스 광고가 아이디어를 보면 괜찮은 편이에요. 박카스 광고와 관련된 책도 나와 있지요. 아쿠아플라넷에 맞추어 만든 박카스 광고의 아이디어를 보고 진짜 깔깔 웃었어요. '근무' 대신 '헤엄'이라고 바꾸어서 격무에 시달리는 바닷속 친구들 모습을 그린 것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상어 부장님께서는 전날 너무 달리신 거 아닐까요? 상어 부장님은 박카스가 아니라 해장국이 필요할 거 같은데요... 두 번째는 피라니아 시간을 잘 맞추어서 가면 피라니아 먹이 주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저도 시간을 맞추어서 피라니아 먹이 주는 것을 보러 갔어요. 일단 사진 찍을 ..

여행-한국 2015.07.31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16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중앙우체국

핸드폰 알람 소리를 듣고 눈을 뜬 것은 새벽 6시. 못 일어나겠다. 알람을 듣고 정신은 돌아왔어요. 기분좋게 2015년 6월 4일 목요일 아침을 맞이하고 싶었지만, 그것은 희망사항이었어요. 양쪽 어깨와 허리가 너무 아파서 도저히 일어날 수 없었어요. 원래 계획은 아침 일찍 준비하고 날이 뜨거워지기 전에 왕궁인 크라톤과 따만 사리를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쉬다가 프람바난 사원으로 가는 것. 지금 일어나서 슬슬 준비를 해야 했어요. 그러나 양쪽 어깨와 허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심해서 일어날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하도 아파서 그냥 침대 위에 엎드렸어요. '별로 잠을 자지 못해서 그런가?' 전날 방콕에서 머무를 숙소를 검색하고, 인도네시아어 교재를 보다 보니 새벽 2시 넘어서 잤어요. 실상 4시간..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15 인도네시아 요그야카르타 전통 음악

2층부터는 시간이 없었고, 화엄경 내용도 잘 몰랐기 때문에 빠르게 둘러보며 올라갔어요. 한 층 뱅 돌고 한 층 올라가는 식으로 계속 올라갔어요. 드디어 마지막 층까지 올라왔어요. 문 앞에 있는 돌사자는 사나운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갈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사자 석상이기는 한데, 사자보다는 강아지 같았어요. 왠지 데리고 놀려고 하면 같이 놀 수 있을 것 같은 모습이었어요. 사나운 사자도 낙천적인 인도네시아 오더니 성격이 변해버린 건가? 뭔가 사납고 무서운 기색이 있어햐 하는데, 그런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사자도 'selamat siang' 이라고 웃으며 인사할 기세였어요. 정상부는 탑이 매우 많았어요. 이 탑 속에는 원래 전부 불상이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역시나 약탈당했고, 실제 안에 불..

태국 어린이날 기념 우표 2013~2015 (아세안 국가 문화)

태국으로 여행 가서 사 온 기념품 중 하나가 우표에요. 이 우표들은 어린이날 기념우표랍니다. 전통의상을 입은 아세안 국가 캐릭터들이 아세안 국가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지요. 재미있는 것은 베트남만 유독 여자 캐릭터가 나온다는 점이에요. 2015년 각국의 교통수단 도안으로 발행된 어린이날 기념우표를 보면, 모두가 남자 캐릭터가 아무도 타지 않은 교통수단과 함께 있는 반면, 베트남만 여자가 타고 있어요. 동남아시아에서도 베트남 여성은 유명한가 봅니다. 2013년 아세안 국가 캐릭터 남녀 한 쌍이 각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있어요. 2014년 각국의 인사말이랍니다. 싱가포르는 인사가 영어로 되어 있어요. 이 우표의 재미있는 점은 각국 인삿말 아래에 작게 태국어로 어떻게 읽는지 적혀 있다는 점이랍니다. 2015년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14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보로부두르 사원

샤워! 방에 들어오자마자 에어컨을 켜고 옷을 벗기 시작했어요. 땀에 절은 옷은 쉽게 벗겨지지 않았어요. 가뜩이나 땀이 줄줄 나는데 잘 벗겨지지 않는 옷을 벗느라 땀이 더욱 쏟아졌어요. 옷을 찢어버리고 싶을 지경이었어요. 그러나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옷을 몸에서 잡아뜯어내듯 벗었어요. 옷을 바닥에 내팽겨치고 침대 위에 놓여진 새로 제공된 수건을 집어들고 화장실로 들어갔어요. "아, 시원해!" 샤워기로 찬물을 몸에 뿌리자 너무 행복했어요.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은 햇볕에 데워졌는지 미지근했어요. 그래도 좋았어요. 미지근한 물은 체온보다 낮았기 때문에 시원하다고 느껴졌거든요. 그리고 끈적거리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구요. 머리에 물을 끼얹지니 태양에 달구어진 머리가 빠르게 식는 기분이었어요. 샤워기로 몸에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13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말리오보로 거리

2015년 6월 3일 아침 7시. 친구가 왔다고 해서 고양이 세수를 하고 모자만 대충 눌러쓴 채 숙소 리셉션으로 나갔어요. 리셉션에서는 친구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것은 내가 만든 나시 고렝이야.""정말 고마워!" 친구의 집은 제가 머무르고 있는 숙소에서 상당히 먼 곳이었어요. 게다가 친구가 건네준 나시 고렝은 매우 따뜻했어요. 친구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자기가 이것을 직접 만들었다고 했어요. 그렇다면 대체 몇 시에 일어난 거지? 친구는 전날 일찍 잔 것도 아니었어요. 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카카오톡으로 나누다가 잤기 때문에 최소한 자정은 넘어서 잤어요. 그렇게 대화를 하다 자정 넘겨서 잔 후, 일찍 일어나서 저를 위해 나시 고렝을 만들어 제가 머물고 있는 숙소까지 오토바이를 몰고 온 것이었어요..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12 인도네시아 요그야카르타

"여기가 족자카르타역인가?" 기차가 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4시 40분. 시간으로 보면 여기가 제가 내려야할 기차역 같았어요. 그렇지만 왠지 내리는 것이 망설여졌어요. 왜냐하면 요그야카르타에는 기차역이 3개 있거든요. 먼저 흔히 '요그야카르타역'이라고 부르는 뚜구역 stasiun Tugu, 뚜구역에서 동쪽으로 약 1km 가면 있는 름뿌양안역 stasiun Lempuyangan, 마지막으로 공항에 있는 마구오역 stasiun Maguwo가 있어요. 단순히 요그야카르타 도착했다고 마구 내릴 일이 아니었어요. 그냥 숙소로 들어가는 것이라면 요그야카르타 역 중 아무 데에서나 내려도 큰 상관은 없었어요. 하지만 친구가 뚜구역에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정확히 뚜구역에서 내려야 했어요. "여기 뚜구역이에요?""예..

인도네시아 국민 가요 - 야간 열차 kereta malam

인도네시아에는 '당둣' dangdut 이라는 노래 장르가 있어요. 이 장르는 인도네시아에서 매우 유명하고 인기 좋은 장르이지요. 이 당둣 중에서 매우 유명한 노래가 바로 kereta malam 이라는 노래에요. 우리말로 번역하면 '야간 열차'이지요. 이 노래는 인도네시아에서 '당둣의 왕'이라고 불리는 Rhoma Irama 가 지었다고 해요. 이 사람은 당둣 음악가이자 배우, 정치인인 사람이지요. 그리고 이 노래를 부른 사람은 Elvy Sukaesih 라는 가수에요. 이 가수 역시 인도네시아에서 매우 유명한 가수라고 해요. Kereta malam 은 매우 유명한 노래이자 인도네시아에서 거의 국민 가요급이다보니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이 부른다고 해요. 그리고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지요. 먼저 Elvy Suk..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11 인도네시아 기차로 자카르타에서 족자카르타

2015년 6월 2일 새벽 5시 30분. 눈을 떴어요. 남반구에서 처음 맞이하는 아침. 창문을 여니 시원한 아침 공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 전날 오후에 느꼈던 그 더위가 단순히 꿈 속에서 느꼈던 더위라 생각될 정도였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 느꼈던 건조기후 한여름의 일교차보다 일교차를 더욱 확실한 것 같았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 느꼈던 한여름의 일교차는 도저히 살 수 없다는 더위와 살 만한 더위. 하지만 여기는 엄청난 더위와 선선한 아침. "적도 근처는 연교차보다 일교차가 크다는 특징이 있다." 중학생들에게 가르치던 내용이 몸으로 느껴지고 있었어요. 지금껏 매해 중학생들에게 저위도 지역의 기후를 가르쳐왔지만 실제 저위도 지역을 와본 것은 이번이 처음. 연교차보다 일교차가 크다느니, 스콜이 내린다느니, 열대 우..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10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므르데까 광장 Medan Merdeka

드디어 인도네시아. 창밖을 보며 '슬리맛 씨앙'이라고 중얼거렸지만, 그다지 썩 밝은 마음은 아니었어요. 하늘이 너무나 우중충했거든요. 일단 목표가 버스를 타고 감비르역 stasiun gambir 으로 간 후, 므르데까 광장 medan merdeka 을 가로질러 숙소로 가는 것이었어요. 숙소에 짐을 던져놓고 나와서 다시 기차역으로 간 후 기차표를 구입하고, 자카르타 시내를 돌아다니며 구경하다가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는 것이 오늘 일정. 친구 말에 의하면, 공항에서 '담리 버스' 라는 것을 타고 감비르역까지 바로 갈 수 있었어요. 거리상으로는 26km 조금 넘는 거리. 친구 말도, 그리고 제 경험상으로도 길이 막히거나 서행으로 달리지 않으면 30분이면 갈 거리였어요. 비행기는 오후 1시에 도착했고, 입국..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09 베트남 호치민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가기

새벽 4시 반. 알람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어제 몇 시에 잤지?" 전날 어떻게 잠자리에 누웠는지는 기억이 났지만, 언제 잠자리에 누웠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어요. 침대 위에 양반 다리로 앉아서 노트북에 여행 기록을 정리해 올리다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어요. 잠깐 눈을 감으면 5분. 여행 기록 또 정신차리고 정리하다 잠깐 눈을 감으면 10분. 이것을 반복하다가 어떻게 대충 여행 기록을 다 정리하고 노트북을 끄고 침대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갔어요. 이렇게 동작들은 기억이 나는데 언제 잤는지는 도저히 기억나지가 않았어요. 4시 반에 눈을 뜨기는 했지만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그냥 몽롱하고 눈을 뜰 수가 없었어요. 일어나기는 해야 하는데 눈이 떠지지 않고 정신도 돌아오지 않아서 자리에서 뒤척이기만 했..

인도네시아 자바섬 전통악기 Angklung 과 Calung

인도네시아는 1만개가 넘는 섬으로 구성되어 있고,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해상 교역로 가운데에 위치해 있어서 다양한 문화가 존재해요. 그리고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은 전세계에서 거주하고 있는 인구가 가장 많은 섬이기도 하지요. 자바 음악은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드뷔시를 위시한 여러 서양 음악인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음악으로 유명하답니다. 이번에 소개할 악기는 인도네시아 자바섬 전통악기인 Angklung 과 Calung 이랍니다. 이 사진에서 왼편에 보이는 대나무로 만든 실로폰 비슷해 보이는 악기가 바로 짤룽 Calung 이랍니다. 그리고 가운데에 보이는 대나무로 만든 악기가 앙클룽 Angklung 이지요. 앙클룽은 인도네시아에 힌두 문화가 들어오기 전부터 존재했다고 해요. 이 악기는 힌두..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08 베트남 호치민 노트르담 성당

벤탄 시장을 나와 통일궁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망고스틴이다!" 망고스틴을 팔고 있는 노점상이 보였어요.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지 않았어요. 망고스틴을 사서 먹고 저녁을 굶느냐, 망고스틴을 포기하고 저녁을 먹느냐. 그래도 과일 때문에 저녁을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더욱이 망고스틴은 껍질이 두껍기 때문에 1kg을 구입해봐야 실제 먹는 양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저녁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지금 망고스틴을 사먹으면 다음날 기내식 먹을 때까지 굶어야할 수 있었거든요. 목이 말라서 편의점 가서 음료수를 하나 사먹고, 찐빵 같은 만두도 하나 사먹고 나왔어요. 별 생각 없이 걸어가다보니 힌두교 사원인 수브라마니암 스와미 사원 Subramaniam swamy temple 이 나왔어요...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07 베트남 호치민 벤탄 시장

비행기에 탑승한 후, 기내식을 먹고 바로 잤어요. 다음날 비행기가 아침 10시였거든요. 호치민 밤거리까지 구경하고 샤워하고 여행 기록 정리하면 자정은 될 듯 했어요. 아침 10시 비행기이니 3시간 전이면 아침 7시. 지도를 보니 공항이 시내에서 멀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늦는 것보다는 일찍 가는 게 나았기 때문에 아침 6시쯤 152번 버스를 타고 호치민 공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어요. 그러면 실제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은 약 5시간. 자정에 눈 감자마자 잠을 자기 시작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러고보면 여행에서 정말 '나중에' 라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잘 수 있을 때 자야 하고,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야 하고, 갈 수 있을 때 가고, 구입할 수 있을 때 구입해야지, '나중에'라고 했다가는 그 '나중'이 여행..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06 인천국제공항에서 밤새고 출국하기

"드디어 끝났다!" 학원이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집으로 갔어요. 마지막 출근을 조용히 잘 넘겼어요. 속이 시원했어요. 가볍고 신나는 발걸음으로 집에 돌아왔어요. 원래 계획은 집에 오자마자 마지막으로 짐을 정리하고 바로 P형네 집으로 가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집에 도착하니 너무 더웠어요. 몸에서는 땀이 나고 있었어요. 샤워를 해야 했어요. 샤워를 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어요. 단지 땀이 나기 시작했고, 이대로 P형네 집까지 가면 겉옷까지 모두 땀에 절어버릴 것 같았어요. 속옷과 양말이야 버릴 것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땀에 젖든 뭐하든 상관 없었지만, 겉옷은 이야기가 달랐어요. 샤워를 하고 마지막으로 짐을 꾸렸어요. 캐리어는 학원 가기 전에 다 꾸려놓았기 때문에 건드릴 필요가 없었고,..

라오스 루앙프라방 지도 및 푸시산 올라갈 때 Tip

라오스 루앙프라방 지도입니다. 루앙프라방 자체는 크지 않아서 구경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는답니다. 숙소는 조마 베이커리쪽 및 푸시산 남서쪽에 많이 있어요. 조마 베이커리는 우체국 근처에 있답니다. 푸시산 남서쪽에 있는 숙소에서 주요 관광지 및 야시장이 열리는 거리까지 가기 위해서는 돈 내고 산을 넘거나 산을 뱅 돌아가야 할 것 같지만 산을 가로질러가는 길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조마 베이커리 근처로 숙소를 잡아야할 필요는 없답니다. 푸시산을 올라갈 때, 야시장이 열리는 쪽에서 올라가는 것보다는 푸시산 남서쪽에 있는 Wat Thammothayaram 왓 탐모타야람을 통해 올라가서 야시장쪽으로 내려가는 것을 추천해요. 왓 탐모타야람은 푸시산 남서쪽 사면에 조성된 절인데 곳곳에 불상들이 배치되어 있어..

라오스 커피 Dao coffee original

라오스 여행 마지막에 라오스 화폐인 '낍'이 많이 남으면 슬슬 골치가 아파지기 시작해요. 정말 많이 남으면 손해 보더라도 달러로 다시 환전을 할텐데, 애매하게 많이 남으면 처리하기 골치아프지요. 참고로 1만낍이 우리나라 돈 1400원 정도 해요. 그리고 라오스는 선물 살 것이 많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참 적은 나라이기도 해요. 특히 태국 북부에서 라오스로 넘어온 경우 더욱 그렇지요. 라오스는 공업이 발달한 나라가 아니다보니 기념품으로 구입할만한 것이라고는 주로 수공예품이에요. 그런데 이것도 중국 및 베트남제가 많이 들어와 있지요. 라오스 여행 말미에 낍이 많이 남았을 경우, 선물 구입 겸 낍을 털어버릴 겸 구입할 만한 것으로는 바로 커피가 있어요. 라오스 역시 질 좋은 커피를 생산하는 국가에요. 이렇..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05 벼락치기 여행준비

정말 이도 저도 안 되고 모든 게 계속 꼬여만 가던 상황의 연속이던 4월. 학원 시험 기간은 무사히 잘 넘어갔어요. '이 학원도 확실히 해야겠다.' 주3일 60만원 받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고 있었어요. 순수하게 학원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지난 해의 두 배. 업무 강도는 줄어들어야 하는 상황인데 오히려 더 강해졌어요. 이제는 주5일 뛰는 것과 별 차이도 나지 않을 지경. 흔히 말하는 주 5일 근무와의 차이라면 5일을 연속으로 일하냐 쉬는 날이 들어 있느냐 정도였어요. 동네 학원에서 크게 바랄 것이 있을 리 없겠지만, 주먹구구식에 근시안적 운영은 오히려 더 심해졌어요. 교무실 들어갈 때마다 모든 게 엉망진창인데 어떻게 굴러는 간다는 생각을 했어요. 3년째 일하지만 어떻게 된 것이 나날이 더 엉망이 되어..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04 추억이 다시 자라나기 시작했다

"좀좀이님, 두체통 알아요?""예? 우체통요?" 2014년 봄 어느 날. 카카오톡으로 잡담을 나누던 중 P형이 뜬금없이 '두체통'이 재미있다면서 제게 두체통을 아냐고 물어보았어요. '아니, 내가 우체통도 모르는 줄 아나.' 아무리 요즘 우체통이 보기 어려워졌다고 하지만,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동네 곳곳에 우체통이 있었어요. 빨간 우체통에 직접 편지나 카드, 엽서를 써서 보낸 적도 여러 번이에요. 편지가 우체통 안으로 떨어질 때 편지가 별로 없으면 '퉁' 소리가 났고, 편지가 많이 있으면 '툭' 소리가 났어요. 80원 짜리 '하나 낳아 알뜰살뜰' 우표를 붙여서 우체통에 집어넣은 것이 가장 오래된 기억이에요. 그 이후에 100원 짜리 곤충 시리즈 10장이 나왔어요.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동네 구멍가게에서..

태국 노래 Yes'sir Days - Yahk Hai Tur Dai Yin Hua Jai feat. ฟิล์ม บงกช

태국 여행 중 밤에 숙소에서 잠깐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직원분이 듣고 계셨던 노래. 직원분께서는 영어를 모르시고, 저는 태국어를 몰라서 처음에 제목을 물어보려 노력했지만 제목을 알 수 없었어요. '아...이 노래는 또 조지아 때처럼 영구미제로 남게 되는 건가?' 좋은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제목을 알 방법이 없어 갑갑해하고 있는데 아저씨께서 핸드폰을 꺼내 노래를 끄려고 하셨어요. 그 순간 아저씨의 핸드폰을 보았어요. 'yes sir days. feat...' 뒤는 태국어라 글자가 깨졌는지 ㅁㅁㅁㅁㅁ 으로 나와 있었어요. 하지만 괜찮았어요. 어차피 아직 태국 문자 문맹에서 완벽히 벗어나지 못한 절반 문맹 수준이다보니 봐도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거든요. 방으로 돌아와 바로 노트북으로 노래를 검색해 보았어..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03 라오스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언어인가요

라오스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T동생 때문이었어요. 라오스. 요즘은 관광 때문에 매우 많이 알려졌고, 심지어는 우리나라와 라오스 사이에 직항노선까지 운행되고 있지만, 2008년에만 해도 그렇게 잘 알려진 나라는 아니었어요.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반도 3개국 -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중 가장 안 알려진 나라가 라오스에요. 베트남이야 우리나라가 월남전에 참전했기 때문에 너무나 유명하고, 캄보디아는 킬링필드와 앙코르와트 때문에 유명해요. 타이어 문자는 캄보디아어 문자를 변형시킨 것이라 하더군요. 어쨌든 이 당시, 유명한 베트남, 캄보디아에 비해 정말 잘 알려지지 않은 라오스였어요. 이 무렵, '라오스'라고 하면 라오스에서 들고 나온 '불교 사회주의'와 수도가 '비엔티안'이라는 것 정도 알고 있었어요...

라오스 루앙프라방 야경 the nightview of Luangprabang, Laos

라오스 루앙프라방의 야경. 야경 사진을 찍으며 관광지에서 야경 사진을 찍는 곳을 몇 곳 정해서 잘 관리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풍경을 찍을 때 사진 찍는 포인트는 대충 몇 곳 정해져 있기 마련이다. 그런 곳 몇 곳을 정해서 전망대도 설치하고 전망을 가리는 나무들은 베어내어서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해주면 꽤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그 외 자리는 못 들어가게 하고 훼손하지 못하게 잘 관리하고 말이다. 야경이 참 예뻤다. 그리고 메콩강 일몰은 흔히 보는 푸시산 정상보다 다른 곳에서 보는 게 훨씬 아름다웠다.

일상 여행기 2015.06.23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02 왜 태국어를 공부하자고 하셨나요

때는 2006년 가을. 당시 저는 여러 외국어 학습 및 학습 자료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이 언어, 저 언어 건드려보고 있었고, 어느 한 인터넷 카페에서 채팅을 즐기며 놀고 있었어요. 당시 채팅에서 만난 사람이 두 명 있었는데, 한 명은 저보다 형이었고, 한 명은 저보다 동생이었어요. 셋 다 다른 나라와 외국어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죽이 잘 맞았고, 밤 늦게 새벽까지 채팅을 하는 일이 종종 있었어요. 처음에는 카페 채팅을 이용해 채팅을 했지만, 나중에는 스카이프를 이용해 음성채팅을 즐겨 했어요. 형은 P형, 동생은 T동생이라고 할께요. 그때 T동생은 태국어를 같이 공부하자고 하고 있었어요. "태국어 글자 이상하잖아.""에이, 그런 건 형이면 금방 외워요.""태국어 성조 없어?""성조 있는데요.""아..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01 인도네시아어라니요, 수강신청을 잘 했었어야죠

첫 단추를 잘못 꿰면 다 망한다. 매우 흐렸던 그날, 제주국제공항. "이만 갈께요." 그렇게 떠나고 싶어했던 제주도였는데 막상 떠나려니 무언가 울컥하는 것이 올라오려 했어요. 그렇게 꿈꾸어왔던 서울! 이 날이 오기를 얼마나 갈망했는지 몰랐어요. 항상 떠나고 싶어했던 제주도. 드디어 대학을 서울로 진학하며 떠날 수 있게 되었어요. 이 날을 위해 얼마나 긴 시간을 기다려야했단 말인가! 마지막으로 서울땅을 밟아본 것이 고등학교 1학년 11월에 있었던 수학여행. 그 이후 단 한 번도 비행기를 타보지 못했어요. 바다는 그저 속을 갑갑하게 만드는 원망스러운 장벽. 아주 어렸을 적부터 그렇게 탈출하고 싶어했던 제주도에서 이제야 드디어 탈출한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올 것 같았어요. 하지만 친구들 중 그 누구도 서울로 대..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프롤로그

비행기표를 결제하고 곰곰히 생각해 보았어요. '나는 왜 하필 이 두 나라를 가고 싶어했던 걸까?' 2015년 5월 14일 새벽. 언제부터 이 나라들을 가고 싶어하게 되었는지 떠올려보기 위해 시간을 되짚어나가기 시작했어요. 머리 속에서 무수히 많은 것들이 하나 둘 떠올랐어요.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여러 가지를 보고 들었지만, 항상 그 이전에 이 두 나라에 대한 관심이 있었어요. 어느 순간 잊어버렸을 뿐, 원래는 제가 여행을 갔던 나라들 대부분보다 더 오래 전에 가보고 싶어했던 나라들이었어요. '여행기를 대체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너무나 오래 전에 있었던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했기 때문에 제대로 쓰려면 서두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았어요. 덕분에 제목은 쉽게 정할 수 있었어요.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인도네시아 라마단 문화 - kastangel 쿠키

사람들은 '이슬람 국가' 라고 하면 일단 아랍 국가부터 떠올리지요. 하지만 무슬림이 많은 국가 순위 최상위권은 오히려 인도, 그리고 인도네시아가 차지하고 있답니다.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문화는 아랍의 이슬람 문화와는 약간 차이가 있어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일단 자연환경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지요. 기본은 같으나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서 약간씩 바뀌기 마련이지요. 이번에 소개할 인도네시아의 문화는 인도네시아 라마단 문화와 관련이 있는 것이랍니다. 사진 출처 : http://cookingcharm.blogspot.kr/2013_08_01_archive.html 라마단 가장 마지막 날은 '이드 알-피트르' eid al-fitr 라고 해요.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드 알-피트르 때 kastangel 이라는 쿠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