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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443

서울 대림역 봉자마라탕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안산시 원곡동을 다녀왔다는 것을 잘 우려먹으며 대화하던 어느 날. "대림이 진짜 중국인들 많다던데?" "우리나라에 중국인 많지 않은 곳이 어디 있냐?" 친구가 대림에 중국인이 진짜 많다고 알려주었는데, 단순히 중국인, 조선족만 많다고 하길래 그냥 흘러넘겨들었어요. 중국인, 조선족 많은 곳이야 이제 너무나 흔하디 흔하니까요. 하지만 대림에 중국인이 많다는 이야기는 계속 접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주로 안 좋은 쪽으로 많이 접해서 섣불리 혼자 갈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게다가 대림은 의정부에서 매우 멀었구요. 그러던 중, 옷을 사러 친구와 만나서 가산디지털단지역에 갔다가 이왕 간 김에 대림을 들리기로 했어요. 친구는 대림쪽에서 살고 있어서 이쪽에 맛있는 가게를 안다고 했어요. 그래서 가게..

기억을 되짚어 07 - 통영시 해저터널, 충렬사, 빼떼기죽, 우짜

해저터널로 바로 가는 길도 있었지만 친구의 추억을 들으며 조금 멀리 돌아가기로 했어요. 친구의 옛날 통영 살 때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있었고, 동네 골목을 걸어보는 것도 좋았어요. "우리 점심 뭐 먹지?" 동피랑에서 친구와 점심은 해저터널을 갔다 와서 먹기로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나 그때 무엇을 먹을지는 정하지 않았어요. "빼떼기죽이 뭐?" "아, 빼떼기죽!" 친구 말로는 빼떼기죽이란 말린 고구마에 팥을 넣고 삶아 만든 죽이라고 했어요.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종종 만들어주셨는데, 그때는 그것이 정말 먹기 싫었다고 했어요. 가난하던 시절에 만들어먹던 음식이고, 자기는 차갑게해서 먹는 것을 좋아했다고 말해주었어요. "근데 이름이 뭔가 웃기다. 빼떼기죽." "응, 빼떼기죽." "점심 빼떼기죽 먹을까?" "응..

기억을 되짚어 06 - 통영시 동피랑

"어우, 뭐야!" 시장에 들어가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펄떡펄떡 뛰어다니고 파닥거리는 생선들. 거대한 생선이 요동치며 물을 크게 튀었고, 그것이 다리에 튀었어요. 확실히 살아있는 시장이었어요. 생선도 해산물도 전부 싱싱해서 물을 찍찍 뿜고 팍팍 튀겨대고 있었어요. 친구가 시장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해서 제가 꿀빵을 들었어요. 저는 이렇게 물이 많이 튀기는 곳에서는 카메라를 꺼내고 싶지 않았거든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가뜩이나 지금도 렌즈가 더러워서 사진이 뿌옇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 물까지 튀기면 아예 답이 없는 상황이 벌어져서 렌즈 청소 받으러 가야할 것 같았거든요. "젓갈 맛 보고 가세요!" 한 청년이 젓갈을 맛보라고 했어요. 친구는 그 말에 젓갈을 시식해보러 갔어요. "이게 멍..

기억을 되짚어 05 - 통영시 강구안, 꿀빵

"야, 일어나! 다 왔어." 친구가 흔들어서 깨웠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너무나 평범한 아파트들. 통영도 나름 '시'이니까. 시에 아파트가 없는 게 더 이상한 것이겠지. 잠을 깨야 하는데 잠이 깨어지지 않았어요. 어쨌든 버스에서 내려서 친구를 졸졸 따라 걷기 시작했어요. 이때 양쪽 중지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신발 디자인이 제 발과 맞지 않아서 쉽게 물집이 잡히곤 하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물집이 잡혔어요. 크게 잡힌 것은 아니라 그럭저럭 참고 걸을만 했지만 물집이 안 잡힌 상태보다는 당연히 걷기 부자연스러웠어요. "와...여기 원래 다 논밭이었는데 싹 바뀌었다!" 친구 말로는 예전에는 시외버스터미널만 덜렁 있고 그 주변은 싹 다 논밭이었대요. 그러나 지금 걸으며 주변을 보니..

제주도의 섬 속의 섬 차귀도와 수월봉 세계지질공원

수월봉은 올레길 12코스에 있는 오름이에요. 수월봉 정상에는 고산 기상대가 있고, 수월봉 자체가 올라가기 그렇게 힘든 오름은 아니에요. 수월봉에서 차귀도 포구까지 가는 길은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되어 있지요. 이쪽은 해안가 모습이 특이하고, 옆으로는 천연기념물 제 422호 차귀도가 보이기 때문에 걸어서 돌아보시는 것을 추천한답니다. 참고로 차귀도는 과거에는 유인도였지만 지금은 무인도이며, 최근 개방되어서 제트유람선을 타고 둘러보고, 섬에 올라가서 구경할 수도 있어요. 운항시간은 하절기에는 09:30 ~ 18:30 매정시 및 30분에 운항하고, 동절기에는 09:00 ~ 17:00 까지 매정시 운항한다고 해요. 차귀도 관광은 http://www.xn--hh0b37if3x.net/ 를 참고하세요. 저는 차귀도를..

여행-제주도 2014.09.24

시간을 뒤섞어 - 13 에필로그

이것은 반성문. 여행기를 쓰면서 반성을 하기로 했어요. 가이드 여행을 어떻게 즐겨야하는지 깨달았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그것을 깨달았다고 하기에는 민망했어요. 이미 알고 있었고, 항상 여행가기 전에 하던 것이었으니까요. 처음 계획은 아무 생각 없이 그저 가이드 뒤만 졸졸 따라다니자는 생각이었지만, 막상 가서 보니 가이드가 대동하는 패키지 여행도 여행이었어요. 가이드가 대동하는 패키지 여행에 대한 부정적인 말은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어요. 자유가 없고 남의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 무슨 여행이냐고 비하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이번 대만 여행은 분명 자유도가 높았어요. 화리엔과 예류를 제외하고는 모두 가이드 아주머니께서 주어진 시간 중 절반 정도는 설명해주시며 데리고 다니셨고, 나머지 절반은 알아서 자유롭게..

기억을 되짚어 04 - 진주시 진주성, 촉석루, 꿀빵

남해군 읍내로 돌아와서 할 것은 일단 두 가지 있었어요. 첫 번째는 점심을 먹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남은 일정을 확정짓는 것이었어요. "점심 먹어야지." "벌써? 시장 좀 구경하다 먹자." 밥을 먹자고 하자 친구가 시장을 둘러보다가 점심을 먹자고 했어요. 버스를 타고 오던 길에 '남해사투리사전'을 파는 서점이 보여서 일단 그곳에 갔다가 시장을 둘러보고 밥을 먹기로 했어요. 분명 버스를 타고 갈 때에는 서점 문이 열려 있었는데, 막상 남해군청에서 내려서 서점으로 걸어가보니 서점은 그새 문을 닫아버렸어요. 시장을 둘러보며 친구와 남은 일정을 어떻게 할 지 논의를 하기 시작했어요. "이제 어떻게 할까? 금산 갈까, 아니면 통영 갈까?" "글쎄...?" "너 산 안 좋아하잖아." "응." 친구는 산에 올라가는..

시간을 뒤섞어 - 12 안녕, 타이완...귀국

정말 깊게 잘 자고 일어났어요.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일어나서 씻은 후 호텔 1층에 가서 아침을 먹고 방으로 돌아왔어요. 아직 10시까지 시간이 그럭저럭 남아 있었어요. 짐을 꾸릴 것은 없었어요. 전날 이미 짐을 깨끗하게 다 꾸려놓았거든요. 들고온 짐도 얼마 없었고, 자오시 와서 꺼낸 짐도 얼마 없었어요. 여기 와서 꺼낸 짐이라고 해봐야 세면도구와 잠옷으로 입을 옷이 전부. "아버지, 저 잠깐 나갔다 올께요." "어디 가려구? 이제 곧 떠날 시간인데." "아...그냥 동네 한 바퀴 돌고 오려구요." "늦지 않게 와라." "예, 9시 반까지 돌아올께요. 짐은 제가 돌아와서 들고 내려갈테니 아버지께서는 어디 가실 거 아니시면 그냥 방에 계세요." 너무 아쉬워서 방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어요. ..

기억을 되짚어 03 - 남해군 다랭이마을

전날밤 이곳 사람들로부터 들었던 대로 시외버스터미널 매표소로 갔어요. "다랭이 마을 가려면 어떤 표 끊어야 해요?" "가천이요." "얼마에요?" "2500원이요." 표를 끊고 건물 밖으로 나왔어요. 8월 16일. 아직 엄연한 여름인데 공기가 시원했어요. 8월 15일은 광복절이지만, 그 외에도 나름 의미가 있는 날이었어요. 해수욕장의 바닷물이 차가워져서 슬슬 문을 닫을 때가 8월 15일이거든요. 8월 15일 이후로는 물이 차가워져서 해수욕장 가도 물 속에 들어가서 놀지는 못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 8월 15일 이후에는 해수욕장으로 놀러가는 일이 없었어요. 요즘은 학교장 재량휴일 때문에 방학이 마구 짧아지면서 바닷물의 온도와 상관없이 8월 15일이 사실상 해수욕장이 마지막으로 붐비는 시기가 되어버렸..

우즈베키스탄 전통 음식 - Dumbul dimlama

우즈베크어를 공부할 때 햇갈리는 것 중 하나가 요리 방법이에요. 이것은 우리도 마찬가지이기는 한데, 문화와 관련된 부분이라 처음 겪는 사람들은 일단 '요리하다' 하나만 일관되게 밀기 마련이지요. 우리도 밥은 '짓는' 것이고, 차는 '우리고 끓이는' 것이지, 밥을 요리하고 차를 요리했다고 하지는 않아요. 심지어는 볶음밥은 만들었다고 해도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데, 밥을 만들었다고 하면 꽤 이상하게 들리지요.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 '삶다'와 '찌다'는 어려운 말이었어요. 삶는 것은 끓는 물에 풍덩 빠뜨리는 것이고, 찌는 것은 물에 빠뜨리지 않고 김을 쐬여서 익히는 것이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둘 다 제가 많이 해본 행동은 아니었거든요. 우즈베크어에서 요리하다는 pishirmoq 이라는 동사에요. 그리고 '삶다'..

기억을 되짚어 02 - 남해군의 밤

혹시 24시간 하는 사우나나 찜질방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터미널 3층에 24시간 사우나가 있다고 했어요. "우리 저 사우나에서 자자. 눈만 붙였다가 최대한 일찍 나와야 하잖아." "혹시 모르니까 다른 곳 찾아보자." 친구가 사우나에서 자는 게 영 못마땅한지 다른 곳에 가서 잠을 청하자고 했어요. 그래서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어요. "야, 돼지국밥집 문 열었다! 저기서 밥 좀 먹고 가자." "나 지금 별로. 차에서 멀미해서 속 안 좋아." 이 녀석이 먹을 것을 거부할 때도 있네? 멀미 때문에 별로 먹기 싫다고 했기 때문에 일단 읍내 나가서 숙소 찾고 식사 할 수 있으면 먹고 잠을 청하자고 제안했어요. 친구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돌아다니면 된다고 했지만, 제 기억에 의하면 ..

식료품을 대규모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청량종합도매시장

서울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항상 이상하게 생각했던 것이 하나 있었어요. 왜 청량리에서 동대문 사이는 물가가 이상할 정도로 저렴할까? 청량리부터 시작해서 동대문에 도착하기까지 주변을 잘 보면 너무 저렴한 값에 물건들을 팔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어요. 진짜 불량품을 떼서 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렴한 것들도 종종 보이고는 하지요. 이 궁금증에 대한 단서는 뉴스를 통해서였어요. 썩 좋은 내용의 뉴스는 아니었는데, 그 뉴스에 '청량리에는 영업직원들이 할당받은 물건을 헐값에 팔아치우는 시장이 있다'는 내용이 나왔던 것이죠. 생각해보면 청량리에서 동대문 사이에 재래시장들은 있지만, 대규모 도매점은 보이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해서 이쪽 상인들이 각자 물건을 알아서 떼어 온다고 보기에는 뭔가 부족..

여행-서울 2014.09.02

시간을 뒤섞어 - 11 대만 자오시 礁溪

자오시. 한자로는 礁溪. 우리말로 읽으면 초계, 영어로는 Jiaoxi. 타이완에서의 마지막 밤은 자오시에서 보내기로 되어 있었어요. 여행사 설명을 보니 여기는 온천이 유명한 곳이며, 만약 숙소에 있는 온천을 즐기고 싶다면 수영복을 준비해와야 한다고 되어 있었어요. 자오시란 대체 어디인가? 자오시는 아직 여행 가이드북에도 실려있지 않은 곳이었어요. 여행 일정에서 가는 곳을 대충 찾아본 적은 있었는데, 자오시는 대체 뭐가 있는지 알 수 없었어요. 혹시 여행 경비 줄이기 위해 이상한 외진 도시에다 집어넣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해 보았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서울로 여행온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숙소가 의정부로 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밤 늦게 의정부역을 지나가다 보면 중국인 단체 관광버스가 종종 눈..

기억을 되짚어 01 - 남해로 가자

2014년 8월 15일. 원래는 저녁에 셋이 만나 같이 놀기로 약속이 있었어요. 그러나 한 명이 갑자기 회사에 일이 있어서 만날 수 없다고 약속에서 빠졌고, 다른 한 명과는 이미 지난 주말에 만나서 놀았기 때문에 또 만나서 놀기는 조금 지루했어요. 그래서 다른 한 명이 모임에 나올 수 있을 때 만나기로 하고 약속을 취소했어요. '이것이 8월 마지막 연휴인데...' 금요일에는 애초에 일이 없기 때문에 솔직히 8월 15일 금요일 광복절은 제게 큰 의미가 없었어요. 그래도 목요일에는 일하러 나가야 하고, 더욱이 이제 학교들이 모두 개학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 목요일에는 밤에 퇴근할 것이었어요. '대만 여행기나 후딱 끝내버리자.' 목요일날 점심때 퇴근하고 방에 돌아오니 잠이 밀려왔어요. 그래서 대낮부터 드러누워서..

제주도의 섬 속의 섬 우도 04 - 톨칸이, 산호 모래 해수욕장

올레길은 멀쩡한 길이 아니라 수풀로 이어졌어요. 수풀을 뚫고 나오자 또 다시 장관이 나타났어요. "이거 지역카드 우도 사진이다!" 2000년 8월, 우리나라에서 마지막 지역카드가 발행되었어요. 지역카드란 공중전화카드 중 정식으로 각 지역에서만 발행했던 카드를 말해요. 이 마지막 지역카드들은 발행매수가 1만장으로 터무니없이 적었어요. 이 가운데 가장 마지막 번호가 바로 '제주우도' 라는 지역카드였어요. 제주도에서 발행되었고,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지역카드 311종 가운데 311번째 지역카드로, 발행번호는 MO0008217 이었어요. 액면가는 3천원. 이때 우도 지역카드 그림을 보고 우도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상태였지만 왜 이게 우도인지 매우 이해할 수 없었어요. 제주도에서 우도가 관광지로 유명했던 이유는..

여행-제주도 2014.08.29

제주도의 섬 속의 섬 우도 03 - 검멀레 해수욕장, 우도봉

하고수동 해수욕장을 지나 계속 올레길을 따라갔어요. 이 꿀벌통 비슷하게 생긴 것은 곡식 같은 것을 저장하는 데에 사용하는 것이라고 해요. "저 뒷 건물이 우도중인가? 아무리 보아도 우도중 같이 생기지는 않았는데..." 우도를 돌아다니며 올레길이 우도초등학교, 우도중학교도 지나갈 거라 생각하고 있었어요. 저는 지도를 들고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대충 짐작으로 '그렇게 길이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이 건물은 아무리 보아도 학교라고 볼 수 없었어요. 우도 풍경을 보며 계속 걸어갔어요. "문주란이다!" 제주도에서 유명한 난 중 하나인 문주란이 돌담에서 자라고 있었어요. 제주도에서 문주란은 '토끼섬'이라는 작은 섬에 자생지가 있어요. 제주도 토끼섬 문주란 자생지는 천연기념물 19호로,..

여행-제주도 2014.08.28

제주도의 섬 속의 섬 우도 02 - 하우목동항, 하고수동 해수욕장

제주도 부속도서 가운데 유인도인 우도, 비양도, 가파도, 마라도, 추자도에서 비양도는 그저 협재해수욕장을 아름답게 보이게 만들어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이고, 가파도는 그냥 유인도, 마라도는 그냥 남쪽 끝에 있는 섬 정도의 존재였어요. 추자도는 비양도, 마라도, 가파도보다는 존재감이 있는 섬이기는 했는데 제주도 인근에 있지를 않았구요. 그에 비해 우도는 제가 어렸을 적부터 관광지로 유명했어요. 당시 우도가 유명했던 이유는 섬에 산호 모래 해수욕장과 검은 모래 해수욕장이 있다는 것이었어요. 제주도에서 검은 모래 사장을 볼 수 있는 곳은 몇 곳 있어요. 삼양해수욕장 흑사장은 제주도민들이 모래찜질하러 가던 곳이었고, 송악산 아래에도 흑사장이 조금 있었지요. 흑사장은 제주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

여행-제주도 2014.08.27

제주도의 섬 속의 섬 우도 01 - 성산항에서 우도 가기

햇볕에 대한 아무 대책 없이 가파도에 갔다가 호되게 당했어요. 예전 제주도에서 학교를 다닐 때를 생각한 것이 문제였지요. 제주도에서 지낼 때에는 매우 까맸는데, 까만 정도의 변화는 아래와 같아요. 이것을 가지고 저는 가끔 장난삼아서 '깜둥지수 변화'라고 이야기하곤 해요. 위 그래프에서 갈색 선은 어지간한 햇볕에는 데이지 않는 검은 피부를 의미해요. 3월이 되면 슬슬 피부가 검어지기 시작해요. 그러다 4월 봄소풍때 갑자기 확 타버리죠. 이때 갑자기 확 타기 때문에 피부가 벗겨지기도 하고, 모자를 쓰지 않으면 두피가 벗겨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4월의 태양은 그렇게 강하지 않기 때문에 소풍 다녀온 날 밤 조금 따갑거나 며칠 지나서 머리에서 비듬처럼 두피가 벗겨져 나오는 정도로 끝나요. 그리고 이렇게 한 번 타..

여행-제주도 2014.08.26

[타이완 여행] 시간을 뒤섞어 - 10 대만 타이베이 중정기념당, 시먼딩

타이베이로 돌아가는 길. 하늘은 다시 맑게 개고 있었어요. '타이베이도 이제 마지막이구나...' 중정기념당과 시먼딩 거리를 구경하면 이제 타이베이는 끝이에요. 저녁은 타이베이에서 먹고, 그 후에 자오시로 이동해서 거기에서 잠을 잔 후, 다음날 아침 귀국하는 일정이었거든요.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어요. 이 아쉬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분명 지금까지의 일정 모든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계속 타이베이에 가까워질수록 알 수 없는 아쉬움은 커져만 가고 있었어요. 중정기념당은 대만민주기념당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장화민국 초대 총통인 장제스를 기리기 위해 1980년에 설립했다고 해요. 중정기념당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바로 이곳에 있는 6.3m 높이의 장제스 동상이에요. 이 동..

진주 꿀빵과 통영 꿀빵의 차이

통영에 가면 꿀빵을 접할 수 있어요. 강구안을 따라 꿀빵 거리가 조성되어 있어서 꿀빵을 시식해볼 수도 있고, 직접 구입할 수도 있지요. 통영 꿀빵 중 유명한 가게인 오미사 꿀빵은 강구안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있구요. 진주 역시 꿀빵이 유명하답니다. 통영 꿀빵에 밀려서 크게 알려진 편은 아니지만요. 진주 꿀빵 중 유명한 가게인 덕인당은 진주 중앙시장 안에 있어요. 오미사 꿀빵, 덕인당 모두 유명하기 때문에 오미사 꿀빵은 강구안 근처, 덕인당은 중앙시장 안에서 상인들에게 물어보면 어디인지 알려줘요. 오미사 꿀빵은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고, 덕인당은 일요일에도 영업을 한답니다. 둘 다 꿀빵인데, 실제 먹어보면 맛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서 같은 꿀빵이라고 해도 되는지 의문이 들 정도랍니다. 먼저 통영꿀빵 ..

제주도 섬 속의 섬 가파도 04 - 제단집, 불턱, 상동우물, 상동할망당

올레길을 따라 상동항선착장으로 돌아온 후 동쪽 해안을 따라 걷기 시작했어요. 가파도 올레길인 10-1 올레코스는 상동항에서 시작해서 서쪽 해안을 따라 돌다가 고인돌 군락을 통해 대원사가 있는 섬 내륙까지 들어가고, 그대로 쭉 올라가 다시 상동항선착장으로 돌아간 후 동쪽 해안을 타고 걸어서 하동항선착장까지 가는 길이에요. 그리고 하동항선착장에서 바닷가를 따라 쭉 걸으면 섬 전체를 한 바퀴 도는 것이지요. 산방산이 구름에 가려서 꼭대기 쪽만 살짝 드러났어요. '저거 이쪽 잘 모르는 사람한테 보여주고 '저거 한라산이에요'라고 하면 속지 않을까?' 아쉽게도 옆에 이쪽을 잘 모르는 사람이 없어서 시도는 못 해 보았어요. 물론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전송하고 '저거 한라산'이라고 장난쳐볼 수는 있었지만, 이게 장난이고..

여행-제주도 2014.08.22

제주도의 섬 속의 섬 가파도 03 - 대원사, 가파초등학교

고인돌 군락을 지나 대원사와 가파초등학교가 있는 가파도 내륙 지역으로 걸어갔어요. 관음보살상이다! 절이라고 했는데 절은 보이지 않고 관음보살상만 보였어요. 바로 담과 밭을 넘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길을 따라 관음보살상이 있는 쪽으로 돌아갔어요. 겨울과 봄에는 보리밭이었을 곳은 이제 보리 농사가 끝나 있었고, 그 보리밭 너머로 바다가, 그리고 바다 너머로 제주도가 보였어요. 구름은 산방산이 있는 안덕 쪽을 자욱하게 덮고 있었어요. 가파도는 땡볕이 내리쬐고 있는데 안덕 쪽은 거대한 구름이 내리깔아앉아 있었지요. 배에서 내릴 때만 해도 한라산과 중산간 지방은 구름 때문에 안 보였지만 산방산은 잘 보이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구름이 남쪽으로 내려와서 이제는 산방산도 가리기 시작하고 있었어요. 더욱 희안한 것은 안..

여행-제주도 2014.08.21

제주도의 섬 속의 섬 가파도 02 - 가파도 해안 및 고인돌 군락 입구, 풍력발전소

배에서 내려 섬 안쪽을 향해 걸어가자마자 가파도 지도가 나왔어요. 이 지도는 위 아래가 뒤집혀 있어요. 그래서 상동이 아래에 있지요. 가파도 자체는 작은 섬이지만, 섬을 다 둘러보기 위해서는 한붓그리기가 되지 않아요. 섬이 작다보니 여기를 전부 돌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그래서 올레길을 타고 간 후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 식으로 섬을 다 걸어보기로 했어요. 걷기는 그렇게 걸었는데, 그러다보니 겹치는 부분이 생겼어요. 그래서 이 글을 쓸 때 걸어다닌 순서로 쓸 지, 아니면 그냥 각 장소별로 글을 쓸 지 고민해야 했지요. 결론은 그냥 걸어다닌 순서로 하고, 겹치는 곳은 그냥 겹치는 대로 쓰기로 했어요. 제게는 매우 정겨운 풍경. 지금이야 제가 사는 곳도 다 개발이 되었지만, 어렸을 적만 해도 동네에서 조금..

여행-제주도 2014.08.20

제주도의 섬 속의 섬 가파도 01 - 모슬포항에서 가파도 입도하기 (삼영호)

고등학교때 가파도에서 온 친구가 있었어요. "야, 너네는 진짜로 체육 시간에 바닷가 가서 헤엄쳐?" "너네는 진짜로 공 차면 바다까지 날아가?" 타지역 사람들이 제주도에서 왔다고 하는 질문을 우리들이 가파도에서 온 친구에게 하곤 했어요. 이 중 체육 시간에 바닷가 가서 헤엄치냐고 물어본 것은 진짜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서 물어본 거고, 공 차면 바다까지 날아가냐고 물어본 것은 장난치는 것이었죠.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제주특별자치도 부속도서에서 제주도로 온 애들은 제주도를 '육지'라고 불렀다는 것이었어요. 우리들은 제주도를 제외한 타지역을 육지라고 불렀는데, 이 섬에서 온 애들은 제주도를 육지라고 부르는 것이 황당하게 느껴졌지요.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 부속 도서에 가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

여행-제주도 2014.08.19

시간을 뒤섞어 - 09 대만 예류 野柳

이제 남은 오전 일정은 예류에 가서 구경하는 것이었어요. "제가 원래는 한문을 한국식으로 읽어서 말씀해 드리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을까 해요." 가이드 아주머니께서 마이크를 잡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예전에는 타이완 지명은 한문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오면 우리나라에서 한문 읽는 방법으로 말씀하셨다고 하셨어요. 예를 들면 화리엔은 화련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하니까 관광을 다녀온 사람의 추천을 받고 타이완으로 놀러온 관광객들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종종 있어서 이제부터는 조금씩 중국식 발음으로 말하도록 하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예류. 우리나라에서 읽는 식으로 읽으면 '야류' 인데, 이렇게 읽으면 그 어떤 대만 사람들도 알아들을 수 없다..

재미있는 타이완 관광 안내 지도

타이완 쑹산 공항에서 발견한 타이완 관광 안내 지도에요. 주요 관광지가 재미있는 캐릭터로 소개되어 있지요. 이 캐릭터의 이름은 Open將 입니다. '오픈짱'이라고 읽는다고 해요. 오픈짱은 타이완의 캐릭터로, 타이완에서 소개하는 타이완 소개를 보면 종종 접할 수 있어요. 이 지도를 보면 금문도도 있어요. 여기는 오픈짱이 군복을 입고 있지요. 금문도는 고량주가 유명하다고 해요. 그 외에도 주펀, 중정기념당, 이에류, 타이루거 협곡도 있지요.

제주도의 마늘 건조시키는 풍경

제주도는 토양이 물빠짐이 좋아서 밭작물을 주로 재배한답니다. 보리, 감자, 마늘, 당근, 고구마, 깨 등을 재배하지요. "이거 뭐지?" 바닥에 널려 있는 분홍빛 굵은 알갱이들. 색상이 고와서 사진을 먼저 찍고 무언가 바라보았어요. "마늘이네?" 지금껏 제주도에서 깨를 길에 널어놓고 말리는 거야 때 되면 흔히 보는 것이었지만 마늘을 이렇게 길에 널어서 말리는 것은 거의 보지를 못했어요. 그래서 이것을 보니 더욱 신기했어요. 아마 예전에도 이렿게 계속 때 되면 길에서 말렸겠지만, 제가 살던 동네 근처의 밭에서는 주로 보리와 깨를 심었거든요. 깨 수확철이 되면 깨를 길에 널어놓고 말리고 깨를 터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근처에 마늘밭은 없어서 이렇게 마늘을 말리는 것은 보지 못했지요. 이렇게 길바..

여행-제주도 2014.08.15

2014년 7월 22일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03

튀김과 도넛, 호떡을 사고 시장을 또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평범한 건어물 가게. 가지와 호박. 각종 야채. 반찬 가게. 반찬가게를 지나 대장간이 있는 농기구를 파는 곳으로 갔어요. 제주도에서는 호미를 '골갱이'라고 불러오. 골갱이의 골은 원래 아래아인데, 제주도에서는 아래아를 오 비슷하게 발음한답니다. 그래서 아래아 발음을 못하면 '오'로 발음해 버리지요. 제주도 사람인지 확인하는 쉬운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훈민정음 서문을 읽게 시키는 것이에요. 제주도 사람이라면 일관되게 아래아를 '오'처럼 읽거든요. 참고로 제주어에서 '호미'는 낫을 가르킨답니다. '지실'이 감자, '감저'가 고구마를 가리키는 것처럼 타지역 방언에서 쓰는 단어가 전혀 다른 것을 지칭하는 경우이지요. 여담이지만 제주어에서는 동물 명칭에..

여행-제주도 2014.08.14

2014년 7월 22일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02

약재를 파는 가게를 지나갔어요. 이 가게를 지나 생선 파는 곳으로 갔어요. 저 꽃게들은 육지에서 온 꽃게들이에요. 어렸을 때에는 이른 아침 아주머니가 머리에 대야를 머리에 이고 '멜 삽서'라고 외치며 다니셨었어요. 물론 당연히 그때는 '대야'가 아니라 '다라'라고 불렀지요. '멜 삽서'라는 말은 '멸치 사세여'라는 뜻이에요. 그리고 꽃게를 그런 식으로 팔며 돌아다니는 분도 있었어요. 어렸을 때 아침의 시작은 된장국과 생선 굽는 냄새, 그리고 멜 삽서 소리와 함께였어요. 제주도 고등어는 구워먹으면 확실히 맛있어요. 말라 비틀어진 자반 고등어와는 달라요. 오른쪽 아래 있는 작은 물고기더미가 바로 자리돔들이에요. 시장을 대충 둘러보고 나니 딱 한 마디로 이 시장을 본 소감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역시 7월이다..

여행-제주도 2014.08.13

2014년 7월 22일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01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은 이제 관광지로도 많이 알려졌어요. 제주도의 오일장은 1906년 윤원구 군수가 부임면서 도민들의 물자 유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당시 제주읍내를 비롯해 이호, 외도, 애월, 삼양, 조천, 김녕, 세화, 서귀포 등 9개 지역에 오일장을 개설한 것이 효시였어요. 제주시 오일장은 2, 7으로 끝나는 날에 열리며, 세화 오일장은 5, 0으로 끝나는 날에 열리고, 한림 오일장은 4, 9로 끝나는 날에 열리고, 서귀포 오일장도 4, 9로 끝나는 날에 열려요. 원래는 1일과 6일에는 하귀, 모슬포, 성산에서 오일장이 열렸고, 2일과 7일에는 제주시, 신창, 안덕, 표선에서, 3일과 8일에는 애월, 조천, 중문, 남원, 신산에서, 4일과 9일에는 서귀포, 고성, 한림에서 5일과 10일에는 납읍, 고산..

여행-제주도 2014.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