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여행 2437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9 태국 아유타야 왓 프라 시산펫, 왓 프라 람

"이제 왓 프라 시산펫 보고 점심 먹어야겠다." 일단 주변에 식당이 보이지 않았어요. 점심을 먹으려면 이곳에서 멀리 걸어나가야 했어요. 지금 이 땡볕 아래에서는 1mm라도 덜 걷고 싶었어요. 다행히 배가 크게 고프지는 않았어요. 그저 목이 마를 뿐이었어요. 돌아버릴 것처럼 더웠고, 목만 말랐어요. 액체를 아무리 뱃속으로 흘려보내도 소용이 없었어요. 이 정도로 콜라와 물을 계속 마시면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기 마련인데 화장실 가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어요. 이런 상황 속에서 동선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법은 바로 옆에 있는 왓 프라 시산펫을 보고 점심을 먹는 것이었어요. "별로 배고프지도 않고..." 그저 타는 목마름을 느끼며 안으로 들어갔어요. 입장료는 이번에도 50바트. 들어가자마자 이곳이 아유타..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8 태국 아유타야 왓 프라 몽콘 보핏 Wat Phra Mongkhon Bophit

"헉! 벌써 11시 되어가잖아!" 왓 마하탓을 다 보고 나오니 10시 45분. 왓 랏차 부라나를 다 보고 나왔을 때가 9시 30분 조금 넘었을 때였어요. 왓 마하탓을 둘러보는 데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소모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각을 확인해보니 한 시간 동안 둘러보았어요. 왓 랏차 부라나는 그렇게까지 볼 게 없었고, 왓 마하탓도 나무 뿌리가 품고 있는 불상 머리 외에는 그렇게까지 오랫동안 사람의 발을 묶어놓는 곳이 없었어요. 날이 워낙 더워서 천천히 걸어다니며 보기는 했지만 한 곳에 지나치게 오래 서 있었던 곳은 없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규모가 크고 하나하나 잘 살펴보고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다보니 왓 마하탓에서만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게 되었어요. "그 부처님 머리가 무슨 시간을 축지법으..

부킹닷컴 평점의 비밀 - 평점을 보고 좋은 숙소를 찾고 만드는 방법

이제 또 다시 연휴가 하나 다가오고 있어요. 바로 1월 1일~3일 연휴이지요. 이번에는 크리스마스와 신정이 절묘하게 금요일에 있게 되어서 연휴를 두 번이나 즐기게 되었어요. 이렇게 연휴때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요. 굳이 이 연휴가 아니라 하더라도 1월에는 외국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나지요. 이렇게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숙소를 예약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아무래도 부킹닷컴 (http://www.booking.com/) 을 이용해서 숙소를 예약하는 방법이에요. 부킹닷컴을 많이 이용하는 이유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현장결제라는 점 (이것은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답니다), 예약 절차가 간단하다는 점, 광고를 많이 해서 매우 잘 알려져 있다는 점..

여행 Tip 2015.12.29

중국 매운 땅콩 黃飞红 麻辣花生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창신 시장에 가면 외국 식품을 파는 가게가 몇 곳 있어요. 주로 파는 것은 중국 식품. 대림에 가면 보다 많은 종류를 구경하고 구입할 수 있지만, 대림은 제가 사는 곳, 일하는 곳과 멀어서 자주 갈 수가 없어요. 바람이나 쐴 겸 해서 창신시장에 갔더니 이런 것을 팔고 있었어요. "이거 뭐에요?""그거 별로야. 먹으면 입이 매워.""그래요?" 순간 '바로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격이 3500원이기는 했지만 왠지 매우 재미있는 물건일 것 같았어요. 아저씨께서 별로라고 말씀하셨지만, 재미를 위해 한 봉지 구입해서 왔어요. "대체 얼마나 맵길래 맵고 별로라고 하신 거지?" 봉지를 뜯었어요. 봉지에는 땅콩, 말린 고추 조각들, 말린 산초가 뒤섞여 있었어요. 먼저 땅콩만..

베트남 쌀국수 라면 NIFON PHO GA

베트남 음식이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쌀국수에요. 그리고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정말 먹기 고약했던 부식이 바로 '쌀국수'였어요. 온수가 펄펄 끓는 것도 아닌데다 플라스틱 용기가 상당히 부실해서 면이 제대로 익는 꼴을 전역할 때까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부식. 맛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면이 워낙 설익고, 설익는 것 때문에 오래 놔두면 한쪽은 설익고 한쪽은 흐물흐물 불어터지고, 어쩔 수 없이 생라면으로 먹으려 해도 생라면으로는 아예 먹을 수 없는 그 문제의 부식. 베트남의 쌀국수가 인스턴트 라면으로 나와 있다면 그것은 어떤 맛일까? 베트남 여행 중 먹었던 쌀국수는 매우 맛있었어요. 그에 비해 군대에서 부식으로 나와서 먹던 인스턴트 쌀국수는 매우 맛없었어요. 이 둘의 조화일까? 호기심..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7 태국 아유타야 왓 랏차 부라나, 왓 마하탓

우르릉 꽝! 불을 끄고 자리에 눕자 천둥과 번개가 치고 스콜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태국 와서 3일 연속으로 밤에는 스콜이 내리고 있었어요. 예전 어떤 글에서 읽은 바에 의하면 태국 우기에는 스콜이 자주 내리는데 주로 밤에 내리고, 스콜이 밤에 내려주어야 다음날이 그나마 선선하다고 했어요. 이게 맞는 말인지 틀린 말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일단 스콜이 내리든 말든 상관없이 낮에 무지 더운 것은 사실이었어요. 하루에 샤워를 6번 했다는 것에서 얼마나 더운지 증명되었어요. 밖에서 돌아다니다 들어와서 샤워한 것이야 그렇다 치지만, 마지막에 샤워하고 에어컨 바람 쐬고 있는데도 더워서 다시 찬물로 샤워한 것은 얼마나 더운지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었어요. 폭우처럼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하다 아침 8시 즈음..

서울특별시 동대문 야시장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한 해에 학교 근처 고시원에 자리를 잡았어요. 그때 마침 제 고향 친구도 저와 같은 고시원에서 살게 되어서 한 학기 동안 그 친구와 재미있게 잘 지내었어요. 그때 밤마다 친구와 거리를 걸으며 놀았어요. 술을 마시지도 않고, 그냥 서울 여기저기 밤거리를 걸으며 밤의 서울 모습을 구경하고는 했어요. 이 시기, 정말 많이 갔던 곳 중 하나가 동대문 야시장. 이동 경로에 동대문 야시장이 걸려 있다보니 상당히 많이 들렸어요. 이때만 해도 동대문 야시장의 규모는 엄청나게 컸고, 위치도 지금과 달랐어요. 현재 DDP 에 풍물시장이 있었고, 그 풍물시장 주변으로 야시장이 열렸거든요. 밤 10시만 넘으면 리어카와 자전거들이 무단횡단을 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던 때였어요. 그러나 동대문 야구장이 ..

여행-서울 2015.12.12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6 태국 아유타야 야시장

선착장으로 돌아오니 처음 타고 왔던 뚝뚝 기사가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보트 기사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드린 후, 뚝뚝에 올라탔어요. 태국인 커플은 선착장에 올 때 다른 뚝뚝을 타고 왔지만 돌아갈 때에는 제가 탄 뚝뚝과 같은 뚝뚝을 탔어요. 뚝뚝 기사는 태국인 커플에게 어느 숙소에 머무르고 있는지 물어본 후, 태국인 커플을 먼저 데려다준 후 제가 머무르고 있는 숙소로 가겠다고 했어요. 숙소로 돌아오니 진짜 밤이었어요. 숙소 주변에는 저녁을 먹을 식당이 보이지 않았어요. "아까 야시장 가서 저녁 먹으라고 했었지!" 아까 숙소에서 알려준 야시장을 향해 걸어갔어요. 밤이라 모기가 더 많이 날아다니는 것 같았어요. 걸어가는 동안 팔을 스치고 지나간 모기가 여러 마리였어요. 다행히 모기에게 뜯기지는 않았어요...

태국 봉지라면 도전기

게스트하우스 스태프로 근무중일 때였어요. 체크인 업무를 처음으로 하기 시작한 날이었어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오전에 방청소를 하고 있는데 손님이 찾아왔어요. 딱 봐도 동남아시아인. "여권과 예약 서류 보여주세요." 배운 대로 여권과 예약 서류를 보여달라고 했어요. 가뜩이나 처음 체크인 받아보는 것이라 긴장한 상태였는데, 예약 서류를 받자 더욱 긴장되었어요. 그 손님은 부킹닷컴으로 예약하고 온 손님이었어요. 손님들이 예약하는 방법은 거의 대부분 아고다, 익스피디아, 부킹닷컴을 통해서에요. 이 중 아고다, 익스피디아는 미리 결제를 하고 오기 때문에 진짜 아무나 쉽게 받을 수 있어요. 그냥 방만 안내해주면 끝. 반면 부킹닷컴은 현장결제이기 때문에 초보가 받기는 어려운 편이에요. 이게 현장결제라는 점을 악용하려..

2016년 우체국 달력

우체국에 볼 일이 있어서 우체국에 갔더니 어느덧 12월이라고 슬슬 연말 분위기가 풍겨져 나오고 있었어요. 우체국에서 볼 일을 본 후, 혹시 특별히 구입할 것 없나 구경하다 문득 한 가지 떠오른 것이 있었어요. '혹시 달력 하나 받아갈 수 있을까?' 우체국 창구 직원분께 여쭈어 보았어요. "혹시 달력 받을 수 있나요?""달력요? 예." 직원분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탁상용 달력을 갖고 와서 제게 주셨어요. 2016년 달력은 우체국 직원들의 직접 찍은 사진과 손글씨가 실려 있었어요. 위의 사진은 달력을 담아주는 봉투에요. 달력을 꺼내자마자 나타난 것은 '휴가중'. 예, 저도 영원히 휴가중이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무급휴가는 사절합니다. 유급휴가 환영하구요. 달력을 보니 위와 같이 2017년 달력이 한 장에 인..

서울특별시 중구 중부시장

서울에는 시장이 여러 곳 있어요. 큰 시장도 있고, 작은 시장도 있고, 유명한 시장도 있고, 동네 시장도 있어요. 이번에 가본 시장은 중구에 위치한 중부시장이랍니다. 중부시장은 동대문에서 그렇게 많이 멀지는 않아요. 가깝다고 하기에는 멀지만, 멀다고 하기에는 가까운 거리에요. 딱 걸어가기엔 먼 느낌이 살짝 있는데, 그렇다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기에는 또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랄까요? 중부시장은 주로 건어물을 판매하는 시장이에요. 이쪽에는 숙박업소가 몰려 있어요. 동대문 시장과 거리가 그렇게 먼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우 가까운 편도 아니기 때문에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숙소들이 몰려 있지요. 그러나 제가 갔을 때 여기에 관광객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어요. 시장은 잘 정돈되어 있었어요. 특별히 무엇을 ..

여행-서울 2015.12.01

캄보디아 문화 - 크메르 물 축제 (2015년 11월 24일~25일)

어제 (2015년 11월 24일) 캄보디아에서는 크메르 물 축제 (Bon Om Touk) 이 시작되었어요. 이 축제는 오늘 - 26일까지 진행된다고 해요. 이 행사는 매해 11월 똔레 삽 강의 범람이 최고조에 달할 때에 맞추어 개최되어요. 즉, 우기가 끝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이지요. 각 마을 및 도시마다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하지만, 가장 큰 행사는 수도인 프놈펜에서 개최되는 축제라고 해요. 이 축제는 보통 3일간 진행되요. 이 축제의 대표적 행사는 바로 보트 경주랍니다. 프놈펜 Sisowath Quay 에서 열리는 보트 경주가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해요. 이 축제와 관련된 음식으로는 Ambok 이라는 음식이 있어요. 사진 출처 : http://www.cambodia-picturetour...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5 태국 아유타야 보트 투어 - 왓 풋타이 싸완, 왓 차이 왓타나람

"저 하얀 탑이 왓 풋타이 싸완인가?" 보트는 천천히 속력을 줄이기 시작했어요. 오후 5시 15분. 드디어 왓 풋타이 싸완 Wat Phutthai Sawan 에 도착했어요. 역시나 관람시간은 20분이었어요. "여기는 볼 만한 것이 뭐가 있지?" 배에서 내려 계단을 올라가자마자 저를 반긴 것은 바로... 닭 조각이었어요. "여기는 닭을 모시는 사원이야? 왜 절 입구에 닭 조각이 이렇게 많아?" 이 절에 왜 닭 조각이 많은지 알 수가 없었어요. 이렇게 닭 조각이 많다는 것은 이 절이 닭과 무슨 연관이 있다는 말. 하지만 왜 닭 조각이 많이 있는지 설명을 찾을 수 없었어요. 가운데에 있는 인물상 5기는 태국 왕들의 동상인 것 같아 보였어요. 그러나 이 역시 그것으로 끝. 아무리 설명을 찾아보려 해도 이것과 관..

타이완 이란현 음식 糕渣 (까오짜, 떡찌꺼기)

올해 여름 친한 형이 타이완 이란현으로 여행을 갔어요. "선물 뭐 사줄까?" 그런데 저는 이미 타이완을 다녀왔어요. 마땅히 선물 받고 싶은 것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형, 뭔가 싸고 웃긴 거 있으면 그거 사주세요." 며칠 후. 친한 형이 이란현 야시장에 다녀왔다고 하면서 사진을 보여주었어요. "왼쪽은 무슨 고기고, 오른쪽은 뭐에요?" "그거 진짜 최악이야. 먹다 버렸어.""맛이 어떻길래요?""한 입 씹자마자 기름이 완전 줄줄 나오는 거 같아!" 사진 속 한자를 사전에서 찾아보았어요. 떡찌꺼기?!!!!!!! 이건 또 무슨 해괴한 이름이야?!! 타이완도 중국인들이 사는 나라. 역시나 음식 이름을 보고 대체 뭔지 감도 잡을 수 없었어요. 대체 떡찌꺼기란 무엇인가? 먹다 남은 떡을 튀겨 만든 음식인가? 인터넷을..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4 태국 아유타야 보트 투어 - 왓 파난 청

네 명이 모두 타자 보트가 출발했어요. 모터 보트는 강 위를 시원하게 달리고 있었어요. 조금 지나지 않아 부레옥잠 뭉텅이가 앞을 가로막았어요. '이거 피해갈 건가?' 보트는 부레옥잠 뭉텅이를 정면돌파했어요. 물이 바바박 튀었고, 보트 안으로 부레옥잠 이파리가 살짝 들어왔다 순식간에 빠져나갔어요. "완전 밀림 대탐험같아!" 여기는 사실 밀림과는 거리가 먼 곳이었어요. 양 옆으로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어요. 밀림 분위기와는 전혀 거리가 먼 곳. 그런데 보트가 부레옥잠 뭉텅이를 쫙 가르고 나가자 지금 여기가 열대 밀림 아닌가 하는 생각이 확 들었어요. 월남전 영화에 나오는 베트콩들의 침투 장면 같은 느낌이었어요. 베트남에서 했던 투어에서 탔던 보트는 사람이 손으로 저어서 가는 보트였어요. 그래서 매우 조용하고 ..

게스트하우스 청소 스태프 관점에서 본 외국인

블로그에 글을 1199개 올렸다는 사실을 지금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그러다 댓글을 보고 벌써 블로그 글이 1199개나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하나만 더 쓰면 1200개인데 1200번째 글을 뭘로 쓰지?' 무언가 웃긴 것. 하지만 마땅히 웃긴 것이 없었어요. 그러다 문득 생각난 것이 하나 있었어요. '게스트하우스 청소 스태프 관점에서 본 외국인들의 모습을 적어볼까?' 잠깐 게스트하우스 오전 매니저를 한 적이 있었어요. 오전 매니저의 업무는 대부분이 청소. 체크인을 받는 시간은 거의 퇴근 다 되어서부터 시작이었기 때문에 오전에 하는 일은 체크아웃 확인하고 청소 및 시설관리를 하는 일이 주업무였어요. 사실 주간 매니저와 청소는 뗄 레야 뗄 수 없는 관계. 청소의 확장이 시설관리라고 볼 수 있으..

태국어와 라오어는 같은 언어인가요? - 태국어, 라오어, 이싼어의 관계

세상에는 참 많은 언어가 존재해요. 서로 비슷한 언어들도 있지만, 아예 다른 언어들도 존재하지요. 중요한 것은 언어의 구분은 절대적 기준이 없다는 거에요. 어디까지나 언중이 같은 언어라고 주장하는지, 다른 언어라고 주장하는지에 따라 언어의 구분이 결정되요. 멀리 갈 것 없이 제주도 방언은 우리나라 다른 지역에서 사용할 경우 의사소통에 문제를 일으키지만, 그냥 한국어의 한 방언으로 취급하고 있지요. '어느 정도 달라야 다른 언어로 본다'는 절대적 기준은 없어요. 재미있는 점 중 하나는 비슷한 언어 둘이 있을 때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상대 언어에 맞추어주고 있는데, 반대쪽에서 같은 언어라고 착각해버리는 경우가 있다는 거에요. 이런 경우 상황을 잘 모르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진짜로 둘을 실상 같은 언어라고 잘못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3 태국 아유타야 왓 쑤완나와스 Wat Suwannawas

체크인을 하기 위해 리셉션으로 갔어요. '어? 여기 보트 투어도 있네?' 원래 계획은 자전거를 타고 섬 바깥 주요 유적도 다 둘러보는 것이었어요. 이날 열심히 자전거를 밟아 다 구경한 후, 다음날은 숙소에서 푹 쉬다가 방콕으로 돌아갈 계획이었어요. 만약 기차가 연착되지만 않았다면 이 계획대로 되었을 거에요. 그러나 기차는 연착했고, 땡볕 아래에서 숙소까지 걸어왔더니 도저히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게다가 자전거를 타고 원래 계획한대로 섬 한바퀴를 돌고 섬 바깥쪽까지 보고 오려면 지금부터 정신없이 밟아도 시간이 부족했어요. "보트 투어 얼마에요?""200바트에요. 보트 투어 신청하시겠어요?" 매우 망설여졌어요. 그냥 오늘 보트 투어를 하고 내일 자전거를 빌려서 타고 다닐까? 숙소에서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2 태국 방콕에서 기차로 아유타야 가는 길

방에 돌아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여행 기록을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비록 시간이 늦기는 했지만 여행 기록을 쓰고 싶었어요. 이 감정을 제대로 적어놓고 싶었거든요. 상상과 너무나도 달랐던 방콕의 첫 모습. 이 모습들을 뒤집을 무언가가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었어요. 너무나 강력하고 충격적인 모습들이었기 때문에 어지간한 것들로는 생각이 바뀔 리 없었어요. 어쩌면 이 여행 기록을 쓰는 행동이 저 자신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고 싶은 마음에 한 행동일 수도 있어요. 여행 기록 작성하며 안 좋은 감정을 다 쏟아붓고 다음날부터 다시 새롭게 태국을 바라보고 싶었거든요. 우르르릉 쾅 쏴아아 여행기를 쓰고 있는데 밖에서 무섭게 천둥이 치기 시작하더니 스콜이 쏟아져 내렸어요. 모든 것을 다 씻어내려가려는 것처럼 무섭게 퍼부었어요...

수원시 수원화성 한 바퀴 돌기

평택 국제중앙시장을 방문하기로 마음을 먹기는 했지만, 의정부에서 그것만 보러 갔다오기에는 너무 멀었어요. 무언가 하나 더 끼워넣지 않으면 상당히 시간이 애매했어요. 의정부에서 경기도 남부권을 보려면 하루를 잡아야 하는데, 평택 국제중앙시장 근처에 시장 말고 볼 것이 마땅히 없다는 것이 문제였어요. "아, 화성 있었지!"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은 한 번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그동안 너무 멀어서 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평택 국제중앙시장을 가기로 마음먹은 이 순간, 수원화성을 코스에 집어넣으면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욱이 수원에서 송탄역 가는 건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도 아니었구요. 그래서 아예 하루 일정을 수원 화성과 화성행궁을 보고 평택 국제중앙시장으..

여행-한국 2015.10.08

평택 국제중앙시장 돌아다니기

처음 이태원을 갔을 때만 하더라도 미군도 많고, 미군 기지 앞 번화가라는 느낌이 상당히 강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런 느낌은 많이 사라졌어요. 미군 기지 앞 번화가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다양한 외국인들 많이 몰려 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 곳으로 바뀌었지요. 그런데 평택국제중앙시장이 미군 기지 앞 번화가 느낌이 충실한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저기를 가볼까, 말까?' 평택이라면 그 유명한 송탄부대찌개가 있는 곳. 참고로 송탄부대찌개는 우리나라에서 2대 부대찌개 양식중 하나이지요. 의정부식 부대찌개와 송탄식 부대찌개가 있는데, 둘 다 미군 기지가 있는 곳이에요. '부대찌개'의 원조가 어디냐고 따진다면 사실 어떻게 한쪽 편을 들어줄 수 없는 것이, 대충 아무 식재료 집어넣고 김치 넣고 끓여서 찌개로 ..

여행-한국 2015.10.07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1 태국 방콕 왓 마하탓 Wat Mahathat

"아이구. 겨우 다 왔네." 배가 텅 빈 기분이 들었어요.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있었어요. 6월, 7월에 여행을 가면 이런 점이 의외로 문제였어요. 6, 7월은 우리나라가 그렇게 더울 때가 아니라 더워지는 과정에 있을 때이다보니 더운 나라를 가면 갑자기 확 더워지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기온 25도와 30도의 차이가 30도와 35도의 차이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이치에요. 초여름이라고 반팔 막 입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한여름 폭염을 맞이해버린 기분이었어요. 동남아시아로 넘어온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몸은 아직 이 더위에 완벽히 적응이 되지 않았어요. 왓 마하탓. wat mahadhatu yuvarajrangsarit rajavaramahavihar. วัดมหาธาตุยุวราชรังสฤษ..

베트남의 추석 풍습 - 월병 banh trung thu

베트남을 동아시아 문화권에 넣기도 하고, 동남아시아 문화권에 넣기도 하지요. 베트남의 추석 문화 중 가장 눈의 띄는 것은 바로 이때 월병을 선물하고 먹는 풍습이에요. 베트남어로 월병은 bánh trung thu 라고 해요. 여기에서 banh 은 '케이크, 양과자' 라는 뜻이지요. 번역하면 '추석 과자'라고 할 수 있어요. 이번 추석에 베트남 친구가 월병 사진을 보내주었어요. 속은 이렇게 생겼다고 해요. 베트남에서 월병은 추석 기준으로 45일 전~한달 전부터 판매를 시작한다고 해요. 그리고 평소에는 잘 팔지 않는다고 해요. 우리나라 송편과 달리 베트남에서 추석 월병은 아무 때에나 쉽게 사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추석 즈음에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맛볼 수 있다고 해요.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속에는 ..

라오스 대학생 교복의 의미 - 흰 셔츠와 파란 셔츠는 어떻게 다를까요

태국에서 대학생들이 교복을 입는다는 것은 나름 유명하지요. 여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 수록 교복을 타이트하게 줄여서 나중에는 초미니스커트 교복을 만들어 입는다고 해요. 실제 태국에 가면 이렇게 줄인 교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여대생을 쉽게 볼 수 있지요. 남자 교복은 하얀 셔츠, 넥타이에 검은 바지이구요. 우리나라도 아주 예전에는 대학생들이 교복을 입었다고 해요. ROTC 학군단 정복이 원래 교복이었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하지만 이렇게 일반 대학생들이 교복을 입던 시기는 교련 교육이 대학교에서 사라진 때보다 훨씬 이전 이야기. 나이 많으신 분들 아니면 우리나라 대학교 교복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어려워요. 라오스도 대학생들은 교복을 입는답니다. 남자 교복은 검은 바지에 셔츠와 넥타이로 구성되어 있고, 여자 교복..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0 태국 방콕 부적 시장

'이제 태국도 그저 그런 관광지로 전락할 건가?' 왕궁에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것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왕궁은 태국 전체적으로 보아도 상당히 중요한 곳.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두 번 가는 것은 취향 문제이지만, 처음 간다면 거의 반드시 가야 하는 곳이니까요. 왕궁은 단순히 관광객들에게만 중요한 곳이 아니라 태국인들에게도 중요한 곳. 반드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아니라도 태국에 관광객이 몰려가면 그에 비례해서 미어터질 수밖에 없는 곳이에요. 게다가 중국인 관광객이 미어터진다고 해서 다른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이 안 갈 곳도 아니구요. 워낙 중요도가 높은 곳이다보니 당당히 입장료 500바트씩 받고 있는 것이죠. 태국 바트화 가치를 매우 낮게 쳐서 1바트에 30원이라고 해도 500바트면 15000원이에..

인류학자처럼 여행하기 (여행에 도움되는 책)

어떻게 여행하는 것이 여행을 잘 하는 것인가? 여행을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시작되는 질문이에요. 여행 준비란 것은 사실 '어떻게 여행하는 것이 여행을 잘 하는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작성하는 거라 볼 수 있어요. 돈도 효율적으로 소비해야 하고, 시간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고, 동선도 과연 가능한 동선인지, 위험한 것은 없는지 고려하고 미리 준비하는 행동 모든 것이 바로 여행을 잘 하기 위한 행동이지요. 이와 같은 여행을 잘 하기 위한 준비들이 바로 '어떻게 여행하는 것이 여행을 잘 하는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구요. 누구든 첫 여행에서는 당장 안전과 생존의 확보와 관련된 것을 준비하는 것조차도 제대로 못하고 허둥대기 마련이에요. 단지 차이라면 허둥대다가 전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다 제껴버리든가..

여행 Tip 2015.09.30

문화특질, 문화복합, 하위문화, 문화와 인성

문화특질 문화특질 cultural trait이란 한 문화의 가장 작고, 가장 기본적인 요소. 인류학자들이 특질이라고 부르는 많은 문화요소들은 문화적으로 의미있는 더 작은 부분들-또 다른 문화특질들로 나누어질 수 있음. 이 문제로 인해 '문화특질'이라는 용어를 그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의미있는 부분들로 더 이상 쪼개질 수 없는 요소들에만 적용함. 그러나 특정의 문화요소가 어떤 상황에서는 더 이상 쪼개질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지만, 다른 상황들에서는 여러 부분들로 나누어질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이 방식도 별로 유용한 편은 아님. 가장 유용한 문화특질 규정방법은 범위의 측면에서 어떤 시기에, 어떤 맥락에서 사람들에 의해 관습적으로 더 이상 나누어질 수 없는 하나의 단위로 간주되는 것을 문화특..

문화인류학 조사 방법 - 양적 조사방법

양적 조사방법(표본조사)sample-analysis 조사의 도구 (방법, 기술) 설문지면접 (공식적, 형식적) 조사의 방법과 내용의 성격 공식적 (official)형식적 (formal)매우 조직화 (체계적, 구조적) 조사방법의 특징 조사분위기에 의해 일상 그대로의 생활분위기가 깨짐 (자연스럽지 못한 조사상황) 장점 자료의 비교와 처리가 수월 (정리, 분석 작업이 수월)숫자로의 표시가 유리간주관간의 검증이 수월 (intersubjective)통계적 방법 (자료의 수량화) 단점 실제 복합적인 사회적 상황을 단일화시킴지역의 특수성을 무시하는 경향 조사의 주관심 대표성의 확인 (representativeness) - 반복되는 규칙성국가 -> 사회 -> 인간 조사의 목표와 의미 자료내용의 일반화 (수량화)인간행위..

문화인류학 조사 방법 - 질적 조사방법

질적조사방법 Case-Study : 사례조사total-analysis (face to face : 소규모 공동체) 조사의 도구 참여관찰방법면접 (비공식적, 비형식적)주요자료제공자 (key-informant)- 조사자 자체가 조사의 도구 조사의 방법과 내용의 성격 비공식적 (inofficial)비형식적 (informal)덜 조직화 (덜 체계적, 덜 구조적)개방적 방법 조사방법의 특징 일상 그대로의 생활분위기 속에서의 자료, 정보 수집 (자연스러운 상황 속에서의 조사연구) 장점 실제 복합적인 사회적 상황을 단일화시키지 않는다는 것낯선 것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와 이에 따른 기대치 않은 것의 수확 (학문적, 문화적 선입견과 편견을 없애려는 노력 : 낮은 이론적 고려)서술적 방법 (현장감, 생동감) 단점 자료의 ..

문화인류학 이론 - 신 민족지적 방법 / 민족과학

관심 새로운 민족지적 접근방법 : folk classification현지인의 분류체계 = folk taxonomy특정 문화의 학문체계를 이해하는데 도움 이론 신 민족적 방법은 자민족(행위자)의 입장에서 민족지를 작성하려는 것으로 여기에는 자민적 (emic = 행위자) 시각과 타민적 (etic = 관찰자) 시각의 구별을 두어 행위자의 입장에서 관찰자의 문화적 편견을 없애려는 것자민적 (emic = 음소적)=문화 => 인지, 의미의 체계 (이해의 차원) 행위자-안으로부터의 시각타민적 (etic = 음성적) = emic의 물리적 표현 (설명의 차원) 관찰자-밖으로부터의 시각 근거 문화인류학이 특히 구조주의, 구조기능주의에서 보듯, 너무 이론에 치중, 민족지 서술에 무게를 옮겨 이론과 서술의 상호보완적 노력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