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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여행기 3251

전래동화 낙서

학생들이 시험기간이 되면 자습지도하러 학원에 가요. 자습지도 자체는 쉬워요. 심심함을 견뎌야 한다는 것만 빼면요. 제가 해야할 공부도 하고 음악도 듣고 하지만 그래도 느껴지는 심심함은 어쩔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그린 낙서. 이 그림 속에는 우리나라 전래동화 6개가 들어있어요. 심심하실 때 한 번 무슨 전래동화들이 있는지 찾아보세요. 그리고 모두 즐거운 하루 되세요!

오랜만에 먹은 빵집 햄버거

내가 햄버거를 처음 먹었던 때는 무지 어렸을 때였다. 빵집에 가면 투명한 플라스틱 상자 안에 무슨 야채과 고기덩어리 튀긴 것 비슷한 것이 들어 있는 빵이 있었는데, 그거 냄새가 참 좋았다. 항상 어머니께 사달라고 졸랐지만 어머니께서는 사주시지 않으셨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와 함께 시장에 있는 빵집에 갔는데 어머니께서 드디어 그 빵을 사주셨다. 집에 돌아와 그 빵을 먹는데 맛있었다. 문제는 어린 내가 혼자 다 먹기에는 너무 많았던 것. 어렸을 때 밥 한 공기 다 비우는 것도 버거워했는데 그 커다란 빵을 혼자 다 먹기는 무리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빅맥 크기 정도 되지 않았나 싶다. 하여간 점심때부터 먹기 시작한 빵은 맛은 있었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고, 결국 그날 저녁 먹을 때가 되어서야 다 먹..

카자흐스탄 가요 Жігіттер - Кешір мені жаным

카자흐어도 공부를 하긴 해야 해서 가장 먼저 한 것은 카자흐스탄 방송 찾기. 방송도 여러 가지 있는데 제가 찾는 것은 우리나라의 아침 마당 정도 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이건 말이 많아서 그냥 영상 안 보고 틀어놓기만 해도 괜찮거든요. 별로 크게 웃기거나 하는 것도 없어서 잘 때 그냥 틀어놓고 자도 되구요. 그리고 아침 정보 프로그램이다보니 그 나라가 어떻게 생겼는지 얼핏 볼 수 있어요. 카자흐어를 잘 모르는데 카자흐스탄 방송을 찾는 방법은 오직 하나. 방송국 사이트 들어가서 방송 편성표 찾아서 일일이 유투브와 구글에서 검색해보기. 찾기는 찾았어요. Таңшолпан. 이왕 찾는 김에 투르크메니스탄이랑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것도 찾아보려 했지만, 여기는 아직 찾지 못했어요. 카자흐스탄의 Таңшолпа..

귀찮으면 비빔밥

학원에서 돌아오면 배는 분명 고프다. 그런데 문제는 만사 귀찮다는 것. 어차피 점심은 잘 먹겠다, 그냥 너무 허기지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 뿐. 그래서 요즘 거의 맨날 저녁 어머니께서 주고 가신 김과 케찹, 참기름, 어쩌다 내 방에서 굴러다니는 와사비를 밥에 넣고 비벼먹고 있다. 올해는 집에서 밥을 잘 해 먹어야지...하고 결심을 했지만 작심삼일 채 안 되었던 거 같다. 나는 정말 우리 조상들이 숟가락으로 밥을 드셨다는 점에 참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피곤한데 배고플 때 대충 냄비에다 적당히 집어넣고 비벼버리면 한 끼는 대충 때울 수 있으니 말이다. 만약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 문화였다면 이렇게 대충 비벼먹어도 밥을 그럭저럭 먹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겠지. 생긴 건 저래도 그럭저럭 먹을 만 ..

카자흐스탄 가요 Rin'go - Сағыныш

카자흐스탄의 카자흐어는 관심은 있는데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카자흐어, 키르기즈어는 튀르크 어족에서도 계열이 다르거든요. 대충 튀르크 어족에서 계열을 나누어보면 크게 몇 개로 나누어지는데, 이 중에서 중요한 것은 세 개에요. 1. 오우즈 튀르크어 - 터키어, 아제르바이잔어, 투르크멘어 2. 카를룩 튀르크어 - 우즈베크어(서부), 위구르어(동부) 3. 큽착 튀르크어 - 카자흐어, 키르기즈어 튀르크 언어들이 비슷하다고 해서 하나만 알면 나머지는 다 알아듣는다는 말이 돌아다니는데 이건 거짓말이구요. 물론 이 말이 왜 돌아다니는지는 저도 대충 이해는 해요. 일단 이쪽 사람들이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서로 튀르크 언어들이기 때문에 알아듣는다고 해요. 그런데 말해보면 못 알아들어요..

나의 세 번째 디카 - 삼성 VULL WB500

원래는 불편하든 말든 P880에서 다른 카메라로 바꿀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문제는 전원부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었어요. 전원부에 문제가 생겨서 카메라가 켜졌다 안 켜졌다 했어요. '이러다 카메라 아예 못 켜는 거 아니야?' 사진은 예쁘게 잘 찍어주었기 때문에 그 어떤 불만족도 다 참아낼 수 있었지만, 전원부에 고장이 생긴 건 보다 원초적인 문제였어요. 7박 35일 여행 말기에는 이 문제가 엄청 신경쓰였어요. 그래도 천만다행으로 여행 다니는 동안 아예 켜지지 않는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지만 전원부에 문제가 있는 디카를 들고 다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은 아예 없었어요. 수리를 해서 계속 써? 아니면 그냥 하나 다시 사? 참 고민되는 문제였어요. 하나를 사느냐, 아니면 수리해서 계속 쓰느냐... 일단 어..

나의 두 번째 디카 - Kodak 이지쉐어 P880

광각을 간절히 원했지만, 그렇다고 DSLR로 갈 생각은 없었어요. 일단 DSLR은 전혀 가지고 싶은 생각이 없었던 것이 렌즈 갈아끼우는 것이 귀찮았거든요. 잠깐 필름 카메라 쓰고 싶은 생각에 집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니콘 EM을 들고 오고, 28미리 단렌즈도 하나 샀는데, 사진 찍을 때마다 렌즈 갈아끼우려니 도저히 귀찮고 번거로워서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결국은 얼마 쓰지도 않았고, 그나마도 28미리 렌즈 하나만 끼워서 찍곤 했어요. 게다가 렌즈값이 DSLR 가격보다 더 비싸다는 것도 디카를 공부해가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고, 특히 광각은 그 렌즈들 중에서도 비싸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어요. 일단 렌즈 갈아끼우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데다 렌즈 가격은 제가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어요. 일단 w1이 멍..

내가 목격한 ADHD와 언어 습관

언어란 공부할 수록 참 묘한 존재라는 생각이 드는 존재다. 아무 생각없이 항상 쓰는 존재 - 조금 더 정확히 하자면 쓰는 줄 조차 모르며 쓰는 그런 존재인데, 파고들면 세상에 이렇게 고약하고 어려운 게 존재할 수 있나 싶을 지경이다. 언어는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일단 누구든 소리와 기호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일단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것은 소리와 기호와 연관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떻게 '대화'가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보면 이야기는 조금 더 어려워진다. 기분 좋다. 사전을 뒤져서 저 문장을 해석한다면 이유야 어쨌든 지금 진짜 기분이 좋다는 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 언어 사용에서 저 말은 진짜 기분이 좋아서 하는 말일 수도 있고, 아주 기분이 더러운데 그것을 반어적으로 표..

언어의 시제, 상, 서법

언어를 공부하다보면 시제, 상, 서법이라는 말을 듣게 되요. 제 경험상 가장 먼저 듣게 되는 건 시제. 그 다음 조금 더 공부하면 듣게 되는 것이 상. 가장 마지막으로 듣게 되는 말은 서법이었어요. 시제와 상을 묶어서 '시상'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개념은 저도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 이해를 아예 못했어요. 솔직히 이것을 잘 모른다 해서 언어 공부할 때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었거든요. 문법적으로 마구 파고 들어간다면 중요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도 문제가 되지는 않았어요. 영어과 쪽에서는 이쪽으로도 꽤 깊게 다루는 것 같았는데, 저희는 이런 건 그냥 가볍게 넘어갔구요. 그래도 설명에 가끔 나오다보니 궁금해서 언어학과 사람에게 물어보니... "동작과 관련있는 건 상이고 시제는 시간의..

나의 첫 번째 디카 - Sony 사이버샷 DSC-W1

군대에서 선임 한 명이 카메라를 매우 좋아했어요. 저는 카메라를 다루어보고 싶기는 했지만 제 카메라는 없었어요. 그러나 주워들은 풍월은 있어서 광각 렌즈, 망원 렌즈가 무슨 말인지는 알고 있었어요. 어느 날, 그 선임이 제게 카메라 좋아하냐고 물어보았어요. 그래서 좋아한다고 하자 그때부터 툭하면 무슨 렌즈 사고 싶다, 무슨 카메라 사고 싶다 제게 이야기하는데 제게는 그저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어. 그러나 군대에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개발된 기술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리듬 타기. 모르든 알든 그냥 적당히 추임새 넣고 끄덕거려주면 어떻게 상황을 잘 모면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 선임이 전역하자 카메라는 또 그냥 잊어버렸어요. 전역 후, 당연히 디카를 살 돈이 없었어요. 막연히 디카가..

웃자고 하는 이야기

예전에 우즈베키스탄의 문자개혁 이야기를 했었어요. (http://zomzom.tistory.com/619) 이것은 심각한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그것과 관련된 사소한 재미있는 이야기. 요즘 우즈베키스탄의 국어 교과서를 꾸준히 읽고 있어요. 지금은 우즈베키스탄의 우즈베크인들을 위한 국어 교과서를 읽고 있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우즈베크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국어책을 9권까지 다 읽었고, 지금은 우즈베크인을 위한 국어 교과서를 읽고 있지요. 참고로 난이도는 확실히 우즈베크인을 위한 우즈벡어 교과서가 어려워요. 지문은 짧은데 단어들이 자비없어요. 확실히 모국어 대상자용 국어책이다보니 처음부터 어려운 문법, 그리고 다른 언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을 위한 국어책에 나오지 않는 단어들이 ..

컴퓨터에서 아랍문자를 입력할 때 최악의 경우

가끔 아랍문자를 입력해야 할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면 원어 표기. 아랍문자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컴퓨터에 깔아놓았기 때문에 입력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아요. 아랍어 자판을 쓴 지 꽤 오래되다보니 느긋느긋하게 불편없이 타이핑을 칠 수는 있어요. 그런데 이 아랍문자를 타이핑칠 때 제일 짜증나는 것은 바로... 자판이 꼬인다. 저는 저렇게 자판이 꼬였다는 말을 써서 나타내요.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아랍문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써요. 그에 비해 대부분의 문자들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써 가죠. 그러다보니 이걸 섞어쓰면 문제가 생길 수가 있어요. 그리고 더욱 무서운 건 이렇게 한 번 꼬이면 마땅히 제대로 고칠 방법도 없다는 것. 증상 1 구둣점이 문장 마지막에 들어가면 문장 맨 앞으로 가 버려요. 이건..

아프가니스탄 노우루즈 바이람 풍습

3월 21일은 중앙아시아 및 아프가니스탄, 이란, 터키에서 큰 명절이랍니다. 바로 옛날 달력으로 '신년'이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의 설날과 비슷한데 차이점이라면 우리나라 설날은 1월 1일이라는 것이고, 이쪽의 신년은 동지때 밑바닥을 치고 조금씩 길어진 낮과 동지때 최고점 찍고 짧아지던 밤이 같아지는 춘분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이랍니다. 이 명절은 고대 이란에서 시작되었으며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을 받은 명절이라고 해요. 그리고 튀르크 민족이 서쪽으로 서쪽으로 흘러가던 과정에서 페르시아인들에게서 받아들인 명절이지요. 이 명절은 '나브루즈' Navro'z, '노우루즈' Nowruz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요. 원래 이란어인데 이란어에서는 이렇게 쓰죠. نوروز 이 단어는 두 단어가 합쳐진 단어에요. نو 이 단어..

중앙아시아는 나브루즈 바이람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명절은 나브루즈 바이람이에요. 일단 며칠을 쉬는지는 국가마다, 그리고 정부 발표에 따라 조금씩 달라요. 나브루즈 바이람은 '춘분' - 즉 어둠이 짧아져 낮과 밤의 시간이 같아지는 때를 기념하는 명절이랍니다. 중앙아시아, 이란에서는 이를 봄의 시작이자 1년의 시작이라고 본답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문화적으로는 구정을 1년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것 처럼요. 재미있는 것은 우즈베키스탄은 나브루즈때가 되면 진짜 봄이 된다는 것이에요. 그런데 작년에는 이상기후라 나브루즈 전전날 눈이 펑펑 쏟아지고 엄청 추웠어요. 그래서 나브루즈를 결국 뒤로 미루었는데, 그 날도 역시나 추웠어요. 봄날이라는데 두툼한 겨울옷 껴입고 나브루즈 바이람을 기념하는데 원래는 그런 줄 알았어요. 하지만 원래 우즈베키스..

고향에 벚꽃이 피었다고 한다

어머니께 문자가 와서 집에 전화를 걸었다. 원래는 월요일에 안부 전화를 걸 생각이었는데, 월요일부터 계속 일이 있었다. 이래저래 사람들을 만날 일도 있었고, 고민하고 결정을 내릴 것도 있고, 할 지 말 지 확실히 해야할 것들도 있어서 이런 것 좀 정리하고 집에 전화하려고 하다보니 집에서 먼저 문자가 왔다. "잘 지내니?" "예." 전화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동네 벚꽃 벌써 폈어." "예? 아니, 일 없이 왜 벌써 폈대요?"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벚꽃이 필 시기는 아니었다. 벚꽃이 필 시기가 가까워지기는 했지만 벚꽃이 벌써 필 리가 없잖아. 게다가 여기는 꽃샘추위라 추운데. 아직은 봄인지 겨울인지 애매한 풍경인데. 그러고보니 고향에서 벚꽃을 본 지 꽤 오래되었다. 나는 지금..

이슬람에서의 이자와 고리대금업의 관계

이슬람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슬람에서 이자를 받는 것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거에요. 그리고 제게도 '이슬람에서는 이자를 받으면 안 되는데, 그러면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라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가끔 계세요. 그분들 생각이 전혀 이상하거나 틀린 게 아닌 것이, 돈을 빌려주었다면 당연히 무언가 빌려준 대가를 받는 게 당연한 것이거든요.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이자'라고 하구요. 이자를 받을 수 없다면 돈을 빌려주고 받을 때 원금만 받아야 하니 누가 돈을 빌려주겠어요? 그런데 이 이자 - 이슬람 교리에서는 '리바'라고 하는 것은 단지 돈을 빌려주고 돈을 받기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답니다. 리바에는 돈을 빌려주고 원금보다 더 많은 액수를 받아가는 것 - 즉 원금+이자 형태..

감귤주스와 옥수수수염차

한국 돌아온 후, 계속 코 때문에 고생이다. 이유는 모르겠다. 어려서부터 잘 때 콧물이 목으로 내려와서 아침마다 가래 뱉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곤 했다. 한국 와서 코 속에 문제가 생긴 것 같은데, 이유는 아직 모르겠다. 하여간 코에 문제가 생겨서 잘 때마다 비강에서 생긴 분비물이 목으로 내려가 목을 자극해 목이 매우 안 좋다. 그렇다고 앉아서 잘 수도 없는 노릇이고. 자꾸 목이 아프다보니 물을 많이 마실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음료수 안 사먹기로 결심한지 며칠 되지도 않아 음료수를 사왔다. 콜라를 제외하고 내가 가장 많이 사서 마시는 두 음료수. 이것들을 즐겨 마시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먼저 감귤주스. 나는 신 것을 못 먹는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신 것은 싫다. 어렸을..

맛있는 것과 몸에 좋은 것에 대한 잡담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 학원 선생님도 내가 우즈벡 음식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을 아셨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심심하면 시장 가서 밥을 사먹었기 때문이었다. 집에서 밥을 해 먹는 것을 즐기는 편도 아니고 시장에서 밥을 사 먹으면 비싸지도 않은데 푸지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식당에 메뉴가 몇 개 없는 게 아니라 메뉴도 다양했다. 나중에는 먹던 것만 먹게 되었지만 한동안 이런 저런 음식들 사 먹는 재미를 즐기고 있었다. 참고로 식당에 메뉴판이 없었기 떄문에 무슨 음식들을 파는지 전부는 나 역시 모른다. 못 보던 음식이 나오면 그냥 그때그때 시켜먹었을 뿐이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가 선생님께서 타슈켄트 음식이 맛있기는 한데 이것저것 첨가되는 게 많아서 몸에는 별로 안 좋다고 말씀하시기 시작하셨다. 물론 우리..

한국 아랍어 교재의 괴물 - 종합아랍어

한국에서 아랍어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책 그리고 그들 가운데 많은 수가 듣자마자 얼굴이 굳어버리는 책 가뜩이나 어렵다는 아랍어를 책 한 장 펼치자마자 한없이 어렵게 만들어버리는 책 조악한 인쇄 때문에 보기만 해도 보기 싫어지게 만드는 책 1988년에 출판되어 출판된 지 20년도 넘은 책 위의 세 개를 보면 지금쯤 절판되어서 한때 악명을 떨치던 책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더욱 무서운 것은... 아직까지도 출판되고 있으며 굳건히 아랍어 교재 세계에서 좋은 교재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는 것. 이제는 우리나라에 아랍어 교재도 이것 저것 다양하게 나왔어요. 옛날처럼 한국어로 된 교재 자체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밖에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는 고사하고 아예 선택지도 없던 시대는 지나갔어..

일본어 고어 및 오키나와 방언 공부하려고 했었던 이야기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것은 '실패한 이야기'에요. 당연히 일본어 고어 및 오키나와 방언 몰라요. 일본어는 고1때 독학으로 공부했었어요. 영어를 무지 싫어해서 잘 모르니 영어 시간은 매번 생지옥이었고, 학교 공부도 흥미없었던 때였는데 제 짝이 일본어를 잘 하는 오타쿠였어요. 그래서 걔가 일본어 아는 게 신기해서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때는 일본어 교재도 지금처럼 많지도 않을 때였고, 가뜩이나 지방에 살아서 구할 수 있는 교재가 많지 않았어요. 인터넷 보급이 널리 되기도 전이라 일본 애니메이션 구운 CD를 만 원에 파는 가게가 있던 시절 이야기. 1년간은 참 열심히 했던 일본어. 그러나 정작 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우는 고2부터는 일본어 공부를 손떼었어요. 고2때부터는 일본어를 아예 공부하지 않았는데, ..

책 리뷰 - 설탕 커피 그리고 폭력

학교 다닐 때 세계사 과목을 매우 좋아했어요. 수능 선택 과목도 세계사였고, 세계사는 고3 시작하자마자 혼자서 다 끝내서 세계사 시간때에는 적당히 편히 듣고 놀아도 되었어요. 고3때 담임 선생님이 세계사였는데 담임 선생님께서도 제가 세계사를 고3 시작했을 때 다 끝내었다는 것을 알고 계셔서 너무 떠들지만 않으면 저는 그냥 놔두셨거든요. 어려서부터 세계사를 좋아했는데 항상 드는 생각이 왜 동양은 서양보다 못한가였어요. 역사가 승자 위주의 역사이다보니 실제 접하는 역사 대부분은 유럽 - 그 중에서도 영국, 프랑스의 역사였죠. 과거 동양이 서양보다 더 앞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대학교 와서였어요. 산업혁명을 통해 서양이 동양을 앞지르게 되었죠. 그리고 산업혁명의 토대가 된 것은 신대륙 및 신항로 개척과..

택배 받았어요

드디어 이삿짐이 택배로 왔네요. 아침에 우체국에서 문자가 왔어요. 오후 5시 반에서 6시 반 택배 도착이라는 문자였죠. "헉! 오늘 6시 출근인데!" 오늘은 학원 출근하는 날. 1년 쉬고 돌아온 학원에 첫 출근하는 날이라 지각하면 안 되는데 하필 딱 출근 시간에 겹쳐서 택배가 온다고 했어요. 그래서 부리나케 전화를 걸어서 혹시 일찍 받을 수 있냐고 부탁하자 노력은 해 보겠다고 하셨어요. 몸이 아파서 잠깐 낮잠을 잤는데 전화가 와 있었어요. 우체국이었어요. "택배 오는구나!" 다행히 바로 가져다주시겠다고 했어요. 으잉? 택배 받아야할 게 11박스였는데 그 중 하나만 왔어요. 어쩌지? 택배가 모두 착불로 오는데다 죄다 20kg 이라서 남에게 부탁할 수도 없는 상황. 그래서 일단 친한 선생님께 사정을 말씀드리..

다양한 외국어를 입력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어플 - MultiLing 키보드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 입장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가끔 불편한 점을 꼽으라면 외국어 입력이 극히 제한된 점을 들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자판만 가지고 입력할 수 없는 철자들이 의외로 많거든요. 그래도 주요 외국어는 기본적으로 제공이 되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이 입력할 수 있지만, 그 외 외국어에서 라틴 알파벳 또는 키릴 알파벳을 변형시킨 알파벳 - 예를 들어 아제르바이잔어의 ə 라든지 중앙아시아 언어의 қ 같은 것은 마땅히 입력할 방법이 없지요. 또는 조지아어 (그루지야어)나 아르메니아어, 에티오피아의 암하라어처럼 고유 문자가 있는 언어 역시 입력할 방법이 마땅찮아요. 안드로이드 어플 중에는 매우 다양한 언어를 입력할 수 있는 어플이 있어요. 바로 MultiLing 키보드이죠. 이 어플을 깔고..

소말리아 영화 charcoal traffic 리뷰

영화 Charcoal traffic 은 소말리아에서 2008년에 제작된 단편영화로 상영시간은 7분 조금 넘는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소말리아 영화'라는 점 때문이었죠. 과연 소말리아의 영화는 어떤 영화일지 궁금해서요. 유투브에서 소말리아 영화를 검색하면 몇 편 검색이 되기는 하지만 자막이 없어서 보기 어려운 것들이 많던 차에 이 영화는 자막도 있고 시간도 짧아 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아래 내용에는 스포일러 있습니다. 배경은 북부 소말리아입니다. 첫 시작은 벌목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 사람이 바로 주인공인 Olaad 이죠. 주인공이 하는 일은 부하들을 이끌고 벌목한 나무로 숯을 만들어 파는 일입니다. 이때 부하 한 명이 요즘 사람들이 자꾸 나무를 못 베어가게 한다고 하자 AK-47..

잡지 '지나가는 마을' 이야기

2010년 여름 어느 날. 선선해지면 일어나 할 것 하다가 월드컵 경기 전부 보고 학원 가서 수업하고 돌아와서 집에 와서 잠을 청하던 평범한 어느 날이었다. 고향에서 임용고사 준비를 하고 있는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처음 대화는 그냥 평범했다. 굳이 특별한 것을 느낄 수 없는 대화. 그런데 어쩌다보니 대화가 창작으로 나아갔고,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갔다. 당시 나는 글을 쓰지 않은지 매우 오래되었다. 마지막으로 글을 써본 것이 대학교 4학년때 교양수업으로 들었던 수업 과제물로 소설을 써서 제출한 것이었다. 그것도 몇 년 되었지? 그 후로 일하며 느낀 것도 글로 써 보려고 하고, 여행기도 써 보려고 했으나 그때마다 조금 쓰다가 던져버리곤 했다. 그리고 이 즈음에는 그나마도 아예 안 쓰고 있었다. "우리 잡..

중학교 집중이수제의 악몽

우즈베키스탄 가기 전의 이야기는 이 블로그에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블로그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우즈베키스탄에 갔고, 이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 지금껏 다닌 여행 이야기를 올리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가 끝난 것이 10월 31일이었으니 올릴 틈도 없었다. 여행기를 제외하고 이미 너무 지나간 이야기는 블로그에 안 올리려고 하는 편인데, 이것은 왠지 올리고 싶어졌다. 사실 지금껏 어느 정도 의도적으로 하지 않은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기록을 남겨놓은 적이 없는 이야기이다보니 여기에 기록을 남겨놓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보다 근본적 이유는 글감 개발을 아직도 못 하고 있다는 것이지만 말이다. 내 20대를 되돌아보면 군대까지 포함해서 큰 변화가 8번 있었다. 나의 위치와 환경이 확..

이스마일 카다레 - 부서진 사월

내가 알바니아에 대해 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나라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렸을 때 이웃집에서 종종 빌려다 보던 '학습그림사회'라는 만화 동유럽 편에서 맨 마지막에 아주 조금 나와 있었던 것이었다. 당시 이 책에서 적성국가는 국기와 정식 국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동유럽편은 전부 국기와 정식 국명이 나와 있지 않았다. 이 동유럽 편에서 아직까지 기억이 나는 모습이라면 체코슬로바키아편 첫 페이지 사진이 바츨라프 광장에서 민주화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이었고, 동독편에서는 칙칙하고 무거운 분위기에서 굳은 표정으로 퇴근하는 사람들, 불가리아편 첫 페이지가 장미밭, 그리고 알바니아편에서 전통 민속 축제라고 빨간 스카프를 맨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사진과 지로카스트라 광장 사진이다...

카자흐스탄 음악 Lana - Perishte

이 음악을 알게된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다. 그냥 인터넷 뒤지다가 찾은 노래. 아마 카자흐스탄 노래는 어떤 것이 있나 인터넷 검색을 하다 우연히 찾았을 거다. 이 노래는 내가 우즈베크어를 공부하기 훨씬 전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음악도 마음에 들었지만, 개인적으로 뮤직비디오가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 무언가 전설을 읽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몇 번을 다시 보았었다. 이런 음악을 들으면 현악기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바이올린으로 이 곡을 멋지게 연주하면 거리에 모자 놓고 연주해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상상. 어렸을 때 다녔던 음악학원에서 그 귀 째지는 바이올린 끼기끽 소리를 떠올리면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은 생각은 다시 사라지고 만다. 어쨌든 재미있는 뮤직비디오..

아쉬운 이야기

이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블로그에 내 연락처를 공개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냥 재미를 위해 하는 거다 보니 그다지 내가 블로그를 한다고 알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이런 생각은 우즈베키스탄 처음 왔을 때까지 지속되었다. 익명성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편하고 격의없이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남들과 재미있게 노는 게 목적이었지 나를 홍보하고 스펙쌓기용으로 쓸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투르크메니스탄 비자 받고 여행하는 과정에서 부정확하거나 오래된 정보들 때문에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 지역 여행하는 사람들을 조금이나마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에 새로 이메일을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관광 좀 도와달라는 메일은 내가 우즈베키스탄 있는 동안 딱 한 통 왔다. 그때 진심으로 기뻐서 최대한 많이 도와주려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