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한국여행 255

망상 속의 동해 - 05 강원도 동해시 한섬 몽돌해변, 동해안 음식 장치찜

고불개를 가려면 절벽 위에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서 걸어가야 했어요. 산책로는 계속 산으로 올라갔어요. 아래 바다를 감상하며 걸었어요. 눈과 코는 매우 즐거웠어요. "치톤피드 넘치네." "치톤피드?" 제가 치톤피드가 넘친다고 하자 친구가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그 나무에서 뿜어져나오는 거 있잖아." "그건 피톤치드!" "아, 맞다." 치톤피드가 아니라 피톤치드였어요. 숲냄새가 진했어요. 여기에 바다 비린내도 살짝 섞여 있었어요. 코는 산 속에 있고 눈은 아래 바다를 보면 바다에 있었어요. 눈과 코는 분명히 매우 즐거웠어요. 그렇지만 괴로웠어요. 옷을 완전히 잘못 입고 왔어요. 이건 감당이 될 더위가 아니었어요. 아직 땀에 흠뻑 젖지는 않았지만 옷이 땀에 절었어요. 불쾌지수가 치솟는 수준이 아니라 몸에 달..

망상 속의 동해 - 04 강원도 동해시 천곡동 한섬해수욕장

천곡동굴에서 나와서 입구 앞에 있는 벤치에 앉았어요. 잠시 쉬고 가기로 했어요. 동굴 밖에 나오자 더위가 더 뜨겁게 느껴졌어요. 동굴 안이 워낙 시원해서 동굴 밖에 나오자 밖은 불가마였어요. 바닷가가 멀지 않아서 습도도 높았어요. 피부를 까맣게 태우는 소금기 있는 공기가 뜨끈뜨끈해져서 소금 마사지를 해주고 있었어요. 벤치에 앉아서 둘이 멍하니 있었어요. "헛개수 마실래?" "어." 친구에게 헛개수를 마시겠냐고 물어봤어요. 친구가 마신다고 했어요. 예전에 편의점에서 1+1 행사할 때 사서 하나는 마시고 하나는 가방에 넣어서 계속 들고 다니던 헛개수를 꺼냈어요. 친구와 헛개수를 나눠서 마셨어요. "이제 우리 뭐할거?" "해변이나 갈까?" 천곡동굴 이후 아무 계획도 없었어요. 2022년 7월 17일 일정은 오..

망상 속의 동해 - 03 강원도 동해시 천곡황금박쥐동굴

"우리 이번에는 맛집 알아보지 말고 그냥 가보자." "느낌 오는 곳 있으면 막 들어가서 먹어?" "어. 옛날처럼." 친구와 버스에서 이번 여행을 어떻게 다닐지 이야기를 나눴어요. 요즘은 여행 정보가 매우 많아요. 매우 많은 정도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제대로 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골라내는 게 일이에요. 예전에는 없는 정보를 억지로 찾는 게 일이었다면 요즘은 정보는 있는데 뭐가 진짜인지 알 수 없어서 무수히 많은 정보에서 진짜 정보를 찾아내는 게 일이고 능력이에요. 여행 준비하다 보면 당연히 어디에서 무엇을 먹을지도 알아봐요. 요즘은 맛집 정보가 있어서 맛집이라고 하고 평점 좋은 곳을 찾아가요. 이런 곳들을 잘 알아보고 찾아가면 만족하고 나올 수 있어요. 그렇지만 대신 가슴 떨리는 흥분은 없어요. 도박..

망상 속의 동해 - 02 상봉역에서 KTX 타고 동해역 가기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도봉산역으로 갔어요. 도봉산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해야 했어요. 언제나 그렇듯 많은 탑승객이 7호선 환승을 위해 도봉산역에서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경기도 동북부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 강남권을 가려면 도봉산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해야 해요. 이 때문에 지하철 1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도봉산역은 항상 환승객이 매우 많아요. 지하철은 금방 도봉산역에 도착했어요. 사람들이 우루루 내리기 시작했어요. 저도 지하철 1호선 열차에서 내려서 7호선 열차를 타기 위해 이동했어요. 계단을 내려가서 바로 옆에 있는 7호선 하행선 플랫폼으로 갔어요. 7호선 하행선 열차가 도봉산역에 들어와 있다고 표지판에 나와 있었어요. 계단을 빠르게 성큼성큼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저거 놓치면 몇 분을 기다려야 했어요..

망상 속의 동해 - 01 동해를, 동해시를 가자

"같이 여행갈까?" 저와 지금까지 여행을 여러 번 같이 다닌 친구가 제주도에서 서울로 올라왔어요. 친구는 제게 여행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어봤어요. 나도 여행 가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안 가고 싶다. 저도 여행가고 싶어요. 어디든 훌쩍 떠나고 싶어요. 그러나 지금은 아니에요. 계속 어딘가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지만 섣불리 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어요. 항상 의정부와 서울만 돌아다니고, 그나마도 요즘 들어서는 거의 안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일 없으면 절대 집에서 안 나가고 있었어요. 나가기 싫었어요.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올해는 비행기표 가격이 매우 비싸져서 해외여행은 엄두도 못 내요. 가려면 국내 여행을 떠나야 해요. 심지어 국내여행 중에서..

이것도 여행, 어쨌든 여행기 - 에필로그

"와, 죽겠네." 인내심에 한계가 왔어요. 정신줄이 오락가락했어요. 이건 아니었어요. 내가 대체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고 있는지 몰랐어요. 내가 지금 무슨 거저 먹는 것도 아니고 다 제 돈 주고 사먹고 있는데 즐거운 게 아니라 고통만 갈 수록 강해지고 있었어요. 이제 감당할 수 없는 고통 수준까지 올라왔어요. 죽을 맛이었어요. 아무리 봐도 이건 정말 아니었어요. 밖으로 내색은 안 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괴로워서 몸부림치고 있었어요. "제발 살려줘!" 일곱 번째 아이스크림. 쉐이크쉑 용산 아이파크몰 한정 메뉴 아이-팝핀 아이스크림을 절반도 못 먹었는데 벌써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있었어요. 이건 도저히 할 짓이 아니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이미 쉐이크쉑 타임스퀘어 영등포점 한정 메뉴 인절미 타임 아이스크림을 ..

이것도 여행, 어쨌든 여행기 - 프롤로그

"요즘 다 여행 가네?" 인터넷으로 언론사 기사를 보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여기저기 여행을 가고 있다는 기사가 많이 보였어요. 특히 해외여행 가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는 기사가 보였어요. 2020년부터 국외여행을 사실상 갈 수 없었으니 2년 넘게 사람들이 외국 여행 가고 싶어도 못 갔어요. 그러다 세계적으로 상황이 좋아지고 리오프닝으로 돌입하자 그간 쌓여왔던 해외여행 욕구가 폭발했어요. 확실히 해외여행, 해외출장 가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어요. 제 주변에도 해외여행, 해외출장을 가는 사람들, 갈 계획인 사람들이 매우 많이 증가했어요. 심지어 유튜브조차 해외여행 컨텐츠가 급증했어요. 모두가 여행을 떠나고 여행을 가려고 준비하고 여행을 꿈꾸고 있어요. 온라인이고 오프라인이고 모두가 여행 때문에 들떠 있는 분..

충청북도 청주 시외버스터미널 아메리카나 햄버거 패스트푸드 체인점 자리 흔적

"청주 한 번 다녀와야겠다." 예전에 충청북도 청주는 1년에 몇 차례 가곤 했어요. 청주 갈 일이 간간이 있었어요. 청주는 2020년 초에 간 이후 한 번도 안 갔어요. 청주 갈 일이 없기도 했고, 청주는 딱히 여행으로 갈 이유가 없었어요. 청주 정도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다녀올 수 있는 도시에요. 청주 가는 시외버스는 의정부에도 여러 대 있어요. 의정부에서 굳이 서울 고속버스터미널까지 안 가도 편하게 갈 수 있는 도시에요.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가면 청주 가는 버스는 그야말로 시내버스 수준으로 많구요. 언제든 쉽게 갈 수 있는 도시 중 하나가 청주에요. 청주는 그 전에 여러 차례 다녀왔기 때문에 청주가 크게 궁금하지 않았어요. 청주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청주가 그렇게 볼 것 있는 도시는 아니에..

여행-한국 2022.02.28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일영역 - 방탄소년단 BTS 봄날 (spring day) MV 촬영지, 일영유원지 교외선 철도 출사지

"바람 좀 쐬러 갈래?" 2022년 새해가 되었어요. 친구가 새해가 되었는데 얼굴 한 번 보자고 했어요. "어디?" "아무 데나." 서울은 요즘 너무 규제가 심해요. 우울하다 못해 암울한 분위기가 진해졌어요. 저는 원래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해요. 그런데 요즘은 모두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있어요. 누구 하나 예외없이 모두가 정신 상태가 매우 위험해요. 모두 극도로 예민하고 민감해요. 도처에 시한폭탄이 된 사람들이 넘쳐나요. 그래서 사람 많은 곳은 조금 피하고 싶었어요. 사람 많은 곳 가면 아주 별 거 아닌 건데도 울컥하고 화내고 싸우려 들려고 하는 걸 참는 모습을 아주 쉽게 볼 수 있어서요. "사람 별로 없는 곳으로 갈까?" "가서 적당히 바람 쐬게?" "어." 바람 쐴 곳은 많아요. 서울에서 조금..

여행-한국 2022.01.04

서울 동대문 신평화시장 신평화패션타운 야시장

"드디어 끝이 보이는 건가?" 저는 아직도 2020년 11월 24일 새벽을 잊을 수 없어요. 그날이 마지막으로 심야시간에 서울을 돌아다닌 날이었어요. 11월 24일부터 서울,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모든 실내 영업 운영 시간 규제가 생겼어요. 그 조치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어요. 무려 11개월째에요. 11월 24일 아침에 24시간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고 글을 쓰고 있는데 가게 사장님께서 다른 지인에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어요. 이번 조치는 무조건 연말까지 지속될 건데 앞으로 어째야할지 막막하다고 하셨어요. 그날, 카페에서 나오면서 사장님께 힘내시라고 인사하고 나왔어요.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이후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엉터리 억업 규제는..

여행-서울 2021.10.26

경상북도 경주 구황동 사적 제6호 황룡사지

경주 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불국사를 간 날은 비가 계속 내리는 날이었어요. 그나마 불국사에 도착했을 때는 빗줄기가 부슬비로 바뀌어서 우산 쓰면 돌아다닐만해졌어요. 불국사를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동안 빗줄기는 갈 수록 약해졌어요. 드디어 비가 그쳤어요. 언제 비가 다시 쏟아질 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당장 비가 안 내리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하늘은 누가 톡 건드리기만 하면 다시 비가 무섭게 퍼붓게 생겼어요. 그렇지만 하늘이 무섭게 생기기만 했을 뿐 비는 안 내리고 있었어요. "다른 곳 더 갈 수 있겠다." 불국사에서 비가 많이 쏟아졌다면 다음 일정이 매우 골치아파졌을 거였어요. 불국사 다음 어디로 갈 지 전혀 결정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비가 쉬지 않고 퍼부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비가 좍좍 퍼부으..

여행-한국 2021.06.28

경상북도 경주 황리단길 한옥 카페 오브스토리지

"경주는 어디가 유명하지?" 경상북도 경주 여행을 가는 날까지 경주 여행 일정을 구체적으로 짜지 않았어요. 원래 여행 준비할 때 여행 일정을 빡빡하고 치밀하게 짜는 것을 상당히 싫어해요. 여행 일정 계획할 때 계획을 너무 세밀하게 짜면 여행 갔을 때 계획되로 안 되어서 오히려 스트레스만 엄청 받기 딱 좋기 때문이에요. 여행 가서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고 어떤 곳이 더 마음에 들고 어떤 곳이 마음에 정말 안 들 지 모르는데 무턱대고 계획을 치밀하게 짜면 계획이 엉망이 되거나 만족도가 떨어지든가 둘 중 하나는 반드시 경험하게 되요. 그래서 여행 일정을 짤 때는 큰 틀을 짜고 여유 시간을 널널하게 주는 편이에요. 시간이 남으면 쉬면서 시간을 보내도 되고 구경을 더 하면서 시간을 보내도 되거든요. 여행 중 시간..

경주 불국사 국보 제20호 다보탑, 국보 제21호 석가탑

"결국 불국사 카드를 꺼내야 하나..." 숙소에서 조식을 먹고 하늘을 바라봤어요. 여전히 구름이 짙게 끼어 있었어요. 우중충한 정도가 아니었어요. 비가 또 쏟아지고 있었어요. 일기예보에 의하면 경주 여행을 마치고 의정부로 돌아가는 5월 18일부터 날이 갤 거라고 했어요. 5월 17일까지는 비가 엄청나게 퍼부을 예정이라고 나오고 있었어요. 이날은 돌아다닐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여겨야할 날이었어요. 경주 여행을 오기 전이었어요. 그래도 양심적으로 경주 가서 뭐 할 지 경주 여행 계획을 조금은 짜보기로 했어요. 맛집 같은 것은 제대로 찾아보지 않았어요. 어차피 계속 황리단길 주변에서 놀 거였기 때문에 카페 같은 것은 황리단길 가서 즉흥적으로 느낌 오는 카페 가면 되었어요. 맛집도 미리 알아보는 것보..

여행-한국 2021.05.24

경상북도 경주 여행 후기 - 5월에는 경주, 경주에 가자

여행을 가고 싶다. 무려 작년 - 2020년 설날 이후 여행을 단 한 번도 안 갔어요. 이때부터 어디 돌아다니기 매우 안 좋았어요. 어디 가려고 해도 눈치보였어요. 밤에 돌아다니는 것이 취미지만 상황이 밤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진 촬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심지어 절묘하게 명절 즈음마다 우리나라 보건 상황이 더 나빠져서 명절때 내려가지도 못 했어요.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2020년 11월 24일부터 수도권은 아예 뭘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어요. 그렇게 1년 넘게 시간이 흘러갔어요. 그렇지 않아도 스트레스 엄청 받는데 설상가상으로 티스토리가 글 에디터를 엉터리 업데이트 하면서 도저히 못 써먹을 지경까지 가버렸어요.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블로그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

여행-한국 2021.05.19

경상북도 경주시 스타벅스 경주 대릉원점

여행을 가자. 머리가 복잡할 때는 여행을 가야 해요. 아무리 고민하고 머리를 쥐어싸매봐도 고민이 해결될 리 없으니까요. 차라리 여행 훌쩍 떠나서 머리 속을 시원하게 비우고 다시 고민하는 것이 차라리 나아요. 이대로 고민해봐야 머리만 복잡하고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어요. 한 번 갇혀 있는 세상에서 벗어나서 다시 저 자신을 돌아봐야했어요. 그래서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었어요. 어디로? 갈 만한 곳을 떠올려봤어요. 외국 여행은 아예 불가능. 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국내 여행이 전부였어요. 요즘 사람들은 제주도 여행을 그렇게 많이 간대요. 그렇지만 저는 제주도 여행을 가고 싶지 않았어요. 내가 제주도 출신이다. 저는 제주도 출신이에요. 지금은 성수기에요. 사람들이 제주도 마구마구 간대요. 비행기표가 자비 없이..

여행-한국 2021.05.16

그해 그 겨울 그 테마주 여행 - 에필로그

여행. 관광학계에서는 여행에 대해 집을 떠나 하루 이상 머무르는 것이라는 정의를 주로 사용해요. 그러나 이 정의는 요즘 세상에 잘 맞지 않아요. 당일치기 여행은 이 정의에서 완벽히 벗어나니까요. '여행'이라는 단어는 여러 곳에서 상당히 많이 사용해요. 여러 곳에서 사용하는 '여행'의 용법을 취합해서 정리해보면 하나의 교집합이 나와요. 익숙한 것에서 익숙하지 않은 것으로 잠시 이동했다가 돌아오는 것 반드시 물리적인 장소의 이동만을 의미하지 않아요. 당장 올해 유행했던 '랜선 여행'은 여행을 물리적인 장소의 이동으로 제한하면 완전히 단어 잘못 쓴 게 되요. 오늘날 '여행'이라는 단어의 용법은 익숙한 것에서 익숙하지 않은 것으로 잠시 이동했다가 돌아오는 것이라 봐야 해요. 익숙하지 않고 어색한 세계로 잠시 갔..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증산역 명지대학교 24시간 카페 - 빈플루

2020년 11월 23일 새벽 3시 5분, 홍대입구에 있는 24시간 카페에서 나왔어요. "우왁, 추워!" 엄청나게 추웠어요. 따스한 카페 안에 있다가 밖에 나오니 체감 추위는 2배였어요. 이날 새벽에 한파가 온다는 말이 있었어요. 정말로 기온이 뚝 떨어졌어요.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날이 엄청 포근해서 이제쯤 죽어서 사라질 때가 된 모기가 다시 드글드글거리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포근한 날이 불과 며칠 전이었는데 갑자기 매우 추워졌어요. 패딩 안 입고 온 것이 매우 후회되었어요. "빨리 다음 카페 가야겠다." 첫 번째 24시간 카페는 끝났어요. 이제 다음 차례였어요. 다음에 가야할 24시간 카페는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증산역 명지대학교 24시간 카페인 빈플루였어요. '여기에서 빈플루 가려면 연남동으로 가야..

[제주도 여행] 생존과 여행의 갈림길 - 30 제주도 제주시 24시간 카페 정복기 2부

"어? 벌써 2시 다 되어가네?" 몇 시인지 확인하고 놀랐어요. 생각보다 많이 늦어지고 있었어요. "부지런히 걸어야겠다." 오르막길을 열심히 올라갔어요. 지금 올라가고 있는 오르막길을 다 올라가면 내리막길이 나오고 그 다음에 또 오르막길이 하나 나올 거였어요. 제주도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매우 많거든요. 제주도를 한라산 그 자체라고 본다면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어요. 저도 육지로 대학교 진학한 후 놀랐던 점 중 하나가 도로가 매우 평평하다는 점이었어요. 제주도 살 때는 평평한 도로보다는 이렇게 경사진 도로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서울에 와서 보니 서울은 도로가 다 평평했어요. 반쯤 농담으로 땅을 살 때는 구슬을 땅바닥에 놓고 미동도 안 하는 평평한 땅이 좋은 땅이라고 해요. 제주도 살 ..

[제주도 여행] 생존과 여행의 갈림길 - 29 제주도 제주시 24시간 카페 정복기 1부

밤 11시 16분.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버스 정류장에서 제주시 3002번 심야버스에 올라탔어요. "이제 시작이네." 창밖에 보이는 것은 어둠이었어요. 제주도에서는 밤 11시만 되어도 심야시간이라고 할 만 해요. 서울에서는 밤 11시가 무슨 심야시간이냐고 하겠지만 제주도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밤 11시 16분에 버스를 탄다는 것 자체가 제주도에서는 놀라운 변화였어요. 예전엔느 밤 11시 16분이 아니라 밤 10시 16분만 되어도 버스가 실상 끊겼다고 봐야 했거든요. 버스는 동문로타리를 지나 중앙로로 진입했어요. 동문로타리, 중앙로의 야경은 매우 암울한 분위기였어요. 사람 자체가 거의 없었어요. 동문로타리, 중앙로는 심야시간에 우범지역으로 유명한 곳이에요. 탑동을 본거지로 삼고 있는 노숙자들의 활동 지역이..

[제주도 여행] 생존과 여행의 갈림길 - 27 제주도 전통 음식의 미스테리 몸국

뭐라카네 집으로 들어가 뭐라카네 방에 가방을 내려놓았어요. "우리 이따가 카페 갈까?""나 안 나갈래." 뭐라카네는 매우 단호했어요. 이날은 무조건 밖에 안 나가겠다고 했어요. 안 나가겠다는 사람을 억지로 끌고 나갈 수 없었어요. 뭐라카네는 나갈 준비가 아예 안 되어 있었거든요. 나갈 생각이 눈꼽 만큼이라도 있었다면 제가 자기 집 근처에 와서 전화했을 때 밖에 나왔겠죠. 집 번지 알려주고 찾아오라고 한 것에서 뭐라카네는 이날 절대 안 나가기로 작정한 것이 보였어요. 방바닥에 앉아서 뭐라카네를 바라봤어요. 뭐라카네는 컴퓨터로 뭔가 하고 있었어요. 채팅도 하고 다른 것도 하고 있었어요. 우중충한 하늘 때문에 방 안은 더욱 침침했어요. 멍하니 있었어요. 피로와 잠이 다시 몰려오기 시작했어요. 아까 사라사에서 ..

[제주도 여행] 생존과 여행의 갈림길 - 26 제주도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 산지등대 불교 절 사라사

'사라봉에서 시작해서 별도봉까지 갈까?' 사라봉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다보면 옆에 있는 별도봉까지 갈 수 있었어요. 별도봉은 사라봉보다 조금 더 험한 편이에요. 사라봉은 제주도에서 일몰 보기 좋은 장소로 유명해요. 영주십경 중 사봉낙조가 사라봉에서 바라보는 일몰 풍경이거든요. 이렇게 긍정적인 쪽으로 잘 알려진 사라봉에 비해 별도봉은 부정적인 쪽으로 유명한 편이에요. 여기에 자살 바위가 있거든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뛰어내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별도봉 자살 바위는 꽤 유명한 편이에요.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때는 여기에 뛰어내리지 말라는 표지판도 있었어요. 꼭 그쪽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쪽도 4.3사건과 관련있는 곳 중 하나에요. 이쪽에서 대대적인 학살이 일어났다고 하거든요. 학살 후 시체가 바다로..

[제주도 여행] 생존과 여행의 갈림길 - 25 제주도 제주시 산지천 산책길

동문시장에서 나와 동문로타리로 다시 돌아왔어요. '이제 어디 가지?' 제주시청부터 시작해서 동문시장을 둘러보고 동문로타리까지 왔어요. 여기에서는 이제 더 갈 곳이 없었어요. 산지천 산책로를 따라 쭉 걸어가면 탑동이 나왔어요. 탑동도 제주시에서 유명한 곳 중 하나에요. 탑동은 제주시에 있는 매립지에요. 탑동 매립 후 공원으로 조성되었어요. 이쪽은 횟집이 많은 곳이에요. 사람들이 산책하러 잘 오는 곳이구요. 그리고 노숙자들이 집결하는 곳 중 하나이기도 해요. '굳이 탑동 가고 싶지는 않은데...' 탑동은 가봐야 별 거 없는 곳이었어요. 거기는 바다 보러 가는 곳이었어요. 바다를 일부러 찾아가서 보고 싶지 않았어요. 날씨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날 탑동 가면 정말 휑하기 그지 없어요. 탑동 자체가 볼 것 ..

서울 강동구 천호동 천호역 천호 문구완구거리 문구 도매상가 밀집지역

서울 강동구 5호선, 8호선 환승역인 천호역으로 와서 천호 로데오 거리, 천호 텍사스, 동서울시장을 둘러본 후였어요. '이거 잘못하다가는 밤에 와서 하나도 촬영 못 하겠는데?' 서울 강동구 천호역 주변 심야시간 풍경을 촬영하기 전에 사전답사하러 와서 둘러본 결과, 이 동네는 심야시간 풍경 촬영하기 매우 어려울 거 같았어요. 딱 봐도 난이도가 매우 높아 보였어요. 차라리 종로나 강남 번화가 심야시간 풍경 영상 촬영하는 것이 훨씬 더 쉬워 보였어요. 천호역 주변은 동네 자체가 매우 침울했어요. 침울한 정도가 아니라 무섭다고 해도 될 정도였어요. 낮에 돌아다녀보니 천호 텍사스는 밤에 와서 심야시간 풍경 촬영할 때 아무 문제 없을 것 같았어요. 천호 텍사스에 있는 유리방은 윤락업 종사자들이 전부 빠져나간 것 같..

여행-서울 2020.05.04

서울 강남구 강남역 강남대로 번화가 심야시간 풍경

서울 강남구 강남 먹자골목 심야시간 풍경 영상과 사진 촬영을 마친 후 다시 강남역으로 돌아왔어요. 이번에는 신논현역, 논현역, 신사역까지 이어지는 강남대로 번화가 심야시간 풍경 동영상을 촬영할 계획이었어요. 이렇게 강남대로를 타고 올라가면서 강남 번화가 일대 심야시간 풍경 영상을 쭉 촬영할 생각이었거든요. 그게 동선을 보면 가장 깔끔했어요. 강남역에 사람은 별로 없었어요. 심야시간에 강남대로에는 원래 사람이 많지 않아요. 강남 먹자골목에 사람이 아예 없다시피한 것은 충격적이었지만 강남대로에 사람이 없는 것은 그다지 놀랍지 않았어요. 심야시간에 강남 번화가 가보면 사람들이 골목에 많이 있지, 대로변에는 많이 없거든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구조에요. 강남대로에는 상점들이 많고 골목으로 들어가야 술집이 많거든..

여행-서울 2020.04.12

서울 용산구 서계동 효창원로 만리시장

서계동 촬영을 쭉 하고 이제 다음에 갈 곳은 만리시장이었어요. '만리시장 가면 촬영할 거 뭐 있을 건가?' 만리시장은 여러 번 들어봤어요. 서울 용산구 서계동에 있는 오래된 시장이랬어요. 요즘 서울 용산구 서계동, 청파동이 골목길 관광지로 띄우려는 움직임이 보여요. 그 움직임을 보면 주요 방문 코스 중 만리시장이 들어가 있어요. 어째서 만리시장이 유명한지는 모르겠어요. 사람들 돌아다니는 코스 보면 그냥 만리시장이 항상 포함되어 있더라구요. 만리시장을 직접 가본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서울 용산구 서계동, 청파동을 직접 돌아다녀본 적이 없다시피 했거든요. 만리시장은 서울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편이에요. 서울역 뒷편으로 나와서 길 건넌 후 서계동 골목길을 따라 구릉지 꼭대기로 가야 만리시장이 나와요. 여..

여행-서울 2020.04.06

서울 용산구 서울역 뒷편 서계동 달동네 골목길

2020년 1월 20일 오전이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글을 쓰다 어딘가 가고 싶어졌어요. 바람도 쐬고 걷고 싶었어요. 이상하게 날이 참 추워질 때만 되면 오히려 밖으로 나가고 싶어졌어요. 날이 따스해서 걷기 좋은 날에는 오히려 하루 종일 집에만 있어도 답답한 느낌이 없구요. 다른 따스한 날에는 계속 집에 있으며 글 잘 쓰고 있었는데 날이 추워지자 집에 있기 매우 싫어졌어요. '심야시간 풍경 영상 촬영하러 나갔다 올까?' 마침 심야시간 풍경 영상 촬영하는 데에 재미를 붙였기 때문에 이따 밤에 심야시간 풍경 촬영하러 한 번 나갔다 오고 싶었어요. 밤에 걸어다니면서 길거리 풍경 영상 촬영하고 사진 찍어서 글도 쓰기로 마음먹었어요. 나가고 싶은데 억지로 참아봐야 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집에서 시간만 날리거든요...

여행-서울 2020.04.05

[서울여행] 서울 용산구 이태원 녹사평역 경리단길

서울 용산구 이태원 베트남 퀴논길까지 촬영을 마쳤어요. 이제 남은 곳은 딱 하나였어요. 바로 경리단길이었어요. 이태원에서 경리단길로 가서 경리단길을 따라 남산을 올라간 후, 남산에서 남대문시장 쪽으로 내려갈 생각이었어요. 남대문시장에서 종로5가까지 천천히 걸어가면 106번 첫 차가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 버스 정류장에 도착할 즈음에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 버스 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을 거였어요. 너무 일찍 도착하면 편의점에서 뭐라도 하나 사먹으면서 안에서 조금 앉아 있으면 되었어요. 이태원에서 경리단길 입구로 가는 길. 이쪽은 한밤중에 인적이 매우 드문 길이에요. 간간이 이미 술 한 잔 걸친 사람들이 보일 뿐이었어요. 이태원은 서울에서 치안 안 좋기로 상당히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여기부터는 긴장하고 걷기 시..

여행-서울 2020.01.10

[제주도 여행] 생존과 여행의 갈림길 - 19 제주도 제주시 삼양동 오름 원당봉 불교 천태종 절 문강사

스마트폰 알람이 울렸어요. 2019년 3월 5일 새벽 3시를 알리는 알람이었어요. 알람 소리에 눈을 떴을 리 없었어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눈을 뜨지는 못 했어요. 시끄러운 알람 소리를 가만히 누워서 감상하고 있었어요. 제 스마트폰이 아니었거든요. 저는 3월 5일 일정 중 느긋하게 스마트폰 충전할 시간이 별로 없어서 스마트폰을 아예 꺼놨어요. 삼대악산도 곧 알람 소리를 듣고 스마트폰 알람을 껐어요. "일어나자."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하나도 안 추웠어요. 따스하게 잘 잤어요. 집에서도 맨바닥에 얇은 이불 하나 펼쳐놓고 자기 때문에 딱딱한 바닥에서 잤다고 불편함을 느끼지도 않았어요. 텐트가 조금 비좁다는 것 정도가 유일한 불편한 점이었어요. 자리에서 일어나 바지를 벗고 안에 입은 츄리닝 바지를 벗은 후 ..

[서울 여행] 서울 용산구 이태원 베트남 퀴논길

이태원 우사단로10길 촬영까지 모두 끝냈어요. 이제 다음에 촬영할 경로는 나이지리아 거리를 지나 베트남 퀴논길로 가는 것이었어요. '나이지리아 거리 못 찍겠는데?' 나이지리아 거리가 있는 쪽은 유흥가였어요. 사람들이 많았어요. 나이지리아 거리가 있는 길 입구쪽에는 동성애자 및 트랜스젠더들이 모이는 곳도 있고, 술집과 어두운 장소도 여기저기 있어요. 그래서 심야시간에 가보면 이쪽은 사람이 꽤 많아요. 야고만두 식당고 미스터 케밥이 있는 곳 골목길 교차로에서 03284 이태원역.보광동입구 버스 정류장이 있는 길로 내려가는 길이 나이지리아 거리에요. 여기는 도저히 영상 촬영하며 걸을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어떻게 영상 촬영을 한다 하더라도 나중에 사람들 얼굴 전부 모자이크 처리를 하고 나면 영상 전체를 모자이크..

여행-서울 2020.01.06

[서울여행] 서울 용산구 이태원 우사단로10길

'이제 이태원이네.' 한남동 달동네에서 걸어서 모스크까지 걸어왔어요. 한남동 달동네 심야시간 영상을 촬영했고, 모스크 심야시간 영상도 촬영했어요. 그 다음에는 선택권이 없었어요. 무조건 서울 용산구 이태원 우사단로10길을 촬영해야 했어요. 한남동 한남3구역 달동네에서 이태원 모스크인 서울중앙성원까지 왔기 때문에 다른 길이 없었어요. 모스크 너머 어두침침한 길을 통해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방법도 있기는 했지만 그 길을 한밤중에 가고 싶지 않았어요. 거기는 낮에도 썩 가고 싶은 길이 아니거든요. 2019년 12월 16일. 바람이 매우 차가웠어요.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이었기 때문에 이태원으로 왔어요. 평일에는 이런 밤에 이태원 가는 것이 매우 꺼려져요. 주말밤에는 더욱 꺼려지구요. 이유는 당연해요...

여행-서울 2020.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