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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울진군 후포항 여행 간식 가게 울진대게빵 본점

좀좀이 2023. 12. 29.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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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대게 vs 영덕대게

 

경상북도 울진군과 영덕군 주민들 사이에서 매우 치열하고 뜨거운 이슈. 바로 대게는 울진인지 영덕인지의 문제에요.

 

우리나라에서 대게는 경상북도 울진군과 영덕군이 유명해요. 대게는 아주 오래 전부터 유명했어요. 매우 오래 전부터 경상북도 동해안이 대게가 유명한 건 상식 수준이었어요. 서해안은 꽃게, 동해안은 대게 정도는 웬만하면 다 아는 사실이었어요. 방송에도 잘 나왔고, 어린이용 학습 만화에도 잘 등장하곤 했으니까요. 단지 대게는 전국적으로 맛보기 매우 어려울 뿐이었고, 동해안으로 가야만 먹을 수 있는 별미로 알려져 있었어요.

 

요즘 기준으로 과거를 파악하려고 하면 틀리는 부분이 반드시 나오게 되어 있어요. 요즘이야 인터넷이 발달해서 정보 초과잉 시대라고 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과거에는 인터넷은 물론이고 케이블 TV조차 없었어요. 우리나라 공중파 방송이 낮 시간에 쉬지 않고 계속 방송하기 시작한 지도 아주 오래된 일은 아니에요.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아침 10시면 공중파 방송이 끝났고, 오후 5시부터 공중파 방송이 다시 시작했어요. 밤 12시쯤에 공중파 방송이 다시 끝났구요. 그러니 신문과 공중파 방송이 갖는 위력은 지금과 아예 비교가 안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공중파 방송과 신문에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국민 상식 수준으로 널리 알려졌어요. 온 국민이 죄다 TV와 신문만 보고 있었으니까요. 동해안의 대게는 주기적으로 때 되면 방송에 나오는 특산물이었어요. 이 때문에 전국민이 기본 상식 수준으로 알고 있었어요.

 

과거에는 대게로 유명한 지역이 경상북도 영덕군이었어요. 그런데 교통이 발달하면서 울진도 대게를 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울진군과 영덕군이 서로 자기들이 대게의 고장이라며 치열하게 싸우고 있어요. 물론 아직까지 압도적으로 우세한 곳은 영덕군이에요. 영덕은 가보면 아주 작정하고 대게의 고장으로 밀고 있는 데에 비해, 울진은 영덕처럼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느낌은 없어요.

 

타지역 사람 관점에서 보면 울진대게인지 영덕대게인지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는 않은 문제에요. 왜냐하면 둘 다 같은 바다에서 잡아오는 대게니까요. 대게가 잡혀서 울진으로 끌려가면 울진대게고, 영덕으로 끌려가면 영덕대게에요. 과거에는 울진 어선에 잡힌 대게도 교통 문제로 영덕으로 끌려가서 영덕 대게가 되었지만, 지금은 울진도 교통이 발전해서 울진 어선에서 잡힌 대게는 울진에 있는 죽변항, 후포항으로 끌려가 울진대게가 되고 있어요.

 

이건 타지역 사람 관점이고, 동해안 대게가 울진대게인지 영덕대게인지의 문제는 울진군 주민분들과 영덕군 주민분들에게는 자존심이 걸린 상당히 중요한 문제에요. 이건 전국적으로도 꽤 잘 알려진 이슈이구요.

 

전체적인 마케팅은 영덕의 압도적 우위

 

그러나 대게빵이라면?

 

여전히 영덕이 울진보다 대게로 더 유명해요. 위에서 언급했지만, 이건 직접 가서 보면 알 수 있어요. 영덕은 진짜 모든 것을 대게 하나에 걸고 싸우는 느낌이거든요. 특히 영덕 강구항은 가보면 이게 항구인지 대게 테마파크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에요. 울진도 대게를 홍보하고 있기는 하지만, 영덕이 들이는 정성과 노력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기는 해요.

 

그렇지만 대게빵이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바뀌어요. 대게빵은 영덕보다 울진이 압도적으로 유명해요. 영덕에도 영덕대게빵이 있다고 해요. 그렇지만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대게빵은 울진대게빵이에요.

 

울진대게빵이 얼마나 위대하냐면, 영덕군 대게 고장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강구항에도 울진대게빵 지점이 있어요. 동해안 여기저기에 지점이 있고, 심지어 바가지로 악명 높은 서쪽 인천 소래포구에도 지점이 있어요. 울진대게빵의 확장으로 울진대게의 명성이 널리 퍼져가고 있어요. 심지어 영덕군 대게 홍보 본진의 핵심 강구항까지 퍼져 있어요.

 

"후포항에 울진대게빵 본점 있지?"

 

혼자 경상북도 동해안 여행을 하는 중이었어요. 먼저 대게는 후포항에서 홍게라면 먹는 것으로 맛을 봤어요. 후포항에서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 있었어요. 등기산 스카이워크 말고 꼭 가볼 가치가 있는 곳이었어요. 바로 울진대게빵 본점이었어요.

 

"이건 본점 반드시 가야 해!"

 

동해안 여기저기 퍼져나가고 소래포구까지 진출한 울진대게빵이었어요. 울진대게빵이 여기저기 퍼져나가고 있었어요. 아무리 영덕군에서 우리가 원조 대게의 고장이라고 해도 대게빵은 울진이에요. 아마 영덕군도 울진대게빵이 이렇게 세력을 확장해서 전국적으로 '울진대게'의 인지도를 끌어올릴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거에요. 울진대게빵은 울진의 대게 마케팅에서 막강한 비대칭 전략무기에요.

 

후포항에 울진대게빵 본점이 있기 때문에 본점 가서 울진대게빵을 하나 사먹기로 했어요. 지도를 보며 울진대게빵 본점으로 걸어갔어요.

 

 

경상북도 울진군 후포항 울진대게빵 본점에 도착했어요.

 

 

"사람들 꽤 오네?"

 

제가 후포항으로 여행을 간 날은 2023년 12월 5일 화요일이었어요. 이때 후포항은 극비수기에 화요일이라 놀러온 사람이 매우 적었어요. 12월초는 금어기가 끝나고 대게잡이 조업이 막 시작된 때였어요. 또한, 동해안 지역은 화요일이 휴일인 식당과 카페가 매우 많아요. 요일 특성상 관광객이 제일 적은 화요일과 대게잡이 조업이 막 시작된 12월초 극비수가가 겹쳤기 때문에 후포항으로 놀러온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울진대게빵 본점으로는 사람들이 계속 하나 둘 오고 있었어요.

 

 

울진대게빵 본점에서는 대게빵 한 마리만도 구입할 수 있었어요.

 

'오리지날은 호두겠지?'

 

호두 대게빵과 블루베리 대게빵이 있었어요. 가장 먼저 나온 건 아마 호두 대게빵일 거였어요. 대게빵 한 마리 가격은 2500원. 호두 대게빵과 블루베리 대게빵을 각각 한 마리씩 사서 먹어도 되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호두 대게빵 한 개만 구입해서 먹기로 했어요.

 

호두 대게빵 1개를 주문했어요.

 

 

울진대게빵 본점 내부는 매우 깔끔했어요. 밖에서 내부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었어요.

 

사진 오른쪽 하단에 있는 매우 길다란 직육면체 금속 상자들이 울진대게빵 굽는 틀이에요.

 

조금 기다리자 제가 주문한 호두 대게빵이 나왔어요.

 

 

"잘 만들었다."

 

디테일이 살아 있었어요. 다리도 10개 다 잘 붙어 있었어요.

 

 

울진대게빵을 뒤집어봤어요. 배딱지와 입도 형태가 잘 보였어요. 뱃속에는 울진대게빵에서 게장 역할을 하는 팥앙금이 들어 있었어요.

 

"이건 먹는 방법 정해져 있네."

 

붕어빵은 사람에 따라 머리부터 먹는 사람도 있고, 꼬리부터 먹는 사람도 있고, 배부터 먹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울진대게빵은 누가 먹어도 다리부터 먹어야 했어요. 순서에 따라 다리 10개 다 뜯어먹은 후 몸통을 먹거나, 다리 5개 뜯어먹고 몸통을 뜯어먹은 후 남은 다리 5개를 뜯어먹는 정도였어요.

 

갓 나온 울진대게빵은 뜨기웠어요. 그래서 다리 10개 다 뜯어먹고 몸통을 먹으려면 매우 뜨거운 몸통을 쥐어야 했어요. 그러니 갓 나온 울진대게빵을 먹는다면 먹는 방법은 다리 5개 뜯어먹고 몸통을 뜯어먹은 후 남은 다리 5개를 뜯어먹어야 했어요.

 

 

게 맛 난다!

 

울진대게빵은 게 맛이 살살 났어요. 꽃게랑에서 느껴지는 게맛과 비슷한 향이 가볍고 은은하게 느껴졌어요. 게 향은 몸통보다 다리에서 더 진하게 났어요.

 

울진대게빵에서 다리는 매우 바삭했어요. 다리를 먹은 후, 몸통을 먹었어요. 몸통은 부드러운 팥 앙금 맛과 구운 밀가루 반죽 맛, 그리고 가벼운 게 향이 섞여 있었어요. 울진대게빵은 맛 자체가 간이 아주 살짝 되어 있는 맛이었어요. 짭짤하지는 않았지만, 붕어빵 반죽 맛과는 꽤 달랐어요.

 

"울진 여행 와서 한 마리 먹기 좋다."

 

울진대게빵은 동해안 여행 와서 한 마리 사먹기 좋은 간식이었어요. 정말로 게 향도 느껴졌고, 다리가 바삭해서 맛있었어요. 맛도 붕어빵과 달라서 맛만 놓고 봐도 별미로 한 번 사서 먹을 만한 맛이었어요. 맛도 괜찮았고, 재미로 하나 사먹기에도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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