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번, 제주도에 가요. 그 이유는 집이 거기 있기 때문. 남들은 제주도 간다고 부러워하지만 사실 제게 제주행 비행기는 귀경행 버스와 다를 바 없고, 제주도는 그냥 고향. 그래서 여행가는 것 같은 감흥이 전혀 없어요. 그냥 버스 타고 집에 가는 그런 기분이에요.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점이라면 하늘에서 제주도와 서울을 내려다볼 수 있다는 것. 이것만큼은 다른 교통수단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이지요.
운이 좋다면 우리나라 서해안도 모두 볼 수 있겠지만, 제가 갈 때에는 그런 운은 따라주지 않았어요.
김포공항은 국내선 청사는 으리으리한 반면, 국제선 청사는 휑하기 그지없지요.
제주 노선의 위엄. 우리나라 국내선은 제주 노선이 먹여 살리지요. 제주도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뉴스 중 하나가 바로 '00지역에 공항을 세운다' 이지요. 무안 공항처럼 선심성 행정으로 공항만 들어서고 적자가 왕창 나는 경우, 이 적자는 결국 제주 노선에서 발생하는 흑자로 메꾸기 때문이랍니다. 타 지역으로 갈 때 비행기 외에 선택지가 마땅히 없는 제주 도민들은 비행기 요금이 오른다는 말을 들으면 당연히 혈압이 오르게 되구요. 가뜩이나 제주도민 할인은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어서 유야무야한 존재가 되어버렸는데요...
진에어를 타고 내려갔는데, 진에어는 좌석지정이 아예 없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다행히 1등으로 비행기에 탔어요.
비행기가 이륙했어요. 그리고 펼쳐지는 서울 풍경.
돌아올 때 운 좋으면 지하철 1호선 역들을 볼 수 있을 텐데요. 서울은 역시 건물이 빽빽해야 제맛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