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식당, 카페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읍 단양구경시장 돈까시 맛집 시장돈까스

좀좀이 2024. 1. 1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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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단양 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이때는 지인과 같이 갔어요. 지인이 운전면허가 있고, 지인이 워낙 운전을 하고 싶어해서 이때는 쏘카를 빌려서 돌아다녔어요.

 

여행 준비 제대로 한 거 맞습니까?

 

지인이 자기가 단양 여행을 다녀온 적 있으니 자기만 믿으라고 했어요. 그래서 지인을 믿기로 했어요. 지인이 알아서 가자는 곳으로 갔어요. 지인은 단양 구인사를 가자고 했어요.

 

구인사?

거기 멀 건데?

 

단양 구인사는 불교 천태종 본산이에요. 엄청나게 큰 절이에요. 저도 한 번도 안 가본 절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워낙 큰 절로 매우 유명한 것은 알고 있어요. 천태종이 절을 크게 짓는 것으로 유명한데, 절 크게 짓기로 유명한 천태종의 본산인 구인사는 얼마나 크겠어요. 단양 구인사를 다녀온 다른 지인 말로는 너무 커서 다니기 힘들고 절 다운 맛이 없는 절이라고 했어요.

 

단양 구인사가 큰 것은 둘째치고 단양 구인사는 아예 구인사 가는 버스가 따로 있어요. 단양 구인사 가는 버스가 따로 있다는 말은 단양 읍내에서 거리가 꽤 된다는 점을 의미했어요. 단양 구인사가 단양 읍내에서 가기 편하고 가까운 곳이라면 제가 저 혼자서라도 한 번은 가봤을 거에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게 엄청나게 크고 유명한 절이라고 하니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요.

 

지인이 단양 잘 안다고 했고, 지인이 단양 일정을 원하는 대로 짜기로 했기 때문에 지인한테 알아서 하라고 했어요. 지인이 맨 처음 데려간 곳은 도담삼봉이었어요. 도담삼봉은 단양의 유명한 관광지에요. 도담삼봉을 본 후, 점심을 먹고 구인사로 갔어요.

 

역시 예상이 맞았다.

 

구인사는 하나도 안 가까웠어요. 그리고 컸어요. 구인사 갔다 오니까 시간이 매우 많이 지나갔어요. 구인사에서 다시 단양 읍내로 돌아오는 길에 카페를 한 곳 들렸어요. 카페에서 또 너무 오래 있을 수 없었어요. 카페에서 가볍게 앉아 있다가 단양 읍내로 돌아왔어요. 단양 읍내 돌아오자 저녁 먹고 쏘카 반납하고 기차역 가면 맞을 시간이었어요.

 

하루 종일 본 게 도담삼봉과 구인사 뿐이라니!

 

지인이 자기 믿으라고 해서 믿었더니 다녀온 곳이 도담삼봉과 구인사였어요. 여기 말고 단양에 좋은 곳 꽤 있고, 단양 읍내에서 가까운 곳에 좋은 곳 여러 곳 있는데 하필 구인사 가는 바람에 단양에서 본 게 도담삼봉과 구인사 둘 뿐이었어요. 지인은 차를 몰고 다니니까 많이 돌아다니고 많이 볼 수 있을 거라고 했지만 결과는 반대였어요. 오히려 더 못 봤어요. 차라리 버스 타고 돌아다니고 걸어다녔으면 이것저것 훨씬 많이 봤을 거였어요. 그렇게 다녔다면 단양 읍내 및 그 주변에서만 놀았을 거였고, 바로 이쪽에 볼 것들이 여럿 있었어요. 단양이 1년에 1000만 넘게 방문하는 관광지인데 관광지가 다 엉뚱한 곳에 들어가 있으면 어떻게 1000만명이 단양을 가요. 상식적으로요. 대중교통, 뚜벅이 다 몰려가야 채우는 숫자가 1000만이에요.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이라서요.

 

역시 여행은 언제나 방심하면 안 됩니다.

 

기억에 남는 거라고는 하루 종일 차 탄 것 뿐. 방심했어요. 역시 절대 방심하면 안 되요. 하루 일정을 되짚어 생각해볼 수록 짜증났어요. 여행을 온 건지 명절 귀성길 예행연습하러 온 건지 분간 안 되는 하루였으니까요. 진짜 하루 종일 차만 타고 이동했어요.

 

저녁은 단양구경시장 안에서 해결하기로 했어요. 단양구경시장에서 저녁을 먹고 단양구경시장을 조금 구경한 후 차를 반납해야 했어요.

 

가는 날이 휴장일이냐?

 

하필이면 단양구경시장 간 날은 휴일인 상가가 여럿인 날이었어요. 날짜를 잘못 골라도 한참 잘못 골랐어요. 시장은 열려 있었지만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이쯤 가면 대체 나는 왜 내 피 같은 돈을 써가며 이 지인과 여행을 왔는지 의문이었어요. 운전 중 재미라도 있었으면 몰라요. 지인은 무슨 말을 해도 반응이 없었어요. 물론 운전 중 막 떠들며 가라는 건 아니지만, 돌부처 앞에서 랩 하는 기분이었어요. 그게 하루 종일 그랬어요. 차 안에서도 그랬고, 차 밖에서도 그랬어요. 그런데 시장은 하필 휴일인 가게가 많은 날.

 

이때 얼마나 많이 짜증났냐면, 사진 찍은 것도 별로 없어요. 저는 나중에 블로그에 글을 쓸 것을 생각해서 여행 가면 사진을 매우 많이 찍어요. 그런데 이때는 정말 짜증나서 사진조차 거의 안 찍었어요.

 

 

단양구경시장에서 마늘은 많이 봤어요.

 

단양구경시장에서의 식사는 맛집을 찾는 게 아니라 우선 영업하는 곳을 찾아야 했어요. 시장을 돌아다녔어요. 돈까스 가게가 한 곳 있었어요. 원래는 가게 들어가기 전에 가게 입구 사진을 촬영하지만, 이때는 가게 입구 사진을 촬영하지 않았어요.

 

돈까스 가게 이름은 시장돈까스였어요.

 

 

자리에 앉아서 내부 사진을 한 장 찍었어요. 돈까스를 주문했어요.

 

돈까스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옆을 봤어요.

 

 

단양에 볼 게 이렇게 많은데 하필 간 곳이 단양에서 제일 외진 곳에 있는 구인사였어요. 그런데 제가 준비를 안 한 것도 있기는 했지만...지인이 단양 한 번 다녀왔다고 자기가 단양 아니 믿으라고 했어요.

 

돈까스가 나왔어요.

 

 

다행이다.

돈까스는 맛있다.

 

천만다행으로 돈까스는 맛있었어요. 속으로 짜증이 꽤 많이 나 있었지만, 돈까스는 짜증난 상태로 먹어도 맛있었어요. 그러니 잘 하는 집이었어요. 짜증난 상태였지만 맛있게 먹었다면 안 짜증난 상태였으면 매우 맛있게 먹었을 거였어요.

 

단양 시장돈까스가 맛있어서 다행이었어요. 나름 추억의 집이 되었어요.

 

그러다 어제였어요. 예전 글감 중 어떤 것을 글로 쓸지 찾아보다가 시장돈까스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냥 없어진 건 또 아닌 것 같았어요. 찾아보니 시장돈까스가 있던 자리에 '영이네 식당'이라는 식당이 들어섰는데, 인스타그램을 들어가보니 '구 시장돈까스'라고 적혀 있었어요. 인스타그램을 보면 뭔가 복잡한 사정이 있는 거 같았어요.

 

역시 우리나라는 식당 간 건 글을 빨리 써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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