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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덕군 여행 추천 카페 영해면 영해향교 예주고을 한식약

좀좀이 2024. 1. 10.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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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덕군 여행 이틀차도 슬슬 끝나가고 있었어요. 오후에 강구항으로 와서 매우 재미있게 잘 놀았어요. 숙소는 영해면에 있었기 때문에 강구항에서 강구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버스를 타고 돌아가야 했어요.

 

'영해면이 대중교통이 괜찮은데?'

 

경상북도 영덕군은 얼핏 보면 대중교통이 매우 불편한 지역이에요. 농어촌 버스가 별로 없어요. 농어촌 버스 배차 간격 정도가 아니라 하루에 버스가 별로 안 다니는 지역이에요. 그래서 경상북도 영덕군 여행을 배낭여행, 뚜벅이여행 스타일로 다닐 거라면 농어촌 버스 시간표를 보고 계획을 잘 짜야 해요. 버스 한 대 놓치면 그 다음 버스가 한참 뒤에 오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영덕읍, 영해면, 강구면 정도로 한정해서 본다면 버스를 이용해서 이동하기 꽤 괜찮은 지역이었어요. 왜냐하면 완행 시외버스가 있기 때문이었어요. 강구항에서 영해면으로 농어촌 버스를 타고 가기는 꽤 어렵지만, 완행 시외버스를 타고 간다면 가기 수월한 편이었어요. 완행 시외버스를 타면 강구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영해시외버스터미널까지 금방 갔어요. 버스도 나름 꽤 있는 편이었구요.

 

강구항 근처에 있는 카페인 카페봄에서 나왔어요. 강구버스터미널을 향해 걸어갔어요. 겨울이라 해가 매우 짧았어요. 6시가 되자 온 천지가 깜깜해졌어요.

 

'영해면 가서 조금 돌아다닐까?'

 

저녁식사는 과메기로 해결했고, 강구항에서 카페도 갔어요. 그런데 이대로 영해면 돌아가서 그대로 숙소 돌아가서 일정을 끝내려고 하니 매우 아쉬웠어요. 기껏 온 영덕 여행인데 최대한 놀 수 있을 만큼 놀고 싶었어요. 전날에는 이상하게 하루 종일 졸려서 비몽사몽 상태였지만, 이날은 컨디션이 매우 괜찮았어요. 더욱이 영해면은 이날이 마지막이었어요.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바로 강구항으로 넘어가서 해파랑길을 걸을 계획이었거든요.

 

"영해면에 갈 만한 카페 있을 건가?"

 

저녁 6시가 넘었기 때문에 고민되었어요. 영해면에도 카페는 여러 곳 있어요. 우리나라에 카페 없는 곳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영해면 주변도 볼 것, 구경할 곳이 여러 곳 있어요. 대진해수욕장, 축산항을 가고 싶다면 숙소를 영해면에서 잡는 것이 좋아요. 겨울은 비수기이지만, 날이 안 추울 때는 관광객이 나름 꽤 있을 거였어요.

 

하지만 늦게까지 하는 카페가 있을지는 미지수였어요. 아무래도 시골 마을이니까요. 시골에서는 밤 8시만 되어도 심야시간이에요. 거리에 사람도 없고, 가게도 이 시각이면 거의 전부 문을 닫아요. 영해면에 도착하면 저녁 7시가 넘을 거였어요. 그때 카페 갈 만한 곳이 있을지는 영해면에 카페가 여러 곳 있는 것과는 별개 문제였어요. 그래도 밤 9시까지는 해야 카페라도 가니까요.

 

"한 번 찾아봐야겠다."

 

강구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영해면에 있는 카페 중 가볼 만한 곳을 찾아봤어요. 중요한 건 몇 시까지 하는지였어요. 제가 도착한 후 가서 앉아 있을 시간이 있어야 했어요. 음료만 사서 나올 생각은 없었어요.

 

"여기 조금 오래하네?"

 

영해향교 근처에 '예주고을 한식약'이라는 카페가 있었어요. 예주고을 한식약은 밤 9시까지 영업한다고 나와 있었어요.

 

"여기 가야겠다."

 

선택지가 없었어요. 다른 카페들은 모두 문을 너무 일찍 닫았어요. 강구터미널에서 버스 타고 영해터미널 도착했을 때 갈 수 있는 카페는 예주고을 한식약 뿐이었어요.

 

"일찍 닫는 거 아니겠지?"

 

시골 지역은 특히 손님 없으면 가게들이 조기 영업종료하는 일이 많아요. 도시도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시골은 이런 일이 흔해요. 재료 소진이라 조기 영업종료, 손님 없어서 조기 영업종료 - 이런 건 항시 있는 변수에요. 그래서 시골 여행 갈 때는 항상 영업 종료 시간만 믿고 가면 안 되요. 저녁 시간에는 공식 영업 종료 시각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가정을 하고 돌아다녀야 해요.

 

영해면에서 관광객이 참 안 보였던 점이 걸렸어요. 시즌이 시즌인 만큼 관광객이 많을 때가 아니었어요. 전날 밤에 돌아다녔을 때 동네 주민분들이 밤 늦게까지 돌아다니지 않았어요. 물론 장날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하루 생활을 매우 일찍 시작하고 매우 일찍 마무리짓는 지역 같았어요.

 

'문 닫았으면 산책 한 번 하고 오는 셈 쳐야지.'

 

일단 가보기로 했어요. 어차피 많이 걸어가야 하는 거리도 아니고, 적당히 산책 한 번 하고 왔다고 넘어가도 될 거리였어요.

 

버스가 영해터미널에 도착했어요. 영해향교를 향해 걸어갔어요. 영해향교에 도착하니 저녁 8시가 거의 다 되었어요. 예주고을 한식약 카페를 찾아봤어요.

 

 

"여기 지금 하나?"

 

카페 안에서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어요. 카페는 불이 켜져 있었어요. 하지만 건물 전체가 불이 꺼져 있었고, 예주고을 한식약만 불이 켜져 있었어요. 주변에는 사람이 없었어요. 이런 상황으로 미루어봤을 때 문을 닫았을 거 같기도 했어요. 하지만 음악소리와 불빛으로 추측해보면 영업중일 거였어요.

 

'일단 들어가보자.'

 

예주고을 한식약 카페 안으로 들어갔어요. 사장님께서 계셨어요. 분위기는 슬슬 영업 종료하려는 분위기였어요. 내부에 손님이 없었어요.

 

"여기 8시 반 정도까지 있다가 갈 수 있나요?"

"예, 그럼요."

 

제일 먼저 8시 반 정도까지 카페에서 있다가 갈 수 있는지 물어봤어요. 사장님께서는 괜찮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30분 정도 있다가 가겠다고 했어요.

 

"꽃차 있네?"

 

예주고을 한식약에는 꽃차가 있었어요. 사장님께 꽃차 중 좋은 것을 추천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사장님께서는 장미차와 벚꽃차를 추천해주셨어요. 장미차는 향이 진하고, 벚꽃차는 달콤하다고 하셨어요. 둘 다 매우 예쁘고 맛있다고 하셨어요.

 

"고민 엄청 되네요."

 

장미차도 좋을 거 같고, 벚꽃차도 좋을 거 같았어요.

 

마셔보기 어려운 걸로 가자.

 

제 경험상 장미차보다는 벚꽃차가 마셔보기 더 어려워요. 그래서 벚꽃차를 주문했어요.

 

음료를 주문한 후 카페 내부를 돌아다니며 구경했어요.

 

 

 

 

"여기 매우 예쁜데?"

 

외관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어요. 자리도 모두 널찍했고, 카페 내부가 매우 예쁘게 꾸며져 있었어요. 사진 촬영하며 놀기 매우 좋은 곳이었어요. 삭막한 회색 벽으로 된 카페였지만, 식물의 색인 갈색과 초록색이 많이 들어 있어서 플라워 카페에 온 느낌이었어요.

 

예주고을 한식약 카페는 개량식 한옥 같은 느낌도 들었어요. 개량식 한옥은 아니지만, 실내 인테리어가 개량식 한옥 실내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어요.

 

 

여기 저기 아기자기한 찻잔과 도자기 소품, 장식품으로 꼼꼼히 채워져 있었어요. 부담스럽지 않고 친근한 화려함이었어요.

 

'영해면에 이런 카페가 있었어?'

 

영해면 카페 찾아볼 때 내부 사진을 몇 장 보기는 했어요. 그런데 직접 와서 보니 사진보다 훨씬 더 멋진 카페였어요. 청년층도 좋아하고, 장년층도 좋아하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예쁜 인테리어였어요. 화려하고 변화가 많고 재미있으면서 한편으로는 무게가 있는 인테리어였어요.

 

 

 

카페가 문 닫을 시각이 가까워지고 있었기 때문에 카페에 손님이 저 혼자였어요. 사장님께서 유리 탁자 좌석에 앉으라고 하셨어요. 손님이 있다면 혼자 차지하기에는 매우 부담스러운 자리였지만, 카페 영업 종료 시각이 많이 남지 않아서 손님이 없었기 때문에 저 혼자 차지하고 앉았어요.

 

사장님께서 제가 주문한 벚꽃차를 가져다 주셨어요.

 

 

'와, 이게 6천원?'

 

속으로 매우 깜짝 놀랐어요. 매우 저렴했어요. 음료도 양이 많았고, 음료만 나온 것이 아니라 예쁜 양갱 두 조각도 같이 나왔어요. 그런데 가격은 불과 6천원이었어요. 꽃차 주문하기를 정말 잘 했어요.

 

 

벚꽃차 속에는 벚꽃 송이가 많이 들어 있었어요.

 

"벚꽃도 드셔도 되요. 그런데 제가 안 알려주면 모르더라구요."

"아, 이거 먹어도 되요?"

"예. 식용 벚꽃이에요. 씹으면 쫄깃하고 맛있어요."

 

사장님께서 벚꽃차에 들어 있는 벚꽃도 먹는 것이라고 알려주셨어요. 보통 이런 차에서 잎 같은 것은 먹지 않기 때문에 벚꽃차 속 벚꽃도 안 먹는 것인 줄 알았어요. 사장님께서는 벚꽃차 속 벚꽃도 먹는 것이며, 씹으면 쫄깃하고 맛있다고 하셨어요.

 

이것은 차가 아니라 보석이다.

벚꽃 보석을 마신다.

 

사장님 말씀을 듣고 벚꽃을 건져서 씹어먹었어요. 벚꽃은 쫄깃했어요. 쫄깃하면서 벚꽃 이파리 하나 하나의 느낌이 살아 있었어요. 일반적으로 한 덩어리로 되어 있는 물체를 씹을 때 쫄깃한 느낌과는 다른 쫄깃함이었어요. 벚꽃잎은 달콤한 벚꽃차를 듬뿍 머금고 있었어요. 벚꽃을 씹을 때 벚꽃차의 달콤한 맛이 뿜어져 나왔어요. 벚꽃차 속 벚꽃이 별미였어요.

 

벚꽃차는 매우 화려했어요. 벚꽃이 많이 들어 있었고, 탄산수가 들어간 차였어요. 탄산수가 들어가서 투명하고 작은 기포가 많이 있었어요. 기포들은 벚꽃을 빛내는 작은 보석 알갱이 같았어요. 빗물을 맞아서 더욱 싱그럽고 탐스러워진 벚꽃 모양이었어요. 벚꽃차 자체가 화려하고 예쁜 작품이었어요. 사진으로 찍자 매우 예쁘게 잘 나왔어요. 마시기 아까울 정도였어요. 마시지 않고 방에 장식품으로 가져다놓고 싶게 생긴 벚꽃차였어요.

 

벚꽃차는 벚꽃 향이 진했어요. 벚꽃에서 나는 벚꽃향을 농축해놓은 향이었어요. 맛은 달콤했어요. 여기에 탄산 때문에 시원했어요. 벚꽃이 다시 피기를 기다리며 시원하게 홀짝이기 좋은 맛이었어요.

 

양갱도 매우 맛있었어요. 양갱은 부드럽고 달콤했어요. 벚꽃차만으로도 훌륭한데 양갱도 두 조각 같이 나와서 더욱 좋았어요. 이것이 6천원이라니 믿기지 않았어요.

 

'여기 안 왔으면 엄청 후회할 뻔 했다.'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영해향교 근처에 있는 예주고을 한식약 카페는 멀리서 일부러 찾아와도 충분한 곳이었어요. 너무 만족스러운 영해면 여행의 마무리였어요. 영덕 여행 간다면 영해군에 있는 예주고을 한식약 카페 가보는 것을 추천해요. 매우 좋은 카페였어요. 벚꽃차가 너무 좋았어요. 다음에 영해면 놀러간다면 반드시 또 갈 거에요. 그때는 이때 못 마셔본 장미차를 마셔볼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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