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국어 시간에 한국어가 알타이어족이라고 배우는지 잘 모르겠어요. 요즘은 그렇게 배우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만 중고등학생 국어책을 안 본 지 워낙 오래되었기 때문에 요즘도 한국어가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언어라고 배우는지까지는 몰라요. 그렇지만 10년전만 해도 국어 시간에 한국어는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언어라고 배웠어요. 그래서 한국어가 한국어족이 아니라 알타이어족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요.
알타이어족은 영어로 Altaic languages 라고 해요. 알타이 어족이라고 하기도 하고 알타이 제어라고 하기도 해요. 알타이 어족은 한국어, 일본어와 더불어 몽골어, 터키어, 우즈베크어 등 여러 튀르크 언어들을 같은 어족에 속하는 언어라고 주장해요. 여기에서 더 나아가서 우랄어족까지 포함해서 우랄알타이어족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구요. 우랄어족에 속하는 언어로는 헝가리어, 핀란드어, 에스토니아어 등이 있어요.
한국어와 일본어는 누가 봐도 다른 언어이지만 공통된 부분, 비슷한 점도 상당히 많은 언어에요. 튀르크 언어들도 한국인이 매우 쉽게 배울 수 있는 언어이구요. 한국인이 쉽게 배우고 공부할 때 만만하다고 느끼는 언어들을 찾아보면 대체로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언어들이에요.
알타이어족의 공통점으로 내세우는 특징으로는 어순 (주어-목적어-동사), 교착어, 모음조화, 두음법칙, 문법적 성의 부재 등이에요.
하지만 현재 학계에서는 한국어, 일본어, 튀르크 언어들, 몽골어가 같은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언어라는 학설은 거의 부정되고 있어요. 가장 큰 이유는 문법적 특성을 제외하면 같은 어족이라고 할 만한 근거가 안 나왔기 때문이에요. 같은 어족이라고 하려면 기초 어휘에서 비슷한 어휘가 존재하고 규칙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발견되어야 하는데 알타이어족으로 묶어놓은 언어들을 보면 이런 모습은 안 보여요. 문법적으로는 서로 꽤 유사한 부분이 많지만 어휘적으로 보면 각각 거리가 꽤 멀어요. 그래서 요즘 학계에서는 알타이 어족 학설을 부정하는 시선이 강해요. 한국어는 비교언어학에서 계통상 고립어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구요.
튀르크 언어들을 공부할 때는 우즈베크어를 제외하면 가장 먼저 모음조화를 공부해야 해요. 우즈베크어는 모음조화가 사라졌지만 나머지 튀르크 언어들은 모음조화가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알타이어족 중에는 알타이어가 있어요. 알타이어 역시 튀르크어족에 해당하는 언어에요. 튀르크어족에 속하는 언어로는 터키어, 우즈베크어, 카자흐어, 아제르바이잔어, 투르크멘어, 키르기즈어 등이 있어요. 알타이어는 튀르크어족 큽차크어파 중 큽착-키르기즈어파에 해당하는 언어에요.
알타이어족과 알타이어는 달라요. 알타이어족은 Altaic languages이고, 알타이어는 Altai language에요.
카자흐어와 키르기즈어까지는 한국에도 어느 정도 알려져 있어요. 카자흐어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어과에서 배우는 언어에요. 키르기즈어는 카자흐어와 매우 비슷한 편이고 서로 잘 알아듣는다고 해요. 그렇지만 카자흐어와 키르기즈어가 많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다른 점도 여럿 있어요. 어파가 다르면 비슷한 언어라도 차이가 꽤 있어요. 한국인이 다른 지역 사투리를 들었을 때 알아듣기는 하지만 구사하라고 하면 구사 못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요. 한국어 표준어와 사투리보다 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요.
알타이어는 큽착어족 중 키르기즈어와 같은 어파에 속해요. 그래서 키르기즈어와 비슷한 특징이 보여요. 키르기즈어의 특징 중 하나는 모음조화가 다른 튀르크언어보다 더 까다롭다는 점인데 이는 알타이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요.
하지만 키르기즈어와 알타이어 모음조화가 완전히 똑같지는 않아요. 둘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어요. 모음조화를 보면 알타이어가 키르기즈어보다 보다 단순한 형태에요.
알타이어 모음은 총 8종류 있어요. 알타이어는 러시아의 영향으로 키릴 문자로 표기하는 언어에요.
알타이어 모음 : a, о, у, ы, ӧ, ӱ, е, и
a : 아
о : 오
у : 우
ы : 으
ӧ : 외
ӱ : 위
е : 에
и : 이
알타이어 모음은 기본적으로 전설모음과 후설모음으로 구분해요.
전설모음 : a, о, у, ы
후설모음 : ӧ, ӱ, е, и
알타이어 모음조화는 А로 표현하는 모음조화와 Ы로 표현하는 모음조화가 있어요.
먼저 Ы 모음조화에요.
Ы 모음조화
후설모음 : ы
전설모음 : и
Ы 모음조화는 다른 튀르크 언어 모음조화에서는 İ 모음조화라고 표기하곤 해요. 여기에서 특징은 다른 튀르크 언어 İ 모음조화는 대체로 ı(으), i(이), u(우), ü(위)로 하지만, 알타이어에서는 ы와 и로 단순화되어 있어요. 같은 큽착-키르기즈어파에 속하는 키르기즈어도 Ы 모음조화는 ы(으), и(이), у(우), ү(위)인데 알타이어는 상당히 단순화된 모습을 보여요.
다음은 А 모음조화에요.
А 모음조화
후설비원순모음 : a
후설원순모음 : о
전설비원순모음 : е
전설원순모음 : ӧ
А 모음조화는 다른 튀르크 언어 모음조화에서는 A 모음조화라고 표기하곤 해요. 여기에서 특징은 다른 튀르크 언어 A 모음조화는 대체로 a(아), e(에)로 하지만, 알타이어에서는 전설모음과 후설모음에 원순모음과 비원순모음도 구분해서 4가지 모음조화를 해요. 이 점은 키르기즈어 모음조화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점이에요.
여기에서 재미있는 점은 알타이어 모음조화는 다른 튀르크어와 반대로 i 모음조화는 단순하고 A 모음조화는 복잡하다는 점이에요. 다른 튀르크어들은 i 모음조화가 복잡하고 a 모음조화가 단순하거든요. 예외적으로 키르기즈어는 i 모음조화, a 모음조화 둘 다 전설, 후설에 원순, 비원순을 따지고, 우즈베크어는 아예 모음조화가 없구요.
튀르크 언어를 공부할 때 제일 먼저 봐야 하는 부분은 모음조화에요. 모음조화를 숙지하지 못하면 격조사, 동사변화 공부할 때 끝없이 모음조화 때문에 고통받고 계속 틀려요. 하지만 모음조화만 잘 숙지하고 있다면 한국어와 같은 교착어이기 때문에 빠르게 익혀나갈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