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 알기쉬운 힌디어 입문

좀좀이 2018. 7. 30. 07:18
728x90

이번에 리뷰할 어학교재는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중 하나인 알기쉬운 힌디어 입문이에요. 


힌디어는 현재 인도의 국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힌디어보다는 인도인들의 힌디어 억양과 발음이 가득 담긴 인도식 영어 발음이 더 잘 알려져 있죠. 힌디어 중 우리나라에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마 인사인 '나마스떼'일 거에요. 인도에서 힌디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만 영어를 잘하는 인도인들이 워낙 많다보니, 그리고 인도 자체에 언어가 무수히 많다보니 인도에서 힌디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힌디어는 그 존재 너머로는 그렇게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아요.


아주 오래전이에요. 지금으로부터 10년도 훨씬 넘은 이야기에요.


글자가 어려운 언어는 뭐가 있을까?


사람들은 글자가 어려운 언어라 하면 일단 아랍어부터 떠올리고 봐요. 그러나 직접 공부해보니 아랍어 글자 자체는 별로 어렵지 않았어요. 지레 겁먹고 할 생각이 없으니 어려워보이는 거지, 일단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그렇게까지 어려운 것은 아니었어요. 아랍어 문자인 아브자드 암기 정도는 하루면 충분했어요. 이건 사람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하려고 안 하니까의 문제였어요.


아랍어 글자는 쉽게 다 외웠기 때문에 그 다음 글자가 어려운 언어는 뭐가 있을까 궁금했어요. 태국어 글자가 꽤 어렵기는 하지만, 이 당시 태국어 글자를 보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디지털 카메라가 널리 보급되어 있던 시기가 아니었고, 인터넷 여기저기 여행기가 막 올라오던 시절도 아니었거든요. 게다가 성조가 있는 언어라 아예 관심 밖 언어였어요.


힌디어라면 해볼만하지 않을까?


가로선을 기준으로 아랍어는 위로 올리고, 힌디어는 아래로 내린 모습. 왠지 글자 자체가 아랍어와 비슷할 거 같았어요. 조금만 노력하면 아주 쉽게 글자를 외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 당시 한국어로 된 힌디어 교재는 우리나라에 딱 2권 있었어요. 그 중 하나가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중 하나인 알기쉬운 힌디어 입문이었어요.


사실 리뷰 쓰기도 민망한 것이, 이때 힌디어 문자를 다 외우지도 못했어요. 아랍어 문자와는 차원이 다르게 어려웠어요. 아랍어는 기본적으로 14개 글자 형태가 있고, 여기에 점이 몇 개, 어디에 추가되느냐에 따라 글자가 달라져요. 그래서 실제 외워보면 보는 것보다 상당히 쉬운 편이에요. 하지만 힌디어는 아니었어요. 이건 글자부터 무지막지하게 많았어요.


정말 나중에, 힌디어과를 다니는 학생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 학생에게 힌디어과에서는 글자 암기에 걸리는 시간을 보통 얼마나 잡냐고 물어보았어요. 한 학기 잡는다고 대답했어요. 아랍어과에서는 보통 한 달 잡으니 확실히 더 많이 걸렸어요. 그리고 힌디어는 가로선을 먼저 긋고 아래로 쭉쭉 내려쓰는지, 아니면 아래로 쭉쭉 내려쓴 후 마지막에 가로선을 긋는지 물어보았어요. 원래는 아래로 쭉쭉 내려쓴 후 마지막에 가로선을 긋는대요. 그 이유는 이 글씨 쓰는 순서에는 '글자를 하늘에 바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래요. 하지만 사람들이 귀찮으니까 가로선 쭉 그어놓은 다음 아래로 선을 그어가며 글자를 완성시키는 경우도 많대요.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중 알기쉬운 힌디어 입문은 이렇게 생겼어요.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 알기쉬운 힌디어 입문


명지출판사 알기쉬운 힌디어 입문 초판은 1995년 1월 15일이에요. 제가 갖고 있는 것은 1997년 8월 20일 초판 2쇄 발행된 책으로 가격이 4500원이에요.


머리말


머리말을 보면 '모어인구는 정확히는 파악할 수 없으나 약 2억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나와 있어요. 인도는 정확한 인구가 몇인지 알 수 없는 나라로 유명하죠.


머리말에 나와 있는 편찬 목표는 독자들이 힌디어 학습을 보다 빨리 그리고 착실히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래요.


그 다음을 보면 '본서로 힌디어를 처음 배우는 분들을 위하여'라는 항목이 있어요.



여기서 눈여겨볼 항목은 바로 2번 문자 항목이에요.


- 문자를 처음 대한 인상은 어떨까? 국민학교에서 필순이나 운필에 시달렸던 사람은 필요이상으로 신경이 쓰여지겠지만, 문자는 다른 것과 구별하는 기호로 생각하고 너무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글자를 너무 예쁘게 쓰려고 신경쓰지 말래요. 이 당시 상황을 떠올려보면 국민학교에 '쓰기'책이라고 지긋지긋한 국어 교과서가 있었어요. 맨 마지막에 글자 예쁘게 쓰기가 있고, 여기에 기름종이를 붙여서 한 번 더 똑같이 써야 했어요. 밉게 쓰면 손바닥 맞고 다 지우고 다시 써서 또 검사맡아야 했구요.


목차는 다음과 같아요.





문법 내용이 빼곡히 들어가 있어요. 그리고 중요한 점이 하나 있어요. 이 얇은 책에 부록이 또 상당히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어요. 128쪽부터 136쪽까지가 부록이에요. 부록에 실린 내용은 대명사변화, 명사변화, 형용사변화, 코퓰라동사변화, 일반동사변화, 수사, 자동사, 타동사, 사역동사, 요일, 월, 계절, 결합문자에요.


그리고 문자에 대한 내용이 시작되요.


문자와 발음





모음자는 그래도 나아요. 힌디어 글자가 진짜 어려운 이유는 자음자 때문이에요. 일단 한국어에 없는 발음이 여럿 있어요.


참고로 힌디어의 글자 순서는 태국어, 라오어까지도 같아요. 단, 라오어는 문자개혁 과정에서 불필요한 글자를 없앴기 때문에 이게 그렇게 티가 나지 않아요.


모음기호


힌디어의 모음기호는 비슷한 문자를 사용하는 벵골어는 물론이고, 스리랑카의 싱할라어, 미얀마의 미얀마어, 태국의 태국어, 라오스의 라오스어, 캄보디아의 크메르어까지 비슷해요. 이 언어들 중 하나만 안다면 다른 언어들의 모음 기호는 눈으로 한 번 쓱 보는 것 정도로 해결이 되요.


결합문자


힌디어 문자가 진짜 어려운 이유인 반자음자와 결합문자에 대한 설명이 있어요.


반자음자는 한국어에서 '받침 글자'를 쓰는 방법이라 생각하면 되요. 결합문자는 자음군이라 생각하면 되요. 힌디어 글자를 다 외운 후 이게 있기 때문에 상당히 글자 외우기 어려운 편이에요. 글자 암기에 한 학기가 걸린다고 힌디어과 학생이 이야기해준 이유도 바로 이 결합문자 때문이었구요.


이렇게 문자 설명이 끝나면 드디어 본문이 시작되요.


본문


먼저 힌디어 지문이 나오고, 아래에는 한글로 발음이 적혀 있어요.



그리고 힌디어 본문 바로 옆에는 이렇게 단어 및 해석이 있어요.


뒷장으로 넘어가면 문법 설명이 나와요.



그리고 각 2과마다 연습문제가 있어요.



저는 아직도 '예해 까 해?', '예해 라디오 해'를 기억해요. '이것은 무엇입니까?', '이것은 라디오입니다'에요. 옛날에 중국어 흉내를 낼 때 뒤에 '해'를 붙이는 일이 종종 있었어요. '이거 울리 사람이다해'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그에 대해서 실제 '해'를 많이 붙이는 것은 힌디어이기 때문에 힌디어 특징이 잘못 전해진 것 아닌가 하는 설이 존재하기도 해요.



'저 사람은 이 일을 자진해서 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 일은 나에게 시키세요.'


음...그렇죠. 일하다 속 터질 때를 나타내는 말.



'회답은 언제 올까요?'

'회답은 왔습니다.'


왔으면 좀 알려줘!


'걱정되지 않도록 무엇이든지 잘되어 갑니다.'


저런 말이 제일 무서워.


외국에서 일해본 경험이 마구 떠오르는 말들.


'이렇게 적은 돈으로 당신이 필요한 데 충분할까요?'

'네, 충분할 겁니다.'


저 말 맏고 돈 조금 들고 가면 꼭 부족해.


이 책이 힌디어 학습에 그렇게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저도 이 책은 제대로 보지 못했거든요. 한때 우리나라에서 힌디어를 공부하려면 이 책을 보아야만 했다는 정도의 의미가 있을 거에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