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리뷰할 어학교재는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중 하나인 알기쉬운 타이어 입문이에요. 여기서 타이어는 태국어에요.


현재 시중에 태국어 교재가 이것저것 여러 종류 출시되어 있어요. 태국 여행 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 태국 여행에 관심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어요. 물론 그 사람들이 모두 태국어에 관심을 갖고 있을 리는 당연히 없겠지만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태국 여행은 예전부터 많이 갔어요. 여기에 태국인 노동자들이 우리나라에 많이 들어와 있고, 결혼이민으로 우리나라에 온 태국인 여성들도 많이 있어요.


요즘은 '타이'보다 '태국'이라고 많이 불러요. 하지만 한때 태국보다는 '타이'를 더 많이 사용했던 적도 있었어요. 이건 마치 '타이완'과 '대만' 같은 거에요. 어느 시기에는 타이완을, 어느 시기에는 대만을 많이 사용해요. 이 책이 타이어 입문인 이유는 이 책이 나왔던 시기에 '태국'보다 '타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해서일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일본에서 태국을 '타이'라고 하니까 그랬을 수도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오래된 외국어 교재는 일단 무조건 일본 것을 번역한 것 아닌가 진지하게 의심을 해봐야 하거든요. 이것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의외로 꽤 중요해요. 일본어로 출판된 서적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류 및 문제들이 있거든요. 특히 발음 부분에서요.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알기 쉬운 타이어 입문은 1996년 1월 20일 초판 발행되었고, 이번에 리뷰할 것은 2006년 3월 27일 초판 3쇄로 발행된 책이에요. 이렇게 보면 10년도 더 넘은 책이죠.


제가 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 그 당시 저와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하도 태국이 좋다고 노래를 불러서였어요. 그 동생이 같이 태국어 공부하자고 열심히 꼬드겼어요. 대체 얼마나 태국이 좋냐고 물어보자 온갖 미사여구가 다 쏟아져 나왔어요. 그래서 어디 한 번 공부해볼까 하고 구입했어요. 여러 태국어 교재 중 하필 이 책을 고른 이유는 가격 때문이었어요. 다른 태국어 교재들에 비해 가격이 저렴했거든요.


하지만 몇 장 보다 포기했어요. 이 책을 구입했을 당시에는 오늘날처럼 유튜브가 널리 퍼져있었을 때가 아니었어요. 즉 어학교재에서 음성파일의 존재가 엄청나게 중요한 시기였어요. 더욱이 태국어는 성조 언어에요. 성조 언어는 특히 음성 파일이 매우 중요해요. 이건 들어봐야 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이 책에는 음성파일이 없었어요. 성조 개념 자체가 없을 때였는데 음성 파일조차 없으니 그냥 답이 없었어요.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중 알기쉬운 타이어 입문은 이렇게 생겼어요.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 알기쉬운 타이어 입문


사진 속 책은 누르스름하게 나왔지만, 실제 표지는 연두색이에요.


태국어 글자


책을 펼치자마자 이렇게 태국어 문자가 나와요. 다른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와는 매우 다른 점이에요. 참고로 이 글자들은 순서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리고 세로로 되어 있어요.


머릿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어를 배우기 위한 학습서는 거의 없는 실정이라, 본서가 타이어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귀중한 교재가 되리라 믿는다.


이 문구가 참 와닿아요. 1996년에는 정말 저랬을 거에요.



'본서로 처음 타이어를 배우는 분을 위해'라는 글을 보면 1번 항목이 참 재미있어요.


우선 '발음과 문자'에서 정확한 발음을 익힌다. 글자 모양이 독특해서 처음엔 당황하겠지만, 로마자 역시 처음 보았을 때 생소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따라서 대강 익히고 나면 과감하게 제1과부터 시작하도록 한다. '모두 익히고 나서' 시작하려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 언어 학습에 있어 '완벽주의'는 금물이기 때문이다.


글자 어렵기는 아랍어가 악명 높지만, 태국어도 만만찮아요.


목차는 아래와 같아요.





태국어는 고립어라 문법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편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리고 대망의 발음과 문자가 시작되요.


발음과 문자


자음과 모음이 쭉 나온 후, 가장 문제가 되는 성조가 나와요.


태국어 성조


참고로 저는 태국어 잘 몰라요. 예전에 잠깐 살짝 공부해보려 했던 적이 있어요.


태국어 입문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두 가지 있어요.


가장 먼저 태국어 성조는 자음 기준으로 결정되요. 자음이 중자음, 고자음, 저자음으로 분류되고, 여기에 몇 가지 법칙이 더해져 성조가 결정되요. 즉, 기껏 글자를 다 외웠다 하더라도 글자가 중자음, 고자음, 저자음 중 어디에 속하는지 모르면 성조를 모르기 때문에 제대로 읽지를 못해요. 중국어 병음, 베트남어처럼 흉내내는 것도 안 되요.



중자음, 고자음, 저자음이 있고, 이것들이 성조부호가 무엇이 붙느냐에 따라 각각, 그리고 장모음/단모음 여부와 받침이 k, p, t 계열 자음인지에 따라 성조가 달라져요.


이렇게 간신히 글자를 어찌 넘기면 1과가 시작되요.


1과 본문


삽화는 굵은 펜으로 그린 그림이에요.


그리고 이 책에서 태국어 입문자들이 고생하는 부분이 바로 등장해요.


태국어는 띄어쓰기가 없다.


태국어는 띄어쓰기가 없어요. 그냥 죽 붙여서 써요. 보통 초심자용/입문용 태국어 교재는 처음 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글자 하나하나 쫓아가며 읽기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띄어쓰기를 해주는 편이에요. 하지만 여기는 그런 거 없어요. 처음부터 죽 붙여써요.



각 과는 이렇게 본문, 단어, 해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리고 문법설명이 있구요.



이렇게 태국 문화 설명도 있어요.



위 사진에 나와 있는 태국 문화 설명은 태국식 인사 방법인 '와이' 방법이에요. 저 ไหว้ 가 바로 '와이'에요. 그러나 글자 그대로 읽으면 '하이워'처럼 되요. ห 가 혼자 쓰이면 h 발음이지만, 다른 자음 앞에 단독으로 쓰이면 발음은 없고 '고자음화'를 나타내는 것이거든요.




이렇게 연습문제도 있어요.


이 책 지문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바로 19과 지문 내용이에요.


라오어


해석을 보면 다음과 같아요.


민호 : 라오스어를 공부한 적이 있습니까?

카이 : 아니요, 하지만 그럭저럭 할 수 있어요.

민호 : 타이어와 라오스어는 같은 겁니까?

카이 : 같지는 않지만 매우 비슷해요. 타이인이라면, 공부하지 않아도 알 수 있죠.

민호 : 그렇다면 크메르어는 어떻습니까? 알 수 있습니까?

카이 : 아니요, 전혀 달라요. 하지만 크메르문자는 타이문자와 비슷하답니다. 분명히 무언가 관계가 있는 거겠죠.


마지막 크메르어에 대해 얼버무리는 지문을 보고 웃었어요.


캄보디아의 국어인 크메르어와 태국어는 글자가 매우 비슷해요. 그 이유는 람캄행이 인도계 문자인 아부기다에 속하는 캄보디아어 문자를 변형시켜서 태국어 문자를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비슷할 수 밖에 없어요. 더 나아가서, 힌디어, 미얀마어, 싱할라어, 태국어, 라오어, 크메르어의 모음 표기 방법은 매우 비슷해요. 모음 표기 방법은 모두 거의 손을 대지 않아서 그런가 싶어요.


태국어는 성조언어이지만, 알기 쉬운 타이어 입문은 음성 파일이 없어요. 이게 최대 단점이에요. 책 자체도 재미로 쉽게 보게 생기지 않았구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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