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프링글스는 프링글스 허니 버터에요.
작년 이맘때였어요. 거리를 돌아다니다 프링글스 허니 버터를 보았어요. 샛노란 통에 딱 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어요. 게다가 허니 버터는 못 먹어본 맛이었어요. 작년 온갖 것에 다 꿀 발라놓는 게 유행이더니 프링글스도 결국 거기에 굴복했는지 허니 버터맛이 나와버렸어요. 무슨 맛인지 궁금하다기보다는 저런 것도 있구나 했어요. 작년에는 시중에 판매중인 프링글스를 다 먹어보자는 생각은 전혀 없었거든요. 게다가 작은 통 밖에 없었어요.
그러다 올해로 넘어왔어요. 계속 프링글스 허니 버터 큰 통을 찾아보았지만 큰 통은 보이지 않았어요. 홈플러스고 편의점이고 다 없었어요. 몇 달을 계속 프링글스 허니 버터가 큰 통으로 있나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으니 이건 작은 통으로만 나온 것이 거의 확실해보였어요. 봄이 왔는데도 여전히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풍기는 그 샛노랗고 작은 통이 가게마다 쌓여 있었어요.
그러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속 구입하지 않고 큰 통을 찾아 헤매었어요. 끝까지 보이지 않았어요.
'이거 이러다 들어가버리는 거 아니야?'
통 그림을 보면 누가 봐도 크리스마스 한정판. 이것이 한정판으로 나왔는지 그냥 나왔는지 알 수 없었어요. 그렇지만 그림을 보면 아무리 봐도 한정판 같았어요. 더 미룰 수 없었어요. 그래서 그냥 작은 통으로 구입했어요.
그리고 잊어버렸어요. 까맣게 잊어버렸어요. 가끔 통을 보고 먹어야지 생각은 했어요. 그러나 먹고 글을 쓸 생각을 하니 아주 귀찮았어요.
'프링글스 어차피 유통기한 길잖아.'
푹푹 묵혀놓았어요. 여름이 지나갔고, 가을도 지나갔고, 겨울이 왔어요. 그리고 오늘이 되어서야 드디어 이것을 뜯어먹기로 결심했어요. 방 좀 치우려구요. 하나씩 먹어치워서 방 공간을 조금이라도 늘려야겠다고 결심했거든요.
때마침 이제 겨울이 되었고, 크리스마스도 2주 정도 남았어요. 이제 찾아볼 수 없지만 프링글스 허니버터 통 그림 자체는 지금 이때와 매우 잘 어울리는 그림이었어요. 제 방에서 가장 장수한 과자로 등극한 지는 이미 오래였어요. 괜찮아요. 어차피 상하지만 않으면 되니까요.
이렇게 해서 이번에 먹어본 프링글스는 프링글스 허니버터에요.
프링글스 허니버터는 이렇게 생겼어요.
통 그림을 보면 아주 겨울에 크리스마스 그림이에요. 산타클로스 모자를 쓴 감자칩, 여기에 버터와 벌꿀이 그려져 있고, 뒤에 있는 집 지붕에는 눈이 쌓였어요. 크리스마스 조명 장식도 매달려 있구요.
성분표는 이래요.
이것은 작은 통으로만 나왔어요. 1회 제공량은 1캔으로 53g이에요.
원산지는 역시나 말레이시아. 당연히 우리의 가족, 우리의 쏘울 말레이시아산 팜유가 들어갔어요. 정확히 팜유라고 나와 있지는 않고 식물성유지(팜올레인유, 산화방지제(터셔리부틸히드로퀴논))이라고 되어 있기는 하지만요.
열량은 273kcal 이에요. 식품 유형은 과자(유탕처리제품)이에요.
모든 프링글스가 다 짠 것은 아니다!
프링글스라 하면 '짠맛'부터 떠올라요. 하지만 예외도 의외로 여럿 있어요. 이것은 예외의 극단이었어요.
짠맛이 거의 없었어요. 감자맛, 버터맛, 꿀맛. 이 세 가지 맛이 메인이었어요. 감자튀김에 버터를 바르고 그걸 꿀에 찍어먹으면 맛이 비슷할 거 같았어요. 이것은 짠맛이 나는 과자에 절대 들어갈 수 없었어요. 안 짜고 단맛이 강한 과자에 들어가야하는 맛이었어요.
프링글스라 하면 짜다는 이미지가 상당히 강해요. 그 이유는 가장 인기있는 맛이 다 짜기 때문일 거에요. 프링글스 허니버터는 이제 볼 수 없지만 프링글스가 항상 짠 것은 아니라는 상징적 의미로 계속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맛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