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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박 35일 - 46 이탈리아 베니스

우리가 탈 기차는 새벽 2시 반 기차였어요. 류블라냐 밤거리를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역시나 작은 동네. 얼마 돌아다니지도 않았는데 계속 제자리만 맴돌고 있었어요. "우리 기차역으로 돌아가요." 후배가 기차역 대합실에서 앉아서 쉬다가 기차를 타자고 했어요. 날이 어두워진 유럽의 거리는 우리나라처럼 안심하고 돌아다닐 거리는 확실히 아니었기 때문에 무의미하게 밤거리를 돌아다니는 짓을 그만하고 기차역으로 가서 쉬기로 했어요. 어두컴컴한 대합실. 잠을 자기에는 너무 불편하고 마음이 놓이지 않았어요. 밤이 깊어갈수록 기온도 뚝 떨어져 갔어요. 말이 새벽 2시이지, 기차역에 들어온 시각을 생각하면 엄청나게 긴 시각이었어요. 의자에 앉아 멍하니 있었어요. 가끔 후배와 잡담하는 것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한국..

7박 35일 - 45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용다리 Zmajski most

성에서 내려와 다시 시내를 향해 걸어갔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이상했어요. 아무리 도시가 작아도 그렇지, 여기는 엄연한 한 나라의 수도에요. 그런데 벌써 성까지 다 보았어요. 성도 크지도 않았어요. 어쨌든 여기를 와서 발칸 유럽 국가는 전부 간 것이 되었어요. 아까 성에서 본 성당에 간 후, 우체국에 가서 우표를 사고 점심을 먹기로 했어요. 류블라냐 관광을 잘 하는 방법 - 첫 번째, 절대 그 어떤 기대나 상상도 하지 말 것. 정말 기도에 집중 잘 하게 생긴 교회였어요. 너무 휑해서 아직도 공사중인 교회인줄 알았어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사바 교회가 이렇게 생겼다면 이해를 해요. 그 교회야 겉만 완성해놓은 교회이니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사바교회보다도 더 휑하고 아무 것도 없었어요. 이것은 어떻게..

7박 35일 - 44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Ljubljanski grad 류블랴나 고성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슬로베니아는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버스느 반드시 크로아티아를 통과해야만 해요. 구 유고 연방 국가 가운데 그 어떤 나라도 크로아티아를 거치지 않는 한 슬로베니아에 갈 수 없어요. 좋게 생각한다면 여권에 도장을 추가로 찍을 수 있는 기회이기는 해요. 여권에 도장이 두두두두 찍혀 가는 것을 볼 때마다 뭔가 기분이 좋기는 한데 이거는 솔직히 뻥치는 느낌이 있는 도장이에요. 그래도 안 찍어주는 것보다는 2개고 3개고 마구 찍어주는 것이 훨씬 좋은 것은 사실이었어요. 야이체를 지나자 더 이상 창밖 풍경을 보고 싶지 않았어요. 야심한 시각에 창밖에 보이는 것은 야경인데 불빛이 없으니 보이는 게 없었어요. 그냥 시커먼 창밖을 보느니 눈이라도 조금 붙이는 것이 낫겠다 싶었어요. 작년..

7박 35일 - 43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Yellow Bastion

표를 구입하고 버스 터미널에 짐을 맡긴 후 점심을 먹으러 다시 구시가지로 돌아왔어요. 간단히 점심을 먹고 사라예보의 공원에 가기로 했어요. 트램 타러 가는 길에 본 유고 연방군 및 세르비아 민병대의 사라예보 포위도에요. 이때 사라예보 시민들이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공항에서 시내로 이어지는 땅굴 때문이었어요. 유엔이 공항에 보급품을 내려놓으면 땅굴로 사라예보 시내로 보급품을 운반, 도시에 물자를 공급해서 버텼대요. 이것은 유고 내전 지도에요. 내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는 단연코 보스니아, 코소보에요. 크로아티아에서도 많은 전투가 일어났지만 보스니아는 그냥 전국이 전쟁터로 나와 있어요. 유고 내전 중 유일하게 전쟁이 없었던 곳은 마케도니아 밖에 없어요. 여기는 전쟁 없이 조용히 독립한 유일한 국가에..

7박 35일 - 42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노크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어요. 대충 옷을 주워 입고 문을 열었어요. "오빠, 10시에요." "예?!" "11시까지 체크아웃이에요. 빨리 준비해요!" 후배 말에 정신없이 씻고 짐을 꾸리고 밖으로 나왔어요. 다행히 11시를 넘기지 않아 추가 요금은 물지 않아도 되었어요. "달러로 내도 되나요?" "아니요. 유로나 보스니아 카엠으로 내세요." "달러 안 되요?" "안 되요." 다행히 일요일이 아니라 은행에 가서 환전을 해서 지불하면 되는 일이었어요. 여기는 환전을 하려면 여권이 반드시 있어야 해요. 여권 없으면 환전을 안 해줘요. 돈과 함께 여권을 제시해야만 환전을 해주는 나라에 속해요. "여권 주세요." "돈 내세요." "환전하려면 여권이 필요해요. 제 친구가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에요." 전날 카운터..

7박 35일 - 41 몬테네그로 ~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아침 9시 35분. 울친 구경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자축하며 버스에 올라탔어요.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잠들었어요. 기억난다고 할 게 없어요. 진짜 의자에 머리를 대자마자 잠들었어요. 다행히 버스 종점은 포드고리차였어요. 아침 11시 35분.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에 도착했어요. 버스 시각을 보고 경로를 결정해야 했어요. 일단 울친에서 버스시간표는 아래와 같았어요. 울친 -> 두브로브니크 (새벽 05시 20분) 울친 -> 포드고리차 (아침 09시 35분) 두 개의 선택권이 있었는데 울친을 보고 나오기 위해 울친에서 두브로브니크로 바로 가는 것은 포기했어요. 그래서 온 포드고리차. 이제 확실히 결정을 내려야 했어요. 두브로브니크로 들어갈 것인가, 다른 도시로 들어갈 것인가? 여기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오늘은 ..

7박 35일 - 40 몬테네그로 울친 구시가지 Stari Grad Ulcinj

"가자!" 신나서 외쳤어요. 와~신난다! 짐을 끌고 오르막길 오르니 몸이 건강해져요. 악력 운동 제대로 되요. 거기에 오르막길 경사도 급해요. 길도 지그재그에요. 건강해지는 소리가 들려요. 야~신난다! 짐을 끈다는 표현보다 잡아 댕긴다는 표현이 맞았어요. 진짜 너무 신나서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입에서 욕이 나오고 땀이 삐질삐질 나기 시작했어요. 마음 같아서는 후배의 짐도 끌어주고 싶었지만 제 짐 끄는 것도 충분히 벅찼어요. 소가 달구지 끄는 기분이 어떤지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어요. 그냥 곧은 길을 짐을 끌고 가면 그래도 나을 거 같은데 길은 계속 꼬불꼬불했어요. 잠깐 쉬려고 섰어요. 쉬는데 쉬는 게 아니었어요. 가방이 제 멋대로 뒤로 자빠지려고 했기 때문에 쉬는 동안에도 가방을 잡고 있어야 했어요. ..

7박 35일 - 39 몬테네그로 울친

국경심사를 받고 바로 다시 골아떨어졌어요. 깊게 자다 잠시 눈을 떴어요. 버스 안도 밖도 어두컴컴해서 보이는 것이라고는 거의 없었어요. 시계를 보았어요. 포드고리차 도착 시간을 훨씬 넘긴 시각이었어요.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잠이 덜 깨어서 비틀거리며 운전기사 옆으로 갔어요. "포드고리차 멀었어요?" "포드고리차 지나갔어." "예? 저 포드고리차에서 지나가는데요?" "포드고리차 지나갔어. 울친에서 내려!" 그제서야 정신이 확 들었어요. 후배를 깨웠어요. "무슨 일이에요?" "포드고리차 지나갔대요!" "예?!" 후배도 당황해하며 잠이 깼어요. 우리 둘은 짐을 가지고 앞좌석으로 옮겼어요. 사람들이 거의 다 내려서 버스는 거의 텅 비어 있었어요. 앞좌석으로 자리를 옮겨 앉아 창밖을 보았어요. 아무 것도 보이지 ..

7박 35일 - 38 코소보 프리슈티나 - 아뎀 야샤리, Bac, u kry!

황량한 거리를 후배와 둘이 걸으니 그래도 좀 나았어요. 다시 느끼는 것이었지만 전쟁의 참상을 느끼는 도시보다 그냥 황량함을 느끼게 하는 도시였어요. 진짜 전쟁으로 인해 부서진 도시들은 보스니아에 몰려있고 여기는 스산하고 황량한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폐허는 아니었어요. 그냥 개발이 잘 되어 있지 않았어요. 지난번이 '저개발 + 새벽'의 힘이었다면 이번은 '저개발 + 일요일'의 힘이었어요. 계속 스산한 길을 걷다 보니 프리슈티나 국립 도서관에 도착했어요. 들어가보려 했지만 이게 사용하는 건물인지 버려진 건물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어요. 디자인도 특이하기는 했지만 예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더욱 정체 불명으로 보이게 만드는 디자인이었는데 주변까지 사진 속에서 보이는 것처럼 되어 있어서 건물 안에 들..

7박 35일 - 37 코소보 프리슈티나

밥을 먹고 쿨쿨 자고 싶었어요. 그러나 정말 시끄러워서 잘 수가 없었어요. 버스에 탄 알바니아인들이 정말 열심히 떠들어댔거든요. "저 사람들은 졸리지도 않나." 들어올 때에는 집채만한 바위 덩어리 때문에 엄청나게 시끄러워서 잠을 다 깨었었는데 이번에는 사람들이 너무 열심히 떠들어서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마케도니아 국경심사를 받고 마케도니아 휴게소를 지나서야 버스 안이 조용해졌어요. "이제 잠 좀 자야지." 잠을 자려고 눈을 감았어요. 그러나 얼마 못 가 마케도니아 출국 및 코소보 입국 심사 때문에 또 일어나야 했어요. 여권을 차장에게 제출하고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 마케도니아 출국 심사는 매우 간단히 통과되었어요. 이번에는 코소보 입국 심사. 역시나 내릴 필요가 없었어요. 어서 빨리 여권을 돌려주기만..

7박 35일 - 36 알바니아 티라나

"그런데 우리 열심히 다닐 필요 없지 않나요?" "예?" 후배가 힘들게 우체국까지 한 번에 가지 말고 느긋하게 스칸데르베그 광장에서 푹 쉬다가 가자고 했어요. 그래서 스칸데르베그 광장 안쪽 벤치에서 쉬기로 했어요. "어이쿠! 괜히 내려왔네요!" 바닥이 자갈이라 가방이 끌리지 않았어요. 둘이 사이좋게 무거운 가방을 들고 낑낑거리며 벤치에 가서 앉았어요. "이런 게 여행이지, 오빠는 무슨 훈련하는 거 같아요!" 벤치에 앉은 후배가 툴툴댔어요. "오늘 먹고 싶은 거 다 사줄게요." 후배를 달랬어요. 다시 일어나서 가방을 들고 스칸데르베그 광장에서 나왔어요. 가게에 가서 후배 손에 아이스크림 하나 들려주고 우체국에 갔어요. 크게 심호흡을 했어요. 여기도 우표를 사려면 한참 옥신각신해야 하는 것은 보나마나 뻔한 ..

7박 35일 - 35 알바니아 티라나 인공 호수 Liqeni artificial i Tiranёs

알바니아 입국 심사를 받고 잠을 자고 있는데 후배가 저를 깨웠어요. "오빠, 일어나요!" "예? 왜요? 뭐 일 터졌어요?" "저 자리로 옮겨 앉으래요." 버스 기사가 왼쪽에 앉아 있는 승객들 모두 일어나서 오른쪽에 가라고 했어요. 버스가 텅 빈 버스가 아니었기 때문에 당연히 오른쪽에 앉을 자리가 없었어요. "아...다른 승객들 또 태우려고 그러나! 거 참 짜증나게 하네." 서로 연락하고 자리를 비워주어야 하는데 연락이 잘못 가서 우리에게 자리를 비키라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가뜩이나 졸린데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하니 짜증이 확 났어요. 그래도 다 옆으로 가기에 저도 같이 갔어요. 옆에서 혼자 궁시렁대며 서 있는데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어요. 버스는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어요. "오빠, 길에 집..

7박 35일 - 34 마케도니아 스코페

계단을 다 올라와서 또 걷다 벤치가 보이자 앉아서 쉬었어요. 전혀 급하게, 그리고 무리해서 걸을 필요가 없었어요. 지금은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 아니라 남는 시간을 주체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벤치에 앉아서 푹 쉬다 다시 일어나 걷기 시작했어요. 다른 쪽에서 보면 이래요. 동상 근처에서 햄버거를 파는 아주머니가 보였어요. 전에 니슈에서 먹은 것과 똑같은 크기에 비슷하게 생긴 햄버거를 팔고 있어서 식사 대신 하나씩 먹기로 했어요. 햄버거를 구입해 벤치에 앉아서 먹기 시작했어요. 멀리 보이는 스코페 성과 바로 앞의 동상을 감상하며 열심히 먹었어요. 먹고 또 앉아서 쉬었어요. 바람만 없다면 정말 좋은 날씨였는데 바람 때문에 벤치에 오래 앉아있을 수가 없었어요. 가만히 앉아 있으면 옷 속으로 바람이 들어와 ..

7박 35일 - 33 마케도니아 스코페

버스가 휴게소에 들어갔어요. 여기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다시 버스에 올라탔어요.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잠들었어요. "오빠, 일어나요. 국경심사요." 여권을 꺼냈어요. 검문소 직원이 버스에 타서 여권을 전부 걷어갔어요. 세르비아와 코소보 사이는 국경이 아니라 검문소에요. 세르비아가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고 있지 않거든요. 잠시 후. 여권을 돌려주었어요. 세르비아 출국 도장은 당연히 없었고, 여권 사이에 무슨 카드가 하나 끼워져 있었어요. "도장은 안 찍어주고...이 카드는 뭐지?" 당연히 국경이 아니라 검문소였기 때문에 도장은 안 찍어주었어요. 카드가 뭔지 살펴보았어요. 이건 제가 받은 카드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구한 사진이에요. 이렇게 생긴 카드를 한 장 여권에 끼워줘요. 제가 받은 것도 이것과 똑같이 생겼..

7박 35일 - 32 세르비아 니슈

"프리슈티나행 버스 몇 시에 있어요?"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어요. 프리슈티나에 가기 위해서는 사실상 바로 버스를 타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기껏 니슈까지 왔는데 오자마자 다시 떠나게 생겼어요. 되도 않는 세르비아어와 불가리아어를 섞어가며 버스 시각 확인을 했어요. 매표소 직원은 짜증을 내기 시작했어요. 손짓 발짓 하고 펜으로 숫자를 써가며 알아낸 정보는 잠시 후 바로 프리슈티나행 버스를 타든가 16시에 있는 베오그라드행 버스를 타고 베오그라드로 돌아간 후 21시 30분 버스를 타고 프리슈티나에 가는 것이었어요. 당장 버스를 타면 프리슈티나에 정말 엄한 시각에 떨어질 것이 뻔했어요. 정말 아무 것도 없는 프리슈티나에서 1박을 하든가 아니면 베오그라드로 돌아가 프리슈티나행 버스를 타든가 둘 중 하나를 ..

7박 35일 - 31 세르비아 니슈

기차에 타자마자 가방을 열고 수건과 세면도구를 꺼냈어요. 피곤해서 빨리 씻고 자고 싶었어요. 돌아다니기도 많이 돌아다녔고, 지갑을 잃어버린 것 때문에 그저 빨리 씻고 자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먼저 씻고 와요." "오빠는요?" "저는 오늘 양말도 빨아야해요. 그러니까 먼저 씻고 와요." 후배가 먼저 세면도구를 들고 화장실로 갔어요. 저는 그동안 일기를 썼어요. 잠시후, 세수하고 양치를 한 후배가 돌아왔어요. 이제 제가 씻으러 갈 차례. 양치하고 세수하고 발 씻고 양말을 빨 준비를 했어요. 신발을 벗고 자야 하는데 제 발냄새로 객실 안을 오염시킬 수는 없었어요. "혹시 모르니까 문 잠가놓고 있어요." 기차가 별로 안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배에게 문을 잠가놓고 있으라고 했어요. 후배는 알겠다고 했어요...

7박 35일 - 30 헝가리 부다페스트 중앙시장, 부다페스트 야경

국회의사당을 보고 나니 슬슬 점심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시 걷기 시작했어요. 길을 걷다 공예 박물관 앞을 지나가게 되었어요. 지붕은 그 유명한 졸나이에서 만든 타일로 장식되어 있었어요. 이건 너무 화려해서 오히려 주변 건물들과 안 어울리는 것 같았어요. 사진에서 화려하다기 보다는 지저분하게 보이는 이유는 찍는 사람이 실력이 없어서...사진이 안 나오면 기계 탓 할 게 아니라 제 능력을 탓해야죠. 식당을 찾아 돌아다니는데 한 가지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중앙시장에 가서 밥을 먹자! 무엇을 먹을지 메뉴는 이미 정해져 있었어요. 오늘 식사는 무조건 구야쉬. 전에 왔을 때에는 제대로 된 식당에서 구야쉬를 먹었어요. 그러니 이번에는 진짜 시장에서 파는 구야쉬를 먹기로 했어요. "우리 이렇게 ..

7박 35일 - 29 헝가리 부다페스트 성 이슈트반 성당, 국회의사당

기차에 타자마자 캐리어 속에 카메라 가방을 우겨넣고 화장실에 가서 간단히 씻은 후 객실로 돌아와 드러누웠어요. 오늘도 역시 잠자다 도중에 깰 필요가 없는 날.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는 쉥겐 조약 가입 국가라서 국경 심사가 없어요. 프라하 올 때에는 얼마나 걸리는지도 잘 모르고 처음 가는 도시인데다 다음 여행 일정을 생각하느라 잠을 잘 못 잤지만 오늘은 정말 푹 자도 되는 날이었어요. 객실 의자에 누워 잠을 자는데 너무 더웠어요. 그래서 외투 위에 입고 있던 점퍼를 벗고 외투 지퍼를 열고 뒤집어서 입었어요. 그래도 아무 것도 안 덮고 자는 것보다는 외투라도 덮고 자는 게 조금 나을 것 같았거든요. 그냥 외투를 덮으면 바닥에 떨어질 수도 있고 분실 위험도 있고 해서 외투를 거꾸로 입었어요. 이렇게 누우니..

7박 35일 - 28 체코 프라하 스트라호프 수도원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프라하 방문 행사를 보고 반대쪽으로 내려갔어요. 우리가 내려간 것은 바로 우체국에 들렸다가 이 건물에 가기 위해서였어요. 바로 스트라호프 수도원. 멀리서 프라하성을 보면 한쪽에는 프라하성이 보이고 다른 한쪽에는 스트라호프 수도원이 보여요. 멀리서 보면 상당히 아름답게 생긴 건물이라 왕궁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일단 무작정 내려가자 브라헤와 케플러의 동상이 있었어요. 사람들에게 우체국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았어요. 사람들은 친절하게 우체국 위치를 알려 주었어요. 제가 우체국에 가려고 한 이유는 바로 체코 우표를 사기 위해서였어요. 요즘은 우표를 잘 모으지 않지만 한때는 우표를 정말 열심히 모았어요. 무슨 특별한 컬렉션을 만들어 갔다기 보다는 아무 우표나 열심히 모으는데 목표가 있..

7박 35일 - 27 체코 프라하

기차에서 정신없이 자다 보니 어느새 프라하 역에 기차가 도착했어요. 기차에서 내려보니 전철도 다니지 않는 야심한 새벽 시간이었어요. 샌드위치 가게 한 곳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곳도 문을 열지 않았어요. 정말 전날 부다페스트에서 돈을 약간 환전해 오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어요. 안 그랬으면 중앙역에 갇혀서 환전소가 문을 열 때까지 기다려야 했을 거에요. 일단 짐을 코인 락커에 집어넣으려고 했는데 동전이 없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샌드위치를 사먹고 동전을 만들어서 코인락커에 짐을 집어넣었어요. "이제 어디 갈 거에요?" "전철 열리면 버스 터미널에 가서 버스 알아봐야죠." 분명 가이드북에는 부다페스트에서 프라하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고 했어요. 그러나 부다페스트에서는 프라하까지 가는 버스를 찾을 수 없었어요. 하..

7박 35일 - 26 헝가리 부다페스트 어부의 요새, 세체니 다리

왕궁의 언덕 정상은 어부의 요새 (Halászbástya) 였어요. 가운데 있는 동상은 성 이슈트반 기마상 (Szt. István-szobor) 에요. 성 이슈트반은 헝가리에 기독교를 도입해 기독교 국가로서 헝가리 왕국을 건립한 인물이에요. 어부의 광장에서 본 부다페스트에요. 먼저 그 유명한 세체니 다리 (사슬교). 그 유명한 부다페스트의 국회의사당. 이건 너무 유명한 거라서 넓게도 찍어보았어요. 넓게 찍으면 반대쪽에는 이슈트반 성당이 보였어요. 어부의 요새 너머로 보이는 국회의사당. 어부의 요새 너머로 보이는 성 이슈트반 기마상. 벽에 서 있는 조각은 각을 잘 잡고 있었어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양 옆 조각은 짝다리 짚고 있었어요. 왕궁의 언덕에서 다뉴브강을 향해 내려갔어요. 내려오는 길에 국회의사당을..

7박 35일 - 25 헝가리 부다페스트

기차에 올라타서야 안심하고 잠을 청할 수 있었어요. 크로아티아에서 너무 고생해 버려서 바로 의자에 드러누워 자고 싶었지만 의외로 사람들이 많이 탄 기차라서 누울 수는 없었어요. 이 기차는 자그레브에서 출발하는 기차가 아니라 다른 도시를 거쳐 자그레브를 지나가는 기차였어요. 기차가 부다페스트 동역 (켈레티역, Keleti pu.)에 도착했어요. 도착하자마자 역에서 나와 환전소를 찾았어요.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환전소를 찾아갔어요. 환전소는 켈레티역에서 나와 길을 건넌 후, 오른쪽으로 쭉 가다보면 하나 있어요. 여기 환율이 켈레티역 환전소 환율보다 좋아요. 환전을 하는데 체코 돈도 환전해 준다고 적혀 있었어요. "체코돈 살 수 있어요?" "예." 그래서 체코돈도 조금 구입했어요. 원하는 만큼 구입하지 못하고 ..

[크로아티아 여행] 7박 35일 - 24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플리트비체

드디어 대망의 크로아티아행! 크로아티아가 정말 눈부시게 아름답다는 말은 진짜 하면 잔소리에요. 크로아티아 아름답다는 말은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구질구질하게 설명하지 않을께요. 저 역시 이 여행에서 크로아티아 여행을 가장 기대하고 있었어요. 발칸 반도와 헝가리, 체코 여행한다고 하니까 모든 사람들이 프라하와 크로아티아가 그렇게 아름답다고 칭찬하며 꼭 가보라고 했어요. 특히 일정 짤 때 크로아티아 일정은 반드시 충분하고 넉넉하게 잡으라고 했어요. 크로아티아 일정을 짧게 잡으면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운 광경을 뒤로 하고 급히 떠나야해서 정말 후회한다고 했어요. 크로아티아 입국할 때까지 정말 별 일 없었어요. 국경 심사도 별 것 없었어요. 우리가 탄 버스는 스플리트행 버스. 스플리트도 매우 아름답기로..

7박 35일 - 23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모스타르

복잡한 느낌을 정리하기 위해 버스에 머리를 기댔다는 것은 솔직히 제가 써놓고도 찔려요. 사실 조금이라도 잠을 자기 위해 머리를 의자에 기댄 것이었어요. 오늘부터 다시 야간 이동의 연속이 시작되므로 틈만 있으면 부지런히 자고 씻어야 했어요. 버스가 모스타르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어요. 일단 버스 시각을 확인했어요. 자정 즈음에 크로아티아 스플리트행 버스가 한 대 있었어요. "이거 타고 가면 되겠네요." 스플리트행 막차를 타면 굳이 모스타르에서 1박을 할 필요가 없었어요. 그래서 스플리트행 버스표를 구입한 후 밖으로 나왔어요. 모스타르 지도. 모스타르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다리. 이 다리가 있는 구시가지를 찾아가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어요. 다리를 찾아 걷기 시작하는데 알 수 없는 건물이 나왔어요. 뭔지..

7박 35일 - 22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공동묘지 Bare Sarajevo - 보스니아 내전의 참상

왠지 그냥 자기 아쉬운 밤이었어요. 사라예보의 거리를 더 걷고 싶었어요. "우리 밖에 좀 더 돌아다닐까요?" "또요?" "예. 여기는 밤에 마음껏 돌아다녀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후배는 피곤해했지만 저를 따라 나왔어요. 눈 내리는 3월. 3월 말이라고 해도 크게 탈리지는 않은 이때,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있었어요. 완전 3월의 크리스마스네요. "올해는 선물 뭘 사지?" "이거는 어때?" "이건 너무 비싸잖아." "하긴...요즘 물가 왜 이렇게 비싼지 몰라." 크리스마스를 앞둔 부부가 자식 선물을 고르면서 가격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장면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모습. 그러나 지금은 3월말. 그래요. 여기는 사라예보. 동화 속 도시에요. 눈이 정말 펑펑 내리고 있었어요. 여기에서 그렇게 처절하고 잔..

7박 35일 - 21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구시가지, 라틴 다리

"예, 한국인이에요. 한국인이세요?" "예, 반가워요!" 그분께서는 사라예보에 체류중이신 교민이라고 하셨어요. 그분께서는 우리를 보더니 매우 반가워하셨어요. "여기 언제 도착하셨어요?" "오늘이요." "그러면 여기서 얼마나 머물다 가실 건가요?" "지금 바로 크로아티아로 떠나려구요." "지금 바로요?" "예." 당연하죠. 이런 으스스한 동네는 살다살다 처음이었어요. 당장 무장단체가 총을 난사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동네에 더 머무르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구멍을 시멘트로 땜질이라도 해 놓았으면 그래도 좀 나았을텐데 그런 거 없었어요. 왠지 손가락을 구멍에 집어넣으면 탄두가 빠져나올 것 같았어요. "여기 전에 와보신 적 있으세요?" "아니요." "그럼 왜 오늘 도착하자마자 떠나려고 하세요?" "..

7박 35일 - 20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사라예보는 처절했던 유고슬라비아 전쟁으로 유명한 도시이기도 했지만 1984년 동계 올림픽이 개최된 도시이기도 했어요. 기대보다는 너무 밋밋하고 단조로웠어요. 일단 버스 터미널로 돌아갔어요. 이제 구 유고 연방 국가 중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만 남았어요. 그런데 슬로베니아는 유로를 쓰는 나라여서 정말 가기 싫었어요. 이제 다음 목적지는 크로아티아. 사람들이 그렇게 칭찬하는 아드리아해의 절경을 보러 크로아티아에 가는 일만 남았어요. "크로아티아행 버스 없어요." "예?" 다행히 영어가 통해서 설명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우리가 내린 곳 - 즉 지금 있는 곳은 동사라예보 버스 터미널. 여기에서는 베오그라드를 비롯해서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로 가는 버스가 출발해요. 크로아티아로 가기 위해서는 시내에 있는 다른 버..

7박 35일 - 19 몬테네그로 ~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포드고리차에서 출발한 버스가 달리기 시작했어요. 버스는 어느 도시 버스 터미널에 들어갔어요. 아주 짧은 휴식 시간. 내릴 손님은 내리고 탈 손님은 탔어요. 버스에 탔던 승객들은 내려서 먹을 것도 사오고 담배도 태우고 그랬어요. 10분의 휴식 시간이 끝났어요. 버스 기사가 버스에 올라타자 저도 따라서 버스에 올라탔어요. 버스는 산길로 들어갔어요. "헉! 이거 완전 무서운데요?" 버스가 달리는 길은 진짜 공포스러웠어요. 꼬불꼬불한 산길을 매우 빠른 속도로 마구 달리는데 버스 옆 1m 밖은 바로 낭떠러지. 가드레일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어요. 옆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격과 공포. 더 놀라운 것은 앞에서 차가 오면 직진하고 후진하고 옆으로 비키고 했다는 것이었어요. 후진도 충격적이었는데 두 대가 스쳐 지나갈 때에는..

7박 35일 - 18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21시 20분, 베오그라드발 포드고리차행 버스에 올라탔어요. 굳이 포드고리차행 버스에 올라탄 이유는 그래도 왠지 한 번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몬테네그로 들어갈 때에도 별 일 없겠지?' 예전에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였지만 이제는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는 전혀 다른 나라. 그래서 세르비아에서 몬테네그로를 갈 때에는 반드시 국경심사를 받아야 해요. 몬테네그로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해 주었는지는 잘 몰랐지만 비자를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만약 몬테네그로 입국시 비자가 필요하다면 낮에 만난 한국분께서 알려주셨을 거에요. 그러나 마케도니아 비자가 없어졌다고 하자 매우 좋아하시면서 이제 발칸 유럽에서 비자 받아 들어가야 하는 국가는 없다고 하셨어요. 그 말씀을 믿고 일단 몬테네..

7박 35일 - 17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성 사바 성당 Храм Светог Савe

생각보다 사바 교회를 찾는 것은 쉬웠어요. 하도 커서 멀리서도 보였거든요. "저건 슈퍼 뚱땡이다!" "예?" 제 말에 후배가 거리 한 가운데에서 배를 잡고 깔깔 웃기 시작했어요. "왜 웃어요!" "아니...센스 하고는...슈퍼 뚱땡이가 뭐에요!" 사바 교회는 둥글둥글 푸짐하게 생겼어요. 그런데 그 크기가 불가리아 소피아의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보다 훨씬 더 커요. 얘도 '뚱땡이 교회'라고 별명을 붙여주고 싶은데 그 별명은 이미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가 가져갔어요. 그래서 붙여준 별명이 '슈퍼 뚱땡이 교회'. 교회 외관은 정말 깔끔했어요. 화려하지만 오래된 맛이 있었던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와는 정반대였어요. 사바 교회를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와 비교해서 보니 더욱 재미있었어요. 사바 교회는 정면에서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