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는 왜 책에 그렇게 빨간 줄을 많이 그어놓은 걸까? 심지어 전체를 빨간 잉크로 마구 그어놓은 페이지도 여럿 있었다. 책이 조금만 구겨지는 것도 매우 싫어하는 이고가 이렇게 해놓은 것이 정말 놀라웠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이 그런 줄 알았다. 이고가 그럴 리는 절대 없으니까. 누가 빌려갔다가 그렇게 엉망으로 만들어서 반납한 거 아닌가 했다. 책이 하도 지저분해져서 차마 다른 사람들에게 대출해주지 못하고 방에 처박아놓은 거 아닌가 싶었다. "그거 내가 한 거야." "진짜? 왜?" "그냥 인상적인 부분들 표시해놓은 거야." "네가? 너 책장 조금만 구겨져도 엄청 싫어하잖아!" "그거야 이 서점 재산이 아니라 내 책이기도 하고...루즈카가 인상적인 부분은 줄 치면서 보라고 시켰어." "그래도...신기하네.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