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스쿨에는 '파인애플 토핑 추가' 옵션이 있어요.
'피자스쿨에 파인애플 토핑 추가해서 먹을 만한 피자가 있나?'
파인애플 토핑 메뉴가 존재하는 이유는 직화 파인애플 피자 때문일 거에요. 직화 파인애플 피자 외에 파인애플이 올라가는 피자가 없거든요. 이 피자 때문에 파인애플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파인애플을 쓰는 피자가 이것 밖에 없으니 파인애플 토핑 피자를 추가한 것일 거에요. 직화 파인애플 피자가 나왔을 때 왜 하와이안 피자는 나오지 않았는지 의문이었지만, 하와이안 피자가 나온다는 이야기는 아직까지 없어요. 직화 파인애플 피자가 안 팔리면 파인애플은 어떻게 해보지도 못하고 푹푹 썩어야 하니 파인애플 토핑이 추가된 것 아닌가 싶어요.
피자스쿨에서 파인애플 토핑은 2000원이에요. 어떤 피자든 2천원만 추가하면 피자에 파인애플 토핑을 추가할 수 있어요. 문제는 아무리 생각해도 파인애플 토핑이 어울리게 생긴 피자가 몇 종류 없다는 것이었어요. 파인애플 토핑을 추가해서 어울리려면 피자 토핑 자체가 매우 단순해야 했어요. 토핑이 단순한 피자라 하면 저가 피자들 뿐이었어요. 불고기 피자만 해도 파인애플 토핑이 잘 어울릴지 미지수였어요.
아무리 토핑이 단순한 피자라 해도 고구마 피자, 포테이토 피자에는 파인애플 토핑이 절대 안 어울릴 것 같았어요. 고구마와 파인애플의 조합은 아무리 상상해도 영 아니었어요. 둘이 어울릴 확률은 거의 없어보였어요. 달콤한 고구마 피자 맛을 파인애플의 산미가 해칠 것 같았거든요. 포테이토 피자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순한 맛에 먹는 포테이토 피자에 파인애플맛은 너무 안 어울릴 것 같았어요.
불고기 피자에도 안 어울릴 것이고, 콤비네이션 피자에도 어울릴 것 같지 않았어요. 그렇게 추리고 추리다보니 남는 것은 결국 페퍼로니 피자와 치즈 피자 둘 뿐이었어요.
페퍼로니 피자라면 그래도 어울리지 않을까?
페퍼로니 피자는 짭짤한 페퍼로니와 치즈맛으로 먹는 피자. 이건 짠맛투성이니까 파인애플을 곁들여 먹으면 나름대로 괜찮은 조합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피자스쿨로 가서 페퍼로니 피자에 파인애플 토핑을 추가했어요.
페퍼로니 피자에 파인애플을 추가한 모습은 이래요. 빨간 페퍼로니와 노란 파인애플이 박혀 있어요. 사진으로 보나 실제 보나 파인애플이 호박처럼 보여요. 그렇게 예쁘게 생기지는 않았어요.
"이건 별로다."
예상을 크게 벗어났어요. 페퍼로니 피자에 파인애플 토핑을 추가하면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아니었어요. 둘이 따로 놀았어요. 엇박자라 해도 어울리는 경우가 있기는 해요. 그러나 이건 아니었어요. 페퍼로니는 페퍼로니대로, 파인애플은 파인애플대로 맛이 따로 놀았어요. 둘이 조화를 이룰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만나서는 안 될 둘이 만난 것 같았어요. '개밥에 도토리'만큼 어색한 것이 '페퍼로니 피자에 파인애플'이었어요.
'결국 치즈피자인가...'
치즈피자는 그렇게까지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파인애플 토핑과 어울릴만한 피자는 치즈피자 정도였어요.
그래서 치즈피자에 파인애플 토핑을 올려보았어요.
일단 외관은 아주 파인애플 피자처럼 생겼어요.
피자스쿨 치즈 피자는 도우에 오직 치즈만 올린 것이 아니에요. 옥수수를 뿌리고 그 위에 치즈를 뿌려요. 그렇기 때문에 자세히 보면 옥수수 알갱이가 보여요.
이건 호불호가 갈리겠다.
짭잘한 치즈맛에 파인애플의 새콤달콤한 맛. 둘이 그럭저럭 어울렸어요. 치즈피자를 먹고 짜다고 생각할 때 파인애플 조각을 먹으면 짠맛이 지워졌어요.
그렇지만 대중적인 맛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물음표가 있었어요. 이런 조합을 좋아하는 사람이야 좋아하겠지만, 안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라고 생각할 것 같았거든요. 파인애플 토핑을 4천원어치 뿌렸다면 그나마 조금 더 나아질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독특한 간식 느낌으로 먹으면 괜찮을 것 같았어요.
피자스쿨에서 파인애플 토핑을 올려서 먹을만한 피자는 치즈피자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