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 방랑 초급자 코스의 시작은 바로 발레타 (Valletta)입니다.
발레타가 몰타 초급자 코스에서도 입문자용 - 게임으로 따지자면 거의 튜토리얼쯤 되겠네요 - 인 이유는 바로 두 가지 이유 때문이랍니다.
첫 번째, 이곳이 바로 몰타의 수도랍니다.
발레타는 몰타의 수도이고 몰타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곳은 몰타에 오면 꼭 가보게 되는 곳이지요.
두 번째, 이곳은 몰타 버스의 중심지랍니다.
바로 이렇게 생긴 버스를 타고 몰타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이랍니다. 참고로 택시는 무지 비싸요. 몰타 물가가 솔직히 무시할만한 수준은 절대 아니에요. 몰타도 유로존이기 때문에 유로를 사용하는데, 유로 사용 전에는 물가가 엄청나게 쌌다고 해요. 그러나 유로 도입 후 물가가 절대 싸지는 않답니다. 현지인들도 유로존 가입하며 물가 폭등했다고 불만이 많을 정도니 말 다했죠.
중요한 것은 버스로 다니지 않고 택시로 다닌다면 정말 이 작은 섬 여행하는데 교통비 때문에 허리가 휘게 된다는 점이죠. 그나마 택시도 흥정을 해야하기 때문에 처음 몰타에 온 사람들이 택시를 타는 것은 쉽지 않답니다.
발레타 입구에는 아래 사진과 같은 큰 분수가 있어요.
바로 이 곳이 버스 종점이에요. 발레타 시내는 매우 길이 좁고 사람들이 많이 살다보니 주민 외에는 차가 들어갈 수 없답니다. 그래서 발레타 입구에 있는 이 분수 주위가 버스 터미널이자 종점이에요. 이 분수 주변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원하는 곳까지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답니다. 몰타 버스 노선은 거미줄처럼 되어 있는 게 아니라 우산살처럼 되어 있어요. 즉, A라는 지점에서 B라는 지점까지 가기 위해서는 버스로 한 번에 가는 경우보다 먼저 발레타까지 간 후 버스를 갈아타야하는 경우가 훨씬, 압도적으로 많아요.
참고로 몰타는 하루 종일 볼만한 곳은 '없어요'. 길게 봐야 반나절 수준. 게다가 시에스타까지 있기 때문에 아침부터 둘러본다고 한다면 아침에 한 곳 보고 발레타 돌아와서 간단히 점심 먹고 버스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방법이 좋아요. 발레타에서 점심을 저렴하게 해결하는 방법은 발레타 입구 주변에서 파는 'tamur'라는 대추야자잼이 들어있는 도넛을 몇 개 사먹든가 발레타 성문 들어가기 전 왼쪽으로 따라가다 보면 기사식당이 있는데 거기에서 간단히 해결하는 방법이 있어요.
이렇게 생긴 성문을 통과하면 발레타가 시작된답니다.
성문을 통과하자마자 왼쪽으로 꺾으시면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어요. 여기에서 몰타 버스 노선도도 구할 수 있어요.
성문을 통해 들어가면 드디어 발레타가 시작된답니다. 발레타의 거리를 일요일에 걸으면 이래요.
사람이 어디 있나요!!!!!
이쪽은 슬리에마에서 배를 타고 발레타로 들어올 때 발레타로 내리는 쪽이에요. 배를 타고 가는 것이 버스보다 비싸고 버스만큼 많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쯤 타볼 만 해요.
참고로 몰타에는 성당이 정말 많아요. 일설에 의하면 몰타섬에 성당만 360여개 있다고 해요. 그리고 발레타에는 정말 엄청나게 성당이 많답니다. 몰타의 성당은 그 모양이 매우 특이하고, 시간이 되면 아직도 종을 치기 때문에 성당의 종소리를 매우 자주 들을 수 있어요. 문제는...
건물 밀도는 어쩔 거니!
몰타의 큰 도시를 돌아다니다 보면 몰타 관광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 뭔지 딱 보여요. 그것은 바로 너무 높은 건물 밀도. 몰타는 사람이 많이 살게 생긴 섬이 아니에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해서 2차 세계대전 중에 몰타를 놓고 연합국과 추축국이 엄청난 전투를 치룰 정도로 매우 중요한 위치이기는 하나 일단 물이 부족해요. 그래서 몰타의 수도 요금은 매우 비싸답니다. 예전에는 빗물을 모아 식수로 썼고, 요즘은 바닷물을 담수화해서 수도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그냥 수돗물을 마셔도 되나 맛은 정말 없어요. 염소 냄새 풀풀 나던 예전 우리나라 수돗물 맛을 생각하시면 되요. 그거보다 약품 냄새가 조금 더 심한 느낌이 있어요. 그리고 섬 남부는 전부 절벽이라 항구를 제대로 만들 수가 없다보니 섬 북부에 사람들이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살아요.
사람들이 섬 북부 항만이 발달한 지역에 몰려살다 보니 건물이 너무 많이 필요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 그래서 멀리서 볼 때는 매우 이국적이로 예쁘게 보이나 가까이서 보면 전혀 아름답지 않아요. 하나의 건물의 사방을 볼 수 있는 건물이 정말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예쁜 지붕만 보고 가면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어요. 건물에 붙여서 다시 건물을 지어놓은 식이라 어떤 게 어떤 건물인지 앞에서 보면 분간이 안 갈 지경이에요.
그래서 몰타의 아름다움을 큰 도시에서 느끼기는 매우 어려워요. 큰 도시에 가서 볼 수 있는 것이라면 정말 찰싹 붙어있는 건물들의 연속. 이게 몰타의 아름다움을 갉아먹는 문제에요.
그러나 발레타에서 거의 유일하게 이렇게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은 건물이 하나 있으니...
St.John's co Cathedral
이곳은 몰타에 왔다면 반드시 가야 하는 곳이에요. 단순히 발레타의 자랑이 아니라 몰타의 자랑이랍니다. 보통 '코 카테드랄'이라고 하면 잘 알아들어요. 입장료가 비싼 감이 있기는 하지만 예배 시간에 잘 맞추어서 가면 공짜로 볼 수도 있어요. 이곳에 두 번 가는 것을 추천해요. 예배 시간에 맞추어서 공짜로 들어가서 내부 구경을 한 번 하고, 돈을 내고 들어가 다시 보는 것이죠.
일단 성당 내부는 이래요.
제가 사진을 발로 찍어서 이래요. 이거 찍을 때 손으로 찍은 게 아니라 앞발로 찍었어요. 물론 지금 타이핑을 치고 있는 것은 앞발이 아니라 손.
이 성당이 다른 유럽 성당과 다른 점이라면 이슬람 사원처럼 벽을 환조로 전부 쪼아놓고 그 위에 금박을 씌워 엄청나게 화려하다는 것. 규모도 작지는 않은데 벽을 섬세하게 쪼아놓고 그 위에 금박을 입혀 엄청나게 화려해요. 그리고 바닥은 과거 몰타를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지킨 몰타 기사단의 묘비로 장식되어 있어요.
여기까지는 공짜. 예배 시간에 잘 맞추어 가면 그냥 볼 수 있어요.
시간만 잘 맞추어 가면 공짜로 볼 수 있는 성당을 꼭 돈을 내고 한 번 더 봐야 하는 이유는...
미켈란젤로 카라바조의 '요한의 참수'가 바로 이곳에 있어요!
미켈란젤로 카라바조는 우리나라에서는 피에타를 만든 미켈란젤로 덕분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매우 유명한 화가에요.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요한의 참수'가 바로 이 성당 내부에 있는데 이것은 돈을 내지 않으면 볼 수 없어요. 당시 화가들은 성화를 그릴 때 매우 화려하고 우아하게 그리려고 노력했어요. 솔직히 '사실'과는 매우 거리가 멀었죠. 모두가 마치 귀족들의 이야기인양 기독교 성화를 그렸어요. 그런데 미켈란젤로 카라바조는 이런 '상식'에서 벗어나 일반인들의 모습으로 성화를 그렸어요. 그래서 그 당시에도 엄청난 파란을 가져왔어요. 또한 미켈란젤로 카라바조는 성화를 그릴 때 화려한 배경이 아니라 배경 또한 서민적인 모습, 그리고 어둡게 처리해 그림을 보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사실적으로 확 와닿아요. 그리고 이 그림은 매우 크답니다. 거의 실제 사람 크기만큼 크게 그려놓았어요. 그래서 그림에서 엄청난 힘이 느껴진답니다.
세인트 존 성당을 본 후에는 발레타를 적당히 돌아다니며 보시면 되요. 건물로 미어터지는 발레타에 공원이 몇 개 있답니다. 바닷가에는 어퍼 바라카 (Upper Barrakka)와 로워 바라카 (Lower barrakka)공원이 있는데 여기에서 바다와 성벽을 보며 쉴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