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사바 교회를 찾는 것은 쉬웠어요. 하도 커서 멀리서도 보였거든요.
"저건 슈퍼 뚱땡이다!"
"예?"
제 말에 후배가 거리 한 가운데에서 배를 잡고 깔깔 웃기 시작했어요.
"왜 웃어요!"
"아니...센스 하고는...슈퍼 뚱땡이가 뭐에요!"
사바 교회는 둥글둥글 푸짐하게 생겼어요. 그런데 그 크기가 불가리아 소피아의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보다 훨씬 더 커요. 얘도 '뚱땡이 교회'라고 별명을 붙여주고 싶은데 그 별명은 이미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가 가져갔어요. 그래서 붙여준 별명이 '슈퍼 뚱땡이 교회'. 교회 외관은 정말 깔끔했어요. 화려하지만 오래된 맛이 있었던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와는 정반대였어요. 사바 교회를 알렉산드르 넵스키 교회와 비교해서 보니 더욱 재미있었어요. 사바 교회는 정면에서 보면 좀 날씬해요. 하지만 사바 교회는 그런 거 없어요. 옆에서 보든 앞에서 보든 어느 각도에서 봐도 뚱뚱해요.
내부는 휑할 정도였어요. 밖에서 보았을 때도 컸지만 안에 들어와서 보니 더 커 보였어요. 사진 왼쪽 아래 시커먼 점처럼 보이는 게 사람이에요.
"이걸 기부금만 가지고 공사하면 언제 다 완성하냐..."
여기도 당연히 관람비는 없었어요. 기부함이 있길래 빨리 완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5디나르를 집어 넣었어요. 완성만 된다면 정말 사람을 압도해 버리는 힘이 있을텐데 문제는 기부금만으로 완성하기에는 규모가...벽을 전부 이콘으로 장식하겠다고 하는데 언제 완성될지 모르겠네요.
사진으로는 사바 교회가 얼마나 큰지 확실히 나타나지 않으니 정말 아쉬울 뿐이었어요.
사바 교회에서 나와 국회 의사당을 향해 걷기 시작했어요.
국회의사당은 사바 교회에서 많이 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가까웠어요.
앉아서 쉬기 좋은 공원이었어요.
햇살을 받으며 앉아있는데 잠이 솔솔 밀려왔어요. 가만히 앉아있는 것 만으로도 피로가 풀리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피로가 많이 쌓여 있었어요. 이게 다 전날 부쿠레슈티의 호수 같지도 않은 호수를 한 바퀴 돌아서 그런 거에요.
국회 의사당. 우리나라 국회의사당처럼 크지는 않았지만 예쁘게 생겼어요.
이 크고 육중해 보이는 건물은 바로 베오그라드 우체국. 우표를 사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어요.
내부에 전시되어 있는 종이접기로 만든 우체부들.
우표를 사기 위해 창구에 갔어요. 그런데 우표를 보여달라고 하자 창구에서 입구 쪽의 사무실로 가라고 쫓아냈어요. 입구쪽의 사무실에서 파는 우표는 수집용 기념우표들. 그러나 제가 원하는 것은 보통 우표였지 기념 우표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다시 창구로 갔어요. 보통 우표 좀 보여달라는데 계속 창구로 보내려고 했어요. 그러나 제가 계속 보통 우표를 원한다고 손가락으로 우표를 가리키자 직원이 우표를 보여주었어요. 그래서 원하는대로 보통 우표를 구입할 수 있었어요.
우체국에서 나오자마자 간 곳은 산 마르코 교회. 이것은 정면이에요.
측면은 이래요. 이 교회도 절대 작지는 않아요. 그리고 사진 찍기 안 좋아요. 이 교회의 특징이라면 확실히 측면인 것 같았어요. 측면이 매우 독특했어요. 입구는 매우 높고, 갑자기 낮아졌다가 다시 높아져요. 왠지 건물 몇 개를 조립해 만든 것 같았어요. 가운데 가장 높은 부분부터 만들고, 그 양 옆으로 하나씩 만들고 그 다음 제일 낮은 거 만들고 마지막으로 입구를 만들어 붙여놓은 것 같았어요. 지금껏 봐 온 건물들과는 꽤 많이 다른 측면이었어요.
산 마르코 교회를 본 후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가기 시작했어요.
길을 걷다 뭔지 모를 교회 하나를 보았어요.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러시아 교회 같았어요.
저녁을 먹고 다시 버스 터미널로 돌아가는 길. 다리를 따라 걸었어요.
"여기는 정말 또 오고 싶어요!"
후배가 말했어요. 저도 정말 다시 오고 싶었어요.
'부다페스트 가려면 다시 와야 하지 않을까?'
베오그라드는 정말 아름다운 도시였어요. 정말 떠나기 싫었지만 여행을 계속 해야 했고, 숙소 정보를 하나도 몰랐기 때문에 원래 계획대로 버스 터미널로 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