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여행 가자." 친구가 제게 또 여행을 가자고 했어요. 친구와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있기는 한데 한편으로는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어요. 이런 양립할 수 없는 감정이 동시에 든 이유는 바로 가고 싶은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여행을 간다고 하면 뭔가 설레고 떨리는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슴 설레는 장소가 떠오르지 않았어요.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은 예전에 거의 다 가봤어요. "글쎄...어디?" 친구는 경상남도로 여행가지 않겠냐고 했어요. 경상남도는 그렇게 궁금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경상남도는 가는 데에만 시간이 한참 걸렸어요. 기껏 갔는데 날씨까지 안 좋으면 완전히 낭패였어요. 경상남도에서 떠오르는 곳이라면 진주, 통영, 남해 정도였어요. 이곳들 다 가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