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 바사르와 에클레 마스라히의 장례식 행렬은 다행히 별 일 없이 끝났다. 무슨 일이 생길 것처럼 살벌한 분위기였지만 별 거 없었다. 최소한 아직까지는 말이다. 오늘은 1116년 5월 8일. 4월 30일에 장례식 행렬이 있었으니 그로부터 8일째다. 이 도시에서는 누가 죽든 별 거 아닌 거야. 그저 죽었다는 사건이 일어날 때나 조금 시끄러운 거지. 상당히 높은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또 엄청나게 시끄러워질 줄 알았다. 폭동이라도 일어날 줄 알았지. 하지만 아무 것도 없어. 그런 인간이 세상에 존재했는지조차 의문이 들 정도로 말이야. 마치 밤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 중 하나가 사라졌다고 해서 밤하늘이 달라보이지 않는 것처럼. 생각해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 지금 날뛰면 공공의 적으로 몰려 모두가 죽이려고 덤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