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폐교되었으니 아침에 학교에 가야 할 필요가 없다. 느긋하게 일어나서 우물가에 가서 세수를 하고 돌아왔다. 정상적인 나날이었다면 지금쯤 학교에 가고 있어야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래야할 필요가 전혀 없다. 학교에 가봐야 시위하고 있는 애들 뿐이겠지. 지금은 이른 아침이니 시위하는 애들도 얼마 없으려나? 수건을 벽에 걸어놓고 빗자루를 들고 서점으로 들어갔다. '앞으로 어떻게 하지?' 빗자루로 쓸고 있는 이 먼지와 함께 이 고민도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러나 빗자루로 먼지를 쓸면 먼지만 쓸려나갈 뿐이다. 고민은 그대로 있다. 먼지가 말한다. '나를 치워봐야 내일 새로운 먼지가 쌓일 거야. 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먼지가 아니야. 원래 있던 먼지가 제자리로 돌아온 것일 뿐. 네 고민도 마찬가지. 무슨 일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