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초등학생때 소련이 붕괴되었어요. 그리고 여러 공화국들이 생겨났죠. 한창 나라이름과 수도 외우는 걸 좋아하던 저에게 생긴 새로운 과제였어요.
그때 외웠던 것 중 하나가 카자흐스탄의 수도는 알마티라는 것이었어요. 알마티의 뜻은 '사과 아빠'에요. 카자흐스탄은 사과가 유명하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정작 우즈베키스탄에서 카자흐스탄 사과는 보지 못했어요. 질리게 사과를 먹기는 했지만, 그 사과들은 주로 우즈베키스탄 아니면 키르기스스탄의 사과였죠.
옛날 카자흐스탄의 수도는 알마티. 그러나 지금 수도는 아스타나에요.
"아스타나 뜻은 뭐지?"
그러나 아스타나의 뜻에 대한 궁금증은 그냥 가볍게 넘어갔고, 이 이름에 대한 호기심 자체를 그냥 잊고 있었어요.
그러다 카자흐스탄 교과서를 읽다 아스타나가 나왔어요.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이다보니 아스타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스타나 좋다. 아스타나를 구경했다' 정도의 내용이었어요.
http://turkiclibrary.tistory.com/35408 이런 지문이 실려있었죠.
인터넷 카자흐어-영어 사전을 이용하며 읽던 중, Астана 를 검색해 보았어요.
"응?"
두 가지 때문에 놀랐어요. 첫 번째는 칼라 қала. 이게 카자흐어에서는 '도시'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어요. 하지만 우즈베크어 및 키르기스어에서 칼라는 '성'. 물론 과거 도시는 성이 있는 곳이 도시였으니 충분히 이해할 만 해요. 그러나 다른 튀르크어권에서 전부 이란어에서 온 샤하르 shahar 를 도시로 쓰는 데에 비해 카자흐어에서는 아직도 칼라를 도시로 쓰고 있었어요.
두 번째 놀란 이유는 바로 이 글과 관련된 내용. 바로 아스타나의 의미였어요.
아스타나를 대문자로 쓰면 현재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아스타나가 되요. 하지만 소문자로 쓰면 '수도'라는 의미가 되요.
이름 자체가 수도였던 거야?
아주 잠깐, 옛날 다양한 나라 이름과 수도를 외울 때가 떠올랐어요. 그때 어떤 책에는 수도라는 말 대신 서울이란 말이 적혀 있기도 했거든요. 혹시 그와 같은 맥락인건가?
하여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의 의미는 '수도'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