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우표들은 소련 해체 얼마 전에 발행된 우표입니다. 정확히는 1991년 10월 2일에 발행되었답니다. 소련이 1991년에 붕괴되었으니 붕괴되기 거의 직전에 나온 거나 다름없는 우표죠.
이 우표 이후, 15개 민족과 관련한 우표가 또 발행 예정이었던 것으로 추측은 됩니다. 소련 해체 후 구소련 연방을 구성했던 15개 국가에서 발행한 우표들을 보면 왠지 시리즈로 나왔을 듯한 우표들이 있거든요.
이 우표들 이전에도 소련에서는 여러 민족을 다룬 우표들이 몇 번 발행되었어요. 내부적으로는 강력한 러시아인 동화정책을 펼치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는 여러 민족이 자신들의 문화와 언어를 누리며 살 수 있었거든요.
제일 상단 좌측부터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의 민속이에요.
두 번째 줄은 좌측부터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그루지야), 아르메니아의 민속이죠.
세 번째 줄은 좌측부터 러시아, 벨로루시, 우크라이나, 몰도바의 민속이고,
마지막 줄은 좌측부터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의 민속이죠.
이 우표들에서 재미있는 점은, 당시 소련은 소련의 국어인 러시아어 외에 각 공화국마다 그 공화국을 대표하는 민족의 민족 언어가 그 공화국에서 러시아어와 함께 국어로 지정되어 있었어요. 예를 들면 우즈베크 사회주의 소비에트 공화국에서는 국어가 러시아어와 우즈베크어였던 것이죠. 러시아어는 소련 전체의 국어였고, 소련을 구성하는 각 소비에트 공화국들은 러시아어와 더불어 자기들의 언어를 국어로 정해놓고 있었어요. 그래서 러시아를 제외하고 모두 어떤 풍속인지 두 개 언어로 적혀 있어요. 러시아야 당연히 러시아어 하나가 공용어였으니까요.
키르기스스탄은 우리 말로 번역하면 '아가씨 쫓기'인 Кыз куумай 에요. 말을 타고 도망가는 아가씨를 말을 탄 청년이 쫓아가 잡는 민속놀이지요.
카자흐스탄은 '콥파르'라는 민속놀이에요. 중앙아시아에서 널리 하는 놀이로, 말을 타고 죽은 양이나 염소의 시체를 빼앗는 놀이이지요. 예전 '아프가니스탄의 나브루즈 바이람' (http://zomzom.tistory.com/677) 편에서 짤막하게 소개했었어요. 여기에서는 '부즈카쉬'라고 하지요.
우즈베키스탄은 야생 튤립 축제에요.
투르크메니스탄은 수확 축제죠.
그리고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타지키스탄과 아제르바이잔은 사이좋게 둘 다 나브루즈 바이람이라는 거에요. 아제르바이잔 나브루즈 바이람에서 왜 불을 뛰어넘는 장면을 우표에 그리지 않았는지는 아쉽지만, 나브루즈 바이람의 상징인 밀싹은 아제르바이잔이 가져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