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한국 먹거리

하이트 무알콜 맥주 - Hite zero 마신 이야기

좀좀이 2013. 8. 2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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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술을 거의 안 마셔요. 일년에 몇 번 먹을까 말까이죠. 정확히 말하자면 잘 마시지도 못하고, 즐겨 마시지도 않아요.


그나마 마실 수 있는 술은 발효주. 증류주는 정말로 거의 못 마셔요. 증류주는 조금만 먹어도 졸리고 앞이 안 보이기 시작해요. 그에 비해 발효주는 그럭저럭 즐기며 마실 수 있어요.


하지만 가끔 맥주 생각이 날 때가 있기는 해요. 특히 햇볕 좋은 날. 이럴 때에는 캔맥주 하나 마시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때가 간간이 있어요. 문제는 캔맥주 마시고 일하러 갈 수는 없는 노릇. 일단 술이 한 모금만 들어가도 온몸이 벌겋게 되어버리기 때문에 약속이나 일이 있는 날은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술을 입에 대지 않아요. 아무리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어서 냄새를 안 나게 한들 벌개진 얼굴은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편의점에 갔다가 하이트에서 나온 무알콜 맥주를 발견했어요.




"이거 생각보다 괜찮네?"


맛은 일반 맥주보다 조금 더 묽은 맛. 대신 끝맛은 씁쓸한 알코올 맛이 아니라 갱엿 맛이었어요. 혹시 알코올이 들어있나 캔을 살펴보니 아예 적혀 있더군요. '맥주맛 음료'...


이제 이거만 마시면 나도 주당!


이라고 혼자 농담하며 좋아했어요. 친구들 술 마실 때 저는 이것을 홀짝홀짝한다면 끝까지 맨정신으로 남을 자신 있어요. 당연히 여기에는 알코올이 없으니 취할 일이 없죠. 그거보다 정말 아쉬웠던 것은


"왜 봄날에 이게 나오지 않았던 거야!"


봄볕을 맞으며 캔맥주 한 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참 많았어요. 하지만 대낮에 술을 마실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밤이 오거나, 정작 휴일이 되면 그 욕구는 싸악 사라졌어요. 평일의 따스한 봄볕 아래에서만 마시고 싶을 뿐. 이게 있었다면 이걸 마시며 매우 만족했겠죠. 하지만 이제 지나가버린 봄. 내년 봄을 기다려야겠어요. 내년 봄에 어느 날 홀로 봄볕을 맞으며 이걸 홀짝여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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