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울진군 추천 여행지 죽변항 비빔 짬뽕 맛집 예원

"죽변항에서 뭐 먹지?"

 

경상북도 울진군, 영덕군, 포항시의 바닷가를 둘러보는 경북 동해안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고 계획을 짜기 시작했어요. 다행히 숙소 문제는 모두 잘 해결되었어요. 울진과 포항에서는 찜질방에서 자기로 했고, 영덕에서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자기로 했어요. 혼자 여행 갈 때 제일 문제가 되고 머리아픈 부분이 숙박비 문제에요. 숙박비 문제를 잘 해결했어요.

 

여행 계획에서 숙박비 문제를 잘 해결했기 때문에 남은 것은 여행 가서 먹을 것을 찾아보는 일이었어요. 먹는 것도 혼자 여행갈 때는 어느 정도 알아보고 준비해서 가야 해요. 왜냐하면 식당 메뉴 중 2인 이상으로만 판매하는 메뉴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아예 한 사람은 안 받는 식당들도 있구요. 그렇기 때문에 어느 식당에 가서 어떤 음식을 먹을지도 미리 어느 정도 알아보고 가야 해요.

 

혼자 여행가서 메뉴 고를 때 나름대로 요령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한우가 유명한 지역으로 가면 육회비빔밥을 먹고, 해산물이 유명한 지역으로 가면 물회를 먹는 식이에요. 특산물, 향토음식 중에서 혼자서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 있어요. 그 대신 사전에 둘 이상이 갈 때에 비해 조금 더 알아보고 가야하기는 해요. 바로 위에서 말한 대로 2인 이상 메뉴만 파는 곳들을 제외하고 그 중에서 좋은 곳을 골라야 하니까요.

 

'항구니까 아무래도 해산물 먹어야겠지?'

 

경상북도 울진군에 위치한 항구인 죽변항은 후포항과 더불어 울진군의 대표적인 어업기지에요. 죽변항은 해산물이 유명해요. 후포항과 마찬가지로 대게가 유명한 곳이기도 하구요. 그러니 울진군 놀러가서 특별한 것을 먹고 싶다면 해산물 메뉴를 골라야 했어요.

 

'대게는 피하자.'

 

대게는 혼자 먹기 매우 부담스러운 음식이에요. 가격, 양 모두 혼자서 먹을 건 아니에요. 물론 대게도 대게라면처럼 혼자서 즐길 수 있는 메뉴가 있기는 해요. 그런데 대게라면은 최대한 아껴두기로 했어요.

 

만약 계획이 틀어진다면?

 

미리 알아본 식당들이 휴일이거나 메뉴가 없어져 있을 수 있었어요. 비수기였기 때문에 계획이 완전히 틀어질 것도 고려해야 했어요. 이때 사용할 최후의 카드가 바로 대게라면이었어요. 울진은 울진대게, 영덕은 영덕대게가 유명해요. 울진 죽변항, 후포항, 영덕 축산항, 강구항 등이 유명한 대게 산지에요. 여기에 요즘은 포항 구룡포도 대게 음식점이 많고 대게로 인지도를 올리고 있다고 하구요. 만약 식사 계획이 틀어진다면 그때 써야할 카드가 바로 대게라면이었어요. 여행 내내 대게라면만 먹으며 다니면 슬플 거였어요. 한 번은 먹겠지만, 그걸 두 번 세 번 계속 먹을 생각은 없었어요.

 

"죽변항 맛집 찾아보자."

 

죽변항 맛집을 검색해봤어요. 죽변항 역시 맛집은 대부분 대게 식당이었어요.

 

"비빔짬뽕?"

 

죽변항 맛집을 계속 찾다고 매우 흥미로운 식당을 찾았어요. '예원'이라는 식당이었어요. 예원에서는 비빔짬뽕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예원이 매우 맛있다고 칭찬하고 있었어요.

 

"여기다!"

 

비빔짬뽕은 흔한 메뉴가 아니에요. 게다가 짬뽕은 기본적으로 해산물 요리에요. 바닷가인 죽변항 가서 해산물 요리인 짬뽕 - 그것도 흔히 볼 수 없는 비빔짬뽕을 먹는다면 매우 좋은 점심식사가 될 거였어요. 정확히는 여행의 첫 식사로 매우 좋은 선택이었어요.

 

2023년 12월 4일. 울진군 죽변항으로 갔어요. 죽변항을 조금 둘러본 후 예원으로 갔어요.

 

 

"여기는 벌써 사람들 와서 먹고 있네?"

 

예원 입구에는 차량이 여러 대 주차되어 있었어요. 아직 12시가 되기 전인데도 사람들이 와서 식사중이었어요. 게다가 사람들이 하나 둘 계속 오고 있었어요.

 

 

예원 안으로 들어갔어요.

 

"몇 분이세요?"

"혼자요."

 

직원이 몇 분 왔냐고 물어봤어요. 혼자 왔다고 대답했어요. 그러자 직원이 4인용 테이블로 안내했어요.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비빔짬뽕을 면으로 주문했어요.

 

참고로 예원에서는 비빔짬뽕을 면으로도 주문할 수 있고, 밥으로도 주문할 수 있어요.

 

 

제가 주문한 비빔짬뽕 가격은 1만원이었어요. 예원에서 비빔짬뽕 외에 평이 좋고 유명한 메뉴로는 죽변짬뽕, 문어짬뽕, 홍게살볶음밥 등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비빔짬뽕만 주문했어요.

 

먹은 후 바로 많이 걸어야 해.

 

사실 비빔짬뽕에 홍게살볶음밥도 같이 주문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저는 이제 일정이 시작되었어요. 이날 일정은 죽변항에서 시작해서 해파랑길 26코스를 걷는 거였어요. 해파랑길 26코스를 그대로 따라걷는 것이 아니라 대나리항에서 계속 해안가를 따라서 울진항, 공세항을 간 후 울진 은어다리 보고 울진 읍내로 들어가는 일정이었어요.

 

거리와 난이도만 보면 이건 뚜벅이 여행이라고 하기에 민망한 수준이었어요. 해파랑길 26코스가 12.7km인데, 이 정도면 운동으로 하는 산책 수준이에요. 산길 12.7km도 아니고 바닷가 따라 걷는 12.7km니까요. 하천 산책로로 걷는다면 3시간이면 걸어요. 그렇지만 그렇게 3시간만에 후딱 끝내기는 어려울 거였어요. 왜냐하면 첫 번째로 여행 짐 전부 짊어지고 걸어야 했고, 두 번째로 영상도 촬영하면서 갈 거였어요. 여행 짐 전부 메고 걸어야하니 맨몸으로 걸을 때보다 훨씬 힘들고 속력이 느릴 거였고, 영상 촬영하면서 걸으면 길 진도가 진짜 안 나가요.

 

이 때문에 너무 많이 먹는 것도 별로 좋지 않았어요. 먹고 바로 많이 걸어야 했으니까요. 홍게살볶음밥은 나중에 죽변항 다시 오게 되면 그때 먹기로 하고, 이날은 비빔짬뽕만 주문했어요.

 

 

반찬은 단무지와 생양파가 나왔어요. 아주 단순한 정통 중국집 반찬이었어요.

 

 

"사람들 엄청 오네?"

 

자리가 거의 다 만석이 되었어요. 홀은 다 찼고, 룸도 거의 다 찼어요. 식사를 마치고 일어났을 때에는 모든 자리가 다 찼어요.

 

 

드디어 기다렸던 울진 죽변항 맛집 예원의 비빔짬뽕이 나왔어요.

 

 

"오, 냄새 좋아!"

 

냄새부터 식욕을 자극했어요. 고소한 향이 계속 어서 빨리 나를 잡아먹어달라고 애원하고 있었어요.

 

"면 색깔이 진짜 풀색이네."

 

예원에서는 해초를 섞어서 만든 면을 사용해서 면발 색깔이 일반 누르스름한 면과 다르다고 소개하고 있었어요. 면발 색은 정말로 풀색이었어요.

 

비빔짬뽕을 비벼서 먹기 시작했어요.

 

맛있다.

맛있어.

 

너무 맛있어!

 

예원 비빔짬뽕을 처음 먹었을 때는 맛있다고만 생각했어요. 비빔짬뽕은 가볍게 매콤했어요. 향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고소한 맛이 가볍게 느껴졌어요. 자극적인 맛이 아니라 은은한 맛이었어요. 해산물과 야채가 많이 들어 있어서 건더기 집어먹는 맛도 있었어요.

 

"안 짜서 좋다."

 

예원 비빔짬뽕은 감칠맛이 혀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느낌을 주었어요. 여기에 무엇보다도 짜지 않았어요. 안 짰어요. 맛과 간을 상당히 강하게 잡는 수도권 및 전라도 음식에 비해 맛이 많이 순했어요. 먹으면서 짜다고 전혀 못 느꼈어요. 예원 비빔짬뽕은 짠맛이 독립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간을 맞췄어요. 수도권 중국집 짬뽕에 비하면 훨씬 안 짰어요.

 

"여기는 면발에서 단맛 나는데?"

 

예원 비빔짬뽕은 건더기 및 양념은 별로 안 달았어요. 하지만 먹다 보면 단맛이 잔잔한 파도처럼 철썩 느껴질 때가 있었어요. 어디에서 이렇게 단맛이 탁 터지는지 찾아봤어요. 아무리 먹어봐도 단맛이 나는 것은 풀색 면발 같았어요. 야채만 씹어봐도 야채에서 단맛이 터져나오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단맛은 어디에선가 간간이 터져나왔어요. 이 단맛은 특히 면발을 씹을 때 느껴졌어요. 이로 미루어보아 면발에서 나는 단맛 같았어요. 면발에서 해초향을 느끼지는 못 했지만, 분명히 단맛은 있었어요.

 

은은하게 맛있어서 계속 먹는 중이었어요. 매우 맛있었어요.

 

이거 완전히 요망한 음식이네?

첫 인상은 청순했는데 알고보니 불여우

 

"와, 너무 맛있어!"

 

예원 비빔짬뽕은 먹어갈 수록 더욱 맛있었어요. 처음 한 입 먹었을 때보다 절반 이상 먹은 후에 훨씬 더 맛있다고 생각했어요. 먹어가면 먹어갈 수록 점점 더 너무 맛있다고 느끼게 되는 맛이었어요. 은은하게 맛있는 맛인데 정신차려보니 이 요망한 비빔짬뽕에 완전히 홀려 있었어요.

 

예원 비빔짬뽕은 양이 많지는 않았어요.

 

"여기요! 여기 공기밥 추가 되나요?"

"예."

"그러면 공깃밥 하나 주세요!"

 

계란후라이게 왜 올라가 있겠습니까?

계란후라이가 알려주지 않습니까?

 

 

공깃밥 하나를 주문했어요. 비빔짬뽕 면을 다 건져먹고 나서 공깃밥을 집어넣었어요. 잘 비볐어요. 이러면 이번에는 비빔짬뽕밥을 먹는 셈이었어요.

 

"진짜 맛있다!"

 

마음 같아서는 한 그릇 더 주문해서 먹고 싶었어요. 그러나 꾹 참고 일어나기로 했어요. 너무 맛있었어요. 여행 첫 식사부터 초대박이어서 너무 즐거웠어요.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예원은 만석이었어요.

 

"여기 오늘 사람 많네요?"

"오늘은 한가한 편에요."

"주말에는 사람들 밖에 줄 엄청 서겠어요."

"주말에는 그래요."

 

계산하면서 직원에게 오늘 평일 월요일인데 만석이라니 손님 많다고 하자 오늘은 한가한 편이라고 했어요. 주말에는 정말로 사람들 매우 많이 온다고 했어요.

 

경상북도 울진군 죽변항에 간다면 예원 추천해요. 정말 맛있었어요. 그리고 비빔짬뽕은 면으로 주문한 후 공기밥 추가로 주문해서 면 다 먹고 밥을 양념과 계란후라이, 건더기와 비벼서 먹는 것을 추천해요. 이러면 비빔짬뽕면과 비빔짬뽕밥 둘 다 먹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