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

강원도 속초시 금호동 청초호 갯배선착장 홍합 섭국 맛집 풍년식당

좀좀이 2023. 7. 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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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가기 싫어."

 

속초 24시간 찜질방에서 기분좋은 아침을 맞이했어요. 몸이 가벼웠어요. 아침에 눈 뜨자마자 보이는 풍경은 아름다운 청초호와 금강대교였어요. 멀리 어판장에서 방송이 나오고 있었어요. 어선이 어판장을 향해 가고 있었어요. 조그마한 창문 틈으로 보는 풍경이 아니었어요. 말도 안 되는 멋진 조망이었지만 15000원에 만끽하고 있었어요. 원래 조망 끝내주기로 유명한 찜질방인데 자고 일어나서 보는 새벽 속초 풍경은 정말 훌륭했어요. 찜질방 실내에서 푹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눈만 혼자 바닷가 바로 옆에서 자고 일어난 기분이었어요.

 

속초 청초호의 아침 풍경을 편히 앉아서 구경하다가 다시 드러누웠어요. 드러누웠다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8시 20분까지는 나가야 추가요금을 안 낼 거였어요. 아침에 사우나도 또 즐길 생각이었어요. 자리에서 일어나서 사우나를 즐기러 갔어요. 아침부터 해수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가며 들어갔어요. 몸과 피부가 아주 개운해졌어요. 진짜 나가기 싫었어요. 진지하게 한 시간이면 추가요금 얼마 되지도 않는데 그거 조금 더 내고 한 시간만 더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래도 나가야지."

 

아침 8시 조금 넘어서 찜질방에서 나왔어요. 추가요금은 내지 않았어요. 작년에 여행가면서 찜질방 갔을 때는 항상 꼭두새벽에 나왔어요. 이번에는 어떻게든 12시간을 최대한 채우고 나오려고 했어요. 작년에 찜질방 이용하던 패턴과 달라서 스스로 조금 어색했어요. 찜질방에서 푹 자고 아침부터 사우나 실컷 즐기고 나오니 컨디션은 매우 좋았어요. 체력이 완충된 기분이었어요.

 

"뭐하지?"

 

컨디션이 좋고 체력이 완충된 기분이 들고 오늘 하루는 어떻게 해야 재미있게 보낼지 기대되고 의욕이 생겼어요. 그렇다고 할 만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너무 이른 시각이었어요. 속초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아침 8시는 너무 일러요. 서울조차도 아침 8시대는 여행 목적으로 돌아다니기에 매우 이른 시각이에요. 이 시각에는 출근하는 직장인, 학교 등교하는 학생 외에는 아무 것도 없어요.

 

"아침이나 먹을까?"

 

원래는 아침을 안 먹어요. 매우 힘든 일정이 기다리고 있지 않는 한 여행 가서도 아침은 거르는 편이에요. 아침 먹을 시간에 조금 더 자요. 그런데 이날은 아침 8시 조금 넘어서 찜질방에서 나와버렸어요. 이 시각에 할 거라고는 아침 먹는 것 외에 할 것이 없었어요. 아침 먹을 만한 곳 찾아서 돌아다니다 아침 먹으면 9시 즈음이 될 거에요. 9시부터는 돌아다니며 여행하기 좋은 시각이에요. 그러니까 아침을 먹으며 할 거 없는 8시대를 넘기면 딱 좋았어요.

 

갯배선착장에서 골목길을 따라 남쪽으로 걸어갔어요. 아침부터 영업하는 식당이 여러 곳 있었어요.

 

"여행은 혼자 오면 이래서 안 좋아."

 

아침부터 영업하고 있는 식당은 여러 곳 있었지만 혼자 밥 먹을 만한 식당은 없었어요. 생선구이 정식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문을 열고 장사하고 있었어요. 안에 손님들이 아침을 맛있게 먹고 있었어요. 그런데 밖에서 보니 1인분 메뉴는 없었어요.

 

혼자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찾으며 걸었어요. 조그마한 식당이 한 곳 보였어요. 아침식사로 황태해장국, 선지해장국을 판매하고 있고, 백반 전문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해장국은 별로인데.'

 

전날 술 마신 것도 아닌데 평소에 즐겨먹지 않는 황태해장국, 선지해장국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싶지 않았어요. 다른 메뉴 가 있는지 다시 살펴봤어요.

 

"섭국?"

 

메뉴에는 섭국이 있었어요. 섭국은 속초 음식이에요. 섭국이라면 아침 식사로 먹어볼 가치가 충분했어요.

 

"여기에서 먹을까?"

 

아침 식사로 섭국을 먹으면 속초 여행 와서 속초 음식을 하나 더 먹어볼 수 있었어요.

 

 

 

밖에서 고민하다가 풍년식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지금 식사 되나요?"

"예."

"섭국 하나 주세요."

 

섭국을 주문한 후 자리에 앉았어요. 메뉴판을 봤어요.

 

 

가정식 백반 가격은 9천원이었어요. 섭국 가격은 13000원이었어요.

 

 

풍년식당 내부는 넓지 않았지만 매우 깨끗했어요.

 

 

밑반찬이 나왔어요. 밑반찬은 모두 야채였어요. 밑반찬을 하나씩 먹어봤어요. 맛이 깔끔하고 맛있었어요.

 

 

제가 주문한 섭국이 나왔어요.

 

섭국은 강원도 영동지방에서 북쪽 고성, 속초, 양양 지역 음식이에요. 강원도 동해안 일대의 음식으로 남쪽 동해시까지 널리 먹는 음식이지만, 주로 먹는 지역은 고성, 속초, 양양 지역이에요.

 

섭국은 홍합, 부추를 주 재료로 하는 음식이에요. 다시마 육수를 푹 우리고 밀가루나 찹쌀가루를 풀어서 국물을 걸쭉하게 만들고 국물에 된장, 고추장으로 맛을 낸 음식이에요. 섭국의 '섭'은 강원도에서 홍합을 지칭하는 말이에요.

 

섭국은 타지역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바꾸면 홍합국이에요.

 

 

식당에서는 섭국에 후추를 쳐서 먹으라고 했어요. 섭국에 먼저 후추를 치지 않고 먹어봤어요.

 

"이거 별미네?"

 

섭국은 매우 맛있었어요. 얼큰 고추장 홍합탕 같은 맛이었어요. 시원한 홍합탕 국물이 중심이 된 맛이었어요. 여기에 고추장이 들어가서 고추장 국물 특유의 얼큰한 맛이 있었어요. 된장도 조금 들어간 거 같았어요. 가볍게 구수한 맛이 있었어요. 짬뽕 국물 같으면서 달랐어요. 짬뽕 국물에 비해 국물맛이 부드럽고 더욱 자연스러웠어요. 한 숟갈 떠서 먹으면 다음 숟갈을 부르는 맛이었어요. 국물을 쭉 들이켜고 싶었어요.

 

섭국의 얼큰한 맛은 혀를 괴롭히지 않고 아이들이 해맑게 백사장에서 모래성 쌓으며 뛰노는 맛이었어요. 평화롭고 즐겁게 자극하면서 혀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가벼운 매운맛이었어요.

 

후추를 조금 뿌렸어요. 섭국 맛은 매우 섬세해서 후추를 매우 조심스럽게 뿌려야 했어요. 조금이라도 많이 뿌리면 맛이 완전히 망할 수 있었어요. 후추를 뿌리자 후추향도 섞였어요. 더욱 매력적인 맛이 되었어요.

 

풍년식당 섭국의 간은 이 지역 음식답게 안 강했어요. 수도권 음식에 비하면 맛이 매우 섬세했고, 간이 상당히 약한 편이었어요. 만약 섭국을 먹다가 맛이 뭔가 심심하다고 여겨진다면 맛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간이 평소 먹던 음식보다 약해서이니 소금 조금 달라고 해서 소금으로 간을 살짝 강하게 하면 될 거에요. 저는 소금을 달라고 하지 않고 먹었지만 매우 맛있게 잘 먹었어요.

 

 

풍년식당 섭국은 13000원 내고 먹어도 하나도 안 아까운 맛이었어요. 매우 맛있고 크게 만족했어요. 조용한 속초의 아침에 너무 잘 어울리는 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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