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을 같이 다녀온 친구가 제주도에서 서울로 올라왔어요. 그 친구는 한 달 동안 마포에서 머무른다고 하며 제게 놀러오라고 했어요.
"우리 밤에 걸어야지?"
"그럴까?"
원래 목표는 적당히 24시간 카페에 들어가서 밤새 소설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친구와 만나서 치킨에 맥주를 먹고나니 카페에 가는 것이 아니라 걷고 싶어졌어요. 이 친구는 제가 대학교 다닐 때 밤에 같이 서울을 많이 돌아다녔던 친구에요. 친구는 이후 정상적인 생활 리듬으로 돌아갔지만, 저는 올해 밤에 기회가 되면 24시간 카페를 찾아 또 밤에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지요.
"우리 여의도 가자."
"여의도? 여기서 안 멀어?"
"마포에서 여의도야 금방이지. 다리만 건너면 되는데."
마포에서 여의도 가는 길은 제가 알아요. 왜냐하면 이 코스는 제가 대학교 다닐 때 버스로 매일 지다나녔던 길 중 하나이기도 하고, 가장 최근에는 4월에 이 길을 걸으며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녀본 적이 있거든요. 마포에는 24시간 카페로 탐앤탐스 마포도화점, 여의도역에는 투썸플레이스 여의도점이 있어요. 이 둘을 하루에 다 가보았기 때문에 길을 당연히 잘 알고 있어요.
친구와 다리를 건너 여의도로 들어갔어요. 다리를 건너자 친구가 목마르다고 했어요.
"여의도역에 24시간 카페 있으니 거기로 가자."
"여의도역에 24시간 카페 있어?"
"투썸플레이스 여의도점이 24시간 카페거든."
"역시 24시간 카페 전문가!"
친구가 감탄했어요. 친구는 제게 24시간 카페 전문가라고 이야기했어요. 쑥스러웠어요. 아직 저는 '24시간 카페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거든요. 이제 제가 가본 24시간 카페가 60여곳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 멀었어요. 강남, 건대는 아직 제게 암흑지대거든요.
친구가 길을 찾을 필요가 전혀 없었어요. 제가 길을 다 알고 있었거든요. 게다가 투썸플레이스 여의도점은 마포대교에서 멀지 않았어요. 생각없이 걸어가면 걸어갈만한 거리였어요. 친구와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며 걸으니 그 거리가 더욱 짧게 느껴졌어요.
이른 새벽. 친구와 투썸플레이스 여의도점에 도착했어요. 여기에 온 것은 두 번째. 올해 4월말에 오고 나서 처음이었어요. 그때는 민트티를 마셨어요. 부지런히 마시고 글을 써야 마포도화점 간다는 생각에 글을 열심히 썼어요. 그날따라 카페 안에 사람이 매우 많았어요. 그런 것들이 떠올랐어요.
"뭐 마시지?"
친구가 메뉴판을 보더니 덥다고 프라프치노 같은 것을 마시고 싶다고 했어요. 친구가 종업원에게 물어보더니 모카칩 프라페를 골랐어요.
"너는 뭐 마실 거?"
"나도 같은 거."
그렇게 해서 이번에 마셔본 투썸플레이스의 커피는 모카칩 프라페에요.
투썸플레이스의 컵홀더는 검은색이었어요.
컵홀더를 벗겼어요.
얼음을 곱게 갈아놓은 것이 보였어요. 그리고 초콜렛 가루들이 보였어요.
위에는 휘핑크림이 곱게 올라가 있었어요. 이것은 뿌려달라고 하면 뿌려줘요.
투썸플레이스 홈페이지에서 모카칩 프라페를 '모카향이 은은하게 입안에 감돌아 달콤하고 향긋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프라페'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투썸플레이스의 모카칩 프라페는 초콜렛맛이 진했어요. 쌉싸름한 초콜렛맛이 매우 잘 느껴졌어요. 그리고 얼음을 갈아서 만든 것이라 아주 시원했어요. 겨울에 마시면 정말 추울 거에요.
음료는 텁텁한 편이었어요. 사진에서 보이듯 초콜렛 가루가 많이 들어 있었어요. 이것이 가루라고 하기에는 크고 덩어리라고 하기에는 작았어요. 이 가루가 많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텁텁한 편이었어요. 하지만 이 텁텁함이 그렇게 거슬리지는 않았어요. 왜냐하면 모카칩 프라페는 갈아서 잘게 부순 얼음으로 만든 것이라 텁텁함을 얼음 조각이 쓸어내려갔거든요.
투썸플레이스의 모카칩 프라페는 아주 더운 여름보다는 가을의 따땃한 오후에 마시면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그 가루가 만들어내는 텁텁함과 얼음이 만들어내는 시원함 때문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