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갈 때마다 마셔볼까 말까 하는 음료가 하나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카카오닙스 차.
"카카오면 카카오지, 카카오닙스는 또 뭐야?"
카카오닙스가 뭔지 딱히 찾아볼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제가 사서 마실 것도 아니고, 그런 거 일일이 따져가며 마시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마셔보고 맛있으면 좋은 것이고, 맛없으면 나쁜 것. 어차피 몸에 좋을 거라는 기대는 전혀 하지 않으니까요. 몸에 좋은 것을 찾는다면 자기가 직접 식물 키워서 달여 마시는 것이 가장 좋겠죠. 애초에 몸에 그렇게 강하게 작용한다면 편의점에 있을 게 아니라 약국에 있어야 하구요.
'이거 보리차랑 별 차이 없는 거 아니야?'
'카카오닙스차'라고 해서 초콜렛 친구처럼 생겼지만, 액체의 색은 영락없는 보리차. 보리차 아니면 씁쓸한 차 맛이 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더욱 손이 가지 않았어요. 그런 계열의 맛이라면 굳이 구입해서 마실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이름만 신기하지 정말 별 볼 일 없는 맛이라 실망을 크게 할 것 같았어요. 아무리 보아도 겉모습은 영락없는 보리차.
친구와 같이 돌아다니다 친구가 목이 마르다고 했어요. 저도 뭔가 마시면서 돌아다니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편의점으로 들어갔어요. 무엇이 가장 저렴한가 찾아보았어요. 원래는 1+1 행사하는 콜라를 사서 마실 생각이었어요. 그러나 저와 친구가 들어간 편의점에서는 1+1 행사를 하는 콜라가 없었어요. 일단 목만 축이면 되기 때문에 제일 저렴한 것들을 찾아보았어요. 제일 저렴한 것이라면 당연히 1+1 행사중인 상품.
"야, 우리 이거 마실까?"
친구가 카카오닙스 차를 가리키며 말했어요. 1+1 행사중이었어요. 500ml 패트병 2개를 1+1으로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격이 매우 저렴했어요.
"그래, 그거 마시자."
평소 궁금했던 차에 고른 것은 아니에요. 평소에 전혀 궁금하지 않았어요. 카카오닙스가 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겉모습이 영락없는 보리차라서 마셔볼까 말까 하다가 안 마셨으니까요. 궁금했으면 종종 마셔볼까 말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제가 제 돈 주고 한 번은 사서 마셔보았겠죠. 이것을 고른 이유는 이것이 궁금해서가 아니라, 다른 1+1 제품들이 더 별로였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마셔본 음료수는 일동 후디스 카카오닙스차에요.
일동 후디스 카카오닙스차는 이렇게 생겼어요.
앞면을 보면 '폴리페놀의 여왕 카카오닙스 4.9g의 추출액'이라고 적혀 있어요. 4.9g을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알고 싶지만 왠지 번역기 돌린 것 같은 문구. 카카오닙스차 열량이 0 kcal 이라고 강조하고 있었어요.
한쪽 측면은 이렇게 생겼어요.
성분표가 인쇄되어 있었어요.
재료는 정제수, 카카오닙스 혼합 추출액, 비타민C, 탄산수소나트륨이 들어갔대요. 카카오닙스 혼합추출액이 27.585% 들어갔대요. 소수점 셋째자리까지 표시해주는 건 또 처음 봤어요. 엄청 강조하고 싶었나봐요. 카카오닙스 혼합 추출액은 페루산 카카오닙스로 만든 볶은 카카오닙, 중국산 볶은 메밀, 가나산 카카오쉘로 만든 카카오쉘 추출물이 들어갔대요.
성분표에서 눈여겨볼 것은 어쨌든 카카오닙스 혼합추출액 비율을 소수점 셋째자리까지 써주었다는 것. 대체 얼마나 강조하고 싶었으면 저렇게 아주 디테일하게 써놓았을까 싶었어요. 알레르기 유발 성분은 메밀이 들어갔어요.
그 아래 성분명 및 함량을 보면 카카오닙스 혼합 추출액에 폴리페놀이 0.0353% 들어갔대요. 이건 소숫점 넷째 자리까지.
제조원은 (주)삼양패키징 광해원 공장으로 충청북도 진천군 광해원면에 있대요. 유통 전문 판매원은 일동후디스(주)로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에 있구요.
일동후디스 카카오닙스차는 우유, 대두, 땅콩, 토마토, 밀, 메밀, 복숭아, 게, 돼지고기, 난류, 아황산류를 사용하는 제품과 같은 제조시설에서 제조하고 있대요.
이것은 통 뒷면이에요.
영어로 CACAO NIBS TEA 라고 적혀 있는 것 외에는 앞면과 똑같아요.
이것은 다른 측면.
홍보 문구가 적혀 있었어요.
카카오닙스(열매)는 초콜릿의 주 원료래요.
이거 진짜 맛있다! 범용성 높은 음료네.
코코아 차인가! 자판기 코코아에서 단맛 빠진 코코아맛이었어요. 설마 했는데 진짜 코코아향 나서 깜짝 놀랐어요. 생긴 건 영락없는 보리차인데 보리차와는 아예 다른 맛이었어요. 코코아 향이 확 느껴졌어요.
매우 독특하고 꽤 맛있었어요. 초콜렛 향만 느끼고 싶고 초콜렛의 단맛과 쓴맛을 느끼고 싶지 않을 때 고르면 딱 좋을 음료였어요. 입이 심심할 때 마시면 아주 좋을 맛이었어요. 초콜렛을 먹고 싶은데 다이어트 때문에 먹지 말아야할 때 먹으면 아주 좋을 맛이었어요. 그리고 금연할 때 마셔도 꽤 좋을 맛이었어요. 정확히 코코아의 향만 느낄 수 있는 음료였거든요.
솔직히 광고를 폴리페놀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다이어트 및 금연에 좋다고 광고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어요.
이건 앞으로 아주 자주 사서 마실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