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

좀좀이 2017. 4. 1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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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할 때 외국인 관광객들 중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을 가는 사람들이 간간이 있었어요.


'거기 대체 왜 가?'


남의 계획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것은 아니라 경희대 평화의 전당 가는 방법 알려달라고 하면 가는 법 알려주기는 하는데 그때마다 참 의문이었어요. 평화의 전당이 예쁜 건물이기는 한데, 그거 말고는 그 동네에 볼거리도 먹을거리도 아무 것도 없으니까요. 외국인들에게 왜 거기가 잘 알려졌는지 그 자체가 신기했어요.


한때 외대역에서 나오면 경희대 평화의 전당이 너무나 잘 보였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 외대역 처음 오는 사람들은 모두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엄청 작다고 하는데 저렇게 멋진 건물도 있다고 놀라곤 했어요. 그리고 그게 경희대라는 것을 알고 또 놀라구요. 저도 외대역 처음 갔을 때 그랬어요.


이게 한두 사람 그러는 게 아니라 외대역 오는 모든 사람이 그래서 외대에서 본관 건물을 지을 때 외대역에서 평화의 전당을 가려버리기 위해 아주 높게 짓는 거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었어요. 진짜로 이제 외대역에서 나왔을 때 평화의 전당이 시원하게 잘 보이지는 않아요. 한국외대 본관 건물이 절묘하게 평화의 전당을 가리고 있거든요.


연남동에 24시간 카페 있다는 말을 믿고 갔다가 허탕친 날. 그냥 집으로 돌아가려니 매우 허탈했어요. 날은 밝아져버렸고, 그렇다고 어디를 가야할지 딱히 떠오르는 곳도 없었어요. 그래서 쓸 데 없이 연희동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홍대입구역으로 돌아와 시청쪽으로 걸어가다 순간 벚꽃이 떠올랐어요.


이문동 살 때는 벚꽃 피면 경희대로 벚꽃놀이 하러 종종 갔었는데!


그래서 273번 버스를 타고 경희대로 갔어요.



경희대 평화의 전당은 경희대 정문으로 들어가서 쭉 직진하면 되요. 직진하다 보면 큰 연못과 분수대가 나오고, 거기에서 오른쪽 비탈길로 올라가면 되요. 위 사진에서 나온 저 비 너머까지 일단 쭉 걸어가야 해요.





쭉 직진하면 이런 건물이 나오고, 여기에서 오른쪽 경사진 길을 올라가면 평화의 전당이 있어요.






이것이 바로 경희대 평화의 전당이에요. 멀리서 보는 것과 달리 꽤 크고, 언덕 위에 있는 거라 사진 찍을 공간이 협소해요. 그래서 가까이에서 사진 한 장에 건물 전체를 담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요.


경희대 평화의 전당은 우리나라의 고교생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사진을 보고 매우 예쁘다고 좋아해요. 그래서 건물이 예뻐서 경희대로 어학연수나 교환학생 가고 싶다는 외국인들이 많이 있어요.






경희대는 휘경동, 이문동 주민들 사이에서도 벚꽃놀이 가기 좋은 장소로 유명해요.


확실히 벚꽃 잘 피었을 때 평화의 전당에서 사진 찍으면 예쁜 사진을 많이 건질 수 있어요. 제가 갔을 때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와서 사진을 찍고 있었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벚꽃놀이할 때 평화의 전당보다는 경희대 미대 건물 올라가는 오르막길을 선호해요. 여기는 사람은 별로 없는데 벚꽃은 참 많아요. 그리고 벚꽃이 질 때 쯤이 되면 벚꽃 꽃비가 아니라 벚꽃 꽃폭우를 맞을 수 있거든요.
















제가 갔을 때 마침 바람이 불어서 눈보라처럼 벚꽃 꽃잎이 떨어지고 있었어요. 덕분에 올해 여의도에서 겨우 벚꽃 꽃잎 한 장 잡았는데 여기서는 손만 벌리고 있는데 3장이 손바닥 위에 내려앉았어요. 머리카락이 한 장 잡았구요.


순간 중국 여행을 같이 다녀온 친구가 생각났어요. 카톡으로 경희대 평화의 전당 사진과 같이 메시지를 보냈어요.


- 니가 내 여친도 아닌데 왜 가는 곳마다 너랑 찌그닥댄 기억이 나냐 ㅋ


답장이 왔어요.


- 좋은 현상은 아닌디 ㅋㅋㅋ


그 친구와 잠깐 이문동에서 같이 지낼 때 둘이 이 길로 자주 놀러왔었어요. 이문동에서 조용히 걸을만한 길이 여기 말고는 없었거든요. 그래서 더욱 기억에 많이 남는 길이기도 해요. 친구와 이문동에서 잠시 같이 지냈을 때 웃긴 일이 참 많았거든요.


나중에 벚꽃이 다시 필 때 한 번 찾아가보세요. 서울에서 벚꽃 사진 참 예쁘게 나오는 장소 중 하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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